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 이야기

나의 퀴어커뮤 라이프 1

행성인 2024. 8. 26. 15:04

 

행성인은 인권 단체이지만 회원들이 모여 일상을 만들고 친밀함을 만들어가는 커뮤니티이기도 합니다
문득 궁금해졌습니다. 커뮤니티가 행성인만 있지는 않을 텐데, 여러분은 어디에 적을 두면서 관계를 맺고 무엇을 하는지, 어떤 일상을 누리는지 말이죠. 꼭 지속적으로 찾는 공간이 아니어도 당신은 어디서 사람을 만나 어떻게 시간을 보내는지 궁금했습니다.

행성인 활동 회원 여섯 분에게 질문을 던졌습니다. 편하게 남겨주시길 청하며, 답할 것이 없을 경우 그냥 '없음'이라고 남겨주십사 요청드렸습니다. 질문이 다소 불분명한 점에 대해서는 대략의 맥락에 맞춰 답을 남겨주시라 부탁드렸습니다

 

정리: 미디어TF

 

그림: 별

 

 
 
1. 활동명을 알려주세요.
 
애벌레
 
2.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 하나요? (알려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직 고민중이지만, 논바이너리 바이섹슈얼이나 팬섹슈얼이 지금으로서는 저를 가장 잘 설명합니다.
 
3. 보통 어디서 사람을 만나나요?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좋습니다.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남겨도 좋습니다. (예시: 데이팅어플, SNS, 단체톡방, 밴드, 동아리, 클럽, 찜방, 술집, 활동단체(행성인 외), 퀴어팸, 친목모임 등)
 
동아리
 
4. 그 곳은 주로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요? 꼭 객관적인 정의가 아니어도 좋으니 설명할 수 있는 만큼 말씀해주세요. 
 
여성주의를 내걸고 글을 씁니다
 
5. 그 곳에 오는 이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성별, 성적 지향, 지역, 세대, 직종 등을 특정하셔도 좋고, 다른 방식으로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여성으로 정체화하는 퀴어가 가장 많습니다. 학내 동아리라서 나이는 이십대 초중반이 가장 많고요. 지역은 다양한 편이에요.
 
6. 그 곳에서의 만남은 한시적인가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편인가요? 두 번 이상 만남을 지속할 경우, 어떤 빈도로 만나는지 궁금합니다. 
 
글을 쓰는 동안은 지속적이었고, 이후에도 꾸준히 사적으로 만남을 가지는 편입니다. 때에 따라 다르지만 한달에 한두번 정도는 만나는 것 같아요.
 
7.  당신은 그 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나요? 
 
올해 초부터니까 반년이 조금 넘었어요.
 
8. 그 곳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보통 활동하는 시간대도 궁금합니다.
 
원래는 글을 쓰지만, 사적인 만남을 할 때는 더 다양해요. 퀴어 퍼레이드도 같이 가고 페미니즘 연극제도 같이 가고 비건 식당을 같이 가기도 합니다.
 
9. 그 곳에서 주로 나누는 이야기 소재는 무엇인가요?
 
페미니즘, 퀴어 가족, 동성결혼, 이런 이야기들도 나누고 그냥 사는 이야기도 나눕니다. 가족에게 이해받을 수 있을까가 최근에 같이 나눠본 고민으로 기억에 남아요.
 
10. 그 곳에서 만든 관계와 시간들이 성소수자로서 당신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퀴어인 제 자신을 더 잘 받아들이고 여성이 무엇이고 여성적인 것이 무엇일지 돌아보게 해주기도 했습니다. 지정성별 여성인 퀴어 페미니스트로서 논바이너리로 정체화하는 과정에서 내가 여성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내면화한 여성혐오는 없는지 생각하게 돼요.
 
11. 그 곳의 어떤 것들이 당신에게 힘을 주나요? 
 
퀴어로 살아가도 괜찮겠다는 생각을 하게 해주고 더 적극적으로 여성과 인권 운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해줬어요.
 
12. 그 곳이 당신을 힘들거나 부담을 주지는 않나요?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논바 바이나 팬으로서 약간의 소외감이 드는 순간이 있긴 합니다. 남성을 혐오하는 일이 저는 불편하거든요. (시스젠더?) 여성끼리만 느끼는 안전감이 무엇일까 고민하게 되는 순간들이 있습니다.
 
13. 그럼에도 그 곳의 어떤 점들이 당신에게 그곳을 찾도록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럼에도 따뜻한 사람들이 있고 제가 여성과 여성적인 것들을 사랑하고 품어주게 해줘서 좋습니다.
 
