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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이야기370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이 글의 초고를 쓰는 3월 29일, 제가 있는 곳은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꽃피는 춘삼월이라 누가 그랬던가요. 작년 3월 말에도 눈이 왔다는 이곳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또 눈이 올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 때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캠페인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이리도 사나운 날씨가 1년 내내 이어지는 곳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 했습니다. 제게 3월 말은 남쪽에서도 꽃이 피는 때고, 4월은 만발한 벚꽃을 아쉽게 바라보며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으니까요. 입대를 한지 어느 덧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육우당이 떠나간 지는 8년이 흘렀고요. 제가 세상과 단절되면서 사는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뀐 것 같은.. 2011. 4. 8.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군형법 제92조 합헌결정. - 3월31일 너무 끔찍했던 하루, 그리고 새로운 다짐 - 헌법재판소 소장과 재판관들이 입장하자 영상 카메라가 돌아가고 사진 플래시가 여기저기서 터져 나왔다. TV에서만 지나치듯 봤던 헌법재판소 풍경을 바로 앞에서 보고 있자니 처음엔 신기했지만 나중에는 엄숙함과 권위에 눌려 앞을 제대로 쳐다 볼 수조차 없었다. 2시부터 시작하는 헌법재판소 선고에 혹시나 방청권을 얻지 못할까봐 1시간 전부터 미리 와 있었다. 오는 버스 안에서 핸드폰으로 군형법 92조를 검색했다. 서대문 근처 한 교회에서 합헌결정을 위한 집단기도회가 예정되어 있다는 블로그 글이 검색되었다. 적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거라는 예상은 했지만 언제부터인지 몰라도 먼저 와있던 교계 어르신들 덕분에 나는 방청권조차 얻지 못.. 2011. 4. 8.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10대 동성애자들 사이에서 벌어진 폭력사건, 과연 ‘10대 동성애’가 문제인가? 지난 2월22일 우리는 각종 언론보도를 통해 인터넷 공간에 존재하고 있는 동성애자 모임을 탈퇴했다는 이유로 10대 동성애자 12명이 한명을 폭행하고 가혹행위를 가했다는 사건을 접했다. 특히 혐오와 차별에 노출되기 쉬운 10대 청소년 동성애자 사이에서 벌어진 일이라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한다. 성정체성을 떠나 인간의 존엄을 파괴할 수 있는 그 어떤 폭력도 용납될 수 없고 존재해선 안 된다. 하지만 보도기사 대부분이 폭력이 발생한 원인을 진지하게 고찰하기보다 자극적인 현상에만 집착하고 있는 듯 보인다. 마치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학교생활을 정상적으로 하지 못해 범죄의 온상이 되고 있는 음지의 인터넷 클럽에 모이고 있고 정모를 통.. 2011. 3. 6.
게이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이혁상 감독과 주인공 병권과의 수다 - 영상으로 담지 못했던 그동안의 과정과 다큐멘터리의 의미를 짚어보다 다큐멘터리 은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가 공동 제작한 작품이며 영화감독 준문, 종로에서 인생의 황금기를 맞이한 요리사이며 친구사이 G-Voice 멤버인 영수, 동성애자인권연대 욜, 병권의 삶을 담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혁상 감독이 다큐를 통해 커밍아웃하며 4명의 이야기를 끌어가며 다섯 번째 주인공으로 출연하기도 하죠. 이혁상 감독은 성적소수문화환경을 위한 모임 연분홍치마 활동가이며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이기도 합니다. 은 2008년 늦은 봄 촬영을 시작해서 2010년 가을 완성이 되었고 2010년 부산국제영화제 다큐멘터리 경쟁부분에 초청되어 피프메세냐상을 받았고 한국독립영화협회에서 2010년 .. 2011. 1. 10.
