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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에세이] 무지개의 찬란함부터 그늘까지 – 시드니 월드프라이드 탐방기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랑이 이겼다!” 지난 2월 21일, 서울고등법원 앞에서 나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이 환호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나와 내 남편 성욱이 원고로 참여한 동성 배우자 건강보험 피부양자 소송 항소심에서, 우리는 승리했다. 한국 사법부에서 동성 부부의 권리를 인정한 최초의 판결이라는 점에서 내·외신 가리지 않고 많은 관심을 받았다. 판결 직후 3일 동안 끊임없이 인터뷰가 이어졌고 슬슬 지쳐갈 무렵, 우리 부부는 계속해서 쏟아지던 인터뷰 요청은 잠시 뒤로 한 채, 호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인권재단사람의 지원으로 시드니월드프라이드에 참여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겼는데, 그게 마침 판결 3일 뒤부터 시작하는 일정이었다. 어쩌다 보니 승소 기념 여행이 된, 여러모로 의미 있었.. 2023. 4. 24.
육아#13. 아이와의 실랑이: 어찌해야 쓸까나, 핸드폰을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손 씻기와 쌈장 찍어 먹기 최근 아이의 행동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손 씻기 입니다. 예전에는 맘마를 먹이기 전에 물수건으로 아이의 손과 입을 닦아주었습니다. 그러나 최근에는 비누로 손을 깨끗이 닦고 맘마를 먹습니다. 손 닦는 것을 좋아하는 이유는 수도꼭지를 틀면 물이 졸졸졸 흘러 나오는데 그 물에 손을 대면서 신바람이 나기 때문입니다. 손씻기는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매우 중요한 건강 행위 이지요. 앞으로도 이 습관은 계속 가자꾸나. 언젠가 한번은 손을 씻은 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또 씻는다고 우겨 대서 물로만 씻어주고 “끝~”했더니 아니라고 손 사래를 쳤습니다. 이유 인 즉, 엄마 아빠처럼 손에 비누를 바르고 문질러야 한답니다. 손 씻자고 하면 싫다고 머리를 절레절.. 2023. 4. 24.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 3월호 🌸 목 차 🌸 행성인 2023년 3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소모임 열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몸짓패입니다”- 행성인 몸짓패 [소모임 열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독'서를 매개로 서로를 말하는 자리 - 행성인 책읽기 소모임 완독 [소모임 열전] 내가 쫑긋에 가는 이유_행성인 이야기 나누기 소모임 "쫑긋" [소모임 열전] 그냥 뛰고 차고- 퀴어 풋살모임 큐리블 [회원 에세이] 편안한 일상이란 어떤 걸까? [레인보우패밀리] 육아#12. 소대변 훈련: 아가야~쉬야 하자 ✒️ 2023 행성인 웹진 기고 제안하기 ✒️ 2023. 3. 28.
행성인 2023년 3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 #1.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제38회 한국여성대회 지난 3월 4일, 제38회 한국여성대회가 서울광장에서 개최되었습니다. 이번 여성대회의 슬로건은 “성평등을 향해 전진하라! 퇴행의 시대를 넘는 거센 연대의 파도” 였는데요. 행성인도 섹슈얼리티를 가로지르는 온전한 성평등을 요구하며 함께 참여했습니다. 행성인은 서울광장 한 켠에 마련된 여성대회 전시존에, 지난 2020년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에 온라인캠페인을 통해 만든 트랜스젠더플래그를 전시하고,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부스에서 진행한 혼인평등 퀴즈, 스티커 배포, 인증샷 등 진행을 함께 했습니다.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 중인 무나님은 페미난장 무대에서 발언과 노래 공연으로 참여하기도 했습니다. 한 편,.. 2023. 3. 28.
