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기획의 말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
추석
행성인 동지 여러분,
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계셨나요?

이번 추석이 긴 명절이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매일 일상이 바쁜 한국에서 명절이 퀴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어른들이 서라운드로 울려대는 남자 친구, 여자 친구, 연애와 결혼 등)가 있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이 편히 쉬는 넉넉한 한가위였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족발과 잡채 그리고 시원한 냉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을 했던 찰스는 족발을 무척 좋아합니다. 제가 김치를 담근 날에는 늘 삼겹살이나 보쌈을 만들어 주곤 하지요. 타국에 사는 저에게 특별히 한식은 저의 몸과 마음을 튼튼하게 해주는 보약이랍니다.
동성커플 부모의 입양에 대한 사회적 인식
예전에 퀴어 가족에 관한 이슈를 본 적이 있습니다. 그래서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도대체 사람들은 동성커플 부모들이 자녀를 입양하고 양육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할까?
왜 찬성하고 무엇 때문에 그토록 반대하는가?
제가 탐색한 내용과 소견을 이번 칼럼에서 여러분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다들 반가웠지요. 2019년 대만이 아시아 국가 중에서 가장 먼저 동성결혼을 법제화했습니다. 아 벌써 6년이란 세월이 흘렀네요. 이 당시 대만은 동성결혼을 허용했지만 입양은 이성커플 부부나 독신에게만 허용한 모순의 체계였더라고요. 그러나 퀴어들의 투쟁으로 마침내 2023년 동성부부의 공동입양을 허용하는 법개정이 이루어졌습니다. 참 다행이고 멋진 역사입니다.
그럼 먼저 한국의 사회적 인식을 들여다보겠습니다.
이소연(2025)1은 한국의 동성결혼 법적 허용과 성적 자기결정권 교육 필요성 인식에 관한 조사를 발표했습니다.
이 연구에 따르면, 동성결혼 법제화의 찬성은 31%, 반대가 55%로 나타났습니다.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은 허용이 32%, 허용 반대가 43% 였습니다.

비록 찬성이 반대보다 낮았지만 동성결혼법과 동성커플 부모들의 입양에 찬성하는 비율이 30%가 넘어서 ‘그래도 꽤 높네’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동시에 아직도 갈길이 멀구나, 더 이를 악물고 싸워야 합니다. 저는 퀴어들의 가족 구성이 그리 어둡지만은 않고 우리에게 첫새벽이 시나브로 다가오고 있다고 믿습니다.
저는 이 조사연구에 응답한 집단이 흥미로웠습니다. 성소수자에 친화적인 태도를 보인 사람들은 30대 이하의 여성들, 진보적 성향(좌파 세력)들 그리고 성소수자 지인이 있는 사람들이었습니다. 따라서 이 사람들은 동성결혼 법제화와 동성커플부모들의 자녀 입양에 대해서 친화적이었습니다.
반면에 동성애에 반대하는 개신교 신자들, 정치적으로 보수파(우파 세력), 성소수자 지인이 없는 사람들은 퀴어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이런 부정적 태도는 동성결혼과 퀴어부모들의 자녀 입양도 강력히 반대하고 있지요. 바로 퀴어를 적대시하는 ‘퀴어의 적(敵)’들입니다.
이 연구에서 동성결혼의 찬성과 반대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동성결혼 법제화에 찬성하는 주된 이유는:
- ‘모든 사람이 성적지향과 관계없이 행복하게 살 권리가 있어서’ (68%)
- ‘동성커플도 법적 테두리 안에서 지원과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어서’(52%)
- ‘모든 사람이 결혼할 자유와 권리를 동일하게 갖고 있어서’ (49%)
지당하신 의견이고 감사한 지지이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퀴어의 적들이 동성결혼 법제화에 반대하는 주된 이유는:
- ‘우리 사회가 유지해 온 가족, 가정의 이미 에 혼란을 줄 수 있어서’ (68%)
- ‘아동 청소년의 성정체성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어서’ (56%)
- ‘동성애는 비정상(abnormal) 이어서’ (46%)
반대 집단은 사실을 왜곡하고 있습니다. 위의 반대 의견에 저의 가족 사례를 대입해 봅시다.
- 저와 남편 그리고 다른 퀴어 커플들이 결혼식을 거행하였으나 한국의 하늘이 무너지지 않았죠? 또한 한국 사회의 혼란도 전혀 초래하지 않았죠?
- 한국의 성소수자 세계와 활동이 점차 넓고 깊어지고 있으나 이로 인한 한국의 아동과 청소년의 성정체성에 부정적 영향이 나타났다는 연구가 발표된 적 있나요?
- 마지막으로 동성애는 이미 정신질환의 목록에서 삭제되었고 과학적으로 비정상이 아니라 정상(normal)으로 판명되었죠. 아주 오래전 정신의학회, 심리학회 등의 전문직 단체에서 말입니다.
한국 사회에 묻고 싶어 집니다.
과거에 동성동본 허용되면 안 된다고, 호주제 폐지되면 안 된다고 난리를 치던 인구 집단들아
동성동본 허용되고 호주제 폐지되었어도 한국의 하늘이 무너지지 않았소.
또한 여러 성과학 연구 결과 동성애는 정상으로 밝혀졌다오.
그러니 안심들 하시게나,
동성결혼과 동성커플부모의 자녀 입양이 법제화 된다고 해서
이성커플 가족의 가정이 피해를 입지 않는다오.
오히려 다양한 가족의 구성으로 보다 더 포용력 있고 아름다운 사회가 될 수 있어요.
그럼 외국의 찬성과 반대는 어떨까?
한국은 위와 같았는데 그럼 외국은 어떻지? 궁금해서 외국의 상황을 들여다보았어요.
Ipsos(2023)2는 프랑스 파리에 본사를 두고 있는 다국적 시장조사 및 마케팅 기업인데 30개국을 대상으로 동성결혼과 동성커플부모의 자녀 양육(Same-Sex Marriage and Parenting)을 조사하여 발표했습니다.
첫 번째 결과가 매우 흥미로웠어요. 다름 아닌 성소수자 인구의(LGBT+) 크기가 무려 9%라고 하네요. 거의 10명당 1명이 퀴어라니 한국 인구(2024년)가 5,175만 명 가운데 퀴어 인구는 465만 명으로 계산되는데 엄청난 한국 퀴어 인구 아닙니까 여러분?.
앞으로 퀴어들이 가시화되면 더 자유롭게 커밍아웃하겠지요. 전국 방방곡곡에서 퀴어들이 행진하고 무지개 깃발이 펄럭일 날이 올 거라 믿습니다.

