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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염인 인권8

30주년 세계에이즈의 날 ‘명절’ 단상 웅(행성인 HIV/AIDS인권팀) 0. 모여서 크리스마스 시즌이 오기도 전에 빨간 옷을 차려 입고 광화문에서 빨간 종이비행기를 날렸다. 이맘때면 기자회견문이든 성명서든 논평이든 발언문이든 다른 날보다 자판 두드리는 시간이 길어진다. 오랜 만에 보는 얼굴들도 있지만, 다른 날보다 더 없이 자주 보는 사람들이 있다. 서로의 생존을 챙기고 인사를 나누는 자리인 만큼 세계에이즈의 날이 누군가에겐 ‘명절’로 다가온다. 행성인도 세계에이즈의 날을 맞아 이런 저런 자리를 꾸리고 같이 준비하며 친척집 방문하듯 다른 행사들을 드나들었다. 1. 지르고 12월 1일, HIV/AIDS인권활동가네트워크는 항의행동을 펼쳤다. 성소수자 인권운동 역사에 기습시위는 수차례 있지만, 반인권 정치인들과 단체들이 주최한 행사 한복판에 항의.. 2017. 12. 9.
알과 행성인, 2017년에도 서로의 동료가 되자 인터뷰 한 사람: 호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 인터뷰 받은 사람: 상훈, 소리(한국 청소년·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 최근 3-4년 동안 행성인 HIV/AIDS 인권팀과 가장 많은 일을 함께 한 단체는 한국 청소년·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이었습니다. 2014년 퀴어문화축제 부스를 함께 준비하며 처음 만난 알과 인권팀은 꾸준히 함께 할 수 있는 일을 고민하고, 만들어왔습니다. 인권팀도 알도 활동에 대한 고민이 많았던 2016년은 외부로 드러나는 연대활동은 적었지만, 그 어느 때보다 자주 만나 고민을 나누고 새로운 일을 모색하며 관계가 한층 더 끈끈해진 한해였던 것 같습니다. 세계 에이즈의 날 다음날인 12월 2일, 행성인의 호림이 알의 상훈 & 소리를 인터뷰 했습니다. 인터뷰어.. 2016. 12. 14.
당사자와 비당사자, 둘 사이 관계에 관한 조금 이기적인 소고 웅(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 “너희 문제도 아니면서 이 운동을 왜 하니?” 감염인이 비감염 활동가들에게 던지는 질문은, 같은 물음을 던지는 다른 비감염인들에게 답하는 것만큼이나 어렵다. 나는 두 질문들 사이에서 ‘줄 탄다’고 말하며 비감염인으로서 HIV에이즈 운동의 어려움을 자조하곤 한다. 아니나 다를까, 지난 토론회 발제가 끝나고 곧바로 “비감염인이세요?” 라는 다소 노골적인 질문을 받았다. 한두 번 듣는 질문도 아닌지라 당황의 정도는 크지 않았지만, 이렇다 할 답을 구해놓은 것도 아니었다. 바로 마이크를 붙잡고 대답을 준비하지만 답은 느리게 나올 수밖에 없었고, 결국 난 준비된 것처럼 ‘형식적인’ 언급으로 수습했다. 하지만 끊임없이 스스로에게 묻는다. “감염도 안 된 당신들이 우리 입.. 2012. 12. 1.
에이즈(HIV/AIDS),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들을 위한 문답 HIV/AIDS에 대한 올바른 정보를 알고 싶고 어떤 태도를 취하는 것이 좋은지 고민하는 이들을 위해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이 질문하고 HIV/AIDS 인권팀이 답변합니다. 질문 : 조나단(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답변 : 호림(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 HIV/AIDS란 무엇인가요? HIV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uman Immunodeficiency Virus)의 약자입니다. HIV는 에이즈를 일으키는 원인바이러스이고 보통 이 바이러스에 감염된 상태를 HIV 감염이라고 합니다. HIV에 감염되면 우리 몸에 있는 면역 세포인 CD4 양성 T-림프구가 파괴되므로 면역력이 떨어지게 되고 그 결과 각종 감염성 질환과 종양이 발생합니다. 그러나 HIV의 경우 잠복기가 길며, 치료제를 꾸.. 2012. 12. 1.
