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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439

육아#28. 어린이집, Ready Go!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요즘 아이와 경찰에 전화하는 폴리스 놀이(?)를 하고 있습니다. 아이가 내 말을 듣지 않을 때 “여보세요, 폴리스 헬프 미(뭐라고 뭐라고 궁시렁 궁시렁대고), 우리 집에 와서 이놈 해주세요” 하고 경찰에게 도움을 요청하는 방식의 놀이랍니다. 요 녀석 엄마가 마음에 들지 않는 행동을 하면 경찰에게 전화를 걸어서 일러바칩니다.  예전에는 아이가 (귀여운 캐릭터가 나오는 애니메이션) 코코멜론과 아기상어를 즐겨 보았어요. 지.. 2024. 8. 26.
[회원 에세이] 내 몸과 화해하는 중입니다 연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 인권팀)    지정된 몸과의 불화  나는 남성으로 지정된 몸과 함께 살아왔다. 트랜스여성으로 정체화하기 이전부터도 사실 내 몸을 별로 좋아하진 않았다. 키 165cm에 몸무게는 55kg. 시스젠더 남성들 중에서는 왜소한 체구에 속했고, 그렇다고 딱히 근육이 있거나 날렵하지도 못했기 때문에 나는 항상 내 몸이 아쉬웠다. 말 그대로 ‘아쉬운’ 정도였기에 그때까지는 내 몸과의 사이가 나쁘지는 않았다고 할 수 있겠다. 그러다가 정체화를 하고 나서부터는 내 몸과 맺는 관계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나를 ‘남성’으로 인식했을 때는 아무 문제가 없었던 것들이, 이제 ‘여성’의 정체성을 갖게되자 다 문제로 여겨졌던 것이다. 이마는 왜 튀어나왔지? 수염과 다리털은 왜 자꾸 나지? 가슴은 왜 없지?.. 2024. 7. 28.
[회원 에세이] 술잔이 불빛을 담을 때 코코넛(행성인 HIV/AIDS인권팀)     작년 9월 초, 신촌에서 친구를 만나기로 약속을 잡았다. 왜 만나기로 했는지는 기억나지 않지만, 만난 지 오래되어서 술이나 먹고 놀기로 했던 것 같다. 내가 종종 찾는 (지금은 폐업한) 비건 옵션이 있는 퀴어 프렌들리 술집에서 1차로 술을 마신 후에, 친구가 또 데려가고 싶은 곳이 있다면서 바로 앞에 있는 다른 술집으로 데려갔다. 처음 방문하는 곳은 아니었다. 작년 서울 퀴어문화축제가 끝나고 나서 그날 밤에 잠깐 들른 적이 있는 술집이었다. 게이바나 퀴어 술집은 아니고, 모두를 환영하는 퀴어 프렌들리 술집을 표방한, 더빠(실제 상호명을 언급하는 데에 있어 사장님의 허락을 받았다는 사실을 명시해야 할 것 같다)라는 이름의 가게였다. 그 당시에는 날이 날인지라 사.. 2024. 7. 28.
육아#27. 아이 손 잡고 달려! 퀴어퍼레이드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요즈음 요 녀석: 눈치도 늘고 고래고래 소리도 지르고 아이가 세 살 하고도 두 달이 되었습니다. 요즘 요 녀석은 기억력, (엄마와 아빠가 무엇을 좋아하고 싫어하는지를 가려내는)눈치력, 조금씩 단어 수가 늘어나는 문장력 등에서 큰 변화를 보여줍니다. 지난 5월 아이의 생일 잔치를 마치고 떠나시는 할머니를 버스 터미널에서 배웅해 드렸어요. 이걸 기억하여 버스터미널을 지나갈 때 마다 ‘할머니 할머니 버스’라고 말합니다. 그.. 2024. 7. 28.
