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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 노동권19

<빵과 장미> - 남성이 아닌 여성 노동자로 살아가는 사회에 대해서 이드(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2000) 감독: 켄 로치 주연: 필라르 파디야, 애드리언 브로디 영화 정보: http://movie.daum.net/moviedb/main?movieId=3623 행성인 내 팀별 행사는 거의 3년 만에 처음 참석하게 되었다. 상영회 참여자가 한 10명 정도일줄 알고 여유롭게 참여했는데, 30명 가까이 오셔서 놀라웠다. 퀴어의 주요 키워드가 사랑과 만남만이 아니라, 평생 노동자로 살아가는 ‘한 사람’이기도 하니 당연한 걸지도 모른다. 영화는 멕시코 국경을 넘어서 미국 LA에서 밀입국자로 살아가는 유색 여성 이주 노동자 ’마야’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밀입국 브로커에게 ‘자연스레 납치’되어 성폭력의 상황을 기지로 넘어가는 ‘마야’ 의 모습부터 시작하는 영화를 보자니, ‘불편.. 2017. 6. 27.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 세 번째 시간 “전태일 평전을 읽는 밤”을 다녀와서 준태(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 지난 10월29일,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의 세 번째이자 마지막 시간 “전태일 평전을 읽는 밤”이 우리동네 나무그늘에서 개최되었다. 내가 처음으로 전태일 열사를 접한 것은 부모님과 함께 보게 된 “아름다운 청년 전태일”이란 영화를 통해서였다. 당시 중학생이었던 나는 매우 큰 충격을 받았다. 그 당시 나와 비슷한 나이에 하루에 15시간씩 피복공장에서 일을 했다는 것은 물론, 동료 노동자의 현실에 대한 진지한 고민을 통해 노동 조합을 만들기 시작했고, 자신의 신념을 관철시키기 위해 가장 고통스럽게 죽는 방법 중 하나인 분신을 택했다는 점 모두 마치 나와 동 떨어진 세계에 사는 듯한 인물 같았다. 그로부터 약 20년만에 읽은 전태일 평전은 나에게 ‘노동자로서의 나.. 2016. 11. 15.
“성소수자는 노동운동과 어떻게 함께 했나?” - 2016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 첫 모임 후기 소유(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지난 10월 1일, 올해 첫 일하는 성소수자 모임(이하 일성모)이 있었다. 생각해보니 노동권팀의 문을 두드리고 여기에 참여한 지도 벌써 3년째다. 그 전까지 패싱(성소수자가 아닌 사람으로 보이거나 보여지는 것)하는 것이 너무 익숙했기에, 처음에는 일터에서 받는 차별이라는 단어조차 낯설었던 것 같다. 하지만 첫 해에 일성모에 참여하고서 내가 당연하게 지나쳐왔던 것들이 차별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음 해의 모임은 마치 성소수자의 경험에 대해 다 알던 것처럼 구는 나에게 우리가 각자 처한 현실과 맥락들이 또 얼마나 다양한지 깨우쳐주었는데, 그때 쓴 글을 보면 당시의 당혹스러움이 다시금 떠오르는 것 같다. 올해 첫 모임의 주제는 '성소수자와 노동운동.. 2016. 10. 25.
[스케치] 유성 범대위 문화제 - 무지개 별똥별, 유성 노동자를 만나다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문화제 후기를 전하기 전, 여러분과 시 한 편을 함께 나누려 합니다. 고귀한 유산 송경동 내가 죽어서라도 세상이 바뀌면 좋겠다며 내어줄 것이라고는 그것밖에 남지 않았다는 듯 노동자들이 목숨을 놓을 때마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보수언론들이 이야기한다 천상 호수 티티카카호까지 가는 뻬루의 고산 열차는 1870년 착공해 완공까지 삼십팔년이 걸렸다 공사 기간 중 이천명 넘는 인부들이 죽었다 중간 역도 없이 만년설 속을 열세시간 달리는데 딱 한번 이십분간 정차한다 사람들은 기차를 탄다고 생각하겠지만 어쩌면 이천명의 상여를 타고 가는 것인지도 모른다 죽음을 이용하지 말라고? 사회가 우리의 삶을 이용 대상으로 삼지 않는다면 누군가의 죽음을 특별히 애도할 일도 없을 것이.. 2016. 6. 29.
