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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256

한큐에 알아보는 '헌법 개정' A to Z 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법학부 학생이던 시절 가장 재미 없는 수업 중 하나를 뽑으라면 ‘헌법’이 아닐까 싶다. 때로는 기상천외하고 흥미로운 사례들이 포진한 민법이나 형법과 달리 헌법은 정말 와닿지가 않았다. 조문을 읽어도 마찬가지. 그 때는 법을 비판적으로 읽지는 않았던 때라 헌법의 조문들은 누가 들어도 좋은 당연한 말로만 느껴졌다. 그래서 오히려 허황된 것처럼 여겨질 때도 있었다. 단적으로 ‘대한민국의 주권은 국민에게 있고,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 제 1조 2항을 살펴보자. 높으신 분들이 허리를 굽신 숙이는 선거철을 제외하고 이 조항을 피부로 느끼는 때가 있는가? 하지만 ‘워너원 팬 사인회 초대권을 훔쳐서라도 갖고싶다’는 생각을 할 때면 ‘절도죄’의 그림자는 코 앞.. 2018. 3. 1.
헌법의 종교의 자유는 어쩌다 나의 자유를 저격하게 되었는가 길벗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모든 인간의 평등함과 각 개인이 지닌 인격의 고유성, 그리고 이로서 갖는 존엄과 권리가 명문화되어 있는 헌법이라지만, 그것을 읽어나가다 보면 나의 존재는 그 낱말들 사이로 크게 빗겨나가곤 한다.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 말은 오래 전부터 헌법에 명시되어 있음에도 그 헌법의 테두리 안에서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에서 발견하는 존엄과 인간성은 헌법의 언어로 구성된 그것과 세월의 온도차가 느껴졌다. 1987년 9차 개정을 끝으로 30년 넘게 한 자리에 머물러 있는 헌법은 급격히 변화하는 오늘날의 시대 상황에도 불구하고 나를 1987년 체제에 끼워 맞추도록 종용하는 것 같다. 성소수자이자 대학생, 아르바이트 노동자 .. 2018. 3. 1.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의 헌법 개정안에 대한 의견서 요약본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1. 2018년 개헌의 가치 1987년 이후 30년 만에 이루어지는 개헌입니다. 2018년 개헌은 변화된 시대 상황에 맞게 기본권을 강화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묵은 과제들을 해결하는 것을 넘어서, 30년 동안 발전해 온 인권을 내용을 담아야 하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현재와 미래의 가치를 담아야 합니다. 현재 사회적으로 가장 심각한 문제인 불평등과 양극화를 해소하기 위하여 평등권을 강화하고, 인간다운 생활을 한 권리 등을 강화해야 합니다. 2. 평등권 강화 평등권 조항의 차별금지사유로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명시하여야 합니다. 성적지향,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는 것은 확립된 국제인권기준이며, 차별금지사유로 열거하여 명문화하는 것이 평등권 조항 입법의 추세입니.. 2018. 3. 1.
2018년 한국 사회에서 성소수자 노동권, 어디까지 왔나 이사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국제 여론조사 연구기관인 의 조사에 따르면 한국에서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답한 이들의 비율은 2007년 18%에서 2013년 39%로 증가했다. 이는 전 세계에서 가장 큰 증가폭이었다. 특히 2013년에 20대(18~29세)의 71%가 ‘사회가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응답했다. 하지만 2014년 실시된 결과에 따르면 ‘일터에서 만난 당신의 동료들은 귀하의 LGBTI 정체성을 압니까?’라는 질문에 응답자의 80% 이상이 ‘거의 모른다.’ 혹은 ‘아무도 모른다.’고 대답한 반면 ‘모두 혹은 상당수 알고 있다.’라고 응답한 사람은 5.5%에 불과했다. 이러한 지표들이 2017년 하반기에 진행된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 사업 , 그리고 .. 2018. 3. 1.