육아#26. Pride Month: 휘날려라 무지개 깃발! 진군하라 퀴어퍼레이드!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창 밖엔 소낙비가 내립니다. 긴 건기 동안 오랜 만에 찾아온 반가운 비 입니다. 코끝에 스치는 비 내음이 참으로 좋습니다. 비가 내릴 때 이런 비내음이 난다는 것을 오늘 처음 알게 되었어요.   요즈음 인보는 통증에 대한 생각이나 판단도 조금씩 생겨나는 것 같습니다. 이리 저리 뛰어 놀다 넘어지면 앙~ 하고 울어 댑니다. 아빠 껌딱지가 아프면 엄마한테 달려와 포~옥 하고 안긴답니다.자신이 넘어진 곳을 손으로 가리키고 몸.. 2024. 6. 25.
육아#25. 생일 잔치: 아이가 세 살을 먹으니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아이가 지지난주에 감기에 걸려 많이 콜록거렸습니다. 이번 감기는 열이 빨리 잦아들었으나 기침을 계속 하면서 토하기까지 해서 힘들게 보냈습니다. 소아과에 갔더니 폐렴(?)이 있다며 처방이 한 보따리 였습니다. 다행히도 청진기로 숨소리를 들어보니 심하지 않고 고열이 없어 그래도 안심하면서 지켜보았어요. 예전에는 (달짝지근한) 감기약을 잘 받아 먹었는데 새로 처방 난 항생제가 맛이 써서 그런지 발버둥을 쳤습니다.   세살 먹.. 2024. 5. 26.
[4월 추모주간 기획][회원 에세이] 행복하게 잘 버티는 것이 곧 추모입니다 사루(행성인 성소수자 노동권팀)   미세먼지 같은 우울, 자조모임 같은 이쪽 모임 흘러가는 대로 살다 보니, 크게 연고가 있는 것도 아니었던 충남에서 5년 정도를 살게 됐습니다. 지방 동네가 으레 그렇듯, 제가 사는 곳도 사람이 적고, '이 쪽' 사람은 더 적은 동네였습니다. 사람 만나는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니지만, 그래도 알음알음 있는 이 쪽 사람들 모임에는 되도록 얼굴을 비추려고 노력을 많이 했습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피곤함보다는 커뮤니티의 부재로 인한 고립감을 이기기가 어려웠던 까닭입니다. 그런 마음으로 찾아가는 이 쪽 친구들 모임은 대체로 즐겁습니다. 연애, 활동, 먹고 사는 얘기...시시콜콜한, 그러나 밖에서 하기 힘든 이야기를 나누면서 많이들 웃습니다. 그러나 이런 자리에서의 웃.. 2024. 4. 24.
육아#24. 퀴어 커뮤니티란? 동고동락(同苦同樂)하는 또 하나의 가족 일세!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아가와 책놀이 4월에 3살을 먹는 아이와 책을 가지고 놀기 시작했어요. 지난 2월 한국에 다녀오는 길에 아이에게 도움이 될만한 책 몇 권을 사왔습니다. 그림에 스티커를 붙여 흥미를 돋아주는 책을 샀습니다. 그리고 예쁜 그림 위에 크레파스로 색을 칠하며 익히는 책과 숫자를 익히며 놀이도 할 수 있는 책도 구매해왔습니다.  명문대학에 세 자녀를 보낸 어머니가 받은 많은 질문에 엄마는 공부하라는 말 보다는 책을 많이 보게 하였다고 합니다. 어머니는 자녀의 성공은 자녀가 행복한 것이라고 믿고 있었어요. 이 말은 아이의 성공이 공부를 잘해서 명문대학에 가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지요  그렇지만 저는 가끔 어리석은 생각을 합니다. ‘우리 아이가 공부를 잘해서 좋은.. 2024. 4. 24.
