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TSSAY] 우리가 느낀 나날들
달, 물, 불, 나무, 돌 (레즈비언 에세이 LETSSAY) 달(月) : 저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습니다. 나에게는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이름 석 자 마저 나에게 맞춘 듯, 내가 좋아하는 글자로만 이름 지어진 그런 여자가 있다. "달" 이라는 잘 어울리는 가명까지 선택했지만, 가명을 쓰는 게 슬프리만치 아름다운 이름을 가진, 내가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 달. 둥그런 달처럼 빛나는 그녀, 달. 내 사랑하는 여자는 달이다. 짝사랑은 아니다. 나는 달을 사랑하고 달 역시 나를 사랑해주니까. 그렇다고 연인관계도 아니다. 달은 남자친구가 있었고, 있을 테니까. 그리고 단 한 번도 우리는 사귄다는 생각을 해본적도 없으니까. 우리는 자매도, 친척도 아니다. 서로 사랑하는 친구일 뿐 이다. 악연. 새 학교 새학년 ..
2013. 12. 25.
떨림을 느끼다, 용기를 배우다 - <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를 읽고
세하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처음 글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리스트를 작성했다. 고른 책들은 모두 두서도 순서도 없었다. 하지만 그중에서「소녀, 소녀를 사랑하다」라는 책을 가장 먼저 집은 것은, 신의 계시 같았다. 이야기는 리자의 편지로부터 시작한다. 두 사람의 첫 만남과 조심스럽게, 그러나 확실히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 그 와중에 일어나는 서로 향한 갈망과 갈등, 그릇된 판단으로 인한 어리석은 실수, 그리고 성난 파도처럼 밀어닥치는 편견과의 싸움으로 이루어져 있다. 단순히 두 어린 소녀의 사랑만을 이야기한 것이 아닌, 우리 사회 '학교'라는 공간 안에서 편견에 맞서 싸워나간다. 또한, 이야기 내내 편지는 결국 보내지 못할 것이라고 몇 번이고 적어 내려가면서 자신의 내면과의 갈등을 계속하여 반복하..
2013. 3. 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