[소모임 열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몸짓패입니다”- 행성인 몸짓패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몸짓패)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몸짓패입니다” 몸짓 공연 무대에 서면 몸짓패 소개를 이렇게 시작한다. 행성인 몸짓패 소모임에는 별도의 이름이 없다. 단체 명칭에 몸짓패의 활동 이유가 분명하게 녹아져 있어 별도의 상징적인 이름을 만들 필요를 못 느꼈기 때문이다. 처음에 이름을 만들지 않은 것이 무던한 구성원 성향상 굳어져온 것도 있겠지만, 연대 활동 자체에 집중하는 이들의 특성을 보여주는 것 같기도 해서 나는 그게 참 좋았다. 몸짓은 노동운동에서 민중가요에 맞춰 춤을 통해 선동하는 문화예술운동이다. 행성인 몸짓패는 2013년도에 시작되었다. 몸짓패를 시작할 무렵 집회가 익숙한 행성인 회원들은 어렵지 않게 받아들였지만 그렇지 않던 성소수자 회원들에게는 낯선 운동.. 2023. 3. 26.
[소모임 열전] '완'전히 다른 사람들이 모여서 '독'서를 매개로 서로를 말하는 자리 - 행성인 책읽기 소모임 완독 지오(행성인 책읽기 소모임 완독) 행성인 책읽기소모임 완독은 2016년 10월에 토리님의 제안으로 시작되었습니다. 당시 행성인 회원들을 초대하는 제안의 말이 무척 인상 깊습니다. "행성인은 성소수자 인권운동을 위한 단체입니다. 성소수자 인권운동에 뜻이 있는 사람들이 머물기를 청한 공간입니다. 인권운동에 뜻을 두는 것은 단지 후원하고 활동에 지지를 표하고 사안에 서명하는 데에만 머무르지 않습니다. 인권운동이 돈이 많은 사람들로부터 후원을 늘리는 것이나 힘 있는 세력의 힘을 빌리는 것만이 아닌 까닭입니다. 회원단체에 모인 수많은 개인들이 의미를 나누는 것이 바탕이 되기 때문입니다. 즉, 회원단체로 운동을 하는 것은 너와 내가 이 곳에서 만나 뜻을 나누는 것이 전제라 할 수 있습니다. 흥미롭게도, 한국 성소수.. 2023. 3. 26.
[소모임 열전] 내가 쫑긋에 가는 이유_행성인 이야기 나누기 소모임 "쫑긋" 덕현(행성인 이야기 나누기 소모임 "쫑긋") 쫑긋은 행성인 회원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소모임입니다. 쉽게 말하면 수다 모임, 친목 모임이지요. 쫑긋을 만들게 된 계기는 인권 활동에 대한 부담 없이 오고 싶을 때 와서 가볍게 이야기 나누는 공간이 행성인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어요. 사실 이런 모임을 만들기에 저는 그리 적합한 사람은 아니예요. 저는 수다 모임보다는 회의가 더 편한 사람이거든요. 친한 친구들과도 일 년에 한두 번밖에 연락을 안 할 정도로 친목에 대한 욕구는 크지 않아요. 그렇다 보니, 행성인에서 활동하면서도 사람들과 따로 만나 노는 일에는 별로 관심이 없었어요. 오히려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만나 활동하다 보면 친밀감이 생기는 것 같아요. 그렇게 살아왔던 것 같은데, 여러 일들을 겪으.. 2023. 3. 26.
[소모임 열전] 그냥 뛰고 차고- 퀴어 풋살모임 큐리블 소연(행성인 큐리블) 2019년 퀴어 여성 풋살팀에 들어가고 어쩌다 1~2번 풋살을 했다. 풋살 붐이 일고 나서도 가끔 공을 차러 간 게 전부인데, 주말에 시간내기 힘들기도 했고 내가 풋살에 재능이 있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평일에 풋살을 하고 싶어서 여러 플랫폼을 찾아봤는데 남성팀, 여성팀, 혼성팀이 있었다. 일회성 경기에서 처음 보는 사람들과 운동하기에 나는 낯을 가린다. 더구나 풋살이 팀 운동이다 보니 다른 사람에게 민폐나 끼치지 않을까 걱정이 많이 되었다. 여성팀에 자리가 다 찼을때는 굳이 혼성팀에 들어가고 싶지 않았다. 왕초보 실력으로 ‘남성’들과 뛰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플랫폼에서는 본인의 레벨에 맞춰 팀을 편성해주었음에도 ‘남성’은 운동을 잘한다는 편견 때문에 괜히 그.. 2023. 3. 26.