일터 안의 유령, 성소수자도 얼굴을 가지고 싶습니다 형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노동권팀) “새벽 세시, 고공 크레인 위에서 바라본 세상은 어떤 모습이었을까요? 100여일을 고공 크레인 위에서 홀로 싸우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사람의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습니다. 올 가을에는 외롭다는 말을 아껴야 겠다구요. 진짜 고독한 사람들은 쉽게 외롭다고 말하지 못합니다. 조용히 외로운 싸움을 계속하는 사람들은 쉽게 그 외로움을 투정하지 않습니다. 지금도 어딘가에 계시겠죠? 마치 고공크레인 위에 혼자 있는 것 같은 느낌, 이 세상에 겨우 겨우 매달려있는 것 같은 기분으로 지난 하루 버틴 분들, 제 목소리 들리세요? “ 2003년 10월 22일 정은임의 FM 영화 음악 오프닝 멘트입니다. 귀족 노조라는 말이 노동조합 활동을 하는 정규직 조합원들을 공격하던.. 2015. 5. 11.
성소수자 노동권 세미나 두 번째 시간 ‘외국의 성소수자 노동운동 살펴보기’ 후기 윤수(동인련 성소수자노동권팀) 1년 넘게 한 매장에서 아르바이트를 하며 나는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시간 동안 이성애자인 척 하기 위해 무던히 애썼다. 나는 주로 동갑내기들과 일을 했는데 그들 대부분은 짧게는 2개월에서 길게는 5개월을 일했고, 내가 일한 기간 동안 총 6명의 친구들이 나와 함께 일하다 그만두었다. 금방 그만두겠다는 생각에서였을까. 그들과 나는 최대한 서로 정을 안 주면서, 서로에게 자신을 드러내지 않으면서도 서비스직이라는 이름 아래 손님들에게 사이 좋아 ‘보이게’ 일을 했고 무수히 많은 잡담을 나누었다. 참 신기하게도 사람이 바뀌는데도 잡담의 주제는 남자연예인 혹은 남자친구 이야기로 항상 같았다. 나는 바이섹슈얼이다. 남자친구 이야기? 못할 것도 없다. 좋아하는 남자연예인도 넘쳐난다... 2014. 4. 30.
성소수자 노동권 세미나 그 첫 번째 시간 - “여성 노동 운동의 역사와 쟁점들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 형태 (성소수자노동권팀) 2014년 2월 28일 금요일 밤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성소수자 노동권 세미나 첫 시간을 가졌습니다. 세미나는 성소수자 노동권팀의 장기적인 활동 계획에 대한 고민을 하던 중 세미나를 기획하게 되었다는 덕현의 여는 말로 시작되었습니다. 첫 시간의 주제는 여성 노동 운동의 역사와 쟁점들로부터 우리가 배워야 할 것들이었는데. 세미나 커리큘럼은 아래와 같습니다. 1) "여성노동자의 현실과 여성노동운동", 최상림 2) "아름다운 여성노동운동가, 한명희 3) "적극적 평등 조치의 숨은 역사: 1970년대 일하는 여성들의 투쟁과 계급의 젠더", 낸시 매클린 ("페미니즘, 왼쪽 날개를 펴다"라는 책 298쪽에 나와 있는 글) 세미나의 진행 방식은 사회자가 문제적인 지점을 공유하고.. 2014. 4. 1.
당신의 모든 시간 - 당신의 일터는 어떠십니까? 형태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5월 1일은 메이데이, 노동자의 날입니다. 저는 지금 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실에 앉아서 이 글을 적고 있습니다. 목이 뻐근하고 어깨가 당기는 느낌이 드네요. 저는 오늘도 회사에 출근을 했습니다. 매일 아침 일곱 시 십오 분 저의 알람은 늘 저를 깨웁니다. 일어나기 싫어서 5분만 5분만 하다가 시계를 보면 일곱 시 삼십 분을 넘기는 날이 더 많습니다. 저는 마포구에 살고 있는 동성애자 게이입니다. 늘 마포구청 근처를 지나가며 콩나물 시루 같은 지하철에 몸을 싣습니다. 지하철을 타고 회사 근처의 역까지 가는데 삼십 분 정도의 시간이 흐릅니다. 늘 빈자리가 언제 생기지 않을까 이리저리 눈알을 굴려보아도 근처에 앉아있는 사람들은 일어나는데, 제 앞에 앉은 사람은 저보다 멀.. 2013. 5. 30.