Don’t Ask Don’t Tell 묻지도 말하지도 마라 Don’t Ask Don’t Tell 묻지도 말하지도 마라 마침내, 미군에서 복무하는 동성애자들에 관한 “묻지도 말하지도 마라Don’t Ask Don’t Tell(이하 DADT)” 정책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강력한 종용으로 의회에서 폐지되었다. 이것은 동성애자들이 자신들의 성 정체성을 감추지 않고서 군복무를 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진정한 사회 구성원이 되기 위한 오랜 투쟁을 통해 획득한 시민권의 진일보로서 많은 미국 국민들이 이를 축복하고 있다. 아마도 그와 관련한 간략한 역사를 살펴보는 것이 미국 정책에서의 이런 변화가 왜 중요한지에 대한 이해를 도울 것이다. 2차 세계대전 후 미국에서 처음으로 발생한 동성애자인권 운동은 군대에서 명예롭게, 그리고 당당히 복무하기 위한 기회를 얻고자 했던 군인.. 2011. 1. 10.
동성애자와 기독교인? 막 자정이 지날 무렵부터 오랜 친구들을 비롯해 새로운 친구들이 종로에 모여 함께 먹고 마시며, 이야기와 웃음을 나누면서 길고도 멋진 밤을 보냈다. 새로 사귄 내 친구 한명이 자기처럼 젊은 게이 친구 하나가 동성애자이면서 기독교인이 될 수 있는지에 대해 진심으로 걱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하길, 기독교인이 아닌 자기에게는 그게 큰 이슈는 아니지만, 게이이자 기독교인인 친구는 정말로 큰 고민이라는 것이다. 내가 동성애자이면서 기독교인이 되고자 하는 한국의 젊은이들에게서 그러한 질문을 들은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이러한 질문을 던지며 분열감을 느끼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다. 나는 문제 될게 정말로 하나도 없다고 재차 확인시켜 주고 싶었다. 물론 동성애자가 되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특히 동성애혐.. 2010. 10. 19.
<종로의 기적> 그리고 커밍아웃 막연하게 그려지는 존재 흔히 게이를 ‘패션 감각이 뛰어나고 자기 관리에 능숙한 전문직’을 연상케 하는 이야기나 글들을 자주 접하게 된다. 강연을 가거나 어느 공간에서 커밍아웃을 할 때 ‘여러분들이 생각했던 게이가 아니어서 당황하셨죠?’하는 이야기를 내 스스로 할 때도 있다. 대중 매체를 통해 알려진 게이 캐릭터 혹은 실제 게이들의 모습을 보면 멀끔한 모습이니 그러려니 하겠지만, 이성애자가 아닌 다른 성정체성은 영화나 드라마에서만 존재하는 것은 분명 아니다. 그러나 사람들은 자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주변인들에게 시선을 돌리기기 쉽지 않은 듯하다. 설마 내 친구, 내 가족, 내 직장 동료가? 편견은 그 뿐만은 아닐 것이다. 얼마 전 조선일보 하단 광고에 등장한 ‘ 보고 게이 된 내 아들 AIDS에 걸리면 SB.. 2010. 10. 19.
[회원인터뷰] 게이 페미니스트로서 사는 삶 - 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서리와의 인터뷰 2010년 4월10월 따뜻한 봄날의 기운을 만끽하고자 회원들과 함께 어린이대공원으로 소풍을 간 적이 있다. 창작시도 짓고, 그림도 그리고, 함께 싸온 도시락도 나눠 먹는 시간을 가졌다. 어린이대공원 곳곳을 돌아다니며 사진도 찍고 산책도 했다. 회원모임에 처음 나온 서리는 조금 어색한 모습으로 조용히 있었지만 몇 마디 나누다 보니 그가 몇 개월 동안 동성애자인권연대에 후원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본명으로 후원을 하고 있어서 잘 몰랐었던 것이다. 그리고 서리는 여성주의 관점을 가지고 동성애자 인권운동을 하는 게이다. 개인사로 들어가면 더 독특한 이력을 가지고 있는 그이지만. 서리만의 묘한 매력을 남겨두기 위해 여기서는 담지 않겠다. ^^ 정욜 : 서리 두 번.. 2010. 10. 19.
