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추석11

[추석-커밍아웃] 커밍아웃으로 한 걸음씩! 라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부모모임) 얼마 뒤면 곧 추석이다. 큰 아이를 며칠 동안 실컷 볼 수 있는 날이어서 나는 추석이 참 좋다. 하지만 아이에겐 마냥 좋기만 한 날은 아닐지도 모른다. 우리 아이는 성소수자다. 또, 성소수자 중에서도 MTF 트랜스젠더이고, 남성으로 패싱 될 수 있는 외모를 가진 것도 아니다. 우리 아이는, 그런 상태에서 추석을 맞이한다. 하여 성가신 일들, 혹은 상처받는 일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예를 들어 작년 추석엔 조카 녀석이 우리 아이를 보고 "(놀림조로) 여자잖아!"라고 말한 적이 있다. 이에 나는 "(우리 아이는) 여자야! 여자할거야!" 라고 가볍게 대꾸해줬다. 충분했을 진 모르지만, 나는 친척들 앞에서 우리 아이에 대한 지지를 표한 것이다. 물론 커밍아웃에 대한.. 2016. 9. 4.
[추석-커밍아웃] 추석을 커밍아웃하다 비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약 이주 뒤면 추석이다. 그 날은 온 가족들이 모여 전을 부치고, 게임을 하고, 술을 마시고, 각자에 대한 안부를 묻는 날이기도 하다. 요새의 친척들은 으레 일 년에 한 두 번 보는 사이가 태반이기에 대화는 주로 형식적인 틀에서 오간다. 하지만, 가끔은 그 속에서도 이례적인 충격적 선포(?)가 이뤄지기도 하는 법이다. 내 기억 상으로는 9년 전 추석 즈음, 난 고모들과 사촌형과 술을 마시다가 급작스럽게 커밍아웃을 했다. 어떤 계획도 없이 그저 술김에 ‘하고 싶어져서’ 우발적으로 해버렸다. 허나 부족했던 준비와 다르게 그 결과는 꽤나 좋았다. 우선 고모들께서는 자연스럽고 장난스럽게 대해주셨다. 사촌형도 마찬가지. 특히 둘째고모와 막내고모는 '네가 말하는 네 정체성이 무엇이 되.. 2016. 9. 4.
[추석-채식] 채식인으로 추석 나기 주원(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처음에 “채식인의 추석 나기”라는 주제로 글을 제안 받았을 때 솔직히 너무나 막연했다. 딱히 글쓰기가 어려워서라기 보다는, 한국사회에서 채식을 하는 입장에서, 적어도 나는 추석 (혹은 설날)이나 그렇지 않은 날이나 딱히 다를 게 없어서이다. 채식인으로서 추석 날 육식위주의 식단은 평소의 육식위주 식단과 별반 다르지 않다. 퀴어로서, 페미니즘을 지향하는 사람으로서 보통 날보다 명절이 더 곤혹스러운 경우가 있을 수 있지만, 채식을 하는 입장에서는 명절이라고 딱히 “더” 곤혹스러울 건 없다. 다르게 말하면 평일도 명절만큼 곤혹스럽다. 채식인으로서의 고통보다는 동물들의 고통을 추석에 먹는 한끼 상이 나의 음식 섭취에 미치는 영향은 그리 크지 않다. 아무지 제사상이라도, .. 2016. 9. 3.
[추석-커밍아웃] 추석, 없던 오지랖도 발동하는 마법의 그 날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어김없이 추석이 돌아왔다. 맛있는 음식들을 먹을 수 있고, 용돈도 두둑이 챙길 수 있고, 잠시 학업에서 벗어나 푹 쉴 수 있다는 점에서 반겨했던 건 어릴 적 추억으로만 남아있다. 고등학생 때는 대입 문제로, 대학생이 되니 취직 문제로 스트레스를 받고 명절이 싫어지더니, 이제는 성정체성 문제까지 더해졌다. 명절이 더 싫어졌다. 나는 아직 누나 외에 가족에게는 커밍아웃하지 않았다. 양성애자라는 정체성을 자각하고 3년이 조금 지났다. 그동안 맞이한 명절(설, 추석)은 일곱 번. 그 전에도 “여친은 있니?”라는 오지랖들이 싫기는 했지만, 남자친구가 있는 지금은 그 싫음이 곱하기 백 정도로 싫어졌다. 그럼에도 여전히 명절을 명절을 쇠러가는 건, 친척들을 만나는 게 반갑고.. 2016. 9. 3.