[회원 에세이] 편안한 일상이란 어떤 걸까? 종우(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성정체성으로 인해 겪을 수 밖에 없는 반복적인 불편한 일상 나는 50대 비수술 트랜스 남성이다. 아직도 성별을 정정하지 못했다. 호르몬 주사만 23년째 맞고 있다. 외모와 목소리가 주민번호 뒷자리 첫번째 숫자와 달라서 남들은 겪지 않아도 되는 불편한 일을 자주 경험한다. 통신, 은행, 보험 등에 문제가 생기면 보통 사람들은 직접 방문하지 않고 고객센터로 전화해서 처리한다. 그런데 나의 경우 전화를 통해서 처리할 수 있는 일도 직접 가서 처리해야만 하는 상황에 놓일 때가 많다. 고객센터에서는 목소리와 주민번호상 성별이 일치하지 않아 전화로는 본인 여부를 확인하는 게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공공기관에서 민원처리할 때는 주민번호를 적거나 신분증을 제출할 때가 많은데, 집근처에 .. 2023. 3. 26.
육아#12. 소대변 훈련: 아가야~쉬야 하자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필리핀에서 비가 내리는 우기는 10월부터 2월까지 약 4개월 입니다. 이 기간에는 아침, 저녁으로 매우 선선하고 가끔은 춥게 느껴집니다. 이제 우기가 끝났으니 햇볕이 작렬하는 여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아가와 함께한 소소한 날들을 써내려온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습니다. 세월이 유수와 같습니다. *인형 놀이와 동물 이름 부르기 인보의 쫑알대는 언어가 많이 늘었습니다. 완전한 문장은 아직 못하나, 단어를 하나씩 쫑알댑니다. 아이들이나 그림을 보고 ‘베이비 베이비’를 외쳐 댑니다. 자기보다 나이가 더 많은 언니, 오빠뻘 되는 아이들도 모두 베이비라고 부릅니다. 동네 언니들은 우리 집에 놀러와 인보를 데리고 인형 놀이를 해줍니다. 가끔 저 와도 인형을 데리고 소꿉놀이를 합니다. .. 2023. 3. 26.
행성인 웹진 2023년 02월호 🌱 목 차 🌱 행성인 2023년 2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활동 후기] 제 15회 성소수자인권포럼 ‘함께 만드는 혼인평등’ 후기- 혼인 평등 = 혼인 50% + 평등 50% [활동 후기] 제 15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후기 : 트랜스젠더퀴어의 언어를 찾아서 [인터뷰] 신임 운영위원 소유 인터뷰- 베이스 연주하는 IT노동자 [인터뷰]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신임팀장 무나 인터뷰- 함께 있다는 감각 배우기 [인터뷰] 보깅 한길에서 행동하는 성소수자를 만나다- 댄서 Cheri Boi [회원 에세이] 슬픈 2월을 보내며 [회원 에세이] 유감, 팀 깃즌과 『퀴어 코리아』 [레인보우패밀리] 육아#11.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네 ✒️ 2023 행성인 웹진 기고 제안하기 ✒️ 2023. 2. 26.
행성인 2023년 2월 활동스케치 & 회원가입 한마디 오소리(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국장) #1.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 지난 2월 7일, 국방부 앞에서 이 진행되었습니다. 국방부가 입법 예고한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 중 '추행'에 관해 '동성 간 성관계'임을 명시한 데에 따른 기자회견이었습니다. 행성인에서는 상임활동가 오소리와 호림이 각각 행성인 및 군성넷과 무지개행동 소속으로 발언에 참여하였습니다. 개정안 중 추행 관련 부분이 삭제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해당 사안을 모니터링하며 대응해나갈 계획입니다. 추후 진행상황이 있으면 다시 공유드리겠습니다. 해당 사건과 관련한 자세한 내용은 아래 링크를 참조해주세요. 성소수자 차별 조장하는 군인 징계령 시행규칙 개정안 규탄 기자회견 - 의견서 및 발언문 #2. 2023 행성인 정기 회.. 2023. 2. 26.
