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 글2063 [회원에세이] 젠더퀴어라도 괜찮잖아? 애옹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팀) 퀴어 모임에 나가서 들었던 질문이 있다. “논바이너리라는 걸 어떻게 알게 되었어요?”“내 성별이 내 몸과 다르다는 걸 어떻게 알아요?” 지금 생각하면 몹시 무례한 질문이라 생각하지만, 그때는 웃으면서도 한편으로 땀을 흘리며 열심히 설명하려고 했던 것 같다. 성 지향성은 내가 타인에게 갖는 어떠한 감정으로 알게 되는 경우가 많지만, 성 정체성의 경우 자신의 법적 성별과 자신이 느끼는 성별과 다르다는 어떤 “자기 자신”의 경험이기 때문이라서 그런 걸까. 수많은 퀴어들의 수많은 정체성과 지향성의 여정이 있고, 내가 쓰는 정체성의 여정은 그중 하나일 것이다. 지금 읽게 될 정체성의 여정은 어떠한 젠더를 대표하는 것이 아닌, 내 개인에 대한 이야기이다. 나의 법정 성별은 여성이다.. 2025. 10. 23. [회원에세이] 오늘도 살아있기를 선택하며 바을 (행성인 트랜스퀴어인권팀) 고등학교 3학년, 수능이 끝나고 가족들과 강아지를 데리고 산책을 나선 어느 날, 엄마와 같이 걷고 있을 때 엄마는 “너 가방에 무지개뱃지 떼라. 엄마 창피해”라고 말했다. 나는 엄마가 내가 퀴어인 걸 알고 있는 줄 전혀 몰랐다. 엄마는 나를 위한다는 이유로 내 퀴어 정체성을 유린했고, 그 순간 나는 충격을 받았다. 이제야 그것이 ‘위선’이었음을 안다. 원가족에게 기대하면 할수록 나만 힘들다는 걸 그때 깨달았다. 그 기분은 참 비참하다.그래서 그날 밤, 창문에 의자를 놓고 떨어짐을 시도했다. 상체를 숙이고 발을 떼기 직전, 용기가 나지 않아 의자에 주저앉아 엉엉 울었다. 내가 왜 이런 것, 이런 사람들 때문에 내 소중하고 창창한 삶을 포기해야 하나. 그때 생각이 들었다.그래.. 2025. 10. 23. [코코넛의 눈코입귀] 아무튼 연대하기 코코넛(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토요일 밤, 친구를 만나러 나갈 준비를 한창 하고 있던 차에 성소수자부모모임의 상근활동가로부터 텔레그램 메시지가 도착했다. 본인이 (내) 아빠와 함께 찍은 셀카 한 장이었다. 죽기 전에 볼 것이라고는 절대 예상하지 못한 투샷이었다. 하기사, 그 날은 성소수자부모모임의 10월 정기 월례모임일이었고, 공식 모임시간을 한참 넘겨서도 아빠가 집에 들어오지 않았으니, 아마 높은 확률로 뒷풀이까지 따라갔으리라 생각하고 있었다. 마침 친구를 만날 일이 있어 준비를 마치고 집을 나서니 정말 오랜만에 취기 오른 아빠가 집으로 들어오고 있었다. 내가 할 말은 아니지만 술 좀 적당히 마시고 다니라고 잔소리를 한 다음에 집을 나섰다. 아빠가 성소수자부모모임(이하 ‘부모모임’)에 참여한 것은 .. 2025. 10. 23.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42. 궁금하다! 동성결혼과 동성커플부모의 자녀 입양 권리에 관한 인식과 태도가 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기획의 말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추석 행성인 동지 여러분,추석 명절 잘 보내시고 계셨나요? 이번 추석이 긴 명절이라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매일 일상이 바쁜 한국에서 명절이 퀴어들에게 주는 스트레스(어른들이 서라운드로 울려대는 남자 친구, 여자 친구, 연애와 결혼 등)가 있지만 그래도 몸과 마음이 편히 쉬는 넉넉한 한가위였으면 좋겠습니다. 저희는 족발과 잡채 그리고 시원한 냉국수를 만들어 먹었습니다. 한국에서 이주노동을 했던 찰스는 족발을 .. 2025. 10. 23. 행성인 웹진 2025년 09월 2025년 9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추모 발언] 연수에게 [활동 후기]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_세종호텔 문화제 후기 [회원 에세이] 퀴어의 언어 : 혐오 속에서 우울과 쾌락 사이를 건너며 [코코넛의 눈코입귀] 문란하게 말할 자유와 권리 [문수의 지구여행기] #8. 에필로그 - 사랑방, 투쟁과 돌봄의 안식처 [여기동의 레인보우패밀리] 육아#41. 아이와 함께 즐기는 소소한 일상 2025. 9. 18. 2025년 9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성인 사무국장) #1. 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과 함께하는 세종호텔 고공농성 투쟁승리 문화제 세종호텔은 지난 2021년 12월, 민주노총 조합원 12명을 무더기로 정리해고했습니다. 