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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성성4

아무도 묻지 않은 '남성성 반성'의 기록 일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아니, 내가 남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멋있어’보이고 싶었고, 영화를 보면 항상 남성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했으며 내게 선택권이 생긴 이후로는 항상 남자 옷을 입었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2차 성징이 나타난 후에도 나는 내 몸과 별로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동성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꼈다. 뭔가 애매하게 내가 여자가 아닌 것 같은데 여자인, 아니면 여자인 것 같은데 여자가 아닌 듯한 느낌을 안고 살다가 페미니즘을 만났다. 페미니즘은 내가 왜 스스로가 여자가 아니라고 느꼈는지-사회에서 재생산하는 여성상에 내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그리고 사회에서 내게 보여준 여성상이 얼만큼 허구인지.. 2017. 11. 10.
남성성은 왜 ‘남성’성인가요 스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남자가 뭐죠?” “성 결정인자(sry)가 있는 사람이요.” “sry가 뭐죠?” “남자를 만드는 유전자요.” 성을 의심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와 비슷한 무한루프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예 거짓이라고 까지 말하기엔 뭐하지만, 뭔가 중간에 거대한 비약이 생략된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찜찜해지는 생물학 공식들 말이다. 남자는 순전히 생물학적으로도 정의가 계속 변하고 그 경계도 너덜너덜한데, 과연 sry라는 특정 물질에 1대1 대응될 수 있는 걸까. 나는 성이란 순환논리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며, 비논리이자 토대가 없고 따라서 인과도 없다 생각한다. (그리고 성차별이 그토록 비논리적인 이유도 성이 애초에 비논리라서 그렇다 생각한다.) 따라서 성을 단단한 토대를 가진.. 2017. 11. 10.
병역거부를 고민하게 된 이유 - 학교와 군대, 그리고 남성성 이 글은 '전쟁 없는 세상'에서 기고 받았습니다. 인터뷰 한 사람: 유정민석 인터뷰 받은 사람: 이민수 (가명) 나: 병역거부를 고민한다고 들었어. 병역거부를 어떻게 하다가 할 생각이 든거야? 이민수: 내가 병역거부를 왜 고민하냐고 한다면, 고등학교 때의 자퇴경험을 말해야 해. 군대라는 공간은 학교랑 비슷하잖아. 학교를 그만둔 이유 가운데 가장 큰 것은 그 안의 남성문화였어. 남성그룹안에 속할 수 없다는거. 즉 젠더문제였다. 다른 총체적 이유가 있는데, 젠더 문제만 있었던 건 아니야. 학생을 패는 것도 싫었고 결정적으로 주입식 교육이 싫었어. 그러나 공부가 싫었던 건 아니였고 곧잘 했었기 때문에 공부는 그렇게 큰 문제가 아니였을 수도 있었을 거야. 제일 안맞았던 것은 남성중심문화가 아니였을까 싶어. 내 .. 2013. 12. 25.
<우리지금만나> 두 번째, 성소수자에게 여성주의란? 오리(동성애자인권연대) 두 번째 만나는 시간이어서 약간 걱정했어요. 지난 프로그램이 별로여서 안 오면 어쩌지? 새로 온 사람들과 함께 있어서 첫 번째 시간처럼 15여명 정도와 함께 이야기를 나누었어요. 시작 프로그램은 “내가 처음 만난 여성주의/페미니즘은?”이었어요. 각자 기억을 더듬었죠. 그 만남을 드러내는 단어나 문장을 종이에 적어서 한 명씩 이야기를 했어요. 모두 달랐어요. 누구는 “여자는 이래야 한다.”, “여자가 그게 뭐니?” 같은 말들을 듣고서는 여성주의를 떠올렸고, 누구는 엄마가 가사노동을 다하는데도 아무런 경제적인 권력이 없다는 걸 보고 여성주의 책을 찾아봤어요. 또 다른 누구는 “요즘은 여자를 배려해 줘야 장가간다고. 짐은 당연히 남자가 드는 거라는” 소리를 여성주의자에게 들었다고 했고,.. 2012. 5.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