[회원에세이] 행성인 (준)부치들의 마라톤 해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운영위원에는 부치로 보이고 싶은 여성 퀴어(슈미)와 부치로 보이지만 애매한 여성 퀴어(내)가 있다. 우리의 공통점은 행성인 운영위원이자, 사기업 임금 노동자이자, 강부치로 인정받고 싶은 욕망이 있다는 것이다. 행성인은 경쟁을 지양하는 단체지만, 우리는 경쟁을 통해 누가 더 강한 부치인지 판별 받길 원했고, 이는 부치의 숙명이라고 생각했다. 특출난 운동신경이 없는 우리는 마라톤이라는 종목으로 서로를 겨냥했다. 누군가는 포기할 줄 알고 시작한 경쟁은 5km에서 7km 거기서 더 나아가 10km까지 올라갔다. 다행히 슈미님은 큐리블이라는 풋살 모임, 나는 크로스핏을 하고 있었기에 마라톤을 하기 위한 사전 준비는 부족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우리는 ‘행사날 프린세스 부치 되기.. 2024. 3. 25.
육아#23. 곽이경+김하나의 결혼식: 어서와요, 퀴어부부 잔칫날 풍경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랑하는 동생 이경과 하나의 결혼식을 위해 한달 하고도 열흘간 모국을 다녀 왔습니다. 아이와 남편에 대한 그리움은 매일 페이스북에서 얼굴 보는 것으로 달랬어요. 아빠와 공항으로 마중 나온 인보가 엄마를 보고 반가웠는지 한걸음에 달려와 저의 품에 안겼습니다. 지난 1월에 마을 보건소에서 영유아들 키와 몸무게를 측정한 보고서가 나왔습니다. 이 녀석의 키는 제법 크고 몸무게도 묵직하게 나가더라구요. 큰 키는 아무래도 삼시 세끼 밥.. 2024. 3. 25.
육아#22. 퀴어 패밀리의 가시화: 인구주택총조사표를 뜯어 고쳐야만 한다. 행성인의 오랜 회원인 여기동님이 필리핀에서 안부를 전합니다. 2015년 한국에서 결혼식을 하고 남편의 나라로 가서 살림을 꾸리는 여기동 님은 딸 '인보'를 입양하여 육아일기를 쓰고, 최근에는 성소수자 연구들을 리서치하며 공부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인구통계총조사의 정의 호주 통계청(호주통계청, 2022)은 인구주택총조사를 ‘호주의 인구를 추정하고 정부 예산을 분배하며 호주 전역의 지역사회를 위한 서비스를 계획하는데 이용되는 자료’라고 정의 합니다. 예를 들면 교육, 보건 및 인프라를 위한 국가 예산, 노인과 돌봄의 계획 및 웰빙의 개선 그리고 지역사회 건강관리 접근성을 개선하기 위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습니다. 한편 한국은 2025년이면 인구주택총조사 100주년을 맞.. 2024. 2. 20.
[회원 인터뷰] 용기와 응답이 되어주기 : 이경-하나 인터뷰 인터뷰이: 이경, 하나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인터뷰어: 남웅 (행성인 미디어TF) 인터뷰 날짜: 2023. 12. 28. 편집자 주: 2023년 하반기 무렵 이경 하나가 결혼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아니다. 정확한 행사 이름은 ‘퀴어부부 잔칫날’이다. 처음 들었을 때는 웃었다. 이제 결혼식을 한다고? 그런데 결혼식은 아니라고? 무슨 사연일지 궁금했다. 퀴어부부 잔칫날이 참석한 이들로 하여금 웃음과 눈물, 반가움과 따뜻함을 경험할 수 있는 자리로 성료한 시점에서, 2023년 12월 말경에 진행한 인터뷰를 여러분과 나눈다. 남웅(웅): 이경과 하나가 1월에 큰 행사가 있다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겸사겸사 두 분을 인터뷰하게 되었어요. 저야 오랜 시간 가까이서 멀리서 함께 해왔지만, 두 분에 대해 모르는 .. 2024. 1. 26.
