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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회원 인터뷰

[회원인터뷰] 연구 하는 것은 재미있어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 HIV/AIDS인권팀의 혜민씨를 만나다!

by 행성인 2015. 12. 5.

인터뷰 받은 사람: 혜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HIV/AIDS 인권팀)

인터뷰 한 사람: 오소리, 마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혜민이구요. 성별은 여성이고 레즈비언이라고 정체화 하지도 않고 아직까지 양성애자라고 정체화 하지도 않아서 이성애자에 가까운 사람인 것 같아요. 지금은 HIV/AIDS 인권팀에서 활동 중이고 성소수자 건강과 관련해서 공부하는 석사과정에 재학중인 학생입니다.


행성인은 처음에 어떻게 알고 가입하게 되었나요?


행성인 웹진 ‘랑’에서 ‘호모포비아 대해 알고싶다’는 내용의 특집 기사를 보고 행성인에 처음 오게 됐어요. 그때가 2013년 4월 이었어요. 그 때 처음 와서 큰 전지에 ‘호모포비아’라고 적어놓고 사람들과 이야기 하고 나니까 되게 좋더라고요. 해방감도 느끼고 시원했어요.


그 전에 나누리+에 먼저 갔어요. 학교 교수님한테 에이즈와 성소수자 문제에 대해 관심이 있다고 했더니 교수님께서 대학 동기였던 미란 쌤을 소개시켜주셨고, 미란 쌤을 만나 밥을 먹으며 나누리+(HIV/ AIDS 인권연대)를 알게 되어서 가게 됐죠. 회의도 따라다니고 하다가 연대체인 당시 동인련 사람들을 알게 된 거죠. 굉장히 거치고 거쳐서 오게 되었어요.
 

 

 

혜민과 혜민의 대학원 지도교수

 

 HIV/AIDS 인권팀이 비/감염인 회원을 이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HIV/AIDS 인권팀 활동 중에서 기억에 나는 활동이 있다면 소개해주세요.

 

제가 중간에 자주 안 나올 때가 있어서. (웃음) 2013년부터 활동했는데 그때도 ‘살롱 드 에이즈’를 여름에 했었어요. 저는 오소리씨가 애인 분하고 ‘살롱 드 에이즈’에 처음 온 것도 기억나요. (편집자 주: 오소리는 2013년 ‘살롱 드 에이즈’에 참여 후 행성인에 가입했다.) 그 다음 년도 ‘살롱 드 에이즈’도 되게 좋았고요. 저는 수동적인 사람인데 사람들이 모여 교육 프로그램을 만들어서 한다는 게 되게 신기하고 대단해 보여서 감명 깊었어요.


4~50대 감염인 분들 인터뷰도 했었어요. 욜을 따라가서 인터뷰도 함께 했었는데 그때 기억에 남는 게 있어요. 욜이랑 인터뷰했던 감염인은 욜과는 안면이 있었고 저와는 안면이 없어서 조금 불편하게 생각하실 수도 있었는데 그래도 오라고 하셔서 인터뷰를 했어요. 욜만 아는 사이인데 자기 인생에 대해 인터뷰 하는 자리에 제가 있는 거잖아요. 껄끄러워 하실 것 같아서 죄송스러웠어요. 인터뷰 내내 저와 눈도 잘 못 마주치셨는데 인터뷰 끝나고 집에 갈 때 손을 잡아주시더라고요. 저도 표현을 잘 못하는 사람이지만 이분도 손을 잡아줌으로써 무언가를 표현하신 게 아닌가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어요.


가이드북 만드는 것도 1년 전부터 준비를 했어요. 거기서 HIV/AIDS 관련된 의학적 내용 정리를 했는데, 누가 시켜서 하는 게 아니잖아요. 우리끼리 으쌰으쌰 해서 하는 건데, 학교에 다니면서 누가 시키는 것에 익숙해져 있다가 자발적으로 그런 걸 하니까 의미가 깊었어요.

 

행성인 HIV/AIDS 인권팀의 활동을 보면 연구나 학문적인 게 많고, 세미나가 많잖아요. 그런 방향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본인이 바라보는 팀의 방향성은 무엇인가요?