14. 그 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남겨주세요. 홍보도 좋고, 당부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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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동명을 알려주세요.
소하
2.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 하나요? (알려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트랜스젠더여성
3. 보통 어디서 사람을 만나나요?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좋습니다.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남겨도 좋습니다. (예시: 데이팅어플, SNS, 단체톡방, 밴드, 동아리, 클럽, 찜방, 술집, 활동단체(행성인 외), 퀴어팸, 친목모임 등)
인권단체 모임(행성인, 민우회, 조각보 등)
4. 그 곳은 주로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요? 꼭 객관적인 정의가 아니어도 좋으니 설명할 수 있는 만큼 말씀해주세요. 
인권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 모여 모임을 가집니다.
5. 그 곳에 오는 이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성별, 성적 지향, 지역, 세대, 직종 등을 특정하셔도 좋고, 다른 방식으로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주로 퀴어, 여성 인권단체 모임에 주로 가기 때문에 다양한 정체성을 가진이들이 많습니다. 주로 20대에서 30대가 주류인 것 같습니다.
6. 그 곳에서의 만남은 한시적인가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편인가요? 두 번 이상 만남을 지속할 경우, 어떤 빈도로 만나는지 궁금합니다. 
대체로 한시적입니다. 모임외에 만나는 일은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7.  당신은 그 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나요?  
1년
8. 그 곳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보통 활동하는 시간대도 궁금합니다. 
독서모임, 인권활동 모임이 주류입니다. 대체로 평일 저녁시간대에 활동합니다.
9. 그 곳에서 주로 나누는 이야기 소재는 무엇인가요?
소속단체 특성에 맞춰 이야기를 나눕니다. 여성, 퀴어 등
10. 그 곳에서 만든 관계와 시간들이 성소수자로서 당신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안전한 곳에서 편안한 관계를 맺을 수 있다는 생각을 들게합니다. 또한 소속감도 제공합니다.
11. 그 곳의 어떤 것들이 당신에게 힘을 주나요? 
나와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해주고 고립감을 덜어줍니다.
12. 그 곳이 당신을 힘들거나 부담을 주지는 않나요?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딱히 부담을 주진 않습니다.
13. 그럼에도 그 곳의 어떤 점들이 당신에게 그곳을 찾도록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14. 그 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남겨주세요. 홍보도 좋고, 당부도 좋습니다. 
트랜스젠더 특성상 다른 곳에서 사람을 만나기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대부분이 시스젠더 퀴어 커뮤니티가 많아서 그런 것 같습니다. 그래서 다른 퀴어에 비해 고립감을 느끼기 쉬운편이라는 생각이듭니다. 그런 의미에서 행성인은 소중한 공간을 마련해줍니다. 행성인 여러분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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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활동명을 알려주세요.
 
해리
 
2. 스스로를 어떻게 정체화 하나요? (알려주지 않아도 좋습니다.)
 
퀴어/퀘스쳐너리/레즈비언으로 다양하게 정체화하고 이야기 합니다.
 
3. 보통 어디서 사람을 만나나요? 온라인/오프라인 모두 좋습니다. 구체적인 이름을 밝히기 어려운 경우 보통 사람들이 부르는 이름으로 남겨도 좋습니다. (예시: 데이팅어플, SNS, 단체톡방, 밴드, 동아리, 클럽, 찜방, 술집, 활동단체(행성인 외), 퀴어팸, 친목모임 등)
 
온라인: 트위터
오프라인: 예전에 활동했었던 행성인 소모임 사람들, 월퀴모라는 사적 친목모임, 트위터로 알게된 퀴어 친구들
 
4. 그 곳은 주로 무엇을 하는 공간인가요? 꼭 객관적인 정의가 아니어도 좋으니 설명할 수 있는 만큼 말씀해주세요. 
 
친목과 일상을 나눕니다. 퀴어 행사가 있을땐 모이기도 합니다.
 
5. 그 곳에 오는 이들은 주로 어떤 사람들인가요? 성별, 성적 지향, 지역, 세대, 직종 등을 특정하셔도 좋고, 다른 방식으로 말씀하셔도 좋습니다. 
 
대다수의 레즈비언이며 시스젠더들입니다 서울 거주자이고, 30~40대이며, 다양한 직종들이 있습니다(사무직 종사자, 개발자, 연구원, 의료계 종사자 등등)
 
6. 그 곳에서의 만남은 한시적인가요, 지속적으로 이어지는 편인가요? 두 번 이상 만남을 지속할 경우, 어떤 빈도로 만나는지 궁금합니다. 
 
지속적인 연락, 현재는 분기별(3~4개월)로 만나고 있습니다.
 
7.  당신은 그 곳에서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나요? 
 
