케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오늘은 4월 16일, 4월 회원모임이 있는 날입니다. 제게는 첫 회원모임이었기 때문에 절대 늦지 않으리라 수차례 다짐 했습니다. 그러나 대흥역에 도착한 건 시작 5분 전. 열심히 달려 겨우겨우 제시간에 도착할 수 있었습니다. 처음 참여하는 회원모임이라 기대가 컸습니다. 스무명 남짓 참여한 교육장에 행성인 운영위원 오소리님의 등장으로 회원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주요 안건에 들어가기 전, 간단히 활동보고를 나눴습니다. 가구넷에서 주관한 '동성커플모임'에 다녀오신 오소리님, '성소수자 부모모임'에서 정기모임을 진행하신 모리님, 그리고 '프라이드 스테이지 퀴어시네마 리마인드'에 잘 생긴 사람이 많았다고 흐뭇한 표정으로 말씀하셨던 샤넬님까지. 저번 주에는 장애인 운동과 장애등급제 폐지에 대한 회원교육이 있었다고 합니다. 해당 내용은 웹진에 정리해서 올리셨다고 오소리님께서 특별히 강조하셨습니다. 웅님은 '420장애인차별철폐 문화제'에 참가하셔서 이어말하기를 하셨다고 합니다.

 

 


<함께 나누는 선거 이야기 레인보우보트>

 

‘레인보우보트’는 행성인 운영위원 Zinn님이 진행하셨습니다. 처음 말씀이 인상깊었습니다. "내가 뽑은 사람은 한 번도 당선이 된 적이 없다. 하지만 우리가 뽑는 사람이 갖는 정치적 위치를 보면 우리 현실이 와 있는 지점을 볼 수 있는 것 같다…국회에 한 명이라도 우리 입장을 대변할 수 있는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큰 차이가 있다." 저는 이 말이 오늘 나눈 선거이야기 전체를 집약하는 말이라고 느꼈습니다.


프로그램에는 주로 선거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습니다. 행성인을 제외한 제가 속한 다른 그룹에 정치에 관심 있는 사람이 거의 없다시피한지라 선거와 정치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기회가 없었습니다. 때문에 제게는 정말 뜻깊은 시간이었습니다.

 

이번 선거가 자신의 첫 선거였다는 한 회원분은 이번 선거가 참 재미있었다고 합니다. 지금까지 선거권이 없어서 먼 이야기로 생각했다가 선거권을 행사할 수 있게 되니 적극적으로 알아보고 공부했던 듯합니다. "이 후보가 진짜 나에게 뭘 줄 수 있는지, 다른 후보가 나에게서 무엇을 빼앗아갈지를 주로 봤다."는 말이 인상적이었습니다. 이를 파악하기 위해 공약집보다는 지금까지의 의결성향 등 현장의 발언들에 눈을 뒀다는 것은 흥미롭게 들렸습니다.

 

청소년회원이 생각하는 선거권에 대해서도 이야기가 나왔습니다. 청소년에게는 선거권이 없다 보니 정책을 세우는데 소외되는 경향이 있고, 결과적으로 청소년을 위한 공약이 많이 없다는 이야기였습니다. 다른 회원은 총선과 대선이 닥쳐서야 선거에 관심을 가졌던 것을 깨닫고 평소에 미리미리 관심을 갖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도 나왔습니다.

 

노동자의 시각에서 선거가 어떻게 다가왔는지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직장을 다니는  회원분은 사전투표날도 일해야 했고, 투표 당일에도 일을 해야해서 투표하는데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습니다. 직장에서는 투표할 수 있게 시간을 비워주는 것이 아니라, 새벽 6시에 투표를 하고 오라는 말에는 다들 분통을 터뜨렸습니다. 투표하지 못하게 일정을 짜는 것은 명백히 잘못된 처우인데, 이를 재량으로 알고 있다는 지적은 노동현장의 실상을 실감케 합니다.

 

