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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370

결혼을 넘어선 성 윤리를 향해 In the last essay I wrote about the somewhat complicated state of the progress toward LGBTQ rights in the US and indicated that there may be a problem with the focus on marriage as the goal of the LGBTQ rights movement. I want to explore that a bit more. The difficulty is that the struggle for gay marriage leaves much of gay and lesbian life in the shadows. It suggests that gay and lesbian peopl.. 2010. 3. 2.
동성 결혼 문제의 어려움 요즘 미국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을까? 한편에서 새로운 혐오범죄방지법이 의회를 통과하고 대통령 승인을 받아 레즈비언과 게이, 트랜스젠더들이 혐오범죄로부터 보호받게 됐다. 이제 우리를 향한 폭력은 연방 범죄다. 이 법안을 통과시키려는 노력은 오랫동안, 10년 넘게 이어졌고 드디어 법률이 됐다. 이것은 중요하고 훌륭한 성과다. 다른 한편에서 메인 주(州) 유권자들은 동성 결혼을 승인한 주법률의 효력을 뒤집었다. 메인은 전반적으로 동성애자에 대한 차별을 금지하고 있는 진보적인 지역이다. 그러나 유권자들은 [동성]결혼을 인정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았다. 미국 반대편에 있는 워싱턴 주 유권자들은 동거하고 있지만 결혼을 선택하지 않은(또는 LGBT의 경우 결혼할 수 없는) 커플들에게 많은 권리와 보호를 제공하는.. 2009. 12. 31.
지난 4년의 활동 그리고 2010년 동인련 안녕하세요. 동인련 사무국장 장병권입니다. 지난 한해 동인련의 활동을 돌아봅니다. 동인련의 주장, 활동 소식을 알리는 웹진은 꾸준히 발간되었으며 매월 둘째주 토요일이면 사무실이 들썩이게 만드는 청소년들의 무지개 학교 놀토반이 열렸습니다. 먼저 간 육우당을 기리며 거리에서 자신 있게 ‘평등과 인권’을 외친 청소년 성소수자 자긍심 캠페인도 있었습니다. 회원들에게 친근하게 한 발 더 다가서기 위해 마련된 회원 프로그램 ‘외출’, 후퇴되는 민주주의와 인권을 거리에서 뜨겁게 외친 퀴어퍼레이드, 성황리에 개최되며 뜨거운 토론이 이어졌던 2009 성소수자 진보포럼, 그리고 실천과 연대의 중요한 원칙으로 여성, 장애인, 이주노동자들을 비롯해 정리해고에 맞선 쌍용차 노동자들에게 건넨 연대의 손길들을 잊을 수 없습니다. .. 2009. 12. 30.
위로를 부탁해 올해가 가기 전에 읽으면 좋을만한 책을 추천해달라는 부탁을 받았다. 그동안 웹진 기획에 소홀히 참여했던 것이 미안했던 터라서 군말 없이 그러겠다고 대답은 했지만, 사실 올해는 책을 많이 읽지 못한 해였다. 개인적으로 너무 바쁜 한 해였다. 2009년을 한마디로 정의하자면, 나에게 2009년은 위로가 필요했던 해였다. 모질었던 시간 속에서 무너져 내려가며 2009년이 흘렀고, 그러는 동안에 나는 감성도 이성도 부족한 인간이 되어 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런 이유에서였을까. 내가 올해 가장 감명 깊게 읽었던 책은 신경숙의 소설《엄마를 부탁해》였다. 물론 이 책을 ‘올해가 가기 전에 꼭 읽었으면 하는 책’으로 선정하는 데에는 많은 이견들이 있을 법도 하다. 어떤 문학적 성과라던가 혹은 문학적 위치 등을 논하는.. 2009. 12. 30.
