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게이31

태평양 너머 만난 평등을 향한 무지개 - 미국 뉴욕 성소수자 단체 방문기 장병권 (동성애자인권연대 상임 활동가) 나에게 뉴욕은 벅찬 언니 사만다가 나오는 섹스 앤 더 시티의 무대이자 ‘뉴욕에서는 지루한 일이 없을거야!’라며 신디 사운드 가득 찬 펫 샵 보이스의 노래이다. 더불어 성소수자 평등을 향한 투쟁 – 스톤월 항쟁이 일어난 ‘스톤월 인’이 있는 곳이지만 돈과 전쟁으로 먹고사는 ‘미 제국주의의 심장’이다. ‘비자도 없고 비행기 값 비싼 이곳을 내 일생에 가볼 수 있을까?’하며 TV 속 뉴욕을 보는 곳에 만족해야 했다. 그러다 올해 초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이종걸 사무국장과 아름다운 재단 활동가 재충전 프로그램 해외 연수 부분에 내보자 했고 우여곡절 끝에 뉴욕 성소수자 자긍심 축제 (Gay Pride Fest & March) 기간에 맞춰 성소수자 단체들을 방문하는 프.. 2014. 9. 10.
외로움의 조건 섯버 (살롱 드 에이즈 참가자) 나는 박 타는(섹스하는) 것을 좋아한다. 찜방(게이 찜질방)과 DVD방에 자주 간다. 나는 하루에도 열 명이 넘는 사람들의 성기를 애무하고, 빨고, 빨렸고 박을 탔다. 박을 탈 수 없을 때에는 자위를 한다. 주로 포르노를 보며 자위를 하는데, 내가 보는 영상은, Treasure Island Media사의 작품들이다. 바텀 한 명을 수십 명의 탑이 콘돔 없이 박아대는 포르노. 항문에 흥건하게 정액을 싸고, 그걸 다른 탑이 젤 삼아 제 성기에 문지르며 바텀을 박아대는 영상을 보며 흥분한다. 나는 노콘(콘돔을 끼지 않고 하는) 섹스를 좋아한다. 만남 어플이 지금처럼 대중화되지 않았고 경쟁업소 수도 적었던 시절, 찜방에서 보낸 토요일 밤은 상당히 뜨거웠다. 관전도 좋아하고 그룹 .. 2014. 9. 10.
보건소에 다녀왔다. 빠이롯뜨 (익명, 동성애자인권연대) 보건소에 다녀왔다. HIV/AIDS 감염 검사를 하기 위해서였다. 평생 처음으로 받아보는 HIV/AIDS 감염 검사. 1층의 접수대에 “에이즈 익명 검사는 2층에서 접수합니다”라고 적혀 있어서 2층으로 올라갔다. “HIV 검사 하러 왔는데요” 라고 말하니 오른쪽으로 가보라고 했다. 거기서 다시 한번 HIV 검사를 하러 왔다고 하니 실명 검사를 하면 다른 성병 검사도 함께 할 수 있다고 했다. 그냥 HIV 검사만 하면 된다고 했고 드디어 검사를 하러 들어갔다. 내 피를 뽑을 사람은 하얀 가운을 입은 중년 여성이었다. “익명으로 하신다구요?”라고 묻길래 그렇다고 대답했다. 몇 살인지, 감염이 의심되는 게 언제쯤인지 물어봐서 대답했다. 전화번호도 물어봤다. “번호를 안 알려.. 2014. 9. 10.
한국 최초의 동성혼 소송 시작되다 [편집자주] 지난 5월 21일 김조광수-김승환 부부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제기했다. 이 소송은 한국에서 동성결혼 인정을 요구하는 최소의 소송이라는 의미를 갖는다. 웹진 ‘랑’은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가 소송을 시작하며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게재한다. 동성 부부 혼인신고 불수리 처분에 대한 불복 소송을 시작하며 가정의 달 5월, 둘이 하나 되는 21일 부부의 날을 맞아 우리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는 질문을 던진다. “자유롭고 정의로운” 대한민국에서 가족과 부부란 어떤 의미여야 하는지. 그리고 우리의 가족제도는 과연 평등한지. 지난 2013년 9월 7일 김조광수, 김승환 부부가 사회 각층의 축복 속에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이들 부부는 같은 해.. 2014. 5. 26.
