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계1 메리크리스마스 미스터 로렌스- 우리를 기억하기 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 남일 같지 않은 남 얘기 이불을 뒤척이다 여느 때처럼 폰을 만지작 거리며 페이스북을 본다. 지난 월요일 새벽에 올라온 이태원 클럽 '르퀸'의 마지막 영업일 사진에 시선을 멈춘다. 화면에 떠오른 맨 몸의 얼굴들. 토요일의 열기는 다소 빠진 모습이다. 끝을 즐기는 기분을 읽고 싶었는지 얼굴과 표정, 흥건한 몸에 눈길이 간다. 땀에 젖어 부대끼는 살들이 플래시에 반사되며 반짝인다. 클럽은 내게 ‘다른’ 영역으로 밀려난 세계였다. 정신없고 시끄러운 공간, 무엇보다 육덕진 어둠 속에서 육덕지지 못해 마주해야 했던 고립의 기분은 숙취보다도 떨치기 힘들었다. 한밤의 정신분산적 쾌락은 아침이면 이불킥을 불렀다. 밤새 논 뒤 혼자 첫차를 타고 집에 돌아가는 길 밀려드는 공허함이 싫었다... 2016. 12. 22.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