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 멀리 보고 꿈을 향해 달려라

Posted at 2015. 5. 10. 23:57// Posted in 성소수자와 가족

 


민아!

먼저 감사하고 고맙단 말부터 해야겠구나.

아빠의 아들로 태어나줘서 고맙고, 어릴 때 경제적으로 힘들어 잠시 떨어져 있었지만 건강하고 밝게 자라줘서 또 감사하다.
그리고 이제는 성소수자라는 특별한 선물로 다가와 아빠 곁에서 늘상 행복과 기쁨을 주는 존재로 서있네.
시간이 참으로 빠르게 지나온 것 같다.

작년 고2, 4월 초에 처음으로 커밍아웃을 하여 가족과 학교에 양성애자임을 밝혔지. 성소수자들이 우리의 평범한 이웃이자 자식들이라고, 동시대를 함께 살아가야 할 사람들로서 있는 그대로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것이 무척이나 힘들었다. 하지만 이제는 인권을 가진 독립된 인격체로 보게 되었다. 동성과 결혼을 하거나 결혼 후 자식을 입양한다 해도 가족으로 받아들일 수 있는 이해의 깊이와 폭까지 생겼으니 말이다.

자신감과 용기를 가지고 사회의 곱지 않은 시선과 학교생활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당당하게 맞서 스스로 갇힌 새장의 문을 열고 나와 이제는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활동까지 하는 민이가 너무나 자랑스럽다. 
고등학교를 졸업할 시간도 점점 다가오는데, 앞으로 자본주의 사회에서 살아가며 겪을 부분들은 점차 성장해가며 생활속에서 느끼고 배우겠지. 하지만 아빠가 민이에게 이 지문을 빌어 세 가지만 꼭 부탁하려고 한다.

첫 번째로 사랑과 우정의 차이를 알고 행동하며 책임지는 사람이 되었으면 한다.
민이에게도 첫사랑이 있었지. 하지만 가슴 아프게도 주위의 환경과 가족들의 이해 부족으로 헤어진 아픔이 있었고, 이제는 새로운 친구를 만나 사랑을 키워가고 있다.
이성과 마찬가지로 동성 간에도 지켜야 할 기준과 원칙이 있다고 본다. 더구나 특별한 너희들에겐 더욱 더  요구되어져야 할 것 같다.
이 두 가지가 명확하지가 않아 서로에게 깊은 상처를 주는 일이 없도록 맺고 끊는 것을 분명하게 했으면 한다.
무분별한 일시적 우정의 만남이 아니라 사랑하는 한 사람을 위해 최선을 다하고 타인이 가슴에 더 이상 비집고 들어 올 자리가 없는 가슴시린 꽉찬 사랑을 하라는 것이지.
정말 사랑하는 친구가 있고 서로의 동의 하에 좀 더 적극적이고 깊은 사랑을 하고 싶은 경우가 왔을 땐  반드시 콘돔을 착용해야 한다. 그것이 너와 사랑하는 상대방을 지킬 수 있다는 것을 명심해 주었으면 한다.
특히 남성 동성 간의 섹스 중에 상처가 나 HIV에 감염될 확률이 아주 높다고 하니 노콘은 절대로 안 된다. 덧붙여서 만약을 대비한 주기적 검사도 꼭 받아봤으면 한다.

최근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위해 행성인에 회원으로 가입하고 부산대 성소수자 모임 QIP 사람들과도 관계를 넓히려 한다. 아빠는 네가 근본적인 사회의 편견과 차별에 대한 부분들을 개선하고 바꿔야 할 문제들인 청소년 학생 인권 조례나 가족 구성원으로서의 동반자 관계, 군형법 상 동성애 차별 조항 등등의 현실적으로 다가올 문제들에 대해서도 많은 고민을 하고  함께하는 성소수자들과 구조적이고 제도적인 모순을 바꿔나가는데 필요한 이론적인 부분도 갖추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마지막으로 "아빠가 너를 너무 사랑한다"는 것을 꼭 기억해 주길 바란다. 그리고 네 꿈인 음악을 통해 세상 사람들에게 많은 감동을 전달해 행복을 느낄 수 있게 부단히 노력하는 사람이 되어주길 바란다.
민이가 어떤 삶을 살든 아빠가 항상 응원하고 기댈 언덕이 되어 줄 테니 항상 힘내고 화이팅 하자.

"우리는 성소수자인 자녀들을 사랑하며 , 사랑은 평등이기에 차별하지 않습니다" 피켓을 들고 함께 퀴어 축제에 참가하는 소망도 가져본다.
 

2015.5. 어느 날.  권영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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