떠나지 못하는 사람들1 떠나지 못하는 사람들- 인권영화제에 다녀와서 내가 청계광장에 들어섰을 때는 다행히 광장이 닫혀 있지 않은 상태였다. 개막식 바로 이틀 전, 불법집회로의 변질 가능성을 이유로 이명박 정부가 영화제 자체를 불허하였기 때문에 나는 현장 상황이 그리 좋지는 않을 것이라 예상하고 있었다. 시청 앞 광장이 앞서 그랬던 것처럼, 전경버스가 빙 둘러싸고 있는 영화제 현장을 머릿속으로 그리면서 가볍지 않은 발걸음을 재촉했던 것이다. 청계광장으로 향하는 지하철 안에서 나는 이 사회의 총체적인 불합리에 대한 막연한 분노와 불안감, 답답함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를 고민했던 것 같다. 마땅히 시민들에게 열려있어야 할 시민들의 공간이 권력의 필요에 의해 차압당하는 어이없는 현실 앞에서 힘없는 개인은 그것을 그저 목도하고 있어야만 하는 것이었다. 그리고 그러한 무기력은 .. 2009. 7. 6.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