20대 후반부터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8년가량)
 
8. 그 곳에서는 주로 무엇을 하면서 시간을 보내나요?  보통 활동하는 시간대도 궁금합니다.
 
일상과 담소를 나눕니다. 친구 관계들이기에 활동 시간이 없습니다.
 
9. 그 곳에서 주로 나누는 이야기 소재는 무엇인가요?
 
최근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들, 연애나 친구들의 이야기, 직장과 주거, 여행과 일상을 이야기 합니다.
 
10. 그 곳에서 만든 관계와 시간들이 성소수자로서 당신의 일상에 어떤 영향을 줬나요?
 
심리적 안정감이 깃든 관계를 맺은 건 퀴어의 삶에서 가장 감사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일상의 고민을 나눌 수 있고, 건강 정보들을 물어보기도 하며, 나의 성적지향이 온전할 수 있는 가장 안전한 공간과 사람들이 있기에 커밍아웃하지 않는 삶을 버틸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합니다.
 
11. 그 곳의 어떤 것들이 당신에게 힘을 주나요? 
 
10번의 대답과 같습니다. 직장을 다니면서 겪는 어려움과 고충, 한국 사회에서 여성으로서 살아가며, 비슷한 가정환경에서 딸이라는 역할을 수행하고 가족구성원으로 참여하는 일들, 커밍아웃하지 않고 살아가서 삶, 여성과의 연애, 노후에 대한 고민 등 일상을 나눌 수 있기에 연대감과 심리적 안정감을 줍니다.
 
12. 그 곳이 당신을 힘들거나 부담을 주지는 않나요? 무엇이 그렇게 만드는지 궁금합니다. 
 
없습니다.
인권단체에서는 시스젠더 여성이거나 레즈비언이거나 유성애자이거나 또는 친밀한 가정환경에 대한 이야기들이 매우 조심스럽습니다. 퀴어로서 저의 삶과 고민들을 얘기 하는 것들이 이 안에서는 다양한 성별정체성과 성적지향, 개인의 가정 환경 등을 고려하지 못하고 이야기하는 것들로 치부되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럴땐 저를 표현하지 않고 입을 닫습니다.
타인을 배려하고 알아가기 위해서는 사람마다 가진 불편함들에 대한 정보를 알아가는 것도 필요하다고 생각하는데, 단체는 모든게 불편한 질문이 될 수 있다는 가정으로 시작합니다.
이는 직장에서의 고민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면, 친구 관계에서는 연애 얘기, 직장, 가족 형태, 연애 관계, 유성애 등 개인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자유롭게 할 수 있고 설령 그 얘기가 주가 되더라도 그건 개인의 일상으로 받아들여집니다.
대답하기 싫거나 불편한 얘기에는 문제 제기 방식이 아니라 그 질문들은 말하기 싫다고 일상의 대화처럼 전합니다. 그러면서 서로를 알아가고 그에 맞는 질문들을 다시 건넵니다. 이 과정에서 서로의 신뢰를 얻고, 선의를 느낍니다.
 
13. 그럼에도 그 곳의 어떤 점들이 당신에게 그곳을 찾도록 하는지 알고 싶습니다. 
 
'그럼에도'에 대한 답은 필요치 않아 제외하겠습니다.
 
14. 그 밖에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으면 남겨주세요. 홍보도 좋고, 당부도 좋습니다. 
 

12번에 작성했던 이야기들을 단체와 나눠보고 싶습니다. 사람들과 만나는 것을 좋아해 행성인에서 소모임을 맡았고, 월퀴모라는 사적 모임도 운영했습니다.
그러다 단체 점검과 코로나 시기로 회원들과의 접점이 뜸해질 무렵 운영위 활동을 통해 다시 한번 회원들과 만나고 싶었으나, 단체의 분위기와 문화가 바뀌었습니다.
타인이 불편할 수 있는 질문을 하지 않는다는 약속들이 소통을 방해하거나 질문자에게 자기 검열을 하게 되는 방식이 되어버린 느낌입니다.
저는 개인의 정체성으로 어떻게 살아가는지 또 어떤 고민들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성소수자 단체임에도 정체성을 물어볼 수 없기도 하거니와 동성 연애의 이야기를 유성애 중심으로만 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제가 행성인 활동을 지금까지 할 수 있었던 건 저의 무지성 질문들이 누군가에겐 불편할 수 있다고 얘기해주는(문제제기 방식이 아니라) 동료들, 또는 저에게 먼저 정체성을 물어봐주거나 일상의 고민들을(연애든 직장이든) 물아봐주는 동료들이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행성인이 회원단체이지만 저에겐 여전히 퀴어한 커뮤 라이프 공간이기에 남겨봅니다
행성인 화이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