트랜스젠더 신여성 지은이 보내는 편지 김지은 (차세기연 회원, 섬돌향린교회 교인) 안녕하세요?이렇게 동인련 웹진에서 만나뵙게 되어서 정말 반갑습니다. 요즘 다들 안녕하지 못하시죠? 저 또한 안녕하지 못한건 분명한 사실인데요. 아마 트랜스젠더로 살아오면서부터, 아니 그 전에 성정체성 고민을 할 때부터 안녕치 못했겠죠. 아마도 대다수 성소수자들이 겪는 문제겠지만요. 잠시 소개드리면 전 올해 31살의 아직 미혼인, 우리사회가 말하는 트랜스젠더라고 불리는 여인이죠. ㅋ 저는 의학적 용어로 불리고 싶지않지만, 제 이름 김지은 앞에는 항상 트랜스젠더라는 용어가 따라다닙니다. 그동안 제가 트랜스젠더로 살아오면서 차별를 받고 힘들었던 점을 써달라고 부탁받았는데, 글쎄요… 그 힘들었던 삶을 단 몇 장에 적는다는 것은 참 어려운 일입니다. 차별? 이것은 트랜.. 2014. 5. 26.
게이 청년과 함께 떠나는 샌프란시스코 퀴어 역사 탐방 모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12월 초, 샌프란시스코에 다녀왔다. 내 돈 내고 가라면 못 갔겠지만 여차저차하여 직장에서 경비를 지원해주는 기회를 받게 되었다. 사실 완전 여행은 아니고 해외 출장 같은 개념이지만 그래도.. 으앙 씬나! 샌프란시스코라니! 하비 밀크가 카스트로 거리에 카메라샵을 차렸던 그 샌프란시스코라니! 영화 에서만 보던 카스트로 거리를 직접 볼 수 있다는 생각을 하니 심장이 쿵쾅쿵쾅 뛰기 시작했다. 사실은 내 첫 해외여행이기도 해서, 기내식 맛부터가 궁금했다는 건 부끄러우니까 말하지 않겠어! 반나절이 넘게 비행기를 타고 내린 곳은 샌프란시스코 국제공항. 2013년 초에 ‘하비 밀크 국제공항’으로 이름을 바꾸는 법안이 제안되었는데 안타깝게도 결국 바뀌지 않는 것으로 결정되었다고.. 2014. 2. 26.
학교 유령 홍의표(서울신방학초등학교 교사) 이름은 있으나 실체를 확인할 수 없을 때 우리는 그런 존재를 유령에 비유하곤 한다. 학교라는 공간에도 그런 유령 같은 존재들이 있다. 요즘 학생들 사이에서 흔히 사용되는 말들 중에는 욕이 꽤 포함되어 있다. 욕을 사용하는 청소년들이 자기가 사용하는 욕의 의미를 제대로 알고, 정말 상대에게 욕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그런 말을 쓰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떤 학생들은 그저 습관적으로, 혹은 재미삼아, 아니면 친구 사이에 친근함의 표현으로 그런 말들을 사용하기도 한다. 욕들 중엔 때로 상대를 경멸하거나 비하하려는 의도로 사용하는 것들도 있는데 그 대부분이 소수자를 빗댄 표현들이다. “병신”, “미친~” 등의 말은 신체적 장애나 정신적 장애를 가진 사람들을 빗댄 표현으로 과거 우리 문.. 2013. 4. 19.
