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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40. 우리 딸내미 뭐가 되려나?

by 행성인 2025. 8. 25.

 

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기획의 말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행성인 가족 여러분,

지난달 모국의 폭우와 폭염의 소식을 들었는데 모두들 무탈하신지요요?

여름휴가로 몸과 마음도 시원하고 넉넉하게 보내셨는지요?

 

저희 집은 폭우로 인해 집안까지 물이 들어오는 물난리를 겪었습니다. 씻고 닦고 정리하는데 주가 걸렸습니다.

 

 

 

상장과 메달

 

필리핀의 학교에서는 매년 7 영양의 달을 맞이하여 여러 행사를 합니다. 아이가 유치원 수업 중에 건강한 식사(Healthy Food) 주제로 색칠하기를 하였나 봅니다. 인보가 상을 받는다고 하여 찰스 아빠랑 아이 손을 잡고 학교로 갔습니다.

 

 

학교 강당에 유치원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전교생이 모였더라고요. 녀석 과일과 야채가 그려진 모자를 모습이 마치 인디언 같았어요. 자신이 그린 그림을 들고 찰스 아빠의 손을 잡고 시상대에 올라 상을 받고 메달을 목에 걸었답니다.

 

 

부모의 즐거운 상상?

 

아이가 무언가를 만들거나 행동을 하면 입에서 저절로 나오는 감탄사가 있습니다.

 

(그림을 그릴 ) 우리 인보가 아티스트가 되려나!

(춤을 ) 발레리나가 되려나!

사이언티스트가 되려나!(사실은 저의 희망사항인데!).

 

 

 

 

저의 감탄사는 아이에게 잘했다는 칭찬입니다. 더불어서 부모로서의 즐거운 상상의 날개를 펴보는 것이기도 하고요.

 

교육심리학자이신 은숙 이모는 학교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부여하여 많은 학생들에게 상을 준다고 합니다. 작은 상으로 부모는 행복해한다고 합니다. 그러면서 자녀들은 절대로 부모가 희망하는 길로 가지 않는다고 자신의 육아 경험을 저에게 들려주곤 합니다. 아이가 커서 이런 공부를 했으면 하는 저의 희망사항은 즐거운 망상(?) 같아요.

 

저는 가능하면 아이가 많이 보고, 듣고, 경험해 보도록 기회를 만들어주고 싶습니다. 그리하여 아이가 자신이 좋아하는 것과 원하는 것을 마음껏 누리면서 경험을 통해 행복감을 느끼도록 해주고 싶습니다.

 

우리 가족이 자주 가는 쇼핑몰에 푸드코드 옆에 작은 책방이 하나 있습니다. 주로 중고책이 많고 가끔새 책도 있습니다. 책구경을 하다가 어린이 백과사전과 가정건강 백과사전 전집을 구매하였습니다. 가장 뿌듯한 장만 중의 장만은 뭐니 뭐니 해도 책장만입니다.

 

 

콜라주 만들기: Rainbow Family-Sweet Home

 

아이가 학교에 다녀오면 책가방을 열어 책과 필통 그리고 과제물을 꺼내 놓습니다. 그런데 지난주에는 여러 페이지로 과제물 안내서가 있는 겁니다. 신체 구조와 콜라주를 만드는 과제였습니다.

 

신체 구조는 그림을 이용하기보다 아이 사진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래서 아이의 전신사진을 골라 신체 부분을 붙이면서 크게 읽도록 하였습니다.

콜라주는 색종이를 손으로 찢어서 붙이는 작업이 필요한데 무엇을 만들면 좋을지 생각하다가 무지개의 형형색색이 떠올랐습니다.

 

도안 위에 풀칠을 하고 인보와 열심히 붙였습니다. 녀석 자신이 좋아하는 스티커를 스케치북 위에 떡하니 곁들였습니다. 제목을 뭐로 하면 좋을까 생각을 해보니 우리 집의 테마인 레인보우 패밀리를 Sweet Home으로 꾸몄습니다(지지고 볶는 일도 있지만 달콤한 날이 많은).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 퀴어 자녀들이

집안에서 행복하다고 느낄 ,

가정이 진짜로 행복한 가정입니다.  

왜냐하면

아이의 행복 없이는 부모의 행복도 없고,

아이가 행복해야만 부모도 행복한 법이기 때문이지요.

 

 

행성인 가족 여러분,

선선해지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 챙기세요.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