[추석-커밍아웃] 용기를 싹틔우는 첫걸음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동성애자로 정체화 하고 나서 맞는 첫 명절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거리를 지나다보면 추석 선물을 파는 가게들이 심심치 않게 눈에 띈다. 학교에서는 대입을 앞두고 결코 게을러져서는 안 된다며 신신당부를 하고, 그러거나 말거나 친구들은 저마다 고향으로, 시골집으로 갈 계획을 세우는 데 분주하다. 특히 자취생들은 집으로 가는 날만을 손꼽아 기다린다. 명절 주제가 나오면 저마다 각자의 이야기를 늘어놓고, 질문의 화살은 자취생 중 한 사람인 내게도 향한다. “너도 명절 때 집에 가지?”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번 추석에 나는 집에 가지 않을 작정이다. 학교에서 추석 연휴 전 이틀을 재량휴업일로 내준 덕분에, 나 홀로 제주도 여행을 계획하고 있기 때문이다. 물론 집에는 철저히 비밀로 해둔 .. 2016. 9. 3.
[추석-커밍아웃] 커밍아웃한 성소수자인 나, 추석이 지긋지긋하다 겨울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커밍아웃을 이미 한 상태에서 가족하고 추석을 보내는 것이 왜 힘든지에 대해 의문을 품는 사람들도 분명히 있을 것이다. "아니, 이미 했다면서? 그러면 부모님이 결혼이나 연애 관련 질문도 차단해주지 않을까요?" 하지만 안타깝게도 부모님에게 커밍아웃했다는 것이, 부모님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준다는 뜻은 아니다. ‘겨울의 파란만장한 겨울’에서 보면 알듯이, 내 커밍아웃은 전혀 순탄하지 않았고, 지금도 부모님은 아무렇지도 않게 내게 연애, 결혼에 관해서 남성 파트너를 전제로 한 말을 자주 한다. 부모님이 이해해주고 배려해준다는 게 내가 나머지 친척들에게도 커밍아웃한다는 것을 뜻하진 않는다. 나의 경우에는 친척간 왕래도 별로 없기 때문에, 특정한 날에만 잠깐 만나는 사람들에.. 2016. 9. 3.
[편집장의 글] 추석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어느덧 무더운 여름이 지나가고 선선한 가을이 찾아왔습니다. 높고 푸르른 가을 하늘은 훌쩍 여행을 떠나고 싶게 만드네요. 어김없이 가을이 찾아 왔듯 행성인 웹진도 8월 휴재를 마치고 돌아왔습니다. 이제 곧 추석입니다. 누구에겐 마냥 즐거운 연휴이지만, 누군가에겐 가족들의 참견과 잔소리에 견디기 힘든 기간일 수도 있겠지요. 성소수자에게 추석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요? 동성애자들은 애인은 있냐, 결혼은 언제 할거냐는 친척들의 물음 공세에 당황하기 일쑤고, 호르몬 처방을 받고 있거나 수술을 마친 트랜스젠더들은 추석에 친척들을 보는 게 영 달갑지만은 않습니다. 성별 이분법에 벗어나는 젠더 표현을 하고 추석을 쇠러 가는 건, 그 시도만으로 큰 용기가 필요합니다. 누군가는 .. 2016. 9. 3.