 

내가 이런걸 말해도 되나 싶은데. (웃음) 제가 생각하는 건, 세미나 같은 것도 중요한데 사실 행성인 HIV/AIDS 인권팀이 커뮤니티나 행성인 내에서 감염인 회원과 비감염인 회원을 이어주는 역할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해요. 행성인 내에서 감염여부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이야기하고 편견 없이 어울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생각하거든요. 그게 세미나만으로는 힘들 수 있다고 생각해요. 에이즈 자체가 워낙 무게가 있는 이슈여서 너무 학문적으로 몰고 가다 보면 회원들이 느끼는 거리감도 있을 수 있고 나와는 관계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너무 어려워서 이야기 하기 어렵다는 생각을 할 수도 있어서 그런 걸 조심해야 할 것 같아요. 누구나 와서 모르는 걸 물어볼 수도 있고 이야기할 수 있는 조금 더 가벼운 프로그램을 해야 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어요.

 

성소수자와 HIV/AIDS는 뗄래야 뗄 수 없는 관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분들이 어려워 하시잖아요. 회원들의 접근을 쉽게 하기 위해 계획 중인 프로그램이나 하고 싶은 것은 있나요?

 

저번 회의 때도 이야기 했는데, 좀 덜 어렵게 가는 이야기 모임이나 에이즈 영화를 보고 같이 이야기를 나누는 게 있으면 좋겠다고 개략적인 생각을 해봤는데 조금 더 다듬어야 할 것 같아요.

 

<더 노멀 하트> 같은 걸 같이 보는 건 좋은 것 같아요.

 

그런데 에이즈 관련 영화가 자주 나오는 건 아니잖아요. 그런 영화만 기다리긴 좀 그렇고. 생각하다가 이번에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세계 에이즈의 날, 12월 1일)을 맞아서 ‘행성인 HIV/AIDS 인권 DAY’를 하는데 그때 KNP+(한국HIV/AIDS감염인연합회) 분들과 함께 토크쇼를 하기로 했어요. 그런 식으로 같이 한자리에 모여서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요. 저도 처음에 그런 식으로 했으니까.

 

아직까지도 HIV/AIDS를 어렵게 생각하고 팀에 들어오기 어려워하는 회원들/대중들에게 하실 말씀이 있다면?

 

저도 궁금한데 왜 에이즈는 이야기하기 어렵고 무겁고 두려운 걸까 그거에 대해서 같이 이야기를 해봐도 좋을 것 같아요. 왜 우리는 이렇게 에이즈를 무서워하는 걸까. 사실은 저도 감염인 분들 만나기 전에는, 그리고 팀 활동하기 전에는 은연중에 무서워했던 것 같아요. 그게 정말 은연중에 무서워하는 거잖아요. 그런데 막상 같이 이야기하고 그러면 무서운 게 덜 해지잖아요. 한 번 같이 이야기를 하는 시간이 있으면 달라지기 쉽겠다는 생각이 들고 그게 HIV/AIDS팀과 함께 하는 것이라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팀에 들어오는 계기가 되면 더 좋고요.

 

내년 HIV/AIDS인권팀의 활동계획이 있는지?

 

새 팀원을 확충해야 하기 때문에 회원분들과 같이 이야기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해요. 그게 주가 되지 않을까 싶네요. 그리고 팀 영상을 만들어 보면 좋겠어요. 활동해 온 영상도 좋을 것 같고. 가이드북을 만들어도 읽는 분들만 읽지, 안 읽는 분들도 있잖아요. 영상매체가 전달력이 좋으니까 행성인 HIV/AIDS팀이 이런 팀이라고 소개할 수 있는 영상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2014 LGBT 인권포럼>에서 '한국 성소수자의 건강 연구: 체계적 문헌 고찰' 발표 중인 혜민

 

연구 하는 것은 재미있어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성소수자 건강권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가 있나요?

 

HIV/AIDS 인권팀 활동을 하면서 에이즈에 대해서 많이 알게 되고, 에이즈 뿐만 아니라 대학원을 가면서 차별에 대해 관심이 생겼는데 그것들이 결합해서 종합적으로 성소수자 건강권이 된 것 같아요.

 

사실 처음 대학에 왔을 때는 정말 아무런 생각이 없었는데, 대학교 친구가 저한테 커밍아웃을 했어요. 그 친구는 남자였는데 게이라고 커밍아웃을 했어요. 되게 친한 친구였고 좋아하는 친구였기 때문에 그 때부터 궁금하기도 해서 찾아보기 시작했어요. 원래 단체활동에 관심이 많아서 강연 같은 것을 하면 NGO도 찾아보고 했거든요. 또 전공이 보건이다 보니까 친구, 단체, 전공 세가지가 겹쳐서 성소수자 건강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게 된 것 같아요.