테드제닝스가 말하는 <인생은 아름다워> 가족가치란? 내가 지난 6월에 한국을 방문했을 때, 두 명의 성인 게이가 가족 구성원으로 나오는 드라마 를 둘러싼 상당한 논쟁이 있었다. 사실 이 드라마는 한국에서 게이로 산다는 것을 다룬 것이 아니라, 가족에 관해서, 그리고 사랑하는 아들, 형제, 조카, 손자가 동성애자라는 것을 알고 나서 그 가족이 어떻게 반응하는지, 혹은 반응하지 않는지에 대해서 다룬다. 이러한 내용이 TV에서 방영된다는 사실에 놀랍게도 기독교인들이 분노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려왔다. 따라서 한국에서 있었던 내 강연에 관한 기사들도 그 강연을 이 드라마를 둘러싼 논쟁과 결부 지었다. 그러나 에서 정확히 무엇이 그들을 그토록 분노케 하는가? 미국으로 돌아가서 나는 이 드라마의 몇몇 에피소드를 더 볼 수 있었다. 젊은.. 2010. 9. 7.
Adam and Steve : 아담과 스티브 게이와 레즈비언을 소외시키고 심지어 범죄 집단으로 몰아세우기 위해 수세기 동안 악용되어 온 특정 성경 구절들이 있다. 기원 후 400년, 일부 기독교 지식인들은 동성애를 비난하고자 필로가 발명한 소돔 이야기의 해석을 채택했다. (비록 성경과 다른 유대교 구절들에서는 그 이야기를 부유한자와 오만한자들의 범죄에 대한 언급이라고 해석했을지라도 말이다.) 200년 후, 로마서 1장 26~27절에 있는 바울의 말은 동성애에 반대하는 법을 정당화하기 위해 황제들에 의해 처음 사용되었다. 16세기에 이르러서야 레위기를 인용해 동성애를 반대하기 시작했다. 기독교인들은 레위기의 다른 구절들을 기독교인들을 위한 규율(일례로, 음식이나 의복에 관한 규율)로 사용한 적이 단 한반도 없었으므로 이것은 이상한 결정이었다. 분명히.. 2010. 8. 5.
왜 그들은 우리를 싫어하는가? (2) 오늘날 한국의 동성애자들이 특히 복음주의 개신교 교회의 동성애혐오로 고통 받고 있는 것은 그러한 일부 교회와 미국 내의 종교적 우파 사이의 공모 때문이다. 미국의 일부 기독교인들이 동성애혐오로 고통 받는 사람들이 그것을 극복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도록 돕는 데 있어 특별한 책임감을 느끼는 것은 기독교의 왜곡된 형태가 이러한 고통과 이러한 동성애혐오에 책임이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시카고신학대학의 LGBTQ센터는 여기 한국뿐만 아니라 필리핀이나 아르헨티나, 일본 등지에 있는 LGBT 단체들과의 연대 업무를 지지해왔다. 우리 교회들이 고통의 원인을 제공했기에 우리는 도와줄 의무가 있다. 나는 선교 활동을 하는 기독교와 그것이 동성애혐오를 퍼뜨리는 방식에 대해 말했다. 그러나 선교사들이 기독교의 이러한 왜곡을.. 2010. 7. 4.
왜 그들은 우리를 싫어하는가? (1) 얼마 전에 한국 게이 친구가 한국의 천주교와 기독교에 대해 말하던 중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왜 그들은 우리를 그토록 혐오하나요?” 이 대화에서 나중에 그는 자신이 동성애자라는 사실을 인정했을 때 떠났던 그 교회의 예배 시간에 몰래 들어가곤 했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신이 우리를 싫어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가끔씩 든다고 해명했다. 내 친구의 그런 얘기가 뇌리를 떠나지 않아, 나는 그 당황스러움과 그들이 우리를 싫어하는 이유, 그리고 희망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 아마도 신은 우리를 싫어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우선 내가 어떻게 그런 질문을 듣게 되었고 그것이 나에게 왜 그렇게 중요한 의미를 가지는지에 대해 설명해야만 할 것이다. 나는 1994년에 처음 한국에 왔다. 한국인 친구와의 우정 때문.. 2010. 5. 27.
