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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라이드13

자존감에 관하여(feat.성소수자) 앤디(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자존감'. 현대 기술의 비약적인 발전과 함께 인문학이 점차 저평가 되는 추세에도 불구하고 이 자존감이라는 키워드에 대한 관심은 줄지 않는다. 이유는 이 복잡하고 다양한 현대 사회에서 잘 생존해 나가기 위해서는 아마도 자존감이라는 방어기제가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사실 부끄럽게도 과거 나의 자존감은 거의 바닥이었다. 핑계에 불과하지만 우선 나는 이 사회의 잘못된 통념과 인식 속에 사로잡혀 성소수자로서의 내가 굉장히 이상하고 사람들로부터 사랑받기 힘든 존재라고만 생각해 오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다보니 성소수자에 대한 안 좋은 인식을 가지고 있는 대부분의 사람들이 싫어지고 이 세상이 원망스럽고 부모님까지 가끔씩 마음에 들지 않았다. 어쩌면 피해의식 속.. 2019. 7. 6.
뜨거운 정열과 열정의 나라, 스페인-토레몰리노스의 온 도시가 하나 되어 즐긴 프라이드 퍼레이드!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가자, 떠나자, 토레몰리노스로! 소소한 결혼식 - 보러가기- 을 마친 두 신랑은 스페인으로 신혼여행을 떠났다. 축구도 좋아하지 않는 우리가 굳이 스페인을 택한 이유는, 전 세계에서 가장 게이 프렌들리한 도시로 –믿거나 말거나, 사이트마다 순위가 다름- 스페인의 바르셀로나가 당당히 1위를 차지했기 때문이다. 비행기에 숙소 예약까지 마치고 며칠 후, 이게 웬걸? 우리가 가는 기간에 스페인에서도 프라이드 퍼레이드(Pride parade)가 열린다는 소식을 듣게 됐다! 하지만 마드리드-그라나다-바르셀로나로 짜진 우리의 여행 동선에서 마드리드와 바르셀로나 프라이드는 우리의 여행 기간과 겹치지 않았고, 나머지 한 군데, 스페인의 소도시 토레몰리노스(Torremolinos).. 2019. 7. 4.
내 인생의 후추! - 행성인과 민주노총이 함께 준비한 ‘런던 프라이드’ 단체관람기 최원영(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 *약간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LGSM, 광부를 지지하는 동성애자들! 영화 는 1980년대에 거의 1년에 걸친 영국 광부들의 파업과 그 파업에 연대했던 레즈비언, 게이들의 실화를 다룬 영화다. 그들은 스스로를 LGSM(Lesbians and Gays Support the Miners, 광부를 지지하는 동성애자들)이라고 불렀다. 영국광부들의 성격에 대해 잘은 모르지만 여러 영화에서 가끔 등장하는 그들은 과묵하고 무뚝뚝한 마초스타일의, 한국으로 치자면 ‘경상도 아저씨’ 같았다. 게다가 시대적 배경은 80년대. 80년대 경상도 아저씨들이 성소수자들과 연대한다니. 왠지 불가능한 조합일 것 같았다. 영화의 시작은 나의 예상대로였다. 지금으로 치자면 성소수자 인권활동.. 2017. 6. 13.
2016년, 행성인과 함께 한 첫 1년간의 무지갯빛 잔상 퐁퐁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첫눈이 내렸다. 공교롭게도 150만의 촛불이 모인 그 날이었다. 첫눈을 보고 있노라면 한 해의 끝이 보인다고 했던가. 수많은 촛불의 불빛들처럼 따스하게 날 감싸는 눈송이의 향기가 지난 1년의 잔상과 함께 맴돈다. 내가 ‘행동하는성소수자 인권연대(이하 행성인)’에 회원으로 들어온 지는 이제 8개월쯤 되었다. 심지어 도중에 한달 간은 육군훈련소를 다녀왔으니, 행성인과 함께한 시간이 그리 긴 편은 아닌 듯 보인다. 그럼에도 나는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들 중, 짧다면 짧고 길다면 긴 그 시간 동안 어느 때보다 알차고 행복한 나날을 보냈다고 확언할 수 있다. 행성인과 함께하면서, 나는 성소수자로서 모습을 드러냈고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속하게 됐으며 마침내 잃어버렸던 프라이드를 되찾았기.. 2016. 12. 3.
