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우리가 여기에 있다!”


이 외침을 시작으로 지난 27일 토요일 대한문에서 고 육우당 추모 문화제가 열렸습니다. 하지만 LGBT 성소수자만 여기에 있던 것은 아닙니다. 이번 문화제는 성소수자 차별에 반대하는 다양한 사람들의 모이는 자리였습니다. 성소수자 뿐만 아니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각계각층의 사람들이 이번 문화제에 참가했습니다. 문화제 참가자들은 성소수자 인권이 후퇴하려는 지금의 현실에 반대하고 성소수자 인권 지지의 한 목소리를 냈습니다. 


‘동인련 웹진 랑'은 문화제 참가자 8명을 인터뷰했습니다. 문화제에 참가하게 된 계기와 소감을 묻고 성소수자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가슴 따뜻해지는 이야기를 많이 들을 수 있었습니다. 여러분도 한번 들어보시죠. 




“한번 태어난 것, 마음먹은 대로 살았으면 좋겠어요.”

저는 남편이랑 덕수궁에 왔다가 문화제가 열리는 것을 보고 참석했어요. 저는 청소년기를 외국에서 보냈어요. 게이들이 많이 사는 지역에서 살았죠. 그래서 차별이나 편견은 없는 편이에요. 오히려 게이들이 스타일이 멋져서 좋더라고요. 

그리고 청소년이 나와서 자신의 성정체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좋아 보여요. 한국의 청소년은 갇혀있어서 안타까울 때가 많잖아요. 이런 행사가 또 열렸으면 좋겠고 그때도 참석하고 싶어요.

- 덕수궁에 왔다가 문화제에 참가한 이름을 밝히지 않은 어떤 분


“잘 버텨줘라. 그렇게 말하고 싶어요.”

동인련에 친구가 있어요. 친구가 성소수자 이지만 거리감은 없어요. 오늘 공연한다고 해서 보러왔어요. 오늘 느낀 것은 친구가 자신을 솔직하게 드러내는 것이 좋으면서도 이렇게밖에 드러낼 수밖에 없는 현실이 안타까워요. 지금의 세상은 성소수자에게 살기 좋지는 않으니까요. 잘 벼텨줘라.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나도 너에게 힘이 될게.

- 공연팀 친구를 따라온 정현


“당당한 성소수자 여러분, 함께 할게요.”

저는 쌍차 대한문 문화제에 왔다가 참가했어요. 육우당을 몰랐지만, 평소 LGBT에 관심이 있고 지지해 왔어요. 성소수자의 삶이 사회에서 존중받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오늘 행사에서 당당한 여러분의 모습이 인상 깊었어요. 사람들에게 LGBT에 관한 편견을 깰 수 있을 만큼 상큼했죠. 차별금지법 철회나 군형법 개정에 관한 내용은 방금 문화제에 와서 들었어요. 조속히 차별금지법이 제정되고 군형법이 개정안이 철회돼야 한다고 생각해요. 여러분 당당하게 나타나세요. 저도 여러분과 함께할게요. 

- 대한문 화단 옆에서 문화제를 지켜본 Halely


“또 다른 육우당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한라봉 : 저는 페이스북 동인련 페이지에서 한 달 전쯤에 웹자보가 올라온 것을 보고 올 마음 먹고 있었어요. 육우당을 추모하는 행사를 오늘처럼 크게 했던 적은 없었잖아요. 그래서 궁금해서 참석하게 됐어요. 

오늘 서울역에 들렸는데 기독교 단체에서 동성애 반대 행사를 하더라고요. 그래서 마음이 불편했는데 문화제에 와서 풀렸어요. 길을 쭉 걸어오면서 문화제가 열린 것을 멀리서 봤는데 훈훈하고 따뜻한 자리에 왔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이안 : 육우당은 남의 일 같지 않고 저의 일 같아요. 누구나 다 육우당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동성애자는 어려움에 쉽게 훨씬 더 처할 수 있잖아요. 그렇지만 또 다른 육우당이 생기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 문화제에 늦었다고 안타까워 한 한라봉, 이안 커플

 

육우당의 죽음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어요.

지난 목요일에 있었던 육우당 추모 기도회에 다녀왔어요. 기도회에서 오늘 추모제가 열린다는 얘기를 듣고 오게 됐죠. 전태일이 죽고서 많은 대학생이 노동운동에 뛰어들었잖아요. 그와 마찬가지로 육우당 죽음 이후에 몇몇 기독교인들이 성소수자 운동에 참여했죠. 저도 육우당을 알고 나서 차세기연(차별없는 세상을 위한 기독인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했고 어머니에게 커밍아웃을 결심했어요. 그래서 누군가는 그의 죽음을 기억하고 그의 죽음으로 세상을 바꾸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는 것을 말하고 싶어요.

- 차세기연에서 온 하늘안개


“다른 결의 운동이 만나 힘이 세지고 저변이 넓어지는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성소수자 차별이 무엇인지 모르고 관심이 없었어요. 그러다가 성소수자 차별이 노동자가 당하는 차별과 다르지 않다는 생각을 했죠. 비정규직 차별, 노조를 만들었다고 노골적으로 배제하는 것에서 서로 경험은 다르지만 성소수자를 공감하게 됐어요. 사실 다른 결의 운동이 만나기가 쉽지 않은데 이번 추모 문화제는 그 만남의 지점이 된 것 같습니다. 서로 다른 운동이 만나서 공감하고 경계를 넘어서는 계기가 된 것 같아요. 저도 문화제에서 힘을 많이 받았고요. 힘들고 슬플 때가 많겠지만 웃으면서 끝까지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 했습니다.

- 문화제에서 발언한 쌍용자동차 해고 노동자 고동민


“기독교인으로서 교회가 육우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 미안합니다.”

한국성공회는 아직 이지만 미국 성공회는 동성애자 주교와 신부도 있어요. 성공회는 하나님의 이름으로 성소수자를 차별하는 것에 반대하고요. 소수자를 차별하는 것 자체가 저희가 고백하는 성서와 신에는 맞지 않는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에요. 먼저 간 육우당의 삶의 살펴보니 기독교인의 잘못이 크다는 것을 알았어요. 기독교인으로서 미안합니다. 그리고 저희처럼 같이하는 사람이 항상 있으니까 외로워하지 말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 대한성공회 서울교구 민김 종훈 (자캐오) 신부


“오늘 하루지만 해방구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환호성도 질러서 좋았습니다.”

육우당이 죽었을 때가 2003년이었잖아요. 그때가 제가 운동을 막 시작한 시절이어서 육우당을 기억하고 있었어요. 그런데 오늘 그분의 이름이 걸린 문화제에 처음 왔다는 것이 창피했어요. 기독교인으로서 교회가 육우당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것이 미안하고 이 마음을 10년 동안 잊고 지낸 것 같아서 부끄러웠어요. 오늘 추모문화제는 재밌는 것 같아요. 추모제라서 슬프고 애도하는 분위기일 줄 알았는데 그렇지는 않은 것 같아요. 오늘 하루지만 해방구처럼 춤추고 노래하고 환호성도 질러서 좋았습니다. 

- 향린교회에서 온 김지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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