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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소식/해외 인권소식31

21세기 러시아의 정체성, 그리고 동성애 혐오 수출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1990년대 초에 태어나 이제 막 20대에 접어든 러시아 연방은 정체성 혼란의 시기를 겪고 있다. 1당 독재 체제로부터 자유민주주의 체제로의 이행, 즉 ‘자유’와 ‘해방’이라는 관성으로 버틴 1990년대가 큰 절망과 실망을 안겨준 이후, 2000년대에 접어든 러시아는 새로운 정체성을 탐색해야 했다. 비극적이게도 그 과정에서 시민 사회와 소수자 집단에 대한 탄압이 시작됐다.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시민 사회를 탄압하기까지 1991년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러시아는 서구의 대규모 지원을 기대하며 저자세를 취했다. 지는 별 고르바초프의 소련은 순식간에 와해됐고, 뜨는 별 옐친은 거대한 제국의 ‘주인’이 되어 친서방 외교 노선을 표방했다. 옐친은 분명 서구, 특히 미국에 대한.. 2013. 10. 22.
러시아 LGBT 친구들의 목소리 - “여러분의 지지가 정말 중요합니다”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러시아에서 올해 반(反)동성애법들이 연방 차원에서 제정되면서 국제 사회의 비난을 면치 못하고 있다. '미성년자 대상 비전통적 성관계 선전 금지법'과 '해외 동성 커플의 러시아 고아 입양 금지법'은 러시아 하원, 상원을 모두 통과한 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서명을 거쳐 공식 발효됐다. 6월 29일, 상트페테르부르크 마르스 광장에서 개최된 동성애자 자긍심 행진 참가자들이 경찰서에 연행됐다. '동성애 선전'에 관한 법률 위반으로 고소가 접수되었기 때문이다.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는 이미 2012년 3월에 연방 주체 차원의 '동성애 선전 금지법'이 발효됐다.) 7월 14일, 모스크바 붉은광장에서 커다란 무지개 깃발을 펼치고 동성애혐오 반대 시위를 벌이던 활동가들이 경.. 2013. 9. 5.
Rainbow connects Russia and Korea - 러시아 성소수자 지지 연대 기자회견, 그리고 그 후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6월 11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는 미성년자 대상 '비전통적 성관계(동성애) 선전 금지법'을 통과시켰다. 성소수자 인권을 심각하게 침해하는 이 법안은 연방회의(상원) 승인을 거쳐 대통령이 서명하면 발효되는 것이었다. 이러한 상황을 우려한 한국 성소수자 인권운동 연대체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6월 20일 주한 러시아 대사관 앞에서 '러시아 정부의 성소수자 처벌 규탄 및 러시아 성소수자 지지 연대 기자회견'을 가졌다. 무더운 날씨에도 불구하고 약 20명의 활동가들이 참여하여 성소수자 탄압을 규탄하고 러시아 LGBT와의 연대 의지를 표명했다. 모든 피켓과 기자회견문, 항의서한은 한국어, 러시아어를 병기했고, 러시아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연대 메시지를 러시아.. 2013. 7. 18.
[죠니의 러시아통신] “호모포비아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수치이다!” - 러시아의 IDAHO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5월 17일,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IDAHO,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 Transphobia)을 맞아 우리나라를 비롯한 세계 곳곳에서 다양한 행사가 열렸다. 5월 17일은 1990년에 세계보건기구(WHO)가 동성애를 국제 질병 분류에서 삭제한 날이다. 각국의 성소수자들은 이 날을 기억하고 널리 알리기 위하여 2005년부터 5월 17일을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로 지정하고 성소수자 혐오와 차별, 폭력에 반대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유럽 성소수자들의 연합 운동조직 ILGA-Europe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서 성소수자 인권이 가장 보장받지 못하는 유럽 국가로 러시아가 2년 연속 지명되었다. 그래서 러시아에.. 2013. 5. 30.
전세계 자긍심행진 훑어보기 이주사(동인련 웹진기획팀) 오늘날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는 자긍심행진은 현대 성소수자 운동의 탄생을 알린 스톤월 항쟁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 1969년 11월 크레이그 로드웰을 비롯한 동성애자 운동 활동가들이 스톤월 항쟁을 기념해 매년 6월 마지막 주 토요일에 뉴욕에서 ‘크리스토퍼 거리 해방의 날’ 집회를 열고 다른 지역에서도 같은 행사를 갖자고 제안한 것을 계기로 1970년 6월 뉴욕, 샌프란시스코, 워싱턴 등지에서 최초의 동성애자 행진이 벌어졌다. 급진적 분위기가 유지되던 70년대에 행진은 “동성애자 해방 행진”, “동성애자 자유 행진”으로 불리다가 80년대 들어서면서 “자긍심 행진”으로 이름이 바뀌었고 세계 각지에서 성소수자 운동이 성장하면서 확산됐다. 오늘날 일부 국가에서 자긍심행진은 수만 명이.. 2012. 5. 25.
5월의 해외 인권소식 ‘쓱’ 이주사(웹진기획팀) [러시아] 반동성애법에 맞선 투쟁에 연대를 러시아 정부가 지난 3월 상트페테르부르크에서 발효된 반동성애법에 항의하는 운동을 탄압하고 있다. 4월에 많은 사람이 항의 행동을 하다 이 법률에 의해 체포됐고 동성애자 인권활동가이자 변호사인 니콜라이 알렉세예프는 5천 루블(160달러)의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니콜라이 알렉세예프는 상트페테르부르크 시청 앞에서 ‘동성애는 성도착이 아니다’라고 쓴 팻말을 들고 시위를 하다 경찰에 체포됐다. 시위 당시 주변에는 어떤 미성년자도 없었다. 청소년 보호를 빌미로 성소수자들의 권리를 부정하고 성소수자들을 속죄양 삼으려는 법안의 본질이 폭력적으로 드러나고 있는 것이다. 이전에도 러시아 정부는 자긍심 행진을 금지하고 전투경찰을 동원해 가로막는 등 성소수자들을 .. 2012. 5. 6.