노동조합에 따르면 사측은 코로나 19로 인한 경영위기를 해고 이유로 들었으나, 정리해고 후 1년 만에 호텔이 흑자 전환을 달성하고도 해고자들을 복직시키지 않았습니다. 이에 해고노동자들은 정리해고 투쟁을 시작하였고 올해로 4년 가까이 이어져오고 있습니다. 지난 2월 13일 새벽 시작한 고진수 세종호텔 해고노동자의 고공농성은 8월 31일로 200일을 넘겼습니다. 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에서 작년에 이어 올해에도 세종호텔 문화제를 주관하였습니다. 충남 갑을오토텍 노조와 부산 서면시장 번영회 지회의 연대 발언으로 시작한 .. 2025. 9. 18. [활동가 연재] 상임활동가의 사정 지오 금연한지 2주일 가까이 되어 갑니다. 흡연기간이 25년인데 최근에는 담배가 무척 짐처럼 느껴졌어요. 목소리가 나오지 않아 고생하는 날이 많았고 기침이 터질까봐 발언하기가 겁나기도 했어요. 무엇보다 몸에 남는 냄새때문에 사람들이 곁에 오는 게 꺼려졌죠. 담배를 피면서 되려 예민해지고 그런데도 끊지를 못해서 짜증이 쌓이는 악순환이 꽤 오래 반복되었습니다. 결국 민생소비지원금으로 액상담배를 질렀어요. 전자담배에 실패했던 전적이 있던지라 반신반의하면서도 뭐라도 시도해야할 것 같았어요. 그게 유효했네요. 2년 전의 금연실패 경험을 떠올리면서 한 번에 끊기보단 액상을 금연보조제처럼 쓰면서 습관적인 흡연타임을 줄이려고 노력중입니다. 연초도 한 갑 서랍에 넣어두고 언제든 필 수 있지만 그게 지금은 아니야, 라는.. 2025. 9. 18. [추모 발언] 연수에게 바을, 이안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9월 29일, 행성인 활동가 연수 1주기를 맞아 추모행사를 진행했습니다. 행사에는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는 바을의 발언이 있었습니다. 연수를 기억하며, 발언문을 웹진에 올립니다.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과 소모임 몸짓패에서 활동하고 있는 바을입니다. 제가 오늘 추모 발언을 하게 된 이유는, 연수와 아주 가까운 사이었기 때문입니다. 저는 연수의 연인이었습니다. 2022년, 연수가 정신질환을 가진 퀴어들을 위해 만든 오픈카톡방이 있었습니다. 많은 퀴어들이 그 방에서 위안을 주고 위로를 받았습니다. 제가 구성원 중 한 사람에게 성희롱을 당하자 연수는 바로 그 사람을 방에서 쫓아줬고, 그 일에 제가 감사를 표하며 개인톡으로 .. 2025. 9. 18. [활동 후기] 함께 나아갑시다, 우리는 승리할 것입니다_세종호텔 문화제 후기 펠릭스(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 좀 예스러운 표현이지만 퀴어 씬에 처음 나오게 되는 걸(주로 게이들 사이의 표현이지만) 데뷔한다고 표현했던 걸 생각하면, 지난 9월 4일 저는 농성장에 처음 데뷔했습니다. 정확히는 자유발언, 연대 발언, 아무튼 어떤 발언이든 간에 발언의 데뷔를 하였습니다. 언젠가는 발언을 하겠거니 하는 와중에도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어떻게 메시지의 완급조절은 해야 하는지, 투쟁의 언어는 어떻게 골라서 사용해야 하는지 모르는 입장에서 긴 시간 이어져 온 탄핵 광장 동안 요리조리 피해 다니며 결국 미뤄온 그 발언이었습니다. 저의 삶의 태도가 매번 그래왔듯이 그래도 누군가가 나에게 공을 던져주면, 나의 책무를 다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기꺼이 하는 편이라 누군가 손을 내밀어주길 기다리고 있.. 2025. 9. 18. [회원 에세이] 퀴어의 언어 : 혐오 속에서 우울과 쾌락 사이를 건너며 바을 (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나를 설명하는 단어는 “나, 성격, 추상적, 뜨개질, 영화”다.‘나’를 가장 먼저 적은 이유는, 이 단어가 곧 나의 중심이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타인을 설명할 때 사회가 익숙하게 사용하는 언어를 빌린다. 그러나 퀴어로 살아가다 보면, 사회가 정해놓은 언어는 나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거나 아예 지워버리기도 한다. 그래서 나는 설명의 출발점을 ‘나’에서부터 시작하고 싶었다. 사회가 아니라 내가 고른 언어로 나를 이야기하고 싶기 때문이다. ‘성격’이라는 단어는 나를 단일한 정체성으로 가두지 않는다. 다정할 때도 있고, 날카로울 때도 있으며, 때로는 조용히 침잠하기도 한다. 이 모순적인 성격들이 공존하는 것이 곧 나다. ‘추상적’이라는 단어는 언어로 쉽게 규정되지 않는 나.. 2025. 9. 18. 이전 1 2 3 4 5 6 7 8 ··· 20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