2015년 추석맞이 수다회 <명절이 싫어> *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소모임 에서 진행한 수다회 내용을 블로그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랑’에 중복 게재합니다. 장소: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무지개 텃밭 참가자: 명절이 싫은 여러분들 모리 : 자기소개와 고향이 어디인지 돌아가면서 얘기해볼까요? 고향이 없는 사람도 있겠지만 고향에 대한 짧은 소개 뭐 이런 걸 해주시면 감사하겠어요. 저는 김모리고요, 모리킴이라고 해요. 부산에서 고등학교 3학년 때까지 살다가 대학때문에 서울로 왔어요. 부산에는 바다가 있어요. 부산에서 살았다고 해서 수영을 다 잘하는 건 아니에요. 저도 수영을 못해요. 재경 : 회도 안 좋아하잖아요. 모리 : 네, 회 안 좋아해요. 회는 구워서 먹고. 아무튼 뭐 그래요! 그리고 이번 추석에는 안내려갔어요. 저희 가족은 부모님과.. 2015. 10. 10.
퀴어들의 명절 생존기 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누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늘 한가위만 같아라’ 라고 말했던가?! 가족주의와 갑자기 넘치는 관심에 퀴어들은 더 살기 힘들다. 수십 번의 생존위기(?)를 넘긴 동인련 회원들의 명절 생존기를 모아봤다. “집안 사람들은 강아지 데리고 놀면서 집안에 아기가 있어야 웃음꽃이 피는데 이렇게 삭막할 수가 없다고 말하곤 해. 내가 가장 나이가 많은 손녀이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압력을 많이 넣어. 나는 그럴 때면 혼이 빠져나와. 아무 생각 없이 가만히 있지. 성적 매력이 없어서 남자를 못 사귀는 여자처럼 앉아 있어. 그런데 우리 엄마는 내가 그렇게 보이는 것을 싫어해. 한번은 엄마가 이렇게 말한 적이 있어. 네가 정말 시집을 못 가서 못 간 것처럼만 보이지 말라고. 네가 시집을 안.. 2012. 9. 25.
[대안 명절 가이드] 추석에 뭐하지? 조나단(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대안이 라는 것은 기존에 있던 문제점을 극복한다는 의미를 가진다. 따라서 대안 명절 가이드라는 기획을 책임지려면 명절을 보내는 사람들의 양태를 분석하고 부조리한 부분을 찾아 더 나은 방향으로 개선시켜 명절을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했다. 그래. 그렇게 했다면 분명 의미 있는 시도였을 것이다. 읭? 그 말인 즉, 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처음에 부조리를 찾는 것은 어렵지 않아 보였다. 이성애적 가족 문화에서 LGBT들이 겪는 부조리함은 얼마나 다양하고 많을 것인가? 하지만 그 다양성이 함정이었다. 커밍아웃 여부부터, 기혼 이반, 장남인 게이, 차남인 게이, 막내인 게이, 장녀인 레즈비언, 차녀인 레즈비언, 막내인 레즈비언, MTF, FTM, 가족이 없는 LGBT, .. 2012. 9. 25.
[만남] 서평: 우리의 명절에 ‘우리’는 조나단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명절은 그 나라의 문화적 특성과 전통을 가장 잘 보여주는 중요한 요소이고 민족적 정서가 담겨 있는 소중한 유산이다. 전형적인 농업 사회였던 우리나라는 농사를 시작하면서 풍작을 기원하거나 추수에 대해 감사를 하는 제사 의식이 자리를 잡아가면서 명절이 되었다고 한다. 며칠 후면 신라 시대부터 이어져 왔다는 추석이다. FTA로 드러나듯 기간산업의 육성을 위해 농업을 버릴 수는 있어도 추석은 명절이다. 자기계발을 이룰 수 있다며 국민이 미미한 수혜를 동반한 책임을 나눠 부여받게 되고, 농민들은 알아서 저농약이나 무농약으로 업그레이드하며 경쟁력을 키워야 하더라도, 내 여자에게만은 따뜻하듯 추석 차례상은 비싸진 국산 햇 농산물로 채워질 것이다. 그렇게 추석은 오늘날에도 뿌린 것.. 2012. 9. 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