대세는 지역퀴어 -성소수자인권포럼 <방방곳곳 퀴어들 공간×퀴어> 재경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전국퀴어모여라) 전국퀴어모여라(이하:전퀴모)로 전국을 지배해보겠다고 설치기 시작한 게 2015년이었다. 지역에서 살때는 나 자신이 성소수자라고 인지도 못했던 주제에 말이다. 그렇게 세명이 시작한 전퀴모가 2017년 서울 퀴어퍼레이드 때 깃발을 들고 행진했으니, 전국을 지배하진 못했지만 퀴어계의 깃발 정도는 지배하지 않았나 생각한다. 그리고 작년에는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함께 광주에서 퀴어라이브를 진행했으니, 이제는 광주 정도는 가볍게 내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그래서 광주를 대표하는 퀴어답게 늘 우아하고 품위있는 여성으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래서 성소수자 인권포럼 기획단이 광주의 퀴어라이브 진행팀에 패널로 참여해 달라고 요청이 들어왔을 때 어느 누.. 2018. 3. 1.
충남인권조례 폐지 반대 집회 후기 이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시작하며 충남 논산에 살고있는 나는 올해 행성인에 가입하기 전부터 충남 인권조례 폐지에 대한 기사가 스멀스멀 올라올 때만 해도 ‘에이 설마 가결되겠어?’라는 안일한 생각이 지배적이었다. 근 5년간 지역 인권향상을 위해 이행되었던 조례가 도민 간에 분열을 조장(?)하여 파기된다는 것이 어처구니가 없었기 때문이다. 지난 29일 심사보류가 결정되고 적어도 이성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사람이 있어 다행이구나 싶었으나 다음날 너무나도 간단하게 뒤집어진 결정으로 인권조례폐지안을 추진한 보수정당과 그와 결탁한 일부 종교단체들은 본인들의 이익을 위해 물불 가리지 않는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끼게 되었다. 도대체 어떤 파렴치한이 본인들이 직접 발의하고 상정시킨 조례를 스스로 폐지한다고.. 2018. 2. 22.
'처음'으로 즐거움을 획득했습니다 이 글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모임 블로그와 동시 게재 되었습니다. 올쏘(전국퀴어모여라) 올쏘님이 꼼꼼하게 섭외해준 장소! 안녕하세요, 전국퀴어모여라지기(정확한 명칭은 전퀴모임지기) 올쏘라고 합니다. 지난 1월 27일 홀연히 찾아온 추위가 감도는 겨울 날, 전국퀴어모여라(이하 : 전퀴모)의 신년 첫모임이 전주에서 열렸습니다. 전주에 계신 분들 뿐만 아니라 광주, 울산에서도 오셨고, 많은 분들이 신청해주셔서 더 이상 신청을 받지 못할 정도로 많은 분들이 와주셨습니다. 처음에는 제비뽑기로 팀을 나눠서 앉고, 자기소개를 하고, 조장을 뽑았습니다. 가위바위보로 조장을 뽑기도 했고, 추천을 받아서 뽑기도 했습니다. 그리고 조장의 주도로 전퀴모의 회심작 퀴어클레이카드로 어색했던 분위기를 풀어갔습니다. 그리고 2.. 2018. 2. 14.
[소지인권아카데미 3기] 3강 숫자로 보는 성소수자의 삶 도영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여성모임) 제3강 강의는 2014년 발간된 보고서를 바탕으로 진행되었다. 온,오프라인으로 실시된 설문조사의 총 참여자 4176명, 유효 응답수는 3159명이다. 드러내기 - 주변 사람들에게 어느 정도 커밍아웃을 하고 살아가는지에 관한 항목들로 구성되었다.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 직장동료, 친구나 교사에게 커밍아웃한 비율과 더불어 아무도 모른다 의 비율은 ‘아무에게도 밝히지 않았다.’ 가 전체 9.7%, ‘인생에서 중요한 사람들 아무도 모른다.’ 20.3%으로 꽤나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씁쓸한 마음이 들었다. 정체성 숨김으로 인한 어려움에는 정신적 스트레스, 대화 배제 소외감, 더 잘 해야 한다는 압박 등이 높은 비율을 차지했고 전체적으로 동성애자/양성애.. 2018. 2. 1.