4월의 해외 인권소식 ‘쓱’ [러시아] 성소수자들에게 재갈을 물리려는 성소수자혐오 법률 확대 지난 3월 7일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시에서 “미성년자에 대한 남색, 여성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소아성애 선전”을 금지하는 법률이 통과됐다. 푸틴이 이끄는 러시아 집권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이 발의한 이법에 따르면 미성년자에게 노출될 수 있는 “남색, 여성동성애, 양성애, 성전환을 조장하는 공개적 활동”을 한 개인이나 단체에 최고 1만 7천 달러에 달하는 벌금이 부과된다. 지난 몇 년 사이 러시아 여러 도시들에서 청소년 보호를 빌미로 비슷한 법률들이 연이어 통과됐고, 다음 차례는 수도 모스크바가 될 것이라고 한다. 지금은 개정된 한국의 청소년보호법을 떠올리게 하는 이 법률은 성소수자들의 표현의 자유와 결사의 자유 등을 침해하고 혐오와 폭력을 .. 2012. 4. 3.
우간다 동성애자사형법안 : 통과는 유보됐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우간다 동성애자사형법안 : 통과는 유보됐지만 투쟁은 끝나지 않았다 최근 국제 LGBT 운동에서 가장 중요한 쟁점은 우간다의 동성애자 사형법 통과 여부였다. 2009년 10월 우간다 국회의원 데이빗 바하티가 발의하고 대통령 무세베니의 지지를 받은 이 법안은 이전에 동성애 행위로 기소된 사람, HIV 감염인, 미성년자와 동성애 행위를 한 사람을 사형에 처할 수 있게 한 끔찍한 동성애혐오 법안이다. 우간다에는 이미 남녀 모두에 대해서 동성애 행위를 최고 무기징역형으로 처벌하는 법률이 존재한다. 우간다 동성애자 사형법안은 발의되자마자 국제적인 이슈가 됐다. 전세계 LGBT 운동과 인권단체들은 이 법안 통과에 반대하는 운동을 벌였다. 1백50만 명이 법안 반대 온라인 서명에 참여했고 여러 서방 정부들도 우간다 정.. 2011. 5. 18.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8 반대 운동을 돌아보며 이 글을 작성한 찰리 심스는 미국 스탠포드대학교 학생이고 대학 LGBT 센터와 LGBT 권리 운동 단체에서 활동하는 활동가이다. 지금은 교환학생으로 한국에 와서 공부하면서 한국 LGBT 권리 운동 단체들에 대해 연구하고 있다. 이 글은 그가 작년에 자신이 참여한 캘리포니아 주민발의안8 반대 운동 경험에 대해 쓴 글이다. 생생한 활동 경험과 주민발의안8 운동 참가자로서 운동에 대한 반성적인 평가를 들을 수 있는 소중한 글이다. 주민발의안8이 통과된 날은 내 인생에서 가장 슬픈 날 중 하나였다. 여름부터 법안이 통과된 날까지 나는 수많은 시간을 사람들에게 반대투표를 설득하기 위한 전화 작업과 집회에 힘을 쏟았는데 한순간에 동성 커플의 결혼권이 눈앞에서 사라지고 말았다. 동시에 주민발의안8은 미국의 LGBT .. 2009. 10. 21.
민주적인 사회를 꿈꾸는 이란민중들의 행동을 지지한다 2009년 6월. 1백만 촛불이 한국을 뒤흔든 지 1년이 지났고, 우리는 웹진을 통해 지난여름 수많은 밤을 거리에서 보냈던 성소수자들의 활동을 되돌아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무지개 깃발을 들고 민주주의와 정의를 외치는 시위에 함께하면서 우리가 무엇을 배우고 얻었는지, 더 나아가 촛불시위는 우리에게 무엇이었는지를 되돌아보며 앞으로의 활동을 함께 논의하고자 했다. 작년 1백만 촛불 속에서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이 준비한 무지개 깃발 아래 혹은 주변에 있었던 대열이 1백 명은 족히 넘었다. 무지개를 부담스러워했던 이들까지 생각한다면 적지 않은 성소수자들이 촛불과 함께한 것이다. 전체 대비 0.01% 정도 해당하는 숫자라고 비웃을지 몰라도 성소수자들의 삶의 조건을 고려하고 퀴어퍼레이드와 같은 대규모 행사를.. 2009. 7. 6.
아래로부터 운동이 변화의 열쇠를 쥐고 있다 오바마 당선과 주민발의안8 통과 항의 운동 버락 오바마가 미국 대통령으로 당선된 날 캘리포니아와 플로리다, 아리조나 주에서 치러진 주민투표에서 동성결혼을 금지하는 주민발의안(캘리포니아의 주민발의안8로 대표된다) 주헌법에서 결혼의 정의를 ‘남녀 간의 결합’으로 제한하는 내용의 주민투표 발의안. 주민발의안8 찬성 진영은 이 발의안이 통과해도 동거관계(domestic partnership)는 계속 인정되기 때문에 동성애자들의 권리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주민발의안8은 동성결혼을 인정하지 않음으로써 명백히 동성애자의 평등권을 침해하는 내용이었다. 캘리포니아에서는 2008년 5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동성결혼이 허용됐고 이후 1만8천 쌍이 넘는 동성 커플이 합법적으로 결혼했다. 이 통과됐다. 미국 최.. 2008.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