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신임팀장 무나 인터뷰- 함께 있다는 감각을 배우기
진행 및 정리- 미디어TF
인터뷰이- 무나
| 2023년 새롭게 활동팀장과 운영위원이 된 무나와 소유의 인터뷰. 어떻게 팀장과 운영위원이 되었는지, 어떤 마음일지, 올해는 어떤 활동들을 해보고 싶은지 함께 나눠봅시다. |
미디어TF(이하 '미') 자기소개를 부탁드려요.
무나(이하 '무')- 안녕하세요, 무나입니다. 이것저것 예술 활동을 하며 작년 봄부터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미- 올해 트랜스팀 팀장이 되었습니다. 감상부터 물어보겠습니다. ^^
무- 활동 경험이 많지 않아서 조금 부담스럽기도 한데요, 그만큼 배우는 게 많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습니다.
미- 많은 회원들에게 무나는 집회에서 노래를 불렀던 기억이 많이 남을 텐데요, 행성인에서는 무슨 활동들을 했나요? 오기 전에 무슨 활동을 했는지도 궁금합니다.
무- 행성인에 오기 전에는 뮤지션으로 홍대 클럽에서 공연을 하고 그림을 그리며 지냈어요. 그리고 행성인에 들어오고나서는 행성인을 통해서 차별금지법제정연대 단식농성장 저녁 문화제를 시작으로 여러 집회 현장에서 노래로 활동하고 연대했고요, 트랜스젠더 추모의 날 성명문을 트랜스젠더퀴어인권팀 팀원들과 함께 작성하기도 했습니다. 아, 그리고 친구사이 길 프로젝트 성과 보고회에 참석해서 트랜스젠더 당사자로서 이야기를 나누기도 했네요.
미- 이번에 팀장을 수락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작년부터 행성인에서 활동 했다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은데.
무- 할 사람이 없다면 내가 하지 뭐, 하는 가벼운 생각이었어요. 근데 막상 맡고 보니 할 일이 생각보다 많은 것 같아 걱정입니다. 선택은 쉽게 했는데, 책임은 쉽지 않네요.
미- 자리가 사람을 만든다는 이야기도 있지만, 팀장일 때와 그렇지 않을 때 달라지는 자세가 있는지 궁금합니다.
무- 팀원으로 활동할 때는 한 달에 한 번 회의에 참석만 하면 되었고, 그때그때 관심 가는 활동에 단발적으로 참여하는 느낌이었어요. 그런데 팀장이 되고 보니 연 단위 활동을 계속 염두에 두게 되는 것 같아요. 그리고 팀원일 때는 하고 싶은 것에 대한 상상을 더 많이 했다면, 팀장이 되고 보니 할 수 있는 것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하게 돼요.
미- 트랜스팀에서 하고 싶은 활동이나 계획이 있다면 무엇이 있나요? 홍보할 시간을 드리겠습니다.
무- 저는 서로 다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존중하고 함께 살아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런데 작년 활동을 통해 행성인 내에서조차 트랜스젠더에 대해 잘 모르는 분들이 많다고 느꼈고 팀 내에서도 서로에 대해 잘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우리가 더 많이 우리에 대한 이야기를 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당사자 혹은 주변인들이 트랜스젠더를 설명할 언어가 필요한데, 그 언어가 부족하다는 생각도 들었고요. 그래서 한 해 동안 팀원들과 함께 서로의 경험담과 생각을 나누면서 자연스럽게 트랜스젠더 인권운동에 필요한 의제를 구축해 나가려고 해요. 주민번호 난수화, 성별정정 특별법, 성중립 화장실 등 의제가 없는 건 아니지만 의제를 뒷받침할 서사나 언어가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거든요. 그리고 매달 회의 후기 비슷한 무언가를 웹진에 기고할까, 해요. 팀 내에서 나온 이야기를 팀 외부 사람들과 공유하는 것도 트랜스젠더퀴어 인권운동의 일환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미- 지금 행성인 활동에 필요한 건 무엇이라 생각하나요? 팀장을 시작하는만큼 가감없이 이야기부탁드려요.
무- 저도 부족한 부분이긴 한데요, 행성인 내에서 여성인권, 장애인인권, 동물권 등 다른 권리에 대한 감수성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들이 있으면 배려한다, 는 생각보다 그들이 우리 곁에 당연히 존재하고 함께하고 있다는 감각이 필요한 것 같아요. 그래야 복합적인 정체성을 가진 사람들이 활동에 더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을 것 같아요.
미- 마지막으로 올해 개인적인 활동계획이나 목표나 바람이 있다면 말씀해주세요.
무- 일단 3월 31일 트랜스젠더 가시화의 날을 기념해서 트랜스젠더 뮤지션들을 섭외해 공연을 기획하고 있는데요, 을지로의 육일봉이라는 공간에서 3월 25일 토요일에 진행할 예정이에요.(행사내용 참고) 이번처럼 많은 뮤지션을 섭외해서 공연을 기획하는 것은 처음이라 우당탕탕하고 있는데, 공연이 무사히 마무리되었으면 좋겠어요. 그보다 길게는 미술과 음악 같은 예술 활동과 인권 운동의 접점을 찾아보고 싶어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