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 소개

Posted at 2009. 4. 28. 15:15// Posted in 정치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에서 나왔다고 나를 소개하면 대부분 LGBT 계열에서 오래 활동한 인권활동가들은 그럭저럭 그렇구나 하지만 다른 친구들은 많이 생소해 한다. 그도 그럴 것이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은 신생 단위(?)인 것이다. 태생부터 민주노동당 분당과정으로 거슬러 올라갈 수 없고 진보신당의 역사 또한 1년 남짓 되지 않았으니 성정치기획단이 무엇을 해 왔는가, 어떤 곳인가는 더욱 막막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약간의 막막함을 일단 두고 우리 단위, 혹은 우리 그룹에 모인 사람들이 어떤 사람들이고, 어떤 지향을 갖고 있는지를 소개하는 것이 나을 것 같다. 현재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에 모이는 사람들 중 상당수는 민주노동당 활동 경험을 갖고 있지 않다(심지어 현재 진보신당 당직자로 일하고 있는 친구 또한 그러하다!). 당에 대한 나름의 역사 깊은 고민과 활동상에 대한 합의 수위로 모인 것이 아니란 말이다. 나 또한 그러하다. 나 역시 학생운동 시절의 초보적인 당 활동에 대한 고민을 갖고 있었으나 본격적으로 지금과 같이 당 활동에 대해 고민해 본 것은 2007년부터 2008년으로 넘어가는 초입부터였다고 할 수 있겠다. 심지어 진보신당에 모인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상황이다. 총선 때 이른바 ‘지못미’ 당원으로 가입해서 지금 대의원, 전국위원으로 활동하는 친구들도 제법 있다.


무슨 말이냐면 현재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의 활동상을 깊게 자리매김할 만한 역사적 뿌리는 깊지 못하다는 점이다. 그러나 재미있게도 많은 부분 현재 기획단에 모인 친구들이 공유하는 역사적 경험은 있다. 그건 2008년 4월 최현숙이 ‘레즈비언 국회의원 후보’로 출마한 역사적 사건을 의미한다. 그 사건에 같이 한 사람들이 이후 정당 활동을 고민하는 사람들만은 아니었지만 그 경험을 같이 공유하고 이를 이후 선거나 정치 활동 영역에서 지속적으로 풀어내고자 하는 이들이 기꺼이 새로운 진보정치, 진보정당 상 내에 성정치, 섹슈얼리티 정치, 소수자정치의 상을 만들어가고 싶다고 해서 모인 곳이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의 초동적인 모습이라고 보면 거의 틀림이 없다. 다큐멘터리 ‘레즈비언 정치도전기’를 보면 알겠지만 우리의 선거 때 모습은 미흡하기 그지없었다. 그러나 선거에 참여했던 이들의 모습이 어떻게든 기존 정치의 상에 균열을 내고 그것이 많은 이들에게 공감과 감동을 불러일으킨다면 우리가 원하는 정치의 상에 가까울 거라고 선거를 끝내고 확신하게 되었다.


우리는 우리가 원하는 정치의 상을 정체성에 가두고자 하지 않으려 한다. 예를 들어 성소수자가 원하는 가족 구성권이나 이성애 제도 해체가 기존 이성애 제도에 머무르지 않는 다른 소수자들의 욕망과 다르지 않음을 확인하고자 한다. 그리고 진정으로 소수자와 소수적 욕망을 하나의 축으로 이해하는 정치만이 새로운 다-수의 정치를 그릴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성소수자는 소수일 수 있으나 제도적 욕망에 완전히 포획되지 않는 다수가 있다는 점에서 다른 다-수의 정치상을 그릴 수 있고, 이것이 새로운 정치의 선순환으로 갈 수 있는 고리일 것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우리가 직접 당 내에서 부닥치는 많은 수의 활동가들과 당원들은 성소수자 의제 하나를 설득하기 어렵다는 점을 잘 알고 있다.(심지어 그렇게 완고해야 당 활동을 할 수 있는 것인지 의문이 가기도 한다.) 그러나 성소수자 의제 하나를 설득하는 것이 힘들어도 그것만이 우리의 목표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성소수자 의제는 진보정치에서는 상식이 되어야 하고 진보정치가 진정으로 고민해야 할 것은 ‘성소수자 대중에게 얼마만큼 다가서느냐’ 정도가 아니라 ‘성소수자 및 이성애제도 내에 포획되지 않는 여러 소수자와 어떤 새로운 정치상을 그려나갈 수 있느냐’여야 한다.


혹자는 몸-정치, 혹은 몸-삶-정치로 표현하는 이 정치의 상은 아직 우리 내부에서도 구체적이지 않다. 학자적 담론 속에서는 추상적이나마 표현되더라도 아마도 선거 공간, 그 외 이른바 기존의 ‘민생 정치’라고 불리는 정치 운동 상내에서 이런 정치상은 쉽게 물화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진보신당이 그 고민을 담아낼 수 있는 온전한 틀이 될런지는 지속적으로 우리에게 던져지는 물음일 것이다. 그러나 많은 부분 진보정치나 현실정치의 한계를 온몸으로 체감하면서 새로운 정치의 상을 창출하고자 노력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점을 성정치기획단에 모인 친구들은 동감하고 있다. 우선 처음은 기존의 가족 제도 상 내에 머물고 있는 노동 정치를 바꾸는 것일 테고, 이후에는 가족주의를 넘는 공동체 모델을 만드는 것이 두 번째가 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물론, 그 동안 진보정치 영역에서 소홀히 해 왔던 인권, 평화, 차별금지, 소수자 존중 등의 영역에 정당이 앞장설 수 있도록 만들어나가는 것 또한 중요한 목표가 될 것이다.


우리가 이걸 충분히 다할 것이다라고 선언하기엔 아직 시간이 부족한 감이 있다. 최현숙 선거가 끝난 후 지난 1년간 계속 우리 사이에서 우리가 원하는 새로운 정치의 상이 무엇인가 질문하고, 토론해 왔다. 진보신당 제2창당 과정이 마무리되고 있는 지금 조금씩 더욱 체계를 갖춘 모습으로 만들어질 거란 점부터 말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제2창당 과정의 진통 그 이상의 산고를 우리 내부에서도 겪고 있는 셈이다.


글 서두에 우리가 신생 단위(?) 단체(?) 란 점을 강조했다. 그만큼 우리가 미숙하다는 점을 이해 받고도 싶으나 현재로선 우리의 부족함을 지적해도 한이 없을 거라 생각한다. 그러나 현재 10여 년의 역사를 경과하고 있는 여러 단체들과는 부족함 없이 연대하고 싶다고 말하고 싶다. 여전한 우리의 부족함을 메워 줄 친구들, 서로 기댈 수 있는 친구들이란 점에서 말이다.



토리 _ 진보신당 성정치기획단 활동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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