‘일터’와 ‘성소수자’ 문제를 함께 고민해야 하는 이유 - '나, 성소수자 노동자 - 두 번째 이야기' 인터뷰 결과 발표회 후기 이가현(알바노조 전 위원장) 2015년이었다. 내가 처음으로 일터와 성소수자를 연결시켜 인식하게 된 건. 그 전에도 알바를 했지만, 그 전에도 성소수자 의제에 대해 알았지만(그리고 내 성정체성에 대해 고민했지만), 이 둘이 연결된다는 생각 자체를 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내가 활동하고 있는 알바노조에서 한 조합원이 일터에서 커밍아웃 당해 해고당한 일이 있었고, 이 사건을 통해 ‘일터에서도’ 성소수자 차별이 심각하구나 깨닫게 됐다.당시, 마음 한 켠에 계속해서 뭔지 모를 감정이 남아있었다. 아마 부끄러움인 것 같다. 2014년, 노동조합 활동을 이유로 맥도날드에서 해고된 이후로 나는 계속해서 알바노조 활동을 열심히 하고 있었다. 당시 맥도날드를 상대로 한 싸움에 집중하느라 나 스스로 아웃팅으로 인한 부당해고.. 2018. 1. 25.
나 성소수자 노동자 인터뷰 후기 토브(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 1. 서로 다른 ‘우리’ ‘성소수자’라는 범주 하에 묶여있는 우리는 세상으로부터 온갖 비난과 차별을 받으며 살아가고 있다. 그러나 그 범주에 있는 모든 성소수자들이 동일한 강도의 차별을 받고 있는 것은 아니다. 성별, 외형, 재산, 사회적 지위 등 여러 요소에 의하여 개개인이 받는 차별의 강도는 천차만별이다. 어떤 성소수자는 맨몸으로 세상과 부딪치며 온몸이 난도질당하는 듯한 차별의 고통 속에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그러나 어떤 성소수자는 다양한 요인에 의하여 획득한 권력으로 차별의 상황을 회피할 수 있는 기회를 얻게 되며 ‘자신’이 받는 차별의 강도가 전체 성소수자가 받는 차별의 수준인 양 착각한 체 성소수자 인권운동 자체를 폄하하며 ‘그냥 조용히 살면 된다.’는 말을 너무.. 2018. 1. 24.
[소지인권아카데미 3기] 2강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 2강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 (지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소지인권아카데미 2강은 한가람님의 강의로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의 역사를 알아보는 시간이었습니다. 강의에 들어가기에 앞서 이 강의는 기초를 깔아주는 것이며 어떻게 접근하고 왜 중요한가를 알리는 것에 목적이 있다고 하였어요. 역사는 관점을 가지고 뒤를 보는 것인데 역사가의 관점과 활동가의 관점, 개인의 직간접적인 경험이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에 어떻게 전달될지 매우 조심스럽다고 운을 떼었습니다. 한정되거나, 불명확하거나 모순된 자료들이 무척 많기 때문에 “옛날에 이런 일이 있었다” 정도를 아는 것에 목적이 있음을 거듭거듭 강조하였네요. 성소수자인권운동은 현재성을 가진 운동이란 점에서 강사님의 고뇌와 애환이 느껴졌던 대목입니다... 2018. 1. 24.
[편집장의 글] 2018년 1월호 - 퀴어로운 생활공간 2018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이번호 주제는 입니다. 성소수자가 살아가는데 있어, 장소의 의미를 여러가지 측면에서 생각해보았는데요. 먼저 성소수자들에게 의미있는 장소들은 어떤 곳이 있을까요? 각자에게 의미있는 장소는 있겠지만, 한국 성소수자 역사에 있어 의미있는 장소를 서울을 중심으로 살펴보았습니다. 라는 이름으로요. 오소리님과 디올님이 직접 서울 곳곳을 돌아다니며 취재해서 영상을 만들어보았습니다. 즐겁게 보시며 혹시라도 그 장소에 가시면 그 곳에 켜켜히 깃든 성소수자의 역사를 생각해주세요. 2018/01/11 - [성소수자 운동의 역사] - [영상] 서울 퀴어 문화 유적지 탐방기 성소수자들에게 생활하는 공간은 퀴어플랜들리할까요? 직접적으로 혐오 발언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일상적으.. 2018. 1. 14.