한신의 중심에서 성소수자 권리를 외치다! -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고발자’ 운영자 곱단 인터뷰 4월25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 캠페인이 열렸을 때, 지나다니는 시민들의 발걸음을 한 번에 멈추게 한 인물이 있었습니다. 당당히 “나는 게이다”라고 소리쳤던 사람. 바로 한신대 성소수자 인권모임 ‘고발자’ 운영자 ‘곱단’ 이었습니다. 머리부터 발끝까지 예쁘게 차려입고(누가 봐도 게이스럽게(?)) 캠페인에 열심히 참여했던 그가 동성애자인권연대 신입회원으로 가입을 했습니다. 그 이후 5월1일 120주년 노동절 기념행사가 열렸던 여의도 문화공원에서 더 많은 한신대 학생들과 함께 우리는 또 만났습니다. 그는 핑크색 바지를 입고 성소수자 인권을 알리는 유인물을 열심히 나눠주고 있었습니다. 곱단의 삶과 생각이 더 궁금해졌습니다. 웹.. 2010. 5. 26.
나는 다른 그리스도인, 예수를 사랑하는 성소수자 - 4월25일을 기다리며 얼마 전 엄마가 식탁 위에 놓아둔 리더스 다이제스트 크기의 작은 잡지를 보았다. 교회에서 가지고 온 것이라 길래 무심코 집어 내용을 쓰윽 훑어보았다. (엄마는 나와 다른 교회를 다닌다) 잡지의 마지막쯤에 자리한 기사를 읽고는 가슴이 두근거려 서둘러 책을 던져버렸다. "인권이라는 허울을 쓰고 동성애를 인정하는 사회적 분위기"가 "매우 위험한" 요즘, 그래서 다른 시선으로 동성애 사역을 하는 왠 미국인 기사를 실어놓았는데, 그 기사의 내용이 참으로 전형적이라 하품이 나올 지경이면서도, 한 존재의 자존을 위협하는 위험천만한 내용이기에 머리끝까지 바짝 곤두선다. 그 친구는 성공회 신부 부모 밑에서 자란 게이 청년인데, 성정체성의 혼란이 와 고통 받다가 신앙의 힘으로 이를 극복하고, 이제는 "가여운 동성애자"들을.. 2010. 4. 29.
‘세상 끝 집에도 훈훈한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세상 끝 집에도 훈훈한 봄바람이 불었으면 좋겠다’ 프랑스의 심리학자이면서 작가인 앙트완 오두아르가 쓴 이란 책이 있다. 책의 내용은 작가가 에이즈 환자, 암환자들의 요양시설인 쉼터에서 생활하면서 그들의 심리상태를 인터뷰한 내용으로 되어있다고 한다. 그 책을 우리 HIV감염인 요양시설 쉼터에서 자원 봉사하는 어느 수녀님이 소개해 주었다. 책의 내용을 듣고는 꼭 읽어보고 싶었지만, 망막 수술의 후유증으로 눈이 잘 안보여 나중에 눈이 나아지면 꼭 읽어보리라 마음먹었었다. 무엇보다 쉼터를 ‘세상 끝 집’이라고 표현한 책 제목이 너무나 딱 들어맞는다고 생각했다. 10년 동안 에이즈로 투병하면서, 혼자 살아온 시간보다 쉼터에서 더 오래 살아온 나였기에 그 제목만 들어도 그 집의 분위기, 그들의 심리상태를 충분히 .. 2010. 4. 29.
종로의 터줏대감들. 릴레이인터뷰 1. Bar 그루 2010.04.09 늦은 밤 아직은 쌀쌀한 봄날의 어두운 밤, 종로 골목 안 어느 곳엔가 숨어 있어서 간판뿐만 아니라 입구조차도 어딘지 잘 보이지 않는, 그러나 동성애자들에게는 선뜻 발을 들여 놓을 수 있는 작은 술집. 소주한잔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숨기고 살아가야 하는 고단한 동성애자들에게는 며칠을 버티게 하는 힘이 되는 특별한 공간이 있다. 작지만 아주 편안한 문을 열어놓고 우리를 기다리고 있는 그루에 갔다. 늘 그렇듯이 토마스 사장님은 우리를 반갑게 맞이해주었다. 정숙 : 오랜만에 뵈요. 2주 만에... (일동웃음) 욜 : 2주 만에 왔나? 한 주 쉬었을 뿐인데, 왜 이렇게 오랜만에 온 것 같지? 오늘은 인터뷰 때문에 왔으니, 조용히 있어야지... (일동웃음) 정숙 : 다른 직업을 선택할 수 있었을.. 2010. 4. 29.