[활동가 편지] 새내기 활동가 빗방울의 편지 빗방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부모모임) 안녕하세요. 행성인에서 활동을 시작한 지 딱 두 달 된 빗방울입니다. 이제 막 활동을 시작한 새내기 활동가지만 이렇게 활동가 편지를 쓸 기회가 생겨 영광입니다. 올해 6월, 부모님께 커밍아웃을 하고 난 계기로 행성인 활동을 시작하면서 제 삶은 큰 터닝포인트를 맞았습니다. 게이임은 자각하고 있었지만, ‘나 자신에게 당당한 게이’가 된 것은 행성인에 발을 들인 2달 전부터였습니다. 디나이얼 게이이던 작년 중순까지 항상 게이인 제가 부끄러웠습니다. 어디를 가든지 여성스럽다는 말을 들었고, 그 말이 너무 싫어서 어떻게 하면 남들이 여성스럽게 보지 않을까 고민 또 고민하던 게 제 삶이었죠. 그러다가 작년 이맘때 제 자신을 게이로 받아들였습니다. 하지만 그러면서도 .. 2016. 8. 18.
압도하는 스케일의 자긍심 행진, Taiwan LGBT Pride를 다녀오다 민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필자는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마련한 활동가생기충전기금에 이틀만에 후다다닥 작성한 신청서가 덜컥 선정이 되어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의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글은 두번째 여정인 타이완 LGBT 프라이드에 다녀오고 나서 작성하였습니다. ** 아시아 최대 규모, 8만명의 참가자 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막연하게 한번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병권 님의 작년 참가기를(여기) 보면서 더욱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신청했던 금액보다는 약간 적게 지원을 받아서 잠시 망설였지만 원래 계획했던 두 군데를 다 다녀오는 걸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방문하게 된 두 번째 여정, Taiwan LGBT Pride 입니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10월 31일 토요.. 2015. 12. 7.
이스탄불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 폭력 진압 규탄 기자회견 스케치 마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6월 28일 스톤월 항쟁 기념일을 맞아 서울을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이 성대하게 벌어지던 순간 터키 성소수자들은 잔인한 경찰 폭력에 직면했다. 이스탄불 주정부는 탁심 광장에서 열릴 예정이던 이스탄불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정당한 사유 없이 금지했고, 경찰은 행진에 참여하기 위해 탁심광장에 모인 군중들을 물대포, 최루탄, 고무총탄을 사용해 폭력적으로 해산시켰다. 이 과정에서 많은 사람들이 부상당했다. 이러한 터키 정부의 성소수자 탄압을 규탄하기 위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과 국제민주연대, 국제엠네스티 한국지부, 인권운동사랑방, 인권중심사람,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전쟁없는세상, 참여연대, 팔레스타인평화연대는 7월 .. 2015. 7. 2.
2015년 제16회 퀴어문화축제 퀴어퍼레이드 "저항과 연대의 행진단" 사진: 요다, 종원(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16회 퀴어퍼레이드에 참여하는 ‘저항과 연대의 행진단’ 성명서 성소수자 인권 없이 민주주의와 평등은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혐오와 차별에 맞선 성소수자들의 자긍심행진에 함께합시다. 6월 28일 올해로 16회를 맞은 퀴어문화축제가 서울광장에서 열립니다. 퀴어문화축제는 지난 15년 동안 한국 사회에 성소수자들의 존재와 인권을 드러냄으로써 인권 의식을 높이는 중요한 역할을 해 해왔습니다. 성소수자들은 한국 사회를 함께 살아가는 이웃이자 친구, 동료, 가족입니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차별해서는 안 되듯이, 성적으로 다르다는 이유로 온전한 삶의 기회를 박탈당해서는 안 됩니다. 무지와 편견으로 성소수자들에게 침묵을 강요하고 차별과.. 2015. 6. 30.