<두결한장> 리뷰: 게이 커뮤니티는 게이를 구원할 수 있을까? 리뷰 김경태(동성애자인권연대 회원) 김조광수 감독의 퀴어 로맨틱 코미디 (이하 )은 결혼 적령기에 접어든 30대 게이들의 일상을 다룬다. 의사인 ‘민수(김동윤)’는 동성애자이다. 그는 동료 레즈비언 여의사 ‘효진(류현경)’과 1년 후의 이혼을 전제로 계약 결혼을 한다. 민수는 가족들의 결혼 압력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효진은 아이를 입양하기 위해 결혼 사기극을 꾸민다. 그들은 민수의 부모님으로부터 아파트 한 채를 선사받고 그곳에 신혼살림을 차리지만, 사실 효진은 자신의 10년 된 애인 ‘서영(정애연)’과 맞은편 아파트에서 산다. 얼마 후, 민수는 미국교포 ‘석이(송용진)’를 만나 사랑에 빠진다. 게이인 자신을 혐오하는 가족들을 피해 한국으로 도망 온 석이는 만나던 유부남과의 사랑에 실패한 직후였다. 이 .. 2012. 8. 2.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2008년에 케이블 방송국인 tvN에서 방영했던 게이 프로젝트 의 ‘한국 방송 사상최초! 100% 실제 게이 출연! 금단의 벽을 넘다!’라는 선정적인 홍보문구를 기억하는가? 이 프로그램을 보면,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이 ‘커밍아웃’하는 순간을 말 그대로 훔쳐본다. 그것은 선정적인 무언가를 갈구하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한 보답이다. 그들의 커밍아웃은 상대방에게서 공감의 눈물을 얻어내기도 하고 카메라를 회피하는 부정과 경악의 몸부림을 유발하기도 하며, 커밍아웃이라는 폭발적 사건의 감상적인 기록에 집중한다. 그것은 일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다름 아니다. 이로써 ‘독립 장편 다큐멘터리’라는 낯선 형식을 빌어 제작될 수밖에 .. 2011. 1. 10.
용산에서 낙원동을 바라보다 1월 20일, 우리는 참으로 암담한 소식을 마주해야 했습니다. 국제인권기준으로도 강력하게 금지되어 있는 겨울철 철거가 폭력적인 공권력 주도로 자행되어, 결국 다섯 명의 용산 철거민과 한명의 경찰이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하였습니다. 노점상 자리 터라도 보장받았으면 좋겠다던 70대 할아버지, 늦둥이 아이를 둔 50대 가장. 유족들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든 시신 앞에서 타다 남은 신발조각을 보며 이 등산화가 내가 사준 등산화라고, 이 옷이 내 남편의 속옷이라고 통곡해야했습니다. 시신이라도 내 손으로 거두겠다는 유족들의 외침은 가족의 동의와 확인절차가 무시된 경찰의 일방적인 부검으로 철저히 외면당했습니다. 18개 중대 1,400여명의 경찰병력과 40여명의 경찰특공대가 ‘눈 붙이고 잠잘 집이라도, 입에 풀칠 하기 위.. 2009. 1. 30.
내가 에이즈 운동을 하며 배워가는 것 에이즈에 관심가진 게이 가족. 이제는 눈물부터 난다. 이십대에는 무관심해버리고 말면 그뿐인 그들이었는데. 내가 저들에게 “나 게이야”라는 말할 수 있는 날이 올까? 말해야하나? 생각만 해도 토할 것 같다. 6년 전 여름. 남자친구와 헤어진 후. 학교친구들과 집식구들에게 아웃팅 당하던 악몽. 작은 누나도 그 남자에게서 문자 메시지를 받았나 보다. 가족여행 해변가에서 작은 누나는 “너 이반이냐? 너 결혼은 할 거냐? 엄마아빠 불쌍하지도 않냐?”라고 물어왔다. 오랜만에 아프다는 말을 되뇌이던 기억이 난다. 입안에 핏물이 아직도 쓰다. 그 여자. 내가 HIV감염인들 “만나고 다니는 거”알면 무슨 말을 할까. 에이즈에 관심을 가진다는 건 그 자체로 위험하다. 더러운 호모새끼들의 병 나 같은 호모가 에이즈에 관심을.. 2008. 12. 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