LGBT 인권포럼 노동권 섹션 스케치 - 노동운동의 경계를 넘어, 노동권에 대한 새로운 생각을 열다! 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월 16일 서강대학교에서 ‘여성/청년/비정규직/성소수자/이주 노동운동의 경계를 넘어’ 토론회가 열렸다. 이번 토론회는 2월 16~17일 이틀간 열린 ‘무지개행동 LGBT인권포럼 KEEP CALM AND COME ON’의 하나의 섹션으로 동성애자인권연대 노동권팀에서 준비했다. 토론회에서는 한국여성노동자회 배진경, 청년유니온 한지혜, 기륭전자 전 분회장 김소연, 동인련 노동권팀 형태, 우다야 라이 서울경인이주노동자노동조합 비대원장이 초대 손님으로 참석했다. 이번 토론회는 서로 다른 노동운동의 경험을 공유는 자리였다. ‘노동운동의 경계를 넘어'라는 이름답게 정체성, 성별, 나이, 국적 모두 다른 초대 손님이 참석하여 자신의 노동운동 경험을 나눴다. 운동을 시작하게 .. 2013. 3. 13.
[11월 특집]일도 사랑도 놓칠 수 없어 - 성소수자와 노동을 이야기하다 이주사(동인련 웹진기획팀) 웹진 ‘랑’ 11월 호는 성소수자와 노동에 대한 이야기를 특집으로 다룹니다. 성소수자는 어디에나 있고, 다른 사람들과 마찬가지로 대부분 노동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일터에서 성소수자라는 것을 드러낼 수 있는 사람은 거의 없습니다. 권리보장은 커녕 차별 금지조차 동성애혐오 세력에 의해 제대로 이뤄지지 않는 상황이니까요. 동성 결혼은 요원한 일이고 따라서 가족제도에 기초한 온갖 복지혜택은 꿈도 꿀 수 없는 처지입니다. 트랜스젠더들은 까다로운 성별변경 절차와 조건 때문에 일자리를 구하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동인련은 오랫동안 성소수자와 노동에 관해 고민해 왔습니다. ‘성소수자 노동권팀’은 노동자로 살아가는 성소수자들이 일터에서 겪는 어려움을 드러내고 ,노동자 운동이 성소수자 권.. 2012. 11. 5.
당신에게 ‘노동권’이란? - 갖가지 노동권에 대한 생각 열기가 필요하다 이경(동성애자인권연대 운영위원장) 이 글은 지난 총선 당시 보트피플 간담회에서 나누려고 쓴 글입니다. 당신에게 노동권은 무엇인가요? 지난 2년 정도를 성소수자 노동권이라는 것을 가지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들게 된 의문입니다. 노동권이라는 말이 언젠가부터 문서상에 보장된 권리로 읽히게 된 것 같습니다. 하지만 노동을 둘러싼 권리들은 그보다는 훨씬 역동적이어야 하고 더욱 정치적이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생각하기엔 이런 것들도 노동의 권리이고, 노동하는 사람들의 권리일 것 같습니다. 한번 나열해볼까요. 일할 권리로서의 노동권 차별받지 않고 일할 권리로서의 노동권 일하고 있지 않더라도 차별받지 않을 권리로서의 노동권 차별받지 않고 동등하게 참여하고 결정할 권리로서의 노동권 분리될 수 없는 사람, 분리될 수.. 2012. 5. 6.
