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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논평] 질병을 둘러싼 과도한 접근은 공익을 저해할 뿐 원숭이두창은 등장부터 상상과 음모를 품은 이야기들로 넘쳤다. 인수감염의 뉘앙스를 즉각적으로 풍기는 이름부터 그랬다. 이는 질병에 불필요한 비유와 상상을 불붙일 알리바이를 제공하며 예방과 치료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는데 방해가 된다. COVID-19로 명명하기 이전 ‘우한폐렴’이 그랬고, HIV/AIDS가 공식적으로 명명되기 전 ‘게이들의 암’으로 불렀던 것이 그랬다. 몽키 팍스(Monkeypax)로 부르는 원숭이두창의 경우 애초 이러한 명명이 공식적인 것이라 할지라도 방역당국과 언론·미디어는 여기에는 많은 오해와 편견이 개입할 수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원숭이두창이 한국사회에 소개된 시점은 중앙아프리카와 서아프리카 지역의 풍토병이던 질병이 벨기에와 스페인 등 유럽 국가들에서 열린 파티에 집단 확진자가 나.. 2022. 7. 3.
파리 특파원 디에고 - AIDES에서 에이즈를 생각하다 디에고(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프랑스에 온 지 1년 하고 4개월이 조금 넘었다. 파리의 이태원이라고 부르는 마레(Le Marais)에서 흔히 보이는, 레인보우 깃발을 쇼윈도에 부착한 가게들부터, 지난해 6월에 본 퀴어 프라이드(2014 The LGBT Pride March in Paris - Marche des Fiertes), 올해 2월에 갔던 중국인 퀴어 주간(La Semaine LGBT Chinoise à Paris)까지 이곳의 커뮤니티들, 행사들을 돌아보며 보고 느낀 것들이 많았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공유하고 싶은 것은 에이즈 관련 활동가들의 그룹인 에드(AIDES)에서 하고 있는 다양한 활동들이다. AIDES는 프랑스 곳곳의 거리에서 사람들을 만나고, 에이즈 검사를 무료로 실시하고 있다. 나는.. 2015. 5. 10.
러시아와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의 HIV/AIDS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러시아의 유명 록커로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Земфира(젬피라)가 1999년도에 발표한 ‘СПИД(에이즈)’란 노래의 뮤직비디오다. 이 히트송의 후렴은 다음과 같은 문구를 반복한다. “너는 에이즈에 걸렸어, 그러니까 우리는 죽을 거야…” 같은 해에 러시아의 몇몇 에이즈 활동가들은 ‘유로 퀼트 투어(ЕвроКвилтТур)’를 조직했다. ‘에이즈 메모리얼 퀼트(AIDS Memorial Quilt)’는 고인이 된 에이즈 감염인들의 이름과 삶을 기념하기 위해 꾸민 퀼트 패널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가 됐다. 1999년에 동구권의 활동가들은 러시아 전역의 9개 도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라트비아, 폴란드를 순회하며 에이즈 .. 2014. 5. 26.
에이즈, 또는 에이즈에 걸린 ‘사람’ - 법과 에이즈, 한국 에이즈 운동의 고민 권미란(HIV/AIDS인권연대 나누리+ 활동가) HIV/AIDS인권연대 나누리+(이하 나누리+)가 2004년부터 활동을 한 후 주로 만나게 되었던 에이즈감염인은 성인이면서 게이이면서 기초생활수급권자였다. 이들은 대부분 게이커뮤니티를 포함하여 가족, 친구, 직장 등과의 단절을 경험하였고, 병원이나 동사무소, 보건소처럼 지속적으로 접해야하는 사회에서는 에이즈를 이유로 차별을 경험하였으며, 가난한 생활을 하고 있다. 의학과 약의 발달로 에이즈는 더 이상 ‘죽음의 병’이 아니지만 이들이 HIV감염 후 겪은 삶은 ‘사회적 사망’이라고 할 만큼 너무도 외롭고 고통스러워서 에이즈는 여전히 무서운 병이라고 말한다. 에이즈는 80년대 초부터 ‘동성애자들이 문란하게 살아서 내린 천형’이라는 편견과 낙인이 따라다녔고, 이는.. 2012. 12. 1.
제1회 아시아 선진국 MSM&TG HIV/AIDS 회의 참가 후기 첫 시작을 함께 한 첫 번째 경험 -12월 제1회 아시아 선진국 MSM&TG HIV/AIDS 회의 참가 후기 본격적인 추위가 시작되던 12월의 초입, 나는 나의, 비록 짧지만, 동인련 활동에서 가장 특별한 활동 경험을 하게 되었다. 바로 12월 1일부터 5일까지 싱가폴에서 열린 ‘제1회 아시아 선진국 MSM&TG HIV/AIDS 회의’에 동인련 활동가의 자격으로 참석하게 된 것이었다. 그동안 종로나 이태원 근방에 한정되어 있었던 활동의 지평을 전국을 넘어 국제적인 영역으로 넓히는 경험이었기에 학기 중 임에도 자원을 했었고, 꽤 오랜 준비 끝에 마침내 그 결실을 보게 된 것이었다. 처음이라 신고식을 호되게 치르는 건지, 나의 첫 국제회의에 참석하는 과정은 결코 순탄치 않았다. 인천공항의 기상악화로 연착, .. 201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