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6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3.8 여성의 날 기념 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한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동성애자인권연대와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들입니다. 제가 혼자 나오면 외로울까봐 함께 나와준 성소수자 동지들입니다.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저희는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해 나온 성소수자들입니다. 102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 것처럼, 우리 성소수자도 그것을 본받기 위해 여성대회에 왔습니다.

 

전국여성대회 참여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여성들은 세상의 절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권리는 그만큼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림잡아 인구의 10분의 1쯤 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예 없는 사람 취급당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있고, 여기 계신 여성들, 모든 사람들과 함께하러 나온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해야 합니다.

 
이명박이 낙태할 권리를 공격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우리 성소수자들은 여성의 낙태할 권리를 지지합니다. 왜냐하면 여성의 자기결정권을 100% 옹호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 이명박은 동성애도 끔찍하게 혐오합니다. 이명박은 늘 동성애를 반대해 왔습니다. 이렇게 존재하는 동성애자 보고 죽으라는 겁니까? 사회에서 떠나라는 겁니까? 이명박 같은 우익들은 보통 낙태도 공격하고 동성애도 함께 공격합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우리는 이미 함께 해야할 이유가 충분합니다. 여러분! 그렇지 않습니까?

 
여러분, 이제 우리가 집중하고 있는 활동에 대해 잠시 소개하고 싶습니다. 우리는 지금 성소수자들의 노동할 권리를 위한 캠페인을 벌이기 시작했습니다. 성소수자들은 일터에서도 많은 차별과 억압 속에 살아가고 있습니다. 트랜스젠더는 주민등록번호 앞자리를 밝힐 수 없기 때문에 질 낮고 임금도 낮은 일자리를 가질 수 밖에 없습니다. 동성애자들은 직장에서 자신의 성적 지향이 알려지면 일터에서 쫓겨납니다. 또, 여성의 70%가 비정규직이라면, 당연하게도 여성 성소수자들도 많은 수가 비정규직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저 같은 여성이며 성소수자인 사람들은 이중의 고통을 겪고 있습니다. 비정규직은 우리 모두의 문제입니다.

 

평등한 사랑! 평등한 노동! 무지개 가면 퍼포먼스




우리는 그동안 성소수자들을 만나서 인터뷰를 하고 일터에서 어떤 차별을 당하고 있는지 많은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들을 만나면 만날수록, 답은 하나입니다. 이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가 우리에게 강요하는 질서는 모두에게 나쁩니다. 하지만 모두가 평등하게 사랑하고, 모두가 평등하게 복지를 누리고, 모두에게 성평등하고, 모두를 존중하는 일터를 만들자는 우리 성소수자의 요구는 여성에게도 좋은 것입니다.

 
우리가 만난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바라고 기대하는 바, 바뀌었으면 하는 것들이 있습니다. 우리는 이런 활동을 민주노총이 함께 하고,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함께 해나갔으면 좋겠습니다. 간략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첫 번째는 노동조합이 성소수자의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셨으면 하는 겁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로 고용상 불이익을 당하면 우리는 너무 억울합니다. 그런데 동료들마저 외면하면 정말 외롭습니다. 그럴때 노동조합이 든든한 방패가 되어주면 좋겠습니다. 동료 노동자들이 든든한 지지지가 되어준다면 정말 두려울 것이 없습니다. 여러분부터 우리가 공격받을 때 꼭 방어를 해주십시오!

 
두 번째는 성소수자들은 대체로 결혼하지 않은 ‘비혼’으로 살아간다는 것입니다. 기존 가족제도에서 배제되고 맙니다. 그 때문에 우리는 승진도 지레 포기하고, 배우자와 결혼해도 경조사비, 휴가, 융자, 각종 복리후생 혜택을 하나도 받지 못합니다. 배우자가 아파서 죽어간다해도 직접 간호할 수도 없는 것이 현실입니다. 그러나 이런 현실을 바꾸는 것도 가능합니다. 이미 많은 기업에서 사규나, 노동조합과의 단체협상을 통해서 성소수자에게 평등한 권리를 보장하고 있습니다. 우리 성소수자는 노동조합이 모두가 평등하게 복지를 누릴 수 있도록 우리와 함께 노력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더불어 ‘혼인여부’ 때문에 배제되는 수많은 가족 바깥에 있는 노동자들에게도 동등한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함께 노력합시다.

 

전국여성대회 참여자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는 모습




마지막으로 성소수자 노동자들은 동성애자를 혐오하고 배려하지 않는 직장 문화 속에서 숨이 막힙니다. 우리 앞에서 동성애 혐오를 드러내거나 우리의 성적지향을 함부로 다른 사람에 폭로하는 것도 성폭력입니다. 남성다움, 여성다움을 강요하는 것은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모든 노동자에게 부당한 것입니다. 성소수자 노동자들이 안전하고 행복하게 일할 수 있도록 교육과 캠페인 등을 통해 성소수자를 존중하고 평등한 문화로 바꾸어갑시다.

 
함께 외쳐주십시오.

성소수자에게 좋은 것은 여성에게도 좋습니다!

이경 _ 동성애자인권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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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달팽
    2010.03.30 12:28 [Edit/Del] [Reply]
    이 날의 발언은... '역사에 새기고 싶을 만큼 ' 감동이었어요. 비록 전 마스크를 쓰고 단상에 올라갔지만.. 이경씨 발언을 들으면서 확 벗어버릴가~!!!!도 했습니다.

    단상을 바라보며 앉아있는 사람들의 눈은 이경씨에게 고정되었고 힘찬 목소리가 보는 이들의 귀와 가슴에 올리는 듯 보였습니다.

    우리 더 목소리 냅시다~!!!
  2. 정욜
    2010.03.31 09:28 [Edit/Del] [Reply]
    발언문을 보니 당시 느꼈던 감동이 전해옵니다. 정말 멋졌습니다.
  3. 오리
    2010.04.03 10:19 [Edit/Del] [Reply]
    꺄아아아아~ 멋져요. 나도 그 자리에 있었다면 좋았을 텐데. 아 그 전율 느끼고 싶다. 쩝.
  4. 이경
    2010.04.06 10:36 [Edit/Del] [Reply]
    달팽/확 벗어버리지 그랬어요^^경찰서 갔다오느라 고생했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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