HIV정량검사 민간기관 이양에 대한 감염인의 입장 저는 대한에이즈예방협회 레드리본 센타 건물을 관리(듣기좋게 관리라는 말은 사용하지만 사실은 청소부)하고 있는 에이즈 감염인입니다. ‘RNA정량검사’는 에이즈감염인의 혈중 바이러스 농도를 측정하는 검사로 에이즈감염인의 치료효과를 평가해 치료제와 치료시기를 결정하기 위해 사용합니다. 이는 면역검사, 내성검사와 더불어 감염인들이 적절한 치료와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필수적인 검사입니다. 질병관리본부 에이즈종양 바이러스과에서 해오던 ‘RNA 정량검사’를 민간기관에 이양한다는 소식이 우리에게 알려진 것은 6월 20일입니다. 이전에 레드리본센터 2층 사랑방을 방문한 감염인 한분이 병원을 다녀오셨다고 하면서 3개월마다 검사비가 부담스러워 검사를 한번 연기해 달라고 의사선생님에게 사정을 해 6개월 후에 검사를 받게 .. 2009. 8. 7.
세계에이즈의 날을 HIV/AIDS감염인 인권의 날로! “에이즈 감염인은 꽃보다 아름답다. 함부로 꺾지도 짓밟지도 말라“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1988년 1월, 영국 런던에서 열린 세계보건장관회의에 참가한 148개국이 에이즈 예방을 위해 ‘런던선언’을 채택하면서 이 날이 제정되었다. 그로부터 매년 12월 1일에는 한국을 포함한 전 세계에서 에이즈 예방 및 에이즈 감염인들에 대한 차별과 편견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행사들이 열려오고 있다. 사회적 편견과 낙인 1985년 한국에서 에이즈 감염인이 처음 발견된 직후 한국에서는 정부의 에이즈예방법에 따라 감염인은 언제든 준비된 범죄자로 취급됐고, 끊임없는 색출과 감시·통제의 대상이 됐다. 그래야만 ‘에이즈를 예방할 수 있다’는 게 이 정부의 신념인 듯했다. 사람들에게 ‘에이즈에 걸리면 죽는다.’고 겁을.. 2008. 12. 7.
AIDS 속에서 AIDS를 넘어서기 변진옥 2004년도에 HIV/AIDS 인권연대 나누리+회의에 처음 참여했을 당시, 나는 남성동성애자로서 HIV에 감염된 사람들에 대한 연구로 석사논문을 쓴 직후였다. 교수님의 연구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알게 된 감염인들의 이야기가 내 석사논문의 주제가 되었고, 나는 그 연구를 통해서 한국에서 동성애자 감염인이라는 것 때문에 당해야 하는 비인간적 억압에 대해 어렴풋이나마 알 수 있었다. 내가 인터뷰한 분들의 이야기 중에서 가장 뇌리를 떠나지 않는 이야기는 “내가 에이즈에 걸렸다고 가족들한테 이야기 하지 않는 이유는, 그것이 나를 동성애자라는 이야기를 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내 가족들을 실망시킬 수는 없다”는 고백이었다. HIV감염인이라는 것이 노출되는 것 자체도 두렵지만, 가족들에게 조차 이야기 .. 2008. 8. 25.
은유로서의 질병, 에이즈를 말하다 _ 6월 호 함께살아가기 : People living with HIV/AIDS! HIV/AIDS 감염인과 더불어 함께 살기 강 석 주(한국 HIV/AIDS 감염인 인권연대) 우리의 삶은 질병과 매우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최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질병은 일상대화에서도, 수많은 매체보도에서도 다뤄진다. 아프지 않고 건강한 삶을 살고자 하는 것이 모든 사람들의 바램이 듯 매체를 통해 건강에 대한 정보를 얻는 것은 매우 쉬어졌다. 하지만 우리가 살아가는 이 세상에는 수천, 아니 수만 가지의 질병들이 있고 그 질병들을 앓는 사람들 또한 매우 많다. 우리는 이런 질병들을 앓고 있는 사람을 환자라고 말한다. 환자들은 말 그대로 아픈 사람이다. 그러나 그들에게는 질병 그대로의 아픔보다 더 큰 고통이 있다. 그것은 .. 2008. 6. 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