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루 (행성인 운영위원)

 

 

 

 

 

회원여러분 안녕하세요. 올해의 여섯 번째 활동가 편지로 인사드리게 된 저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구 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는 마루입니다.

 

활짝 피었다가 오래지 않아 스러지고 마는 벚꽃만큼이나 짧아진 봄인 것 같습니다. 아침저녁으로는 선선하지만 한낮에는 살짝 땀이 날 정도로 벌써부터 여름의 기세가 봄의 퇴장을 재촉하고 있습니다. 일교차가 큰 시기이므로 감기에 걸리지 않도록 건강관리에 주의하시기 바랍니다.

 

지난 주말이었던 4월 25일 토요일에는 청소년 성소수자 기독교인 故육우당 12주기를 맞아 혐오에 희생된 성소수자를 기억하는 추모기도회와 문화제가 광화문역 해치마당에서 열렸습니다. 사회와 이웃으로부터 자기 존재를 부정당하여 죽어 간 성소수자들을 기억하고 기도하면서, 떠난 이와 남은 이가 서로 다르지 않은 존재임을 확인했습니다. 이어진 ‘이상한(恨)문화제’에서는 이 사회에서 존재의 드러남을 무시당하고 거부당하는 보통과는 다른 ‘이상한 사람들’인 성소수자와 장애인이 하나 되어 춤추고 노래하며 혐오와 차별에 맺힌 한을 풀어헤쳤습니다. 지나가는 시민들도 가던 길을 멈추고 함께하는 모습이 감동적이었습니다. 행성인 청소년 인권팀 ‘역마살 QnA’도 자체 기획한 캠페인을 진행하고 광화문 광장에서의 플래시몹을 통해서 청소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거부와 권리 표출을 몸짓으로 표현했습니다. 이번 추모행사에서 지난 서울시청 점거농성 때 확인했던 뜨거운 연대의 물결을 다시금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지난 4월 23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서는 ‘선암여고 탐정단’을 심의하는 전체회의가 열렸습니다. 회의에 앞서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기자회견과 키스 퍼포먼스를 통해 표현의 자유와 성소수자의 인권을 짓밟으려는 심의위를 규탄하며 올바른 결정을 내릴 것을 촉구했습니다. 그러나 심의위원들은 성소수자의 인권을 존중한다고 말하면서도 동성간과 이성간의 키스는 다르며 동성애는 권장되지 않는다고 하는 등 동성애가 비정상적이라는 차별적 인식을 숨김없이 드러내며 법정제제인 ‘경고’ 결정을 내렸습니다. 이번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결정은 비논리와 인습, 차별과 혐오로부터 조금씩 벗어나 성소수자 인권에 대한 대중들의 의식이 개선되어가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아동청소년 인권 및 성소수자 인권 증진을 위한 미디어의 노력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에 다름이 아닙니다.지난 해 서울시민 인권헌장 제정 과정에서 보았던 것과 마찬가지로 공공기관과 지방자치단체장을 향한 혐오의 목소리는 의견인 양 받아들여지고 있습니다. 그 어떤 곳보다도 인권보호에 앞장서야 할 국가인권위원회는 혐오세력이 주최한 ‘탈동성애 인권포럼’에 장소를 제공하는 만행을 저질렀습니다. 광주에서는 한 성소수자 연사의 강연행사에 조직적인 방해시도가 있었고, 강원도에서는 “동성애를 조장하지 말라”며 강원학교인권조례 춘천권 공청회를 난장판으로 만들었습니다. 혐오와 차별이라는 흉기가 향하는 방향은 어느 한 곳만이 아닙니다. 성소수자, 노동, 여성, 빈곤, 평화, 이주, 장애인권에도 향해있습니다. 이렇게 날로 커지고 있는 혐오와 차별의 목소리에 연대의 힘으로 맞설 때 우리는 자긍심과 자신감을 잃지 않고 더욱 강하게 싸워나갈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5.17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을 맞아 5월 16일 토요일에는 전국에서 혐오와 차별에 반대하는 이들이 무지개버스를 타고 와 한자리에 모입니다. 2015 아이다호 공동행동 문화제 ‘혐오를 멈춰라! 광장을 열어라!’가 오후 6시에 열리기 때문인데요. 오후 2시부터는 부스 행사와 이벤트도 준비되어있습니다. 서울시청 무지개 농성 때 함께 한 힘들이 모여 다시금 결의하는 마음으로 우리 사회에서 성소수자에 대한 혐오와 차별에 맞서는 행동에 여러분들의 많은 참여를 기다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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