내가 평생 기억해야 할 친구_ 동성애자인권연대 심즈찰리는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여성학과 동양학을 공부하는 학생으로서 2009년 한국에 교환학생으로 오게 되었다. 한국의 성소수자 단체들을 찾아 활동 인터뷰를 하던 중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방문하고 이후 회원들을 알게 되었다. 이후 스탠포드 대학으로 돌아가는 순간까지 동인련 활동에 참여하였다. 한국에서 있는 동안, 내게 가장 즐거웠던 경험 중 하나는 동인련과 함께 활동했던 것이었다. 우리는 HIV/AIDS 캠페인이나, 워크샵, 세계 각국에서 온 성소수자 활동가들과의 만남 등을 통해 유익하고 즐거운 활동을 아주 많이 했다. 만약 한국에 있는 동안 동인련과 만나지 못했다면, 나는 이런 소중한 경험들을 하지 못했을 것이다. 동인련과 함께 했던 HIV/AIDS 캠페인은 내게 가장 소중했던 활동 중 하나였다. 우리.. 2009. 12. 30.
추억과 인연너머 연대를 향해 동인련과의 인연에는 아득한 추억이 도사리고 있는 것 같다. 아마도 2003년 즈음, 이라크전쟁 반대시위가 열리던 여의도에서 어정거리던 나를 어떤 활동가가 ‘정말 열심히 활동하는 친구’라며 욜(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가_편집자 주)을 소개시켜 주었다. 그때는 그저 그렇게 인사를 하고 종종 이러저러한 집회나 모임에서 인사를 나누는 정도였던 듯하다. 그렇게 시간은 흘렀고, 내가 언제부터 동인련에 후원하기 시작했는지는 기억이 가물가물하다. 중요한 건 여전히 후원하고 있다는 것이고 그만큼은 인연의 끈을 부여잡고 있는 것이리라고 믿고 싶다. 이렇게 변명하는 건 동인련 활동가들의 빛나는 활동에 비해 내가 후원하는 것이 너무 미약하고 후원 이외에 적극적으로 활동에 연대하지 못해 늘 미안한 마음이 있어서일 것이다. 추억을 .. 2009. 10. 27.
대학(여대?) 동창 솔리드 그리고 경태 10월 10일, 백화점 세일에 맞춰 쇼핑을 하고 온 솔리드와 경태 그리고 경태의 애인을 쌀쌀한 가을바람이 저녁에 만났습니다. 이번 회원이야기의 기획은 경태를 만나보자!였습니다. 헌데 경태를 만나기에는 뭔가 양념이 빠진듯했어요. 왜냐하면 경태의 옆에는 늘 솔리드가 있었거든요. 대학(여대?)동창인 두 사람인 경태 그리고 솔리드. 요즘 부쩍 웹진에 자주 글을 실으면서 잘 되어가고 있는 연애 그리고 동생과의 관계를 스스럼없이 꺼내며 올해 동인련 여우주연상도 자기몫이라며 행복해 하고 있는 솔리드. 동인련 상근활동도하다 어느새 영화판에 발을 들여놓더니 동인련 웹진 영화평으로 화려하게 등장하고 최근 시작된 연애에 한껏 취해있는 경태. 이번 호 웹진에서 만나보세요!! 두 사람 모두 연애를 하고 있는데... 두 사람 모.. 2009. 10. 27.
필리핀 친구들 이야기 한국의 동성애자인권연대 활동 가운데 가장 인상적인 점 중 하나는 침묵을 강요받고 주변화된 모든 이들, 한국 사회의 약자들과 연대하려는 이 단체의 정책이다. 나는 여러분과 비슷한 신념을 가진 필리핀 동성애자 단체 하나에 대한 생각을 나누고 싶다. 나는 지난 2년 동안 두 차례 필리핀에 방문했고 그 때마다 비스닥프라이드(BisdakPride) - 필리핀 남부 섬 지방 동성애자들의 단체 - 와 관련 있는 단체들을 만났다. 필리핀에서 “게이”라는 것은 다른 나라나 문화권에서의 경험과는 꽤 다르다. “게이”로 스스로를 정체화한 사람들 가운데 대다수는 여성스런 특징과 옷차림을 받아들이는 남성들이고, 또 그들 가운데 많은 수가 아마추어 또는 전문 공연자로 일한다. 필리핀에서는 여장 공연이 아주 인기 있다. 공연 단체.. 2009. 10. 21.