[활동 후기] 제 15회 성소수자인권포럼 ‘함께 만드는 혼인평등’ 후기- 혼인 평등 = 혼인 50% + 평등 50% 슈미(행성인 성소수자노동권팀) 동료들은 자신의 삶에서 축하받는 순간이 많다는 생각이 든 적이 있습니다. 결혼한다는 소식을 알리는 순간, 청첩장을 돌리는 순간, 많은 사람의 축하를 받으며 결혼식을 올리는 순간, 덕분에 신혼여행에 잘 다녀왔다며 답례품을 돌리는 순간, 신혼부부 행복주택에 입주하게 되었다며/양가의 도움을 받아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다며 사람들을 집에 초대한 순간, 아이가 태어난 순간, 아이가 무럭무럭 자라 돌이 되었다며 떡을 돌리는 순간. 저는 동료들을 아끼기에 이런 순간마다 진심으로 축하의 마음을 전했습니다. 하지만, 나와 동성 짝꿍의 기쁜 순간은 알린 적도, 알리려고 마음을 먹은 적도 없습니다. 회사에서 나의 기쁜 순간은 나만의 기쁜 순간이었습니다. 한편으론 동료가 무척 부러운 순간도 있.. 2023. 2. 26.
[활동 후기] 제 15회 성소수자 인권포럼 후기 : 트랜스젠더퀴어의 언어를 찾아서 무나(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 인권팀장) 트랜스젠더퀴어는 끊임없이 자신의 존재를 설명하고 증명해야한다. 트랜스젠더퀴어 인권운동에서 가시화가 중요한 이유이다. 그러나 트랜스젠더퀴어에게 자신을 설명할 수 있는 언어는 충분하지 않다. 이번 성소수자 인권포럼에서 나는 트랜스젠더퀴어로서 반가운 언어들을 만날 수 있었다. 그 언어를 소개하며, 이런저런 감상을 덧붙여 본다. 1일차 연구세션2, 조윤희, 〈한국에서의 무성애 지향에 대한 탐색적 연구 : 온라인 커뮤니티 분석을 중심으로〉 먼저 발표문의 서론 중 일부를 소개하고 싶다. ‘무언가를 부정하기 위해서는 우선 그것이 무엇인지 구체적으로 정의를 내릴 수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중략) 무성애자는 자신의 정체성을 이야기하기 위해 우선 ‘성적(sexual)’끌림이라는 것이.. 2023. 2. 26.
[인터뷰] 신임 운영위원 소유 인터뷰- 베이스 연주하는 IT노동자 진행 및 정리- 미디어TF 인터뷰이- 소유 2023년 새롭게 활동팀장과 운영위원이 된 무나와 소유의 인터뷰. 어떻게 팀장과 운영위원이 되었는지, 어떤 마음일지, 올해는 어떤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지 함께 나눠봅시다. 미디어TF(이하 '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소유(이하 '소')- 안녕하세요. 올해부터 운영위원회에 합류하게 된 소유라고 합니다. 이전에는 주로 노동권팀에서 활동했고요. 독서 소모임 완독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평상시(?)에는 IT 업계에서 개발자로 일하고 있고, 주말에는 밴드에서 베이스도 치고 있습니다. 같은 업계 분들과 저처럼 취미 연주를 하시는 분들에게 관심이 아주 많습니다. 잘 부탁드립니다! 미- 올해 신임 운영위원이 되었습니다. 감상부터 물어보겠습니다. ^^ 소- 이 글을 쓰는 .. 2023. 2. 26.
[인터뷰]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신임팀장 무나 인터뷰- 함께 있다는 감각을 배우기 진행 및 정리- 미디어TF 인터뷰이- 무나 2023년 새롭게 활동팀장과 운영위원이 된 무나와 소유의 인터뷰. 어떻게 팀장과 운영위원이 되었는지, 어떤 마음일지, 올해는 어떤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지 함께 나눠봅시다. 미디어TF(이하 '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무나(이하 '무')- 안녕하세요, 무나입니다. 이것저것 예술 활동을 하며 작년 봄부터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 올해 트랜스팀 팀장이 되었습니다. 감상부터 물어보겠습니다. ^^ 무- 활동 경험이 많지 않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한데요, 그만큼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미- 많은 회원들에게 무나는 집회에서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많이 남을 텐데요, 행성인에서는 무슨 활동들을 했나요? 오기 전에 무슨 .. 2023. 2. 26.