육아#21. 연구리뷰2: 동성부모 슬하의 자녀들은 건강하고 행복한가?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4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행성인 회원님들, 그리고 행성인 웹진 독자 여러분 모두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 아동의 건강과 웰빙을 연구한 Crouch와 동료들의 연구 지난 칼럼에 이어 이번에는 Crouch박사가 호주에 살고 있는 동성부모 슬하에서 자라나는 자녀들의 건강과 웰빙에 관한 연구를 소개하고자 합니다. 저자가 학술대회에서 발표하는 모습이 아주 멋집니다. 한눈에 보기 쉽도록 논문을 요약해 보았습니다. 제목 동성부모 슬하의 가정에서 자녀의 건강과 웰빙에 관한 연구 Parent-reported measures of child health and wellbeing in same-sex parent families : a cross-sectional survey 연구배경 .. 2024. 1. 26.
[회원에세이] 2023 중구난방 활동의 조각들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규범과 제도의 문법 대화에 앞서 상대의 언어를 살핀다. 당신이 어떤 의도와 기준을 두는지, 어떤 배움과 경험에 걸쳐 지금의 입장을 갖게 되었는지, 혹은 지금까지 지나온 자리가 당신의 생각을 어떻게 구축하고 있는지 거슬러 파악해야 허공에 흩어지는 단어들을 붙잡아 설득이든 논쟁이든 할 수 있다. 규범과 제도의 문법 또한 예외는 아니다. 그저 지배적으로 정상성을 강조한다고 해서 부정하고 적대만 할 수는 없다. 언제라도 정치적인 동행과 협치를 할 수도 있다. 여기에는 상대의 문법을 파악하는 노력 너머 내가 지금의 제도와 규범에 얼마만큼 종속되고 동일시하는지, 혹은 그로부터 얼마나 다르고 거리 두는지 알아두는 작업이 필요하다. 오래도록 품어온 욕망이 고스란히 규범과 제도의 문법에 묶.. 2023. 12. 25.
[회원에세이] 이걸 보면 깜짝 놀라겠지?- 부산 타이트홀 SM 이벤트 참여기 Rubber Lee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하루하루 노동하고 힘든 어느 날, 트위터에 지인에게 12월 부산 범일동(그 범일동이 맞다)에 위치한 타이트홀 클럽에서 SM테마로 이벤트를 한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래? 귀가 솔깃해졌다. 한국 SM이벤트는 어떤 모습일까? 요즘 많이들 하는 도그마스크, 하네스, 수족갑은 기본이겠지? “그래 진정한 SM의상이 무엇인지 보여주자” 조직가의 역량을 발휘하자. 혼자 가기 적적하니 사람들을 모았다. 아는 지인을 모아서 각자 특출난 기량을 발휘하여 행사 참여를 준비했다. 기차표와 숙박 장소를 알아보던 중, 때마침 태국에서 주문한 옷이 도착했다. 새 코스튬을 입고 한국 무대에 '데뷔'한다는 생각을 하니 긴장이 많이 되었다. 시간이 흘러 12월 첫째주 토요일, 아침 업무를 .. 2023. 12. 25.
육아#20. 연구리뷰1: 동성부모 슬하의 자녀들은 건강하고 행복한가?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어제는 아이가 태어난 지 2년 7개월이 되어 키와 몸무게를 쟀습니다. 어느새 우리 품에 안겨 생후 30개월을 맞이했습니다. 돌이켜 보면 하는 짓이나 말로 표현하는 것들이 한 살 때까지는 매달, 그리고 두 살부터는 6개월 단위로 큰 변화를 보였던 것 같아요. 요즘에 이 녀석이 돈이란 것을 알기 시작했습니다. 예전에는 마트에서 과자를 카트에 담으면 계산도 하기 전에 바로 먹겠다고 떼를 썼습니다. 그러면 저는 지갑을 보여주며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막무가내 이지요. 그런데 이게 효과가 있었을까, 지난번 마트에서 계산 전에 먹겠다고 하여 돈을 내야 먹을 수 있다고 알려준 뒤 시험 삼아 지폐를 주었더니 계산대에서 순서를 기다리다가 지폐를 건네 주더라고요. 그리고 돈을.. 2023. 12. 24.
