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스 반 산트1 <밀크Milk>(2008) - 하비밀크의 시간들, 혹은 댄 화이트의 부재한 시간들 ‘카스트로 거리의 시장’으로 불렸던 샌프란시스코 시의원 하비밀크의 일대기는 이미 오래전에 롭 엡스타인 감독의 (1984)이라는 뛰어난 다큐멘터리로 공개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실험적 영상미에 몰두하던 구스 반 산트 감독이 굳이 자신의 행보를 잠시 철회하면서까지 밀크의 삶을 다큐멘터리가 아닌 픽션으로 재구성할 수밖에 없었던 이유는 무엇일까? 이 영화는 ‘억압받던 동성애자들이 어떻게 승리를 쟁취했는가’라는 물음 주변을 맴도는 독해로부터 탈주하고자 한다. 즉 억압받는 소수자의 역사를 거시적 관점에서 조명하여 그들의 노고를 치하하려는 의도의 영화가 아니라는 것이다. 영화는 단순히 동성애자 인권 증진의 역사에 중요한 한 지점을 기록물로 남겨 그들만을 위한 .. 2010. 3. 29.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