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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에세이] 무지개의 찬란함부터 그늘까지 – 시드니 월드프라이드 탐방기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랑이 이겼다!” 지난 2월 21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와 내 남편 성욱이 원고로 참여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항소심에서, 우리는 승리했다. 한국 사법부에서 동성 부부의 권리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내·외신 가리지 않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판결 직후 3일 동안 끊임없이 인터뷰가 이어졌고 슬슬 지쳐갈 무렵,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쏟아지던 인터뷰 요청은 잠시 뒤로 한 채, 호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권재단사람의 지원으로 시드니월드프라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게 마침 판결 3일 뒤부터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어쩌다 보니 승소 기념 여행이 된, 여러모로 의미 있었.. 2023. 4. 24.
[논평]’원숭이 두창’을 보도하는 언론 행태에 부쳐 - 낯선 질병에 성소수자를 동원하는 언론은 나쁜 손을 잘라라 행성인 미디어TF X HIV/AIDS인권팀 요 며칠 언론은 ‘원숭이두창’ 관련 기사를 쏟아냈다. 이름부터 생소한 질병에 들러붙은 키워드는 아니나 다를까 ‘동성애’였다. 서구 감염인 중 다수가 동성애자들이 모이는 클럽과 파티에서 감염되었다는 것이다. 성접촉으로 전파된 것인지, 그 외 신체접촉으로 전파된 것인지, 아니면 비말을 통해 감염된 것인지 확정된 건 없어 보인다. 다만 가설의 수준에서 정확한 전파경로를 추적하는 중이고 비말에 의한 감염에 무게를 싣는 모습이다. 아직 알려진 것보다 모르는 것이 더 많은 상황에서 언론은 ‘동성애’를 질병 예방의 방향성과 관계 없이 동원한다. 어쨌든 확진자 다수가 20-50대 남성 동성애자라는 사실은 변동이 없지 않느냐는 논리다. 언론은 온전하게 알려지지 않은 사건에 주변.. 2022. 5. 29.
전세계 자긍심행진 훑어보기 이주사(동인련 웹진기획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긍심행진은 현대 성소수자 운동의 탄생을 알린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1969년 11월 크레이그 로드웰을 비롯한 동성애자 운동 활동가들이 스톤월 항쟁을 기념해 매년 6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뉴욕에서 ‘크리스토퍼 거리 해방의 날’ 집회를 열고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행사를 갖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1970년 6월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지에서 최초의 동성애자 행진이 벌어졌다. 급진적 분위기가 유지되던 70년대에 행진은 “동성애자 해방 행진”, “동성애자 자유 행진”으로 불리다가 80년대 들어서면서 “자긍심 행진”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세계 각지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성장하면서 확산됐다. 오늘날 일부 국가에서 자긍심행진은 수만 명이.. 2012. 5.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