[인터뷰] 이성애자와 성소수자, 손잡고 걷기. . 그녀에게서 먼저 연락이 왔다. 참으로 오랜만에 듣는 목소리였다. 반가웠다. 그동안 그녀는 대학원 마지막 학기를 보내느라 정신없이 지내는 것 같았다. 간간히 이런 저런 소식들을 들었지만, 자주 연락하고 지내기에는 서로의 삶이 너무나 빠르고 바빴다. 오랜만에 얼굴이나 볼까요. 그녀의 제안에 나는 흔쾌히 좋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이번 달 인터뷰는 그녀와 진행해야겠다고 마음먹었다. 약속 장소에 모습을 드러낸 그녀는 예전보다 살이 좀 빠져있었다. 그러나 사람을 향해서 따뜻하게 지어보이는 눈웃음은 여전히 그대로였다. 우리는 대학로 구석에 자리한 제법 입소문이 난 중국집에서 간단히 식사를 마치고 아이스크림을 먹으면서 거리를 걸었다. 아이스크림은 그녀의 지갑 안에 빼곡히 들어있는 쿠폰으로 샀다. 지갑에 들어있는 커.. 2009. 9. 15.
이 세상의 ‘성민이’에게 * 성민은 가명임을 밝힙니다. 1. 우선 동인련에 기고하는 글이랍시고, 어설프게 게이친구에 대한 주접스러운 추억을 싸게 포장해서 늘어놓고 싶진 않다. 누구나 있을법한 추억은 아니겠지만 그렇다고 특별히 포장하거나 “참 잘했어요.”로 끝낼 문제는 아니기 때문이다. 사실 아니건넨만 못한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글을 쓰는 건 15년 전 친구로부터 받은 편지에 대한 답장을 어떻게든 꼭 쓰고 싶었기 때문이다. 아직까진 직접 전할 자신이 없어 동인련이라는 우체통에 담아본다. 2. 어느 하교 길 중학교 2학년 때였다. 내가 다니던 중학교는 운동회를 거창하게 여는 것으로 유명했다.(심지어는 성화까지 피웠으니...) 그런 운동회 준비를 위해 두 달 전부터 총력을 기울이고 각종 경기의 예선전이 치러졌다.. 2009. 9. 15.
해운대 _ Solid의 더블커플여행기 * 솔리드 커플과 솔리드 친동생 커플과의 여행기 1. 들어갑니다. 나라와 열심히 채팅창에서 버닝중이었다. 그날은 여행 며칠 전이었던 것이다. 그저 그뿐이었는데 신이 나서 떠들다가 나라의 눈이 반짝 빛나며 먹잇감을 노린 것일까. 또 웹진팀에 글거리가 떨어진 것일까(이건 기우였다.. 웹진팀 게시판을 개척한 이후.. 한없이 초라해졌어..)? 일기장에 글을 쓰는 것과 다른 사람이 보는 공개된 곳에 글을 쓰는 건 역시 다른법이지. 내가 간 여행은 어떻게 보면 늘상 누구나와 같이 가는 여행이었던 것일 뿐이라는 생각이 드는 난 지극히 개인적인 틀 안에서는(적어도 내 주변사람에게는?) 동성애자로써의 PRIDE를 가지고 그 것을 내재화시킨 뼛속까지 게이임엔 틀림없는 것 같다. 생각하고 거듭 생각한 끝에 웹진에 어울리는 .. 2009. 9. 14.
아르헨티나에 다녀와서 나는 얼마 전에 아르헨티나에서 LGBT 권리 운동을 벌이고 있는 LGBT 단체들의 여러 세미나에 참가하고 돌아왔다. 시카고신학대학의 LGBTQ 종교연구센터의 후원을 받아 아르헨티나에서 LGBT 운동에 관한 쟁점들을 다룬 세미나들에 참석한 것이 이번이 두 번째다. 내가 가장 많이 만난 단체들은 종교단체들이었다. 이 단체들은 사람들이 동성애를 자신들의 신앙 전통의 일부로 받아들일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는 레즈비언 게이 기독인들과 유대인에게 지지를 보내고자 하는 단체들이다. 아르헨티나 수도인 부에노스아이레스에서는 그 지역에서 전통적으로 매우 큰 영향력을 행사하는 가톨릭교회를 포함한 많은 종교 단체들이 반대했음에도 동성애자 "시민결합"이 공식적으로 인정받기 위한 운동이 성공했다. 아르헨티나와 칠레, 우루과이(서.. 2009. 9. 14.