이제 본격적으로 Ipsos의 조사 결과를 들여다볼까요?
*동성결혼
- 30개국 평균: 찬성 56%, 반대 14%
- 태국: 찬성 55%, 반대 11%
- 일본: 찬성 38%, 반대 9%
- 그리고 여기 한국은?: 찬성 35%, 반대 24%로 찬성이 더 높네요.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 권리
- 30개국 평균: 찬성 64%, 반대 28%
- 태국: 찬성 77%, 반대 12%
- 일본: 찬성 66%, 반대 19%
- 그리고 여기 한국은?: 찬성 45%, 반대 46%로 찬반이 팽팽합니다.
이 조사에서 한국의 동성결혼은 찬성이 더 많았네요. 그리고 동성커플의 자녀 입양권리도 찬반이 팽팽해요. 한국과 비슷한 극동 아시아 국가 일본은 우리 보다 상황이 더 나아 보였습니다.
한 가지 의문점이 생겼어요.
아시아 최초로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나라 대만은 왜 조사대상 국가에서 빠졌을까나?
아마도 올해 동성결혼을 법제화한 태국의 찬성과 반대와 비슷한 수치를 보일것 같아요.
한국의 헌법 소송
모국의 반가운 뉴스를 보았어요. 2025년 올해 드디어 한국 사회에서 동성결혼 법제화 투쟁이 위헌소송 시동을 걸었다는 소식입니다. 동성부부 커플들이 혼인평등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했다고 합니다.
소송 당사지 커플 동지 여러분 힘내세요.
앞서서 싸워주셔서 감사드립니다.
저는 우리가 이기는 싸움이라고 믿습니다.
또한 두 손 모아 간절히 기도합니다.
이 소송에서 부디 동성결혼을 막는 것은
헌법에 보장된 자유권, 평등권, 행복추구권을 막는 것이라고
판결이 나길 비나이다!,
비나이다!입니다.
행성인 가족 여러분,
이제 쌀쌀해지는 환절기에
감기 조심하시고 건강하세요. 글 읽어주셔서 고맙습니다.
- 이소연(2025). [2025 성소수자 인식조사] 동성결혼 법적 허용, 성적 자기결정권 교육 필요성 인식. 한국리서치. https://hrcopinion.co.kr/archives/33519 [본문으로]
- Ipsos(2023). Pride month: 9% of adult identify as LGBT+. https://www.ipsos.com/en/pride-month-2023-9-of-adults-identify-as-lgbt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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