 

현재 대학원을 쉬고 있다고 들었어요. 그 전까지는 팀 활동과 연구를 병행했을 텐데, 활동과 연구를 같이하는 생활은 어떠한가요?

 

그래서 활동을 많이 못 했는데. (웃음) 사실 대학원 연구실에서 작년까지는 저 혼자 성소수자 건강에 대해 연구를 하고 있었고,  다른 석·박사 과정 연구원들은 노동이나 비정규직, 다른 종류의 차별에 대해서 연구하거든요. 호림씨나 다른 성소수자 건강권 연구 하시는 분들이 없을 때는 혼자여서 외롭기도 하고 함께 논의할 사람이 없어서 좀 그렇기도 했는데, 행성인에 와서 활동을 하면 연구실에서 소진한 에너지를 충전하고 동기부여도 돼서 연구를 다시 하고 그럴 수 있었던 것 같아요. 연구실에서는 하루 종일 앉아있어야 하니까 간간이 활동을 하러 나오는 게 좋았어요. 다른 분들은 직장 다니다가 와서 활동하는 것처럼요. 연구실에 있으면 ‘내가 이걸 왜 하고 있지?’ 이런 생각도 들고 그러는데 행성인에 오면 다시 “해야지.” 하는 생각을 하고. (웃음)

 

성소수자 관련 연구는 어떤걸 했나요?

 

처음 했던 연구는, 한국에서 출판된 LGBT관련 건강 연구들을 전부 다 찾아서 리뷰하는 작업이었어요. 그걸 논문으로 내는 작업이었는데 그건 학부 마지막 학기 때 교수님을 찾아가서 연구실에서 일하면서 준비 했던 거고요. 2014년 LGBT인권포럼에서 발표를 했어요. 발표 후 보완을 해서 9월에 출판을 한 게 ‘한국 성소수자 건강연구’라는 것이에요. 지금까지 어떤 건강에 대한 연구를 했나 살펴봤더니 성소수자들이 겪는 사회적 환경이 성소수자의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는 없고 주로 대부분이 HIV/AIDS에 대한 연구, 트랜스젠더 수술 관련한 연구만 있는 거예요. 성소수자들이 마음 놓고 병원에 갈 수 있게 해야 한다는 논문은 없는 거예요. 해외에 의료 가이드북이라는 게 있어요. 거기 보면 병원에서 의사는 성소수자 환자를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무지개 마크 등을 달아서 성소수자 친화적인 표시를 해야 하는 것들에 대한 가이드라인이 있어요. 그래서 인권포럼 때 같이 발표했던 선생님이랑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연구 지원금을 받아서 그런 것들을 정리하는 일을 했어요. 최근에는 호림씨와 함께 연구논문을 썼어요. 트랜스젠더가 모두 의약적 조치를 필요로 하는 분들은 아니지만 어느 정도 자기 정체성을 확보하기 위해서 호르몬이나 수술을 필요로 하잖아요. 그렇지만 한국에서는 그러한 조치를 받기가 힘든 환경이잖아요. 하는데도 많이 없고 비싸고 의사들이 잘 대해주지 않는 경우도 많고. 외국에서는 보험이 되기도 하고 훈련이 잘 되어있는 의사들이 많고 한데. 그것에 대한 논문이에요.

 

성소수자 관련 연구 하면서 어려운 점은 무엇인가요?

 

스트레스요. (웃음) 연구 자체보다는 연구 내용에 대한 스트레스가 많아요. 연구뿐만 아니라 관련된 뉴스나 기사거리를 접하게 되잖아요. 그게 주는 스트레스가 저한테도 온전히 덮어지니까 저도 감정소모가 되는 거죠. 연구랑 약간은 떨어져 있어야 객관적이고 이성적으로 생각을 할 수 있는 지점도 있는데, 너무 짜증이 나니까 감정적인 컨트롤이 힘든 것 같아요. 감정 소모도 큰 것 같고. 그런데 연구 하는 것은 재미있어요. 내가 하고 싶어서 하는 거니까. 마음을 좀 단단하게 하는 건 계속 하다 보면 될 것 같아요. 안되면 뭐 어쩔 수 없고. (웃음) 좀 많이 성소수자 친화적인 환경이었으면 좋겠어요. 너무 안 좋은 소식이 많이 들려서…. 좋은 소식도 많이 들렸으면 좋겠어요.