섹스라도 마음 놓고 하고 싶다 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몇년 전, 강남에 있는 회사에 취직을 하면서 집을 옮겼다. 좁고 춥지만 정든 옥탑방을 떠난 나는 관악구에 위치한 원룸으로 이사했다. 수십 가구가 사는 대형 공동주택인 이곳은 회사와 가까웠고 이전보다 넓었으며 주방이 분리되어 있었다. 주거만족도는 당연히 높을 수 밖에 없었지만 단 한가지 걸리는 점이 있었다. 새로 살게된 집 1층에는 경비원의 주거공간도 함께 있었던 것이다. 노부부인 그들은 늦은 시간까지 불을 밝히고 집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살폈다. 편하지 않냐고? 안심이 되지 않냐고? 그렇긴하다. 나는 안심하고 집으로 택배를 보낼 수 있었고 늦은 시간에 이상한 사람이 건물에 따라 들어오진 않을까 걱정할 필요가 없었으니 말이다. 하지만 좋은 점은 거기까지. 싱글인 나.. 2018. 1. 14.
퀴어를 환대하는 공간 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7년이 지나고 2018년이다. 지난해 개인적으로 큰 의미가 있던 일은 심리 상담 치료가 종료된 것이다. 재작년부터 받은 심리상담은 내 인생의 큰 터닝포인트였다. 이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상담 치료 중 들었던 말이 이번달의 키워드 ‘공간’과 관련이 있기 때문이다. (슬프게도) 많은 성소수자가 꺼려하듯, 나 역시 치료자에게 내 성적 지향이나 성 정체성을 말하지 못했었다. 치료를 시작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야 눈꼽만한 용기로 목소리를 냈다. 잔뜩 움츠러든 내 어깨가 민망할 정도로, 커밍아웃을 들은 치료자는 무덤덤 아니 무심한 표정을 지었다. 그리고 내게 이렇게 말했다. “이 공간은 모두에게 평등합니다.” 꽤 당연한 듯한 이 말이 내게 울림을 준 까닭은 대다수.. 2018. 1. 14.
대통령 앞에 펼친 무지개 깃발, 그래도 삶은 여전하다 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페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은 1950년대 호황기 미국에 사는 레즈비언들의 사랑을 다룬다. 전쟁과 맞물린 비약적인 경제 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풍족함을 누리던 때, 주인공 캐롤은 백화점에서 만난 테레즈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어둑한 식당의 한편에서 테레즈를 유혹하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대도시의 고즈넉한 외곽 지역을 돌며 애정을 나눈다. 은밀함과 도피로 가득한 이야기. 나는 이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관람을 마치고 극장을 나온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다. 주인공 캐롤이 자신의 성적 지향 때문에 사회와 갈등을 빚는 부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따금 게이들을 비롯해 성소수자들의 공간으로.. 2017. 12. 25.
레드파티 기획단 후기 - 뜨거운 온실 세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 12월 1일은 세계 에이즈의 날이다. 그 날을 기념하는 행사로 레드파티가 기획 됐고 나는 그 기획단에 들어갔다. 이런 건 처음이었다. 기획단에서 여러 사람들을 짧게나마 만났고 파티 기획의 어려움과 즐거움을 알게 되었다. 그런데 12월 1일은 디셈버 퍼스트라는 행사가 진행된 날이기도 했다. 몰랐으면 좋았을 것을, 어쩌다보니 나는 그 행사장에까지 가게되었다. 모르고 싶었다. 처음부터 가려고 했던 것도 아니었고 말이다. 거기서 보았다. 휠체어 탄 장애인이 든 피켓을 힘 써 뺏고 의기양양하게 사람들의 박수를 받던 검은 가죽바지 입은 여자의 굳게 다문 빨간 입술을. 우리가 시위를 시작하자 드디어 나왔다는 듯이 신나서 야호 하고 행사장을 뛰어다니던 어떤 양복 .. 2017. 12. 9.
