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사진출처: 형태(성소수자노동권팀)

 

 

6월 6일 알바노조 사무실에서 알바노조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의 간담회가 진행되었다. '알바 현장 내 성소수자 노동권 현황과 운동 방향 모색'을 주제로 한 간담회에서, 각 단체는 그간 어떠한 활동을 했고 앞으로 어떤 일들을 해야 할지를 논의했다. 사실 나는 활동 경험이 적기에 배운다는 생각으로 참여했지만, 조직 내 성소수자 혹은 성소수자 의제와 관련된 솔직한 의견들을 들으면서 기존에 안고 있던 여러 고민들을 포개어볼 수 있었다. 그 고민이란 내가 참여하는 조직들에서 성소수자인 나를 어떻게 드러낼 것인가, 어떻게 지지를 이끌어내고 확인할 것이며 이후에는 무엇을 해야 하는가와 같은 것들이다.

  

일터를 포함해 내가 활동하는 조직 중엔 조직원 중 몇몇 사람에게만 커밍아웃을 한 곳도 있고, 처음부터 성소수자임을 알리고 들어간 곳도 있다. 그렇게 할 수 있었던 건 조직의 외양 보다는 일부 구성원들에 대한 개인적인 신뢰 때문이었다. 그러나 다른 조직원들도 내 성적 지향을 지지해줄 지는 알 수 없었고, 다른 성소수자가 자신을 드러내고 활동하기에도 여전히 편한 공간이 아니었다. 성소수자 친화적인 환경이 조직의 입장에서도 업무 능률, 정치적 지향, 사회적 책무와 같은 이유로 필요하다면, 어떻게 하면 나 같은 사람에게 보다 마음 편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까.

 

커밍아웃이 가능하고 지지받는 조직 만들기


조직 내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을 드러내는 어려움은 당사자들이 가장 잘 알 것이다. 그렇기에 조직 내 성소수자들의 의견을 묻는 것을 먼저 생각해볼 수 있다. 하지만 사회에서 일상적인 차별과 배제에 시달리는 성소수자들은 자신을 쉬이 드러내지 못하거나 그럴 필요성을 느끼지 않는다. 조직차원에서는 현황 파악을 목적으로 전체 조직원들을 상대로 성적 지향이나 성별 정체성(이하 SOGI: Sexual Orientation and Gender Identity) 설문을 고려해볼 수 있다. 하지만 설문을 진행하면서 자신이 특정될 위험을 느낄 수 있고, 설문의 목적이 명시되지 않는 경우 사생활 침해라고 생각할 수 있기에 당사자로서는 응답하기 쉽지 않다. 위험과 두려움이 해소되기 전에는 조직 구성에 성소수자를 위한 할당제를 도입 한다 해도 당사자가 나서기 힘들고 제안하기도 어려운 상황이 되기 쉽다.


따라서 당사자가 쉽게 나설 수 있는 여건이 만들어져야 한다. 평상시 성소수자에 대해 언급할 일이 없다면, 일단 성소수자에 대한 지지를 노출하는 것부터 생각해볼 수 있다. 조직의 강령이나 규약 등 평등 조항에 SOGI가 명시되는 것은 좋은 출발이다. SOGI가 직접 명시되지 않아도 성평등이나 모든 차별에 대한 금지 조항이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차별금지법이나 인권헌장 제정 논란 등에서 보듯 SOGI 차별 금지가 보편적인 동의를 얻고 있다고 생각하기 힘든 현실에서 구체적으로 명시하는 시도는 성소수자의 가시성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된다. 그러나 성소수자와 관련된 어떤 활동이나 지지의 노력이 없다면 조항은 선언에 그친다. 따라서 조직 차원에서 가능한 성소수자 관련 이슈나 행사에 참여하고 지지를 표명한다면 당사자가 보다 안전한 공간으로 재고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치 않다. 조직이 작아 서로의 생각을 확인할 수 있다면 모르지만, 큰 조직이라면 이런 일들을 기획하고 수행하는 이들과 개별 조직원의 감수성이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어떤 기업에서 홈페이지에 ‘성 평등한 조직’을 기재하고, 관련 행사에 참여했다는 공지를 내거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그것만으로 그 회사 내에 실제로 성차별적 발언이나 분위기가 없을 것이라고 믿을 사람은 별로 없을 것이다. 따라서 다음으로 필요한 것은 그런 정치적 지향을 조직원 전체로 확장시켜 나가는 것이다.


일단 조직원 교육이나 영화 상영 등을 생각해볼 수 있다. 그러나 군대 내 폭력 예방 교육, 직장 내 성폭력 방지 교육들이 대체로 유명무실해지는 상황들을 고려하면 보다 실효성 있는 교육을 고민해야 한다. 각 구성원들의 토론을 유도한다면 각자의 성소수자에 대한 생각을 보다 명확하게 알 수 있지 않을까? 조직이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기획하는 것도 이를 준비하는 과정에 참여자들이 논의할 수 있는 장을 제공한다는 점에 시도해볼 만하다. 예컨대 어떤 캠페인을 하거나, 제도를 만드는 등의 결정을 하려 한다면 보다 찬반 의견을 이끌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성소수자가 직접 나설 수 있다.


그러나 여기서 조직원들의 호모포비아적 혐오가 드러날 수도 있고, 혹은 이후로도 누군가에 의해 지속적으로 언어폭력이나 차별이 수행될 수 있다. 따라서 이러한 상황이 발생했을 경우 조직이 무엇을 할 수 있을지도 고민해야 한다. 적절한 전문가가 없다면 인권단체와 같은 전문가 집단의 도움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고, 다른 조직들과 경험을 서로 공유하는 것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를 꾸준히 수행할 수 있는 조직 내 담당자도 필요하다. 일련의 시도들은 조직내 제도와 문화 정비(성별 기재, 유니폼, 기존 가족 중심의 지원 제도, 서열 문화, 기타 등등...)와 동시에 재고될 수 있다. 노동조합이나 연대체 기구가 있다면 조직 내에서가 아니라 외부에서 당사자가 부당한 차별을 겪었을 때 어떤 식으로 지원해줄 수 있을지 까지도 고민이 필요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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