열아홉, 소년들을 만나다. * 류찬/백작/해밀(고3 회원 인터뷰) 열아홉이라는 단어를 발음할 때 푸르른 냄새가 나는 걸 느낀다. 그러나 나의 열아홉을 떠올려보면, 나는 참 어리석게도 그 푸르름을 모른 채 살았다. 그 땐 졸지 않기 위해 복도에 나왔던 책상들만이 있을 뿐이었고, 머릿속엔 수능 성적표와 대학들의 배치도만이 가득 채우고 있었다. 그것들이 밟는 푸르른 열아홉은 나에겐 짓밟히지만 웅크리고 있는 잔디 같았다. 그리고 이젠 스물의 중반. 현재의 열아홉을 만나러 가는 길은 다다닥 오는 빗소리만큼 두근거리는 마음으로 다가왔다. 열아홉. 나이의 정체성 다들 반가워요. 먼저 소개를 부탁해요. 해밀 - 아무도 고3으로 믿지 않는 해밀입니다. 백작 - 동인련과 라틴에서 활동하고 있는 백작입니다. 류찬 - 동인련과 퀴어주니어에서 활동하는 .. 2009. 8. 7.
서구 문화의 지배로 인한 동성애혐오 인도 수도 뉴델리에서 동성 간 성행위를 금지한 법률이 뒤집혔다는 소식에 인도 LGBT 활동가들은 중요한 승리라며 환호했다. 또한 이 소식은 아시아와 전세계에 동성애혐오를 심어놓는 데서 식민주의의 유산을 상기시켰다. 이번에 위헌 판결이 난 법률은 대영제국 식민지 정부에 의해 도입된 것이다. 식민지 정부는 식민 지배하에 있는 후진적 민족들에게 소위 "문명"의 이점을 제공한다며 식민 통치를 정당화하려 했다. 19세기 말과 20세기 초에 미국은 영국을 따라서 다른 민족의 섹슈얼리티를 규제하려고 했다. 이런 노력 속에서 식민 정책과 신식민지 정책, 기독교, 특히 프로테스탄트 도덕주의, 그리고 심리학과 사회학 분야에서 서구의 통속 과학의 통찰력이 우수하다는 생각들이 결탁했다. 이런 요소들이 함께 작용해 근대 서구의.. 2009. 8. 7.
2009년 8월 4일, 검은 하늘에 무지개는 설자리를 잃다. 오늘 하루 일이 손에 잡히질 않는다. 언제 터질지 모를 그 화약고 한가운데, 빛 하나 들어오지 않는 곳에서 자신의 목숨을 걸고 일자리를 지키려는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밟힌다. 한 달 전 비를 뚫고 찾아간 쌍용차 투쟁 현장에는 누군가의 아들이고 누군가의 아빠이고 누군가의 오빠이고 누군가의 동생인 노동자들이 있었다. 정리해고 철회를 새긴 붉은색 띠를 머리에 두르고, 쌓여가는 피로와 분을 삭이며 그들은 목이 터져라 ‘정리해고 철회’를 외치고 있었다. 그 주변에선 노동자들의 아내와 아이들이 자신들의 ‘가장’을 발을 동동 구르며 바라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입은 연두색 티셔츠에 새겨진 ‘우리 아빠 힘내라!’ 라는 문구가 어쩐지 슬프게 보였다. 쌍용차 정문을 가로막은 사측은 ‘저 안에 있는 사람들은 불법이니 해줄 것.. 2009. 8. 7.
잘 알지도 못하면서 욱이를 처음 만나게 된 것은, 음 그러니까, 언제인지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는 늘 우리 곁에 있는 듯, 없는 듯, 했습니다. 때문에 지금껏 지레짐작으로 욱이의 본모습을 혼자 상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욱이는 인터뷰 내내 저에게, 잘 알지도 못하면서, 라고 답했습니다. 정말 그를 잘 모르고 있었던 것 같아, 내심 미안했어요. 여하튼, 그간 신데렐라처럼 밤 12시가 되기 전에 도망치듯 술자리를 빠져나가던 욱씨에 대한 여러 의문들이 이번의 인터뷰로 어느정도 해소되었음 합니다. 그럼 이제, 군 복무를 마치고 사회인이 된 욱씨의 더 적극적인 활동 모습을 기대해 보면서, 저렴한 질문공세를 시작(!)합니다. 신이 : 우선, 동인련에서 활동하게 된 계기를 말해줘요. 욱 : 2005년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대.. 2009. 7. 6.