인종 및 성 차별에 맞선 퀴어 운동 인종 및 성 차별에 맞선 퀴어 운동 저의 퀴어 활동과 저의 인생에 대해서 글을 쓴다는 게 조금 이상해요. 미국에서도 쿼어 활동가가 뭔지 몰랐고 한국 와서 더 명확해진 것도 아닌데 글을 쓰게 됐네요. 그 의미를 찾는 것은 지속적인 과정이라고 인정하지만, 한국 와서 한국어로 동성애자인권연대라는 단체에 저를 소게하는 게 마냥 신기해요. 편안한 가족처럼 느껴질 때도 있고 아닐 때도 있긴 하지만요. 그래도 저의 글에 진실이 담겨있고 저의 경험에 담겨있는 진실을 나누면서 공동체를 만든다는 것을 믿으면서 글을 씁니다. 그래서 저의 글을 읽는 사람들을 아직 안 만났지만 같이 활동하고 더 가까워지겠다는 희망으로 글을 씁니다. 저는 한국에 태어나서 3살 때 미국으로 부모님과 함께 이민을 갔어요. 부모님께 왜 이민을 왔는지.. 2010. 4. 29.
이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것은 사랑하고 사랑받는 것이다 - 사랑을 듬뿍 나누고 잠시 휴식기에 들어간 아니마와의 인터뷰 4월 25일, 안타깝게 청소년 시기 스스로 목숨을 끊은 故 육우당, 오세인을 추모하며 작년에 이어 올해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라는 제목의 캠페인이 열렸다. 따뜻한 봄볕 아래 50명이 넘는 동인련 회원, 후원회원 그리고 청소년 자긍심팀 회원들을 비롯해 청소년 성소수자 그리고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모였다.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유인물도 나눠주고 서명도 받고 페이스 페인팅도 직접 시민들에게 해주고 기념품도 나눠주는 아름다운 모습들이 이어졌다. 즐겁게 참여하는 시민들의 모습을 보면서 힘을 얻는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보였고, 이날 ‘아니마’는 가슴팍에 반짝이는 비즈로 ‘GAY'라고 새겨진 .. 2010. 4. 29.
2010.3.11 전남대 강의를 마치고 서울로 올라가는 KTX 열차 안에서. “과장님. 내일 저 시골에 내려가 봐야 해서 연차를 내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나는 오늘 전라도 광주로 향했다. 지금은 저녁 6시부터 시작한 전남대 로스쿨 강의를 다녀오는 길이다. 서울까지 약 2시간 정도가 남았다. 밤 10시를 향해가고 있다. 열차 안에서 자면 서울까지 빨리 갈 수는 있겠지만 집에서 밤잠을 설칠 것 같아 결국 노트북을 꺼냈다. 무료한 시간을 달래고자 덜컹거리는 기차에서 글이나 써보자는 심산이었다. 무엇을 써볼까 고민하다 오늘 전남대 로스쿨 학생들을 대상으로 강의를 마치고 난 소감을 적어볼까 한다. 전남대 인권법학회와 공익인권법센터를 공동으로 주최한 오늘 토론은 제목이 매우 흥미로웠다. ‘실제 성소수자가 들려주는’ 성소수자로서의 삶과 커밍아웃. 법학전문대학원 엘리베이터마다 붙어있는 이 .. 2010. 3. 29.
푸근한 빵집아저씨가 되고 싶은 욜의 이야기 지난 2월에 열린 동성애자인권연대의 총회에서 새로운 운영위원장으로 선출된 정욜회원을 만났습니다. 그리고 지난 13년간 늘 한결같은 자세로 동인련과 함께 삶을 살아온 그에게 남겨진 추억, 앞으로의 소망을 물었습니다. 평소 고되고 바쁜 활동 속에서 놓치고 지나쳤을지도 모를, 평범한 질문과 대답을 나누며 서로에게 조금 더 가까이 다가가는 기회가 되기를 희망하면서. episode_1. 첫 만남과 설레임 욜씨와 동인련과는 참으로 인연이 깊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몇 년째 활동을 하고 계시죠? 97년 겨울에 가입하고, 계속 활동을 이어오고 있습니다. 군대에 있던 시기를 제하면, 2000년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니 이제 10년이 다 되어 가는군요. 동인련과의 첫 만남은 어땠는지 궁금한.. 2010. 3.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