‘나, 성소수자 노동자 - 우리들의 생존기’ 연재를 시작하며. ‘나, 성소수자 노동자 - 우리들의 생존기’ 연재를 시작하며. 지난 11월 11일, 밀레니엄 빼빼로데이를 맞아 우리는 민주노총 교육원에 모였다. 1년 반 만에 다시 열리는 성소수자 노동자들의 이야기를 나누는 자리. 적어도 2년 가까운 시간이 흐른 만큼의 변화가 있을까 하는 두려움도 앞섰다. 내가 보기에 노동현장은 여간해서는 변하지 않을 것 같은 곳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지금 내 생각은 바뀌었다. 그 변화가 충분하지 않을지 몰라도 여전히 희망은 있다는 것이다. 필요성만으로 사람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결국은 만남의 계기가 있어야 하고, 그 과정에서 사람들 또한 변화할 수 있는 계기를 찾게 된다. 그리고 11일 저녁 성소수자 노동자를 만나러 왔던 사람들로부터 나 또한 잊을 수 없는 경험을 했다. “따.. 2011. 12. 22.
희망의 버스와 함께한 성소수자 퀴어버스 이야기 첫 번째 퀴어버스 그리고 두 번째 퀴어버스에 오르기 전에 7월 30일 오전 10시 30분, 서울시청 광장 한 켠 재능교육 농성장에서 3차 희망의 버스와 함께하는 퀴어버스는 탑승객들을 맞이하기 위해 무지개 깃발을 펼쳤습니다. 희망의 승차권을 쥔 사람들이 모였습니다. 7월 9일 2차 희망의 버스에서 처음으로 성소수자들이 모여서 만들었던 퀴어버스가 두 번째 출발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지난 7월 9일 당시 퀴어버스에 탄 60여명과 희망의 버스에 오른 1만이 넘는 탑승객들은 부산에서 1박 2일 노숙을 했습니다. 폭우가 쏟아지는 부산역에서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근처까지 행진을 했습니다. 조금만 더 가면 85호 크레인을 만날 수 있었지만 경찰은 평화적 행진에 물대포와 최루액을 쏘며 무자비한 폭력을 휘두르며 막아섰고.. 2011. 8. 8.
성소수자 노동자 이야기 성소수자 노동자 이야기 *‘성소수자’는 여성이 여성을 사랑하는 레즈비언, 남성이 남성을 사랑하는 게이, 남성과 여성 모두에게 정서적, 성적으로 끌리는 양성애자, 자기의 타고난 생물학적 성과 스스로 인식하는 성이 다른 트랜스젠더 등 이 사회에서 다수를 차지한다고 알려진 이성애가 아닌 다른 성적 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지닌 사람들을 뜻합니다. 단어는 생소하지만 언제나 있어왔던 사람들이지요. 얼마 전 노동절 집회에 갔습니다. 사람들이 참 많았지요. 다양한 일을 하는 노동자들, 여러 깃발들. 그 속에 성소수자들도 꽤 많이 있었을 겁니다. 눈에 드러나지 않을 뿐이지요. 혹시 지금 이 순간, ‘우리 회사에 성소수자가 있나?’라고 생각하고 계신가요? 자신의 생존권이 걸린 직장에서 커밍아웃 하기란 여간 힘든 일이 아닙니.. 2011. 5. 18.
이제는 성소수자 노동자로! 121주년 노동절 집회에 참가하다! 이제는 성소수자 노동자로! 121주년 노동절 집회에 참가하다!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가 노동절 집회에, 그러니까 메이데이에 무지개 깃발을 들고 나가기 시작한 것은 꽤 오래된 일입니다. 지금 이 글을 정리하고 있는 저만해도 학생 시절에 동인련을 처음 만난 것이 바로 노동절 집회에서이니까요. 그때에는 무지개 깃발을 들고 있던 회원들의 숫자가 상당히 조촐하기도 했고, 저도 그 아래 서 있는 것이 머쓱해서 금방 자리를 떴지만, 어느새 메이데이는 동인련의 연간 행사표 중 매우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게 되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는 동안, 동인련의 대학생 회원이거나 청소년 회원이었던 이들이 노동자가 되어 다시 이 자리에 서게 되었습니가. 그리고 ‘성소수자에게 평등한 일터’를 외치며 성소수자 노동자의 이야기를 모으.. 2011. 5. 17.
