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성소수자들에게 ‘추모’는 어떤 무게일까요? 엄숙해지기 쉽지만, 매년 누군가를 추모한다면 조금 더 가벼운 분위기로 먼저 떠난 이를 기억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봅니다. 4월이면 육우당의 기일이 돌아옵니다. 4월 25일 그를 비롯한 차별과 혐오로 가득한 세상에 희생당한 이들을 추모하는 기도회가 오후 7시 30분 향린교회에서 열렸습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청소년 성소수자 활동가였던 육우당을, 그 이후에 우리 곁을 떠난 이들을 기억하는 자리였습니다. 

기도회 장소는 향린교회였습니다.  추모기도회라는 엄숙함 속에 희미한 따스한 공기가 느껴졌습니다.

여는 기도는 육우당이 생전에 쓴 시조 중 <낙원가>와 <환생>을 그대로 인용하여 진행했습니다. 이후 엔.소.이 밴드(엔틸드, 소오름(류아), 김이슬기)의 함께 부르는 노래 시간을 가졌습니다. 마지막 곡이였던 <사랑이 이기네>는 다같이 불렀습니다.

엔소이의 무대가 끝난 뒤에는 ‘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에서 활동하고 있는 정우님께서 혐오와 차별 때문에 떠난 육우당을 비롯해서 먼저 떠난 이들을 추모하는 기도를 드렸습니다.

기도가 끝난 뒤에는 혐오와 차별이 가득한 한국사회에서 청소년과 성소수자 두가지 정체성으로 고통받는 청소년 성소수자를 기억하며 총신대학교 성소수자인건모임 깡총깡총에서 기도문을 작성해주시고 낭독은 성공회대 퀴어모임 레인에서 활동하고 계신 백승목님께서 해줬습니다. 

청소년성소수자를 기억하는 기도가 끝난 뒤에는 HIV/AIDS 감염인으로 고통을 받고 있는 이들을 기억하면서 한신대학교 신학생이 작성해준 기도문을 가지고서 무지개 감신에서 활동하고 계신 솔피님께서 기도문를 낭독 해줬습니다.  

두 번의 기도를 드리고 나니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습니다. 곧바로 섬돌향린교회 시로님이 <아무렇지 않은 척>이라는 노래로 무거워졌던 추모기도회의 분위기를 조금이나마 밝게 만들어줬습니다.


 

시로님의 공연이 끝난뒤에는 열린문메트로폴리탄교회에서 크레이그 바틀렛Craig Bartlett 목사님께서 혐오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자는 의미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크레이그 바틀렛Craig Bartlett 목사님의 기도가 끝난 뒤엔 NCCK인권센터에 계신 박정범목사님께서 ‘고장난 사회에 희생된 이들을 기억하며’ 라는 주제로 기도를 드렸습니다. 이날 박정범 목사님께서는 차별과 혐오로 인해서 세상을 떠난 성소수자들 뿐 아니라 인권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사람들을 하나씩 언급하셨습니다.


인권사각지대에 희생된 사람들과 또 그 사람들을 기억하는 기도가 끝나고 난 뒤, 세월호 희생자 유가족이신 동혁군 어머니 김성실님께서 연대발언을 해주셨습니다. 세월호 참사 2년이 지났지만 나아지는 것은 없었다는 말에 가슴이 내려앉는 것 같았습니다. 자신이 성소수자라면 커밍아웃을 할 것이다, 숨기지 말고 드러내야 다른 사람들도 당신을 바라볼 것이라는 말씀은 자극이 되었습니다. 또한 동혁군 어머니 김성실님께서 해주신 말씀 중에는 “왜 이사람들이 나를 동지라고 부르지? 나는 동지가 아닌데” 라는 말이 있었습니다. 개인적으로 저는 이 말이 가장 공감을 많이 받았던것 같습니다. 서로의 아픔을 공유하고 나누는것이 동지라는 말과 더불어서 곧이어 김성실님은 이제는 울지말고 직접 나서서 싸워야 할때 라는 말로 추모기도회 자리에서 힘을 복뒀아주는 연대발언이었습니다. 

 

이어서 추모기도회에 참석을 한 모든 사람들과 함께 나누는 성찬식이 진행되었습니다. 성찬식은 떡을 포도주에 담궈 옆자리에 앉아있는 사람에게 먹여주는 방식으로 진행되었습니다. 돌아가며 일일이 먹여주는 의식은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그만큼 뜻 깊게 다가왔습니다.

성찬식이 끝난 뒤에는 기도회를 마치는 노래 <우리승리하리라>를 불렀습니다. 

이후 기도회를 마치는 노래를 다 같이 부른 뒤에는 사회자의 인도에 따라 기도회에 참석한 사람들 모두가 일어나서 서로의 손을 맞대면서 서로를 축복하는 공동 축도로 기도회를 마무리를 지었습니다.

기도회가 끝난 뒤에 저는 다시 한번 먼저 떠난 이들의 영정사진을 보면서 그 사람들과 나눴던 추억을 곱씹어 보았습니다. 당신과 나눴던 이야기와 당신의 웃음소리 당신이 좋아했던 담배를 나눠피면서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고 서로의 종교생활에 대해서 묻던 그 추억을 되돌아 보면서 당신의 죽음을 헛되이 하지 않겠다고 다짐을 했습니다. 


언젠가부터인지는 몰라도 저를 비롯해서 제 주변에 있는 성소수자 친구들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 아이다호 행사나 성소수자의 자긍심과 존재를 드러내는 축제인 퀴어 퍼레이드에서 “그동안 잘 지냈냐” 라는 인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물론 너무도 오랜만에 만난 사람들 끼리 나눌 수 있는 인사라고 말을 하지만 저에게는 그 형식적인 인사가 “우리 이 차별과 혐오가 가득한 곳에서 다시 만나자” 라는 말로 들리기 시작했습니다. 

잊을만 하면 다시 찾아오는 육우당 추모기도회가 우리 곁을 찾아왔습니다.



우리는 앞으로도 성소수자 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들과 먼저 떠난 이들의 이름을 가슴속에 묻고서 점차 다양해지는 성소수자 혐오에 맞서 싸워야 한다고 생각을 한 기도회 자리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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