[회원 에세이] 퀴어는 부끄러운 게 아냐 – 내 안의 수치심 넘어서기 eppe 수치심(shame)이란 감정은 우리에게 언제부터 생겼을까? 최근 이걸 자주 고민했다. 어릴 때의 나는 내성적이고, 말을 잘 못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이게 꼭 내가 원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은 절대적인 기준이 엄격한 편은 아니었으나, 나의 보호자였던 부모님은 나에게 허락되는 것과 아닌 것을 확실하게 구분했다. 그리고 내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마다 반복되는 메세지는 ‘그건 부끄러운 짓이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거야’ 였다. 이런 메시지를 받게 되는 행동의 범위는 꽤 넓었는데, 인터넷으로 ‘엽기’적이거나 야한 컨텐츠를 보는 일부터-지금 궁금한 것은, 동성애 컨텐츠는 ‘엽기’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야한’ 컨텐츠에 들어갔을까?.. 2023. 11. 23.
[회원에세이] 서울시장에게 부치는 퀴어 노동자의 요구 창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들야학 활동가) * 지금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전장연)를 비롯한 장애인 운동단체와 시민들은 장애인권리예산과 권리입법 쟁취뿐 아니라, 이동권 투쟁, 서울시 권리중심공공일자리를 살리기 위한 투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행성인 회원이자 노들야학에서 활동하는 창현님도 투쟁에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번 원고는 그가 투쟁현장에서 발언한 내용을 각색한 글임을 밝힙니다. 저는 노들야학에서 권리중심공공일자리 전담인력으로 일하고있는 창현입니다. 노들야학에서 일한지는 3년이 되었습니다. 그리고 내년 1월1일이 되면 해고자가 됩니다. 오세훈시장님 덕분입니다. 서울형 권리중심 중증장애인 맞춤형 공공일자리, 권리중심공공일자리는 2020년 서울시에서 최중증장애인을 우선으로 고용하는 일자리입니다. 노동자.. 2023. 11. 23.
[퀴어 여행기] 대만 프라이드에서 맨땅에 헤딩하기 김민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대만에 다녀온 것은 올해가 5번째다. 2015년에 처음 갔으니 코로나를 감안해도 2년에 한 번씩은 꼭 방문한 셈이다. 처음 방문했던 2015년과 지금 사이 대만에서는 동성혼이 법제화되었고, 훨씬 다양한 퀴어들이 전면에 나서는 것이 보인다. 9년은 꽤 길어 심지어 야시장의 유행 메뉴도 처음과는 완전히 달라졌다. 반면 전혀 달라지지 않은 것도 있다. 시먼홍러우 뒷길, 거대한 무지개가 걸린 노상 술집들은 그 때나 지금이나 전혀 변한 것 없어 이제는 정겹기까지 하다. 대만에 여러 번 다녀가며 2015년 커밍아웃 하지 않은 친구와 함께 여행 할 때를 제외하고는 갈 때마다 늘 이런저런 퀴어 업소에 기웃거렸으나, 이번은 그 중에서도 특별했다. 바로 매년 10월 마지막 주에 열리는 대만.. 2023. 11. 23.
육아#19. 할로윈은 즐거운 축제 마을 어린이들 신났네, 할로윈 축제 우리 마을에서 할로윈 축제가 열린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사실 저는 별로 준비할 마음이 없었어요. 그러나 아이와 좋아하는 찰스 아빠는 분주하게 준비하고 있었어요. 아빠와 코알라 딸내미는 신이 났답니다. 남편은 아이에게 검은 원피스를 입히고 검정 스타킹과 검정 구두를 신겼습니다. 아이는 눈 주위를 검게 칠해 너구리가 되었습니다. 아빠의 컨셉으로 아이는 온통 까만 색으로 변했어요. 그리고 우리 옆집에 사는 조 이모에게 선물 받은 마녀 모자를 쓰고 호박 바구니 들고 공원으로 출발. 공원에는 온갖 장식을 한 어린이들이 엄마와 아빠의 손을 잡고 정말 많이 왔더라구요. 여러 조로 나뉘어 조별로 각기 코스가 다른 부스를 방문하는 코스 였습니다. 각 부스마다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사탕.. 2023. 11. 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