 

계속 성소수자 건강권을 주제로 공부하면서 박사까지 밟으실 예정인가요?

 

만약 박사를 안 하면 단체에서 일하게 되지 않을까 싶긴 한데 연구를 계속 하고 싶어서 박사를 하고 싶어요. 활동하면서 연구하는 사람. 근데 쉽진 않아요 체력도 받쳐줘야 하고.

 

앞으로는 어떤 연구를 하실 계획이신가요?

 

필요한 걸 해야겠죠. (웃음) 그때그때 우선순위가 있을 것 같아요. 왜냐하면 외국에 비해서 LGBT건강에 대한 연구가 많이 안 되어 있으니까. 지금 소송 중이지만, 동성혼이 제도화 되지 않음으로 해서 제도적인 차별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도 연구할 수 있을 것 같고, 트랜스젠더 연구도 계속 하고 싶고. 외국에는 좋은 연구들이 굉장히 많거든요.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 간의 건강을 비교한 연구도 있고. 또 사실 커뮤니티 내에서 성소수자들의 역량강화에 대한 논문 같은 것에도 도움을 주고 싶어요. 연구할 것은 많은 것 같아요.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받은 연구지원금

 

 

 정부 정책 만드는 사람들이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최근 관심을 갖고 있는 HIV/AIDS 이슈가 있다면 무엇인가요? 또는 회원들과 공유할만한 HIV/AIDS 이슈는 뭐가 있을까요?

 

재작년에도 계속 요양병원 문제가 있었고 감염인 분들이 치료받을 권리가 정말 아예 없는 안 좋은 상황들은 많이 알려졌다고 생각해요. 사실 최근에 되게 좋게 느껴졌던 건 PL사랑방이 만들어진 게 좋았어요. KNP+ 후원의 밤도 다녀왔는데 공간이라는 게 커뮤니티에서 굉장히 중요하잖아요. 밥도 먹고 이야기도 나누고 하면서 외롭지 않게 있을 수 있으니까. 그런 공간이 만들어진 게 의미가 있는 것 같고. 후원을 받아서 한 건데 그런 지원이 많아서 공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얼마 전 낙인지표조사 기자설명회가 있었어요. ‘낙인지표 사업’이 무엇인지 소개해주시겠어요?

 

UN AIDS에서 기금을 받아서 하는 건데요. 기존에 다른 나라에서도 많이 한 사업인데 이번에 한국에서도 하게 되었어요. 그게 대학팀의 연구이기 보다는 감염인 커뮤니티 내부의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에서 조사원도 PL(People Living with HIV/AIDS)분들의 자원을 받았어요. 한 명당 열 명씩 총 백 여명 정도를 조사해서 ‘감염인 관련 낙인지표’를 만드는 사업인데 이걸 만듦으로써 세계적인 비교가 가능하겠죠. PL에 대한 한국의 낙인 수준이 되게 낮게 나올 거라고 예상이 되지만요. 이걸 통해 가시적인 결과가 나오면 그걸 보고 정부 정책 만드는 사람들이 심각성을 깨달았으면 좋겠어요.

 

12월 초에 쭉 이어지는 에이즈 주간 행사에 대한 설명 부탁해요.

 

12월 1일 HIV/AIDS 감염인 인권의 날을 맞이해서 제일 큰 행사는 12월 5일 레드파티가 있어요. HIV/AIDS 인권팀원인 재성씨가 재작년부터 계속 주관에 참여했던 파티에요. 이번에 생기는 후원금은 <비온뒤무지개재단>을 통해 기금을 만들어서 감염인을 위한 프로그램이나 관련 사업을 지원하는데 쓰인다고 해요. 그리고 레드파티 전날에 ‘행성인 HIV/AIDS 인권 DAY’를 하는데 그날 ‘행성인 회원을 위한 HIV/AIDS 가이드북’ 발간을 기념해서 행성인 HIV/AIDS팀의 역사도 소개하고 KNP+ 분들이 오셔서 사랑방도 소개하고 삶도 공유할 수 있는 시간을 가지려고 준비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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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나 지자체가 HIV/AIDS를 어떻게 다뤄야 할까요?

