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인터뷰] 웹진팀의 새 얼굴 '겨울'
인터뷰 한 사람: 요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나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인터뷰 받은 사람: 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자기소개 부탁드릴게요.
- 저는 91년생 바이섹슈얼 시스젠더 여성인 겨울입니다.
언제 정체성을 알게 되셨어요?
- 여자에게 끌리는구나 싶을 때는 12살 때 였어요. 친구에게 좋은 감정을 가졌었죠. 그 당시 팬픽 이반이 유행을 해서 ‘아 다들 그렇구나’ 했어요. 그런데 다들 그러면서도 이성애자라고 하니까 저도 이성애자라고 생각했었죠. 그래서 저는 저 스스로 양성애자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요. 그런데 대학 와서 이야기 해보니 조금 다른게 느껴지는거에요. 그 때 나는 양성애자구나 싶었어요. 성별정체성에 있어서도 요즘 고민을 해보고 있는데, 그게 제가 성폭행 트라우마가 있어서 더 강해지는 걸 원해서 남성적인 걸 동경하는건지 잘 모르겠어요
행성인에 들어온 계기는?
- 저는 늦게 정체성을 깨달았기 때문에 들어갈 생각을 안했어요. 저는 대학교 3학년이 다 되어서 깨달았거든요. 그러다 한강 소풍 공지를 보게 되어서 나는 성소수자니까 참여해보았는데 재미있어서 가입하게 됐어요.
그러면 행성인의 웹진팀에 들어오게 된 계기는요?
- 성소수자로서 자기표현을 하고 싶었어요.
겨울님은 바이섹슈얼(양성애자)이신데, 동성애자 사이에서도 양성애자에 대한 차별이 존재하잖아요. 차별의 이유가 뭐라고 생각하세요?
- ‘너는 이성애자 안으로 포섭될 수 있잖아’라는게 가장 큰 차별의 원인이라고 생각해요.
그게 차별의 이유가 될까요? 저는 그게 동성애라는 성적지향을 스스로 자랑스럽게 여겨지지 않는 것처럼 보여서..
- 맞아요. 그건 솔로 양성애자, 솔로 게이, 솔로 레즈비언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로 다 이성애자라고 생각하잖아요. 커플이 된다는 것에 너무 초점이 맞춰져 있는 것 같아요.
그런 차별을 없애기 위해서는 어떤 것이 필요할까요?
- 그건 생각을 많이 해보진 못했어요. 저는 차별을 받은 시간 자체가 적어서요. 음.. 양성애자를 위한 정보나 연구가 많이 이루어졌으면 좋겠어요. 통계 같은 것을 볼 때, 보통 동성애에 대한 것이 많은데, 양성애에 대한 것은 찾기가 어렵거든요. 미국에서는 양성애자들이 강간당할 확률이 높다는 자료도 있는데 아직 한국에서 본 적은 없어요. 못 찾은 것일 수도 있지만.. 언론에서도 양성애자에 대해 더 집중해줬으면 좋겠어요.
그렇다면 (다른) 성소수자 분야에서 관심 있는게 있나요?
- 교정강간이랑 커밍아웃이요. 교정강간의 경우 한국에서도 일어난다는 것을 알았으면 해요. (레즈비언이나 양성애자에게) 성희롱이나 쓰리썸을 하고 싶냐는 언어 폭력을 하기도 하구요. 제가 아는 분은 트랜스 남성으로 정체화 했었는데, 같은 반에 있던 여성인 친구 한 명이 남자친구를 불러서 강간한 케이스도 있어요. 사람들이 그게 얼마나 가까이 있는 공포인지 잘 모르는 것 같아요. 우리 도처에서 일어날 수 있는 일상적인 위협인데.. 그렇게 많이 조명되지 않고 있는 것 같아요.
커밍아웃에도 관심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 저는 어머니께 커밍아웃을 했어요. 저는 그 커밍아웃을 후회해요. 어머니는 커밍아웃을 하고 나서 말을 듣지 않을 때마다 아버지에게 아웃팅을 하겠다고 했어요. (결론적으로 하시지는 않았지만) 외국에서도 커밍아웃으로 집에서 쫓겨났거나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거든요. 커밍아웃에 대해 좀 더 다각적으로 생각해보는게 좋은 것 같아요.
겨울님은 어머니께 한 커밍아웃을 후회한다고 하셨잖아요. 그렇다면 성소수자 부모님들이 가져야 하는 태도나 행동에서 무엇이 필요하다고 생각하세요?
- 예전에 부모모임에도 나갔는데, 배우려고 하는 부분이 참 존경스러웠어요. 저는 제가 이성애자 부모였다면 어떻게 행동할지에 대해서 잘 모르겠어요. 하지만 커밍아웃을 할 당시에 ‘아 그렇구나, 내 아이가 성소수자 이구나’라고 하고 반응을 하지 않는 것이 차라리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해요. 그리고 아이와 부모간의 정서적 분리 역시 성소수자 부모님들이 가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겨울님의 꿈은 뭔가요?
- 잘 모르겠어요. 돈을 많이 벌고 싶고. 잉여가 꿈이에요.^^ (저도 마찬가지에요) 정말 하고 싶은 것은 변호사인데요. 변호사가 사람을 도와줄 수 있는 방법이 많은 것 같아요.
만약에 변호사가 되면 제일 하고싶은게 무엇인가요?
- 도움을 주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커리어를 쌓은 다음에 NGO에 가고 싶어요. 특히 UN이요. UN은 동성혼을 인정해주거든요. 내 가능성을 모두 인정하는 곳에서 일하고 싶어요. 그리고 UN에서 여성 인권 활동을 하고 싶어요.
여성인권활동이요? 여성주의에 관심이 많으신가봐요.
- 여성주의에 관심 많은데, 제가 가장 마음에 드는 분파는 인터섹셔널 페미니즘, 인종, 젠더, 계층 이런 것을 다 포섭하는 것이거든요. 현재 언론에서 보여주는 여성주의의 성과란 여성 임원이나 여성의 임금 등인데 여성 CEO나 여성 국회의원이 될 수 있는 여성은 굉장히 한정적이거든요. 그래서 인종, 젠더 등 소외된 사람들을 묶는 페미니즘에 관심이 있고 그게 페미니즘의 존재 의의라고 생각해요. 여성마다 다른 경험을 가진다는 것이 인정이 되었으면 좋겠어요. 한국에서 혼혈이 아닌 여성이 소비되는 방식과 혼혈인 여성이 소비되는 방식이 다르거든요. 또 다른 예로 장애인 여성과 비장애인 여성이 소비되는 것이 다르거든요. 여성마다 다르다는 인식이 생겼으면 좋겠어요.
꼭 꿈을 이루셨으면 해요. 인터뷰 해주셔서 감사합니다. 마지막으로 행성인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 행성인에 들어온지 얼마 되지 않아서 구체적으로 어떤 활동을 해야겠다는 것은 없지만, 웹진팀에서 많은 사람들을 만나 동질감, 소속감, 연대감을 많이 느낄 수 있는 활동을 하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