[인터뷰] 보깅 한길에서 행동하는 성소수자를 만나다- 댄서 Cheri Boi 진행 및 편집: 남웅 인터뷰이: 체리보이(@Cheri_boi) 지난달 초, 자신을 게이 보깅 댄서로 소개하는 Cheri boi(체리보이)가 행성인에 메일을 보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 사람들과 보깅을 같이 배우는 시간을 제안한 것이다. 새로운 제안에 눈이 번쩍 뜨였고, 곧바로 날짜를 잡아 사무국 활동가들과 미팅을 가졌다. 그는 어떤 동기로 행성인에 보깅을 제안한 것일까. 그는 어쩌다 보깅을 하게 되었을까. 궁금한게 이만저만이 아니라는 생각에 미디어TF는 대뜸 그에게 인터뷰를 제안하고 궁금한 건 다 물어보고 실을 수 있는 것들을 추려 실었다. 힙합, 왁킹, 보깅 남웅(이하 웅):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체리보이(이하 체): 안녕하세요. 저는 ‘하우스오브러브’ 라는 팀에 속해서 보깅 댄서로 활동하고 있는.. 2023. 2. 26.
[회원 에세이] 슬픈 2월을 보내며 정현(행성인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매년 2월이 되면 생각나는 사람들이 있다. 변희수, 은용... 몇 년 전 이 즈음 세상을 떠난 트랜스젠더 동료들이다. 특히 변희수 하사를 실제로 만난 적은 없다. 하지만 어딘가에 존재하고 있을 거라 생각은 했으니 그가 나에게 없던 존재였던 적은 없었다. 그런 그가 내 시야에 들어왔던 건 군 복무 중 성확정수술을 받고 성별정정을 함으로 인해 군 전역 위기에 처해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였다. 그 얘기를 들으면서 장소나 환경만 달랐지 그 일이 나에게도 충분히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알았다. 당사자가 그가 아니라 내가 될 수 있는 일이라는 걸. 그가 이 세상과 등졌을 당시 나는 다니던 회사를 그만 두고 장기간 구직 상태였다. 전 직장을 다니면서 호르몬주사를 맞기 시작했기 .. 2023. 2. 25.
[회원 에세이] 유감, 팀 깃즌과 『퀴어 코리아』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20년 11월, 함께 활동하는 동료가 조심스럽게 말했다. 당시 Duke Press에서 출간한 QUEER KOREA(이하 『퀴어 코리아』, 번역이 되기 이전 원서다.)라는 서적에 네 이름과 군대 이야기가 들어갔다고. 출간 당시 9번 챕터로 들어간 티모시 깃즌(Timothy Gitzen)의 원고 ‘RIPPLES OF TRAUMA(트라우마의 잔물결)’에 너 뿐 아니라 다른 이들의 본명과 이야기가 들어갔다는 것이다. 나는 허락한 적이 없는데? 번역서를 구입한 독자들은 당장 책을 뒤적거릴지 모르지만 그 챕터는 이제 없다. 한국어 서문에서 편집자 토드 헨리는 이렇게 적는다. “『퀴어 코리아』의 한국어 번역을 하고 있는 중에, 나는 한 저자가 이 책의 다른 저자들과 달리 윤리적 기준.. 2023. 2. 25.
육아#11. 호랑이보다 더 무서운 것이 있었네 여기동(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혀 안에 생긴 염증의 후유증 지난 해 아이는 첫 돐 즈음에 이앓이를 했습니다. 그런데 과거 이앓이 때 보였던 증상이 며칠 전 찾아왔습니다. 아이는 잠을 쉽게 이루지 못하고 오랫동안 울다가 잠이 들었는데 중간 중간 깨서 울기를 반복했습니다. 그 다음날은 밥도 싫고, 분유도 싫고 물도 싫다 하여 아무 것도 먹지 못했습니다. 육아 경험이 많은 이웃이 망고와 달달한 사탕 그리고 약간 짭짤한 과자를 먹이면 좋다고 조언해서 시도해 보았습니다. 아이는 막대 사탕을 잘 빨아먹고 (나트륨 섭취를 위한) 약간 짭조름한 과자도 잘 먹더니 상태가 약간 좋아졌습니다. 그러던 중 아이의 입안을 들여다보니 혀 바닥에 염증이 생긴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앓이 보다는 아마도 구내염 때문에 이 녀석이 그리.. 2023. 2. 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