우리를 사소하게 만드는 것들 - 성소수자노동권과 소수자감수성의 상관성 - 일생을 80년으로 잡고 시간표로 만들어 수치화할 경우 잠자는 시간은 26년, 일하는 데 21년, 밥 먹는 데 6년이 든다고 한다. 대개 이런 류의 통계는 ‘웃는 시간은 하루도 되지 않으니 많이 웃고 살자’는 식의, 다소 체념조의 싱거운 교훈을 전하기 위한 긴 서두로 그친다. 하지만 중요한 건 다른 데 있다. 바로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시간의 상당부분이 일하는 데 쓰이고 있다는 사실이다. 사정이 이렇다면, 우리의 노동환경이 인생의 지표를 좌우한다고 말하는 것도 무리는 아닐 터, 그렇다면 인생에 점수를 매겨볼 때 우리는 만족할 만한 점수를 줄 수 있을까. 만약 그렇지 않다면 감점사항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 것일까. 사람들마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몇몇의 감점요인은 겹치.. 2010. 3. 29.
성소수자에게 좋은 것은 여성에게도 좋습니다! 3월 6일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열린 3.8 여성의 날 기념 대회에서 단상에 올라 발언한 내용입니다. 안녕하세요. 저희는 동성애자인권연대와 민주노동당 성소수자위원회에서 활동하는 성소수자들입니다. 제가 혼자 나오면 외로울까봐 함께 나와준 성소수자 동지들입니다. 박수로 환영해 주십시오. 저희는 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들과 함께 연대하기 위해 나온 성소수자들입니다. 102년 전 여성노동자들이 자신의 노동할 권리를 지키기 위해 스스로 일어섰던 것처럼, 우리 성소수자도 그것을 본받기 위해 여성대회에 왔습니다. 여성들은 세상의 절반입니다. 하지만 여전히 권리는 그만큼 가지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림잡아 인구의 10분의 1쯤 된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아예 없는 사람 취급당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에 .. 2010. 3. 29.
이명박 정부의 여성 억압, 차별에 맞선 저항에 손잡다. -3월 6일 전국여성대회 참가기- “아저씨, 여기에 뭐라고 적어야 돼요?” 정신없이 성소수자 노동권 팀의 브로슈어를 나눠주고 있는데 누군가가 내 소매 끝을 잡아당기며 물었다. 뒤를 돌아다보니 여덟 살 남짓해 보이는 소녀가 서있었다. 소녀는 겁 많아 보이는 눈동자를 동그랗게 뜨고 나를 바라보고 있다. “그게 뭔데 그러니?” 나는 몸을 수그려 소녀와 눈을 맞췄다. 내가 눈을 맞추자 아이는 손에 들린 종이를 내 쪽으로 들이밀었다. 그것은 민주노동당 여성위원회에서 준비한 ‘직접 쓰고 만들어 보는 손 피켓’이었다. 아마도 알록달록 꽃종이로 꾸밀 수 있게 만든 것이어서 소녀의 시선을 끈 모양이었다. “글쎄, 뭐가 좋을까.” 나는 주위에 널려있는 피켓과 팻말들을 서둘러 살펴보았다. 소녀에게 적당한 문구를 가르쳐주기 .. 2010. 3. 29.
노동권, 이젠 놓치지 않겠다! 이 글을 쓰는 지금, 평택에서는 목숨을 건 사투가 벌어지고 있다. 싸우려면 목숨 내놓고 싸워야 하는 나라, 아무리 죽어나가도 눈 하나 깜빡 안하는 괴물이 지배하는 나라다. 원래 즐거운 마음으로 시작하려고 했는데 아침부터 쌍용차 침탈 소식을 들으니 마음이 추욱~ 가라앉는다. 평택에도 있다. 지난 일요일 쌍용차 평택공장 앞에서 성소수자 지인 두 명을 만났다. 셋이 나란히 앉아 촛불만 깜박이는 어두운 도장공장을 먼발치에서 바라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함께 살자고 시작한 싸움인데 어째서 정부는 이들을 죽음으로 몰아가는가? 문득 게이 선배가 이런 이야기를 꺼낸다. “내 파트너가 들어가 있었으면 내가 가대위 대표 했을거야. 제일 적극적으로 싸웠을 걸” 이야기가 이어진다. “저 안에도 성소수자들이 있겠지?” 금속노조 .. 2009. 8.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