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이즈회의(World AIDS Conference)는 2년에 한 번씩 열리는 세계10대 국제회의 중 하나다. 2년마다 개최되는 이 회의는 전 세계 정부 관계자, 국제기구, 제약회사, 과학자, 연구가, 정책가, 에이즈 활동가와 감염인들이 참석하고 있다. 이번에는 제18차 회의로 오스트리아 비엔나에서 회의가 개최되었고 나는 아시아-태평양 에이즈 회의 준비팀들과 함께 참석했다. 세계 각지들에서 온 2만 여명 참가자가 함께 일주일 동안 에이즈와 관련된 다양한 주제에 관해 함께 논의하고 토론한다. 이번에도 어김없이 다양한 전시, 토론, 심포지엄, 영화제 등의 프로그램이 진행이 되었고, 에이즈와 관련된 신개념의 치료법, 감염인들의 지원과 에이즈의 낙인을 방지하기 위한 다양한 문제의식에 대한 논의들이 각 회의장에서 진행이 되었다.

에이즈 컨퍼런스에서는 전 세계에 존재하는 다양한 운동들을 한 눈에 볼 수 있고 그들의 목소리들과 주장에 대해서도 생생하게 전달받을 수 있다. 의약품 접근권, 각 국가별 문제점, 글로벌이슈 등 다양한 문제의식을 가진 사람들의 시위가 행사장 곳곳에서 진행되었다. 특히 이번 18회의 주제인 “Right Here, Right Now"와 같이 권리를 지키기 위해서는 바로지금, 바로 여기에서 해결이 되어야 한다는 문제의식을 가진 활동들이 많이 있었다.

 


18회 국제에이즈회의의 주요 시위이슈는 에이즈기금이 갈수록 줄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미국을 비롯한 G8국가들의 에이즈 기금에 대한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것이 가장 큰 문제였다. 미국의 활동가들과 전세계 수백 명의 사람들은 오바마 대통령과 G8국가들을 향한 시위를 조직했다. 이러한 시위는 컨퍼런스 기간 동안 내내 진행되었으며, 컨퍼런스장 내에서는 다양한 홍보물이 게시되기도 했다. 이번 집회는 Act up Paris (권력해방을 위한 에이즈연대) 활동가들과 빨간 우산을 든 섹스워커들, 빈곤 활동가들, 핑크 트라이앵글을 입은 많은 성소수자 활동가들이 함께 참여하여 주도하였다.

 “Obama lied, millions die!" [오바마의 거짓말로 수백만은 죽어!]
 "Keep your promise, we want to live!" [당신의 약속을 지켜, 우리는 살고 싶다!]

글로벌 경제위기로 인하여 많은 나라들이 글로벌펀드를 비롯한 각종 국제원조기금에 대한 기부를 줄이고 있으며, 이로 인해 글로벌펀드는 심각한 위기에 빠지게 되었다. 글로벌펀드에 따르면 전 세계에 닥친 경제위기로 인해 지난 3년 동안 25%의 기금이 삭감 되었다고 한다. 이는 미국을 비롯한 G8 국가들이 에이즈 기금에 약속한 금액을 이행하지 않자 저개발 국가의 국민들은 에이즈 치료제를 복용할 수 없는 수준이 되었다고 한다. 또한 미국 내에서도 에이즈 기금이 모자라 의약품 보조가 어려운 현실이다.

2006년 개최되었던 캐나다 국제 에이즈 회의에서 한국의 많은 활동가들이 FTA반대 투쟁과 의약품 접근권 확보를 위해 국제 활동가들과 함께 연대 활동을 벌였다. 올해에도 여전히 의약품 접근권 문제와 FTA 문제는 중요한 이슈 중에 하나였다. 특히 이번에는 미국의 FTA 보다 EU가 추진하고 있는 FTA를 중단하라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 나왔다. EU가 추진하는 FTA로 인하여 의약품에 대한 특허권 강화와 제약자본에 의한 횡포 문제는 우리가 함께 풀어야할 숙제이기도 하다.

이번 18회 국제에이즈회의 참가는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 그동안 에이즈의 국내 쟁점만을 보며 허덕이고 있었던 나에게 더 넓은 이슈와 활동의 가능성을 알게 해주었고, 그 회의에서 새롭게 만난 많은 HIV/AIDS, LGBT활동가들과 우리가 앞으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지 토론할 수 있는 길을 열어 주었다.

“Right Here, Right Now"

 

 

에이즈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있는 이슈가 아니다. 에이즈의 확산을 막기 위해서는 전 세계 모든 곳에서 싸워야 한다. 에이즈 감염인의 치료 접근권을 위해서는 고가의 에이즈 치료제를 판매하고 있는 제약회사의 횡포에 맞서야 하고, 나아가 에이즈 감염인의 사회적 차별과 편견에도 맞서 싸워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 우리는 지금 바로 이 자리에서 함께 행동해야 한다.

강석주 _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 위원장 /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 이 글은 민주노동당 기관지 <진보정치>에도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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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정욜
    2010.09.16 11:43 [Edit/Del] [Reply]
    에이즈는 전지구적인 문제입니다. 그것은 전지구적으로 함께 고민하고 대응해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G8. G20 은 이 문제를 함께 해결하려고 하는 의지가 과연 있는지 의문입니다.

    11월에 열릴 G20 정상회의. 의장국을 맡고 있는 한국이 HIV/AIDS 문제를 다루는 현주소는 어떤가요?
    돈을 많이 쓰는 것도. 인권에 대한 생각도 없습니다.

    우리도 오스트리아 국제에이즈회의에서 많은 감염인들과 지지자들이 싸웠던 것처럼 "바로 지금. 바로 여기"에서 에이즈 문제를 해결하도록 촉구하는 활동을 시작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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