레인보우보트 캠페인에 대해서도 이야기나눴습니다. 캠페인을 통해 성소수자유권자를 선언한 5천여 명의 통계치를 분석한 결과 녹색당과 정의당이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아마도 녹색당과 정의당이 성소수자와 관련된 공약을 내세웠기 때문일 거라는 의견이 있었습니다. 실제로 성소수자에 대한 공약을 문의하는 메일을 보냈을 때, 3대 정당은 무시한 데 반해 이들 진보정당은 성의 있는 답변을 보냈습니다. 하지만 레인보우보트가 진행된 결과와 투표결과의 현실 사이에는  너무도 차이가 컸습니다. 모 회원은 자신 주위 사람들 모두가 녹색당을 찍을 것이라고 말해서 녹색당이 국회에 입성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합니다. 내 주위의 사람들이 여론인 것은 아니라는 점, 그리고 정당들의 공약에는 성소수자에 관련된 의제 말고 다른 부분도 많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레인보우보트를 통해서 우리는 한 줌에 불과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는 의견도 있었습니다. 양적인 차원만의 문제가 아니라 성소수자로서만 사는 사람은 얼마 없을 뿐더러, 성소수자 이슈가 투표결과를 좌우할 만큼 큰 영향력을 가진 것도 아님을 느꼈다고 합니다. 물론 성소수자 이슈는 민감한 화두지만, 일반 대중에게 어필하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 밖에도 종교와 관련된 당이 표를 받는 것이 너무 끔찍했다는 의견,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인증을 하더라도 결과는 달라지지 않는데 외부의 압박으로 혐오인증을 하는 것은 전략적으로 실패하는 선택이 아닌가 의문이 든다는 의견도 나왔습니다.

 

 

 

레인보우보트에 목표 인원인 1만 명에 도달하지 못한 점과, 투표결과와 큰 차이가 있었던 것은 가장 아쉬웠던 점으로 꼽혔습니다. 그러나 자괴감에 빠질 필요는 없습니다. 레인보우보트는 우리가 조직적으로 선거에 성소수자의 존재를 드러낸 첫 번째 시도이기에 이것 자체로도 가치 있고 의미 있는 시도일 것입니다. 선거도 선거지만 앞으로 선거 외에 우리가 할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고민해야 한다는 의견은, 지금 우리의 편을 찾고 그들이 위축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함께 고민해보자는 제안으로 연결되며 레인보우보트에 대한 논의가 마무리되었습니다.

 


<5월 1일은 노동절, 메이데이>

 

이어서 노동절에 대한 발표는 행성인 운영위원 모리님께서 진행했습니다. 노동절은 8시간 노동 쟁취를 위해 미국 시카고 노동자들이 파업한 데에서 유래됐다고 합니다. ‘헤이마켓 사건’으로 기억되는 이 날은 5월 1일에 행동이 시작된 것을 기원으로 오늘날의 노동절이 되었답니다. 1920년 대부터 시작한 우리나라의 노동운동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그러나 현재 5월 1일은 '근로자의 날'로 표기되고 있습니다. '근로자'란 성실히 일하는 사람을 뜻합니다. '근로자'의 의미에는 주관적이고 자의적인 평가가 포함됩니다. 특히 ‘근로자’는 다분히 자본가의 관점이라는 점이 부적절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노동자에서 근로자라고 명칭을 바꿔 사용하는 것이 노동자 운동의 계보를 끊는 느낌도 있다고 합니다.

 

때문에 우리는 5월 1일을 노동절이라고 부릅니다. 그리고 성소수자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활동도 하고 있습니다. 이는 단지 성소수자 노동자가 있다는 것을 알리기 위한 목적때문만은 아닙니다.


논의 도입부에는 성소수자가 왜 노동절에 나가야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습니다. 이어서 성소수자나 노동자나 우선시 되어 존중 받아야 될 기본인권을 침해 당하고 있으며, 이에 저항하고 투쟁해나가야 한다는 당위가 개진되었습니다. 노동절에 꼭 노동자만 나갈 수 있는 것은 아니며, 또한 노동자를 노조에 속해있거나 일하는 사람만 뜻한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이야기도 나눴습니다.

 

 

 

올해 행성인 노동권팀의 몇몇 팀원들은 노동절 당일 드랙을 할 계획이라고 합니다. 드랙을 통해 우리 존재를 가장 명확하게 드러내고 정상성에 대해 화두를 던지고 싶다는 의도를 들었습니다. 직업에 맞는 작업복을 입고 그 교차성을 보여주자는 참신한 의견도 나왔습니다. "과연 트랜스젠더 노동자는 남/녀 화장실 중 어디에 가야 할까?"와 같이 퀴즈를 내는 것도 계획에 있다고 합니다. 추가적으로 노동절에 외칠 구호를 함께 생각하는 시간도 가져봤습니다. 그 과정에 "내 성별이 뭐가 중요해, 일만 잘 하면 되지"라며 답답함을 토로하는 분도 있었습니다.

 

첫 회원모임이었던 4월 회원모임은 제가 지금까지 경험해보지 못한 주제를 다룬다고 하여 기대가 컸고, 이를 충족하고도 남을 만큼 많은 것들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진행과 발표를 맡아주신 오소리, Zinn, 모리 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4월 회원모임에 대한 글을 마치겠습니다 :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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