스톤월 항쟁과 자긍심 행진의 정신 호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자긍심 행진에 참여해 본 성소수자들은 누구나 각별한 첫 행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처음 행진하던 날, 광장에서 거리로 첫발을 떼던 순간의 떨림, 함께 걷던 사람들의 벅찬 표정, 거리에 크게 울리던 음악소리, 울컥 눈물이 날 것 같던 순간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내가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임을 한껏 드러내며, 행렬을 함께 하는 수많은 성소수자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낮의 도심 거리를 걷는 순간의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성소수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종교를 제 명분 삼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증오를 선동하는 이들이 활개 치는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자긍심 행진은 즐거운 축제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자긍심.. 2015. 6. 10.
대만 ‘동지’들의 자긍심 행진에 다녀오다 장병권(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 옆지기와 대만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화끈하고 화려한 파티와 퍼레이드로 소문난 ‘대만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 (Taiwan LGBT Pride)’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작년 몇몇의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 게이 친구들이 퍼레이드에 함께하고 SNS에 올리는 사진들과 무용담을 보고 들으며 꼭 한번 가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먼 지역 홍루 극장 옆에 즐비한 게이 술집에 앉아 술한잔 마시며 ‘종삼 포차 런웨이’ 걷듯이 오가는 게이들이 보고 싶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대만을 여행하는 게이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저가항공이 생겨나 조금은 여유있게 찾을 수 있고 여러 클럽 파티들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며 .. 2014. 11. 11.
사진으로 보는 2014년 서울 신촌 퀴어퍼레이드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4년 6월 7일. 어느덧 한 달이 지났지만, 그날의 기억은 쉽사리 사그라지질 않는군요. 서울 신촌에서 퀴어문화축제의 하이라이트인 퀴어퍼레이드가 열린 날이었어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2014년 제15회 퀴어문화축제의 슬로건은 “사랑은 혐오보다 강하다”였죠. 세계 곳곳에서 가시화되고 있는 성소수자 혐오 및 탄압에 반대하고, 또 탄압에 굴하지 않고 인간다운 삶을 위한 투쟁을 멈추지 않는 전 세계 성소수자들과 지지자들에게 연대를 표명하는 의미로 정해진 슬로건이었어요. 그런데 올해엔 서울 퀴어퍼레이드 참가자들도 ‘조직된’ 혐오를 마주해야 했어요. 일부 극우 기독교 세력이 혐오 발언을 내뱉으며 행사를 방해하고, 급기야는 길바닥에 드러누워 퍼레이드를 막았거든요. 한국 퀴어.. 2014. 7. 17.
전세계 자긍심행진 훑어보기 이주사(동인련 웹진기획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긍심행진은 현대 성소수자 운동의 탄생을 알린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1969년 11월 크레이그 로드웰을 비롯한 동성애자 운동 활동가들이 스톤월 항쟁을 기념해 매년 6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뉴욕에서 ‘크리스토퍼 거리 해방의 날’ 집회를 열고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행사를 갖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1970년 6월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지에서 최초의 동성애자 행진이 벌어졌다. 급진적 분위기가 유지되던 70년대에 행진은 “동성애자 해방 행진”, “동성애자 자유 행진”으로 불리다가 80년대 들어서면서 “자긍심 행진”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세계 각지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성장하면서 확산됐다. 오늘날 일부 국가에서 자긍심행진은 수만 명이.. 2012. 5. 25.
그대는 그대의 자유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모리(동인련 웹진기획팀) 1785년 공리주의의 창시자 제레미 벤담이 영국에서 최초로 동성애 합법화를 주장 1791년 프랑스 혁명후 새로 채택한 형법에서 동성애를 범죄 목록에서 제외. 프랑스는 상호합의된 동성애를 합법화한 첫번째 서유럽 국가가 되다. 1800년대 초. 레즈비언에 대한 최초의 연구가 책으로 출판되다. 1828년 “자연에 거스르는 죄”라는 문구가 미국 형사법전에서 처음 쓰이다. 1867년 8월 29일. 칼 하인리히 울리히(Karl Heinrich Ulrich)가 독일 법조인 회의(Congress of German Jurists)에서 공개적으로 반동성애법의 폐지를 촉구하다. 1869년 동성애(homosexuality)라는 단어가 출판물에 처음 나타나다. 1870년 동성애 관계를 다룬 첫 미국 소.. 2012. 5.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