오바마와 LGBT 인권 _ Obama and LGBT Human Rights Only four months since the beginning of Obama’s presidency and it is possible to see significant change in the US discussion of LGBT rights. While many activists are worried that Obama is not doing enough, there are important signs of positive movement.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한 지 겨우 넉 달이지만 미국의 LGBT 권리에 대한 논의에 중요한 변화를 감지할 수 있다. 많은 활동가들이 오바마가 충분히 제대로 하지 않고 있다고 걱정하지만 긍정적 움직임을 보여주는 중요한 조짐들이 있다. Before describin.. 2009. 7. 6.
미국 - 진전되고 있는 결혼 평등 테드 제닝스는 시카고 신학대학에서 성서신학 및 조직신학 교수로 동성애학을 강의하기도 한다. ≪예수가 사랑한 남자(The Man Jesus Loved: Homoerotic Narratives from the New Testament)≫, Pilgrim Press, Cleveland 2003 등 다수의 저서가 있다. 랑은 이번호부터 정기적으로 제닝스 교수가 보내주는 글을 번역해 싣는다. 흔쾌히 기고 요청을 수락한 제닝스 교수에게 감사를 전한다. 동인련 회원들과 함께하는 즐거움을 준 2주 동안의 한국 방문을 마치고 얼마 전 나는 미국에 돌아왔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당선이 벌써부터 미국 LGBT 권리 운동에 좋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미국의 변화를 감지할 수 있는 한 가지 움직임은 레즈비언과 게이 결혼 문제에.. 2009. 6. 1.
박쥐 존재의 갈증 구원 따위는 없었다. 박찬욱은 떼레즈 라깡의 원작자 에밀졸라를 뛰어넘는 이 기괴하고 끔찍한 동시에 매우 우아하고 매혹적인 B급 영화 속에서 인생 본연의 목마름(thirst)을 표현해 냈다. 이 영화가 갖는 복잡하고 어려운, 그래서 허무하기까지 한 스토리라인은 자연주의 문학의 대표 작가의 원작을 살짝 빌려와 인간의 감정과 욕망, 정체성, 섹슈얼리티, 믿음, 사회적인 계급과 종교 등을 마구 뒤섞여 놓아 보는 이들의 시각이나 관점을 전혀 다른 방향으로 나뉘게 만든다. 영화는 보는 내내 관객에게 물컹하고 비균질한 정액을 마시는 불편함마저 끊임없이 제공한다. 대속과 부활, 영생을 말하는 종교영화인 듯 하다가, 피가 낭자하게 흐드러지는 B급 호러무비 인듯하다가, 순간순간 파고드는 블랙 코미디 앞에서 관객은 어리둥절.. 2009. 6. 1.
HIV/AIDS 인권활동가 윤가브리엘이 말하는 불행과 행복 HIV/AIDS 인권활동가 윤가브리엘의 자전적 에세이 가 2010년 11월말에 발간되었습니다. 12월8일에는 윤가브리엘의 삶을 위로해 왔던 노래로 엮은 북 콘서트가 열립니다. 윤가브리엘의 삶과 사랑, 그리고 희망이 담긴 이 책은 그의 개인적인 삶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한국 사회에서 숨죽여 살아가고 있는 수많은 HIV/AIDS 감염인의 삶을 그대로 대변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 등장하는 사람 수만 해도 수 백 명은 될 것입니다. 시력을 잃어 잘 보이지 않는 상황에서도 ‘희망은 사람의 몫’이라는 주제로 에 1년 동안 연재해 왔던 글들을 다듬고 보완해 드디어 출간하였습니다. 그래서 발간되었다는 사실만으로도 가치가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를 통해 HIV/AIDS 감염인의 인권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해 볼 수 있.. 2009. 6.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