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1 2009년 8월 4일, 검은 하늘에 무지개는 설자리를 잃다. 오늘 하루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언제 터질지 모를 그 화약고 한가운데,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한 달 전 비를 뚫고 찾아간 쌍용차 투쟁 현장에는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오빠이고 누군가의 동생인 노동자들이 있었다. 정리해고 철회를 새긴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쌓여가는 피로와 분을 삭이며 그들은 목이 터져라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고 있었다. 그 주변에선 노동자들의 아내와 아이들이 자신들의 ‘가장’을 발을 동동 구르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입은 연두색 티셔츠에 새겨진 ‘우리 아빠 힘내라!’ 라는 문구가 어쩐지 슬프게 보였다. 쌍용차 정문을 가로막은 사측은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불법이니 해줄 것.. 2009. 8. 7.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