여성에게도 성소수자에게도 좋은 무지개 일터를 꿈꾸는 방법 슈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지난 11월 5일, 행성인 노동권 팀의 기획으로 진행된 유경순 선생님의 여성노동자 운동사 강의를 들으러 다녀왔습니다. 이번 강의는 크게 가부장제적 자본주의 (성별 노동 분업과 가족 임금제), 1970년대 여성 노동자들의 민주노조운동, 구로 동맹 파업과 1880년대 여성 노동자 운동의 확산, 신자유주의 시대, 여성적 빈곤과 여성 노동자 운동을 주제로 진행되었는데 예정된 시간을 훌쩍 뛰어넘어 무려 순수 강의만 4시간 넘게 진행되었을 만큼 유경순 선생님과 참가자들의 열정이 듬뿍 묻어나는 시간이었습니다. 장장 4시간이 넘게 진행된 강의였기에 어떤 식으로 강의 후기를 적으면 좋을까 고민하다 유독 기억에 남는 2개의 두 가지 이야기를 적고자 합니다. # 콘트롤 데이터.. 2017. 12. 4.
[활동가 편지] 누구라도 회복 가능한 일상을 위해 나의 일상을 흔드는 운동 더지(행성인 회원, 언니네트워크 활동가) 안녕하세요, 더지라고 합니다. 여성주의문화운동단체 언니네트워크에서 활동하면서 최근 퀴어페미니스트매거진 펢 2017 특별판을 펴냈습니다. 솔직하게 말하면 저를 행성인 회원으로 소개하는 것이 낯설기도 합니다. 저에게 행성인은 무지개행동의 믿음직한 연대단체, 오랜 얼굴뿐만 아니라 끊임없이 새로운 얼굴들이 나타나 다채로운 목소리를 내는 역동적인 공간, 이따금 집회에서 언니네트워크의 깃발이 없을 때 은근 슬쩍 껴들어 함께 걸을 수 있는, 그런 곳입니다. 아! 저는 행성인 몸짓패에 두어 번 기웃거린 전력도 있습니다^^ 이번 기회에 행성인 회원으로 제대로 인사를 드리고 싶습니다. 안녕하세요, 행성인 회원 더지입니다.(_ _) ‘일상’하면 무엇이 떠오르시나요? 일상은 때로는 벗.. 2017. 11. 28.
전복 혹은 퇴행? 게이들의 '년 문화'에 관하여 마당(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Say it, This is my bitches” 인턴십 프로그램 참여를 위해 뉴욕에서 온 앨리는 점심 시간이면 사람들을 모아 놓고 미국 사람들이 쓰는 다양한 속어들을 가르쳐 주곤 했다. 드라마를 봐도 자막을 읽기 바쁘고, 영어라곤 학교나 학원에서 ‘겸손한 말’을 배운게 다였기에 그녀의 영어 교실은 나의 관심을 사기에 충분했다. 앨리가 다양한 종류의 ‘나쁜 말’을 가르쳐 주면 그걸 따라하며 깔깔거리는 것이 나의 일상이었다. 하지만 그런 즐거움에도 도저히 따라할 수가 없었던 말이 있었으니 바로 서두에 적은 문장이다. 앨리는 지인들에게 자신의 친구들을 소개할 때 이렇게 한다며 ‘애들이 나의 년들이야(This is my bitches)’라는 말을 하곤 나에게도 해보라.. 2017. 11. 10.
아무도 묻지 않은 '남성성 반성'의 기록 일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아주 어릴 때부터 나는 남자가 되고 싶었다. 아니, 내가 남자가 되고 싶어 한다고 생각했다. ‘멋있어’보이고 싶었고, 영화를 보면 항상 남성 캐릭터에 감정이입을 했으며 내게 선택권이 생긴 이후로는 항상 남자 옷을 입었고 머리를 짧게 잘랐다. 2차 성징이 나타난 후에도 나는 내 몸과 별로 괴리감이 느껴지지 않았고, 동성친구들과 함께 있는 것에 더 편안함을 느꼈다. 뭔가 애매하게 내가 여자가 아닌 것 같은데 여자인, 아니면 여자인 것 같은데 여자가 아닌 듯한 느낌을 안고 살다가 페미니즘을 만났다. 페미니즘은 내가 왜 스스로가 여자가 아니라고 느꼈는지-사회에서 재생산하는 여성상에 내가 맞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에-, 그리고 사회에서 내게 보여준 여성상이 얼만큼 허구인지.. 2017. 1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