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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적지향 · 성별정체성

어느 여행자의 일지: 여행을 시작하며.

by 행성인 2015. 9. 5.


헤일러(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 운영진)


안녕하세요,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입니다. 저희는 지금까지 기존의 성 소수자 운동과 커뮤니티에서 소외되어왔던 이들이 모여 서로의 이야기를 털어놓을 쉼터를 만들고자 모였습니다.

 

“당신은 여성입니까, 남성입니까?” 하루에도 몇 번씩, 세상은 우리에게 묻습니다. 생리적 욕구를 해결하기 위해 화장실 앞에 서도, 옷을 사러 가도, 인터넷에서 회원가입을 할 때도, 심지어 한 인간의 이름과 사람 간의 호칭마저도 ‘남성’과 ‘여성’이 구분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그 ‘남성’이나 ‘여성’이라는 틀에 소속될 수 없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할까요? 결국, 성별이분법[각주:1]이 지배하는 사회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떤 이들에게는 곧 배제된 존재가 되는 것을 의미합니다.

 

'여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쫓겨나거나, '남자' 화장실에 들어가서 얻어 맞거나.


성 소수자 사회라고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성 소수자의 인권을 이야기할 때는 대부분의 경우 ‘시스젠더[각주:2] 여성’, 혹은 ‘시스젠더 남성’만이 논의의 대상이 되어왔기에 그 밖의 성별은 은연중에 부정되었습니다. 또한, 성별이분법이 만들어낸 ‘동성애’와 ‘이성애’ 이분법적 개념은 누군가의 사랑을 이름붙일 수 없는 것으로 만들었습니다.

 

결국, 좁게는 젠더퀴어[각주:3]부터 넓게는 트랜스젠더[각주:4], 기존의 성별 관념에 불편함을 느끼는 시스젠더까지,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사람들의 존재는 부정되거나, 비정상이라는 오명을 끌어안은 채 외로운 여행을 계속해왔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여행은 혼자가 아닙니다. 저희는 젠더스펙트럼[각주:5]으로의 긴 여행을 함께할 사람이, 각자의 여행기를 공유할 친구가 분명 있다는 것을 알리고 싶었습니다.

 

 

젠더 스펙트럼

 


그렇기에 저희는 성별이분법에 저항하는 사람들의 모임 <여행자>를 만들었습니다. 하나의 사회를 이루지 못하고 외로이 흩어져있던 사람들을 모아, 당사자들이 소속감을 느낄 수 있는 쉼터를 만들고자 합니다. 그리고,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사람들이 당당히 이 사회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세상에 알리고,당사자들의 목소리로 인권을 외치겠습니다. 또한, 앞으로 더 많은 사람과 이 여행을 함께 하고자 합니다.

 

지금까지 <여행자>는 시범운영기간 동안 두 번의 정기모임을 가지며 대화록을 만들었고, 성별과 관련된 용어들을 새로운 시각으로 재정립하는 활동을 했습니다.

 

 

8월 정기모임 수다회(자기소개&정체화이야기) 9월 정기모임 수다회 (커밍아웃)

 

앞으로 <여행자>는 젠더퀴어 및 트랜스젠더 당사자에게 상처 주지 않는 방식으로 성별에 관련된 용어 및 개념을 재정립할 것이며, 기존의 성별 관념에 상처받은 사람들을 위한 정기모임을 계속해서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또한, 젠더와 관련된 세미나와 스터디를 통해 젠더스펙트럼으로의 긴 여행을 위한 기반을 닦을 계획입니다.

 

 

젠더퀴어(Non-binary trans)를 상징하는 깃발

 

 

소외된 당사자들에게 <여행자>의 존재를 알리고, 여행자 모임의 활동에 관심을 가져주세요! 여러분들의 도움이 모임의 활동과 소외된 당사자들에게 큰 힘이 됩니다. 다같이 즐겁게 여행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우리 모두가 ‘나’로 살아가는 것에 불편함을 느끼지 않는 세상, 모두가 진정으로 평등한 세상을 향해 함께 여행을 떠나요. 여러분의 뜨거운 응원과 참여 부탁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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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사람의 성별 혹은 성별정체성에는 남자와 여자 두 가지 밖에 없다고 생각하는 풍조 혹은 사상. [본문으로]
  2. 자신의 지정성별로 정체화한 사람, 지정성별에 순응하여 사는 사람, 혹은 트랜스젠더 및 젠더퀴어가 아닌사람. 인구의 대부분을 차지한다. [본문으로]
  3. 사회가 지정한 성별에 관계없이, 성별이분법에서 벗어난 정체성을 가진 사람. 우리나라에 들어오며 의미가 조금 바뀐 단어이고, 영어로는 non-binary trans 라고 표현한다. [본문으로]
  4. 사회가 지정한 성별과 "반대"인 성별정체성을 가진 사람. 우리나라에 들어오며 의미가 조금 바뀌었고, 영미권에서는 신체적 외형으로 개인의 성별을 지정 해버리는 사회의 성별관념에 들어맞지 않는 모든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본문으로]
  5. 기존의 이분법적인 성별 체계릐 대안적인 개념으로, 성별이 색 스펙트럼처럼 다양한 형태로 존재한다는 의미이다. [본문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