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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V AIDS

행성인 회원을 위한 HIV/AIDS 가이드북을 펴내며

by 행성인 2015. 12. 5.

호림 (행성인 운영위원장, HIV/AIDS 인권팀장)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구 동성애자 인권연대) 안에 HIV/AIDS 인권팀이 만들어 진 것은 약 5년 전인 2010년 8월이었습니다. 많은 행성인 활동가들은 초기부터 HIV/AIDS 인권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해왔습니다. 하지만 단체 내에서 HIV/AIDS 인권팀을 꾸린 것은 HIV/AIDS 인권운동에 연대하는 것, 행성인 활동가들이 이 활동에 참여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생각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성소수자 커뮤니티는 HIV/AIDS의 초기 확산 이래로 현재까지 비/감염인 모두가 다양한 방식으로 질병의 영향을 받고 있으며, 행성인 내에도 HIV/AIDS 감염인 회원들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행성인 HIV/AIDS 인권팀은 성소수자 커뮤니티 내에서 예방과 감염인의 인권을 함께 이야기하고, 커뮤니티 안팎의 질병에 대한 편견과 낙인을 없애기 위한 활동을 단체 내에서도 펼쳐 나가야 한다는 문제의식으로 만들어졌습니다. 지난 5년간 행성인 HIV/AIDS 인권팀은 캠페인, 세미나, 전시회와 토론회, 연구•조사, 교육프로그램 개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방식으로 활동했습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목소리로 HIV/AIDS 인권 이슈를 이야기하고자 했으며, 단체 내에서 활동하는 다양한 회원들의 HIV/AIDS에 대한 지식과 이해의 차이를 좁혀나가고자 노력했습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HIV/AIDS 인권팀의 활동 기간이 길어질수록 단체 내에서 ‘HIV/AIDS 인권팀은 어렵다’, ‘HIV/AIDS 인권팀 회의는 지루하다’, ‘알면 알수록 HIV/AIDS는 어려운 것 같다’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습니다. 인권팀원들의 HIV/AIDS 인권 이슈에 대한 이해와 고민은 날로 깊어졌지만, 이를 단체 회원들과 공유하고 토론하는 일은 점점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습니다. 이 간극을 어떻게 메우고, 어떻게 회원들에게 HIV/AIDS 이슈로 말 걸 수 있을지에 대해 고민한 것은 꽤 오래전 부터였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장 쉬운 일부터 시작했습니다. 행성인 회원들이 HIV/AIDS에 대한 정보와 HIV/AIDS 인권팀의 활동에 대해서 쉽고 간단하게 접할 수 있는 소책자를 만드는 일이었습니다.

 

 

 

 

‘행성인 회원을 위한 HIV/AIDS 가이드북’은 표지까지 포함해도 50페이지가 안 되는 작은 책자에 불과하지만, 이 안에는 HIV/AIDS 인권팀의 큰 욕심이 담겨있습니다. HIV/AIDS에 대한 기본적인 의학적 지식을 통해 회원들의 HIV/AIDS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기를, HIV/AIDS에 감염되었을 때의 대처방법과 다양한 지지자원을 정리해서 HIV/AIDS 감염 초기의 적응에 보탬이 되고자 합니다. HIV/AIDS의 역사, 한국의 HIV/AIDS 정책과 현황을 소개하여 많은 회원들이 HIV/AIDS 인권 이슈에 대한 이해의 폭을 넓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HIV/AIDS 인권팀이 그동안 해왔던 활동들을 알려 더 많은 회원들이 참여할 수 있기를 바라는 욕심을 담았습니다. 무엇보다도 저희들은 행성인이라는 공간이 비/감염인이 편견 없이 함께 하는 공동체가 되길 기원합니다. 이를 위해 가이드북은 HIV/AIDS에 대한 편견과 차별 없는 행성인을 함께 만들어 나가기 위해서 감염인 회원과 함께하는 행성인의 10가지 에티켓을 정리했고, HIV/AIDS 감염인인 회원 영진님의 글을 담았습니다. 욕심들을 작은 책자에 모두 넣다 보니, 막상 받아 든 결과물은 아쉽고 부족한 부분만 자꾸 눈에 띕니다. 행성인 HIV/AIDS 인권팀은 앞으로 꾸준히 가이드북의 부족한 부분들을 메우고, 아직 담아내지 못한 더 큰 욕심들로 가이드북을 채워나가는 작업을 이어나갈 계획입니다.

 

‘행성인 회원을 위한 HIV/AIDS 가이드북’은 HIV/AIDS 인권팀원들만의 노력으로 만들어지지 않았습니다. 한국 HIV/AIDS 감염인 연합회 KNP+ 에서는 가이드북의 주요 내용을 감수해주셨고, 영진님께서 ‘영혼을 살리는 공감과 격려, 그리고 함께하기’라는 제목의 글을 써주셨습니다. 가이드북의 편집에는 모리님이, 디자인에는 한국 청소년•청년 감염인 커뮤니티 ‘알’의 소리님께서 참여해주셨습니다. HIV/AIDS 인권팀원들과 행성인 회원들을 대신해서 깊은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마지막으로 ‘행성인 회원을 위한 HIV/AIDS 가이드북’을 읽어주실 모든 분들께 감사를 전합니다. 가이드북에 담긴 HIV/AIDS 인권팀의 수많은 욕심이 부디 읽는 분들에게 가닿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