 

요양병원 문제를 빨리 해결해줬으면 좋겠어요. 우리나라에 요양병원이 많잖아요. 그런데 정작 에이즈 감염인들이 치료받을 수 있는 요양병원은 없어요. 가장 치료가 시급한 사람들이 치료받을 곳이 없는, 말도 안 되는 상황이 개선될 수 있도록 신경 썼으면 하는 바람이죠.

 

보건관련 정부 기관에서 에이즈를 알리거나 할 때 어떤 식으로 하면 좋을까요?

 

질병관리본부에도 에이즈 관련 팀이 있고 에이즈 알리기 캠페인을 하잖아요. 그런데 그 수준이라는 게 되게 표면적인 것 같아요. 대중 캠페인이라고는 하지만 캠페인의 짜임새가 발전이 없이 계속해서 몇 년 동안 이어지는 것 같은 느낌? 커뮤니티에서 훨씬 잘 하고 있는 것 같아요. 정부에서는 신경도 별로 안 쓰고. 사실 에이즈 관련 담당하시는 분들도 얼마 없는 거잖아요.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 많죠. 세금을 잡아먹는다고 비난하는 사람들도 있고. 정말로 세금 잡아먹는 일들이 널리고 널렸는데 뭘 잡아먹는다고 하는지도 모르겠지만 답답하죠.

 

차별선동세력도 가장 많이 공격하는 게 종교적인 이유 아니면 HIV/AIDS잖아요.

 

동성애자가 에이즈 걸릴 확률이 900배다 이런 정말 말도 안 되는 걸 과학적인 근거인 양 선동하고 있죠. 질병관리본부에서 HIV/AIDS 관련 설문조사를 3년 전부터 하고 있는데 뭐가 두려운지 공개도 안하고 그러니까 연구도 잘 안되고 있죠. 그렇다고 단독 연구자들이 감염인들을 일일이 만나서 연구하는 것도 어려운 상황이고 하니까. 국가기관이 의지가 없는 것 같아요. 이런 말도 안 되는 소리에 맞설 수 있는 자원들이 우리에게 없는 게 좀 안타까워요. 그런 측면에서 ‘낙인지표 조사’가 좋은 선례가 되지 않을까 해서 잘 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때부터 그냥 약간 홀린 것 같아요

 

연구 외에 다른 활동을 해 본 적이 있나요?

 

대학생 때는 ‘인권법률공동체 두런두런’에서 활동 했었고 그때 세미나에서 트랜스젠더에 대해서 발표한 적이 있거든요. 그러면서 트랜스젠더에서 관심을 갖게 되었어요. 거기서도 좋은 친구들을 많이 만났어요. 활동을 하다 보면 정말 대단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게 되는 것 같아요. 두런두런이라는 단체도 저절로 이어져 온 게 아니라 학생이나 또는 학생이 아니어도 비슷한 나이대의 사람들이 자기들끼리 규칙을 만들어서 조직을 운영하고 세미나도 열고 팟캐스트 방송도 하면서 유지 됐거든요. 돈도 안받고 자발적으로 하고 싶어서 하는…. 그래서 대단한 것 같아요. 그래서 더 잘 하는 것 같기도 하고요. 자기가 하고 싶은 걸 하니까. 그런 것에 자극을 많이 받죠.

 

행성인 활동이나 학교 연구 외에는 평소에 무엇을 하고 지내나요? 행성인 활동 외에 하는 다른 활동도 있나요?

 

지쳐서 아무것도 못해요. (웃음) 행성인도 잘 못나오는데…. 지금은 휴학하고 알바하고 있고요. 영화 좋아해서 영화 보러 다니고 그러는 것 외에 딱히 특별하게 하는 건 없어요.


혜민씨에게 HIV/AIDS란?

 

사실 뭔지 잘 모르겠어요. (웃음) 처음 에이즈를 접하게 된 게 가나라는 나라에 있는 에이즈 병동에 봉사활동을 갔을 때였어요. 그때부터 그냥 약간 홀린 것 같아요. 그때 병동에 있던 친구들 기억도 많이 나고, 미란 쌤 쫓아다니면서 나누리+에서 좋은 사람들을 많이 만나서 조언도 많이 듣고, 행성인 회원들도 많이 만나고 하면서…. 뭐라고 딱 정의는 못하겠어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활동 열심히 할게요. (웃음) 제가 석사과정 공부 하면서 많이 참여 못한 게 있어서…. 앞으로 열심히 하도록 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