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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소식/국내 인권소식

지난 6년간 전국민의 21% 동성애 지지자로 돌아섰다 - 전세계에서 한국이 가장 빠른 변화율 보여

by 행성인 2014. 4. 30.

모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 혐오자들은 "국민의 대다수가 반대하는 동성애"라는 말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를 조장하곤 하지만, 사실은 전혀 그렇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국제 여론조사 연구기관인 '퓨 리서치 센터(Pew Research Center)'에서 조사해 발표한 보고서 “동성애에 대한 국제적 인식차(The Global Divide on Homosexuality)”에 따르면, 2007년부터 2013년까지 6년 동안 "사회가 동성애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한 비율이 전세계에서 가장 빠르게 증가한 나라는 바로 대한민국이라고 한다. 2007년 18%에서 2013년 39%로 무려 21%나 증가했는데, 2위인 미국(11% 증가), 3위인 스페인(10% 증가)과 큰 격차가 있는 숫자다. 

 





       

물론 이 같은 결과는 성소수자 사회 포용도가 이미 충분히 높은 서구 국가들의 “증가율”이 낮을 수 밖에 없기 때문이며, 절대적인 지지자 비율로 봤을 때 한국은 이들 나라에 미치지 못한다. 자세히 살펴보면, 퓨 리서치 센터의 2013년 조사를 기준으로 동성애에 대한 사회의 포용도가 가장 큰 나라는 스페인(88%)이며, 독일(87%), 체코(80%), 캐나다(80%) 등 서양의 많은 나라가 과반수가 넘는 동성애 포용도를 보인다. 남미의 여러 나라들은 40%~70%의 값을 보이며, 최근 결혼 평등 등 성소수자 이슈가 크게 회자되었던 미국은 60%의 값을 보였다. 동성애 사회 포용도가 가장 낮은 곳은 중동과 아프리카 지역으로, 대부분의 응답자가 성소수자를 지지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에서 성소수자를 지지하는 비율은 각각 54%와 21%로 나타났다. 

 



 

한국의 2013년 응답자 중 39%가 "그렇다"고 응답했다는 사실은 주목할만하다. 요즘 길에서 마주치는 사람 다섯 명 중 두 명은 ‘사회가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생각한다는 것이 아닌가? 다섯 명 중 두 명이 지지한다면, 분명 “국민 대다수가 반대한다”고 말할 수 있는 비율은 아니다. 물론 대다수가 반대한다고 해서 소수자 인권이 보장 받지 않아도 된다는 생각 자체가 틀려먹었긴 하지만 말이다.

 

여론조사 결과를 좀 더 자세히 살펴보면, 연령별로도 큰 차이를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젊은 사람일수록 "사회가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답한 비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의 경우 50대 이상은 16%만이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했지만, 30대-40대는 절반 정도가(48%), 20대(18~29세)는 무려 71%가 동성애자를 받아들여야 한다고 대답했다.

 



 

20대의 71%가 “그렇다”고 대답했다는 것은, 쉽게 말하면 대학 캠퍼스에서 마주치는 열 명 중 일곱 명이 성소수자를 지지한다는 뜻이다. “국민 대다수가 반대하는 동성애”라고 말하는 게 불가능한 또 다른 이유다. 


이 여론 조사는 나라별로 얼마나 종교적인지와 성소수자 포용도의 상관관계도 조사했다. 결과는 유의미하다. 종교적인 나라일수록 성소수자 혐오가 더 심한 것이다. 한국에서 성소수자 혐오를 주도하는 세력이 누구인지 생각해보면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이러한 경향을 따르지 않는 나라도 있는데, 중국과 러시아는 종교적이지 않지만 성소수자 혐오가 심하고, 필리핀과 브라질은 종교적인 나라임에도 성소수자 포용도가 크게 나타났다. 하지만 대부분의 나라는 두 인자가 유관한 관계를 갖는다).

 

 



퓨 리서치 센터에서는 얼마 전 “전 세계의 도덕관(Global Views on Morality)”라는 이름의 보고서도 발표했다. 이 보고서는 외도, 도박, 동성애, 낙태, 혼전성관계, 음주, 이혼, 피임 등 “윤리적 문제”라고 일컬어지는 이슈에 대한 전세계 사람들의 인식에 대해 조사했다. 여러 이슈 중 동성애에 대해 한국인 조사대상자의 57%는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없다"고 답변했고, 21%는 "윤리적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고 했다. 동성애가 "윤리에 관련된 이슈가 아니다"고 답변한 사람은 18%다. 조사 대상국 40개 국 중 한국은 정확히 중간인 20위이다. 이웃 나라인 일본과 중국은 각각 10위와 21위이다.





 * 좀 더 자세한 연구 결과를 보고 싶으시다면 여기로.

“The Global Divide on Homosexuality”

 http://www.pewglobal.org/2013/06/04/the-global-divide-on-homosexuality/

(링크를 타고 들어간 페이지 오른쪽 위의 "Complete Report(PDF)"를 보시면 됩니다)


“Global Views on Morality”

http://www.pewglobal.org/2014/04/15/global-morality/table/homosexualit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