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이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11월 12일 늦은 7시 인권재단 사람에서 성소수자 인권학교의 아홉 번째 강의인 “정의의 관점에서 본 환경문제”가 진행되었다. 인권학교가 다루는 10가지의 주제 중 가장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던 강의였다. 얼핏 크게 상관없어 보이는 환경과 인권, 정의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는지 궁금증이 있었고, 다른 사회이슈에 비해 크게 주목 받지 못해 잘 모르던 분야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많은 의문을 가지고 도착해 들어간 강연장에서는 녹색당의 공동위원장을 맡고 계시는 이유진님의 말씀이 시작되고 있었다.

 

강연은 “환경과 인권은 별개의 문제가 아니다.”라는 중심 주제를 토대로 광범위한 환경 이슈의 사례들을 다루며 환경 정의와 사회 정의가 어떻게 연결되는지, 차별이 어떻게 약자들의 건강과 삶을 파괴하는가를 살펴보았다.

 

먼저 외국군 주둔지역의 환경파괴의 예를 들며 환경문제가 세계의 지정학적 정치상황과  무관하지 않음을 들을 수 있었다. 과거 필리핀 수빅만 해변에 미군이 발암물질을 비롯한 독성오염물질을 배출하고 지하수를 오염시켜 해당 지역에서 태어난 아이들 절반이 기형 또는 암이 발생한 사례를 시작으로, 영화 ‘괴물’의 제작 배경이기도 한 2000년 미군 용산기지 포름알데히드 무단 방류 사건, 2014년 오산미군기지에 무단으로 탄저균을 반입한 사건에 대한 설명이 이어졌다.

 

다음으로 발전소문제를 통해 환경문제가 지역불균형 및 지역 주민들의 건강과 직결되는 문제임을 들었다. 수도권은 전체 전력의 80% 소비함에도 불구하고 전력을 생산해내기 위한 발전소들은 비수도권 지역에 설치된다. 실제 발전소에서 생산되는 전기를 거의 소비하지 않음에도 피해는 대신 입어야 하는 지방주민들의 안타까운 사연들이 소개되었다. 이어서 원자력 발전소가 기후변화의 대안이 될 수 있는가에 대한 질문이 이어졌다. 원자력 발전소와 관련된 인류재난은 회복과 복구가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점에서 잠재적인 위험성이 크다. 많은 선진국들이 리스크가 큰 원자력 발전소를 줄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풍력이나 태양력 등 대체 에너지에 대한 비중과 그 지원을 늘려가고 있다고 한다. 강연자는 위의 사례들과 비교하며 지역 주민들의 반대에도 불구 발전소 건설을 강행하고, 계속해서 원전 확대를 계획하고 있는 한국 정부를 비판한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이렇게 생산된 전기들이 수도권 또는 대도시까지 전달되기 위해 송전탑이 설치되어야 하는 것이다. 송전탑 주변 주민들이 겪어야 하는 피해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송전탑 근처에 사는 서산시 팔봉면 주민들의 경우, 원인을 알 수 없는 암 발생이 증가함에도 불구하고 국가 차원에서 제대로 된 역학 조사 없고 오히려 주민이 자신들의 피해 상황을 증명해내야만 했다.

 

 

 

강의 주제는 우리 식탁에 올라오는 먹거리로 넘어간다. 안전성이 제대로 입증되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식용이나 사료용 목적으로 계속해서 수입이 증가하고 있는 GMO, 각종 항생제와 성장촉진제를 맞아가며 태어나서 죽기 전까지 자신의 몸을 간신히 움직일 수 있는 공간에서 사육되고 있는 공장식 축산문제 등에 대한 문제가 다뤄졌다. 정책 결정 과정에서 시민의 안전이나 의견을 무시되고 배제된 채, 오로지 이권이나 경제적 이해관계에 의해서 정책이 결정되는 한국의 상황이 강연 내내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앗아간 태풍 ‘카트리나’가 피해를 입힌 뉴올리언스는 같은 지역일지라도 백인 주거 지역과는 달리 흑인 밀집 지역의 경우 복구가 많이 늦어지고 있다. 인종에 의한 차별이 건강문제, 환경문제로 연장되는 것이다. 실제 환경오염 지역이나 재난 피해 지역, 환경 유해 시설들이 들어서는 지역 대부분 사회적 약자들이 생활하는 외지고 상대적으로 비용이 적게 들어가는 공간이라고 한다. 강연의 마지막 내용을 들으며, 왜 환경에도 정의가 필요한가에 대해서 절실히 느낄 수 있었다.

 

환경오염을 비롯해 기후 변화, 원자력 발전소, 송전탑, 공장식 축산시스템과 동물권까지 짧은 시간에 다양한 주제들을 가지고 이야기를 나누었던 이번 강의는 각각의 주제에 대해 세세한 내용을 다루기에는 역시나 무리가 있었지만, 환경 이슈 전반에 대해서 살펴보고 환경 문제에 대한 각성을 높이기에는 충분한 강의였다. 사실 강연이 진행되었던 날은 이미 학교에서 8시간 넘게 전공수업을 들어야 했기 때문에 강연장에 도착했을 때는 매우 피곤하고 지친 상태였다. 하지만 결국 강의가 끝나고 난 뒤에는 보람찬 마음과 함께 역시나 수업에 참여하길 잘 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강의를 듣고 앞으로 생활공간에서 마주하게 될 매 순간의 딜레마들이 살짝 불편고 두렵게 느껴지기도 한다. 하지만 그보다 자신의 삶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던 문제임에도 왜 이렇게 무심했었나를 반성하는 마음이 더 크다. 결국 환경 문제는 모든 것의 가치가 돈과 연결되며 발생되는 것이며, 환경 운동은 돈으로부터 사라져버린 소중한 가치들을 복원해내야 하는 일이라는 말을 다시 한 번 되새기며, 지금 내가 생활하는 이 자리에서부터 작은 일들을 실천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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