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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소수자256

남성성은 왜 ‘남성’성인가요 스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남자가 뭐죠?” “성 결정인자(sry)가 있는 사람이요.” “sry가 뭐죠?” “남자를 만드는 유전자요.” 성을 의심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위와 비슷한 무한루프에 빠져본 적이 있을 것이다. 아예 거짓이라고 까지 말하기엔 뭐하지만, 뭔가 중간에 거대한 비약이 생략된 것 같아 마음 한편이 찜찜해지는 생물학 공식들 말이다. 남자는 순전히 생물학적으로도 정의가 계속 변하고 그 경계도 너덜너덜한데, 과연 sry라는 특정 물질에 1대1 대응될 수 있는 걸까. 나는 성이란 순환논리로서만 존재하는 것이며, 비논리이자 토대가 없고 따라서 인과도 없다 생각한다. (그리고 성차별이 그토록 비논리적인 이유도 성이 애초에 비논리라서 그렇다 생각한다.) 따라서 성을 단단한 토대를 가진.. 2017. 11. 10.
약자들간의 혐오는 어떻게 멈출 수 있는가?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세상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사회적 약자의 자리에 놓인다. 여성이기에, 장애를 가졌기에, 빈곤하기에, 성소수자이기에 차별을 받는다. 성별, 장애(신체조건), 병력, 외모, 나이, 출신 국가, 출신민족, 인종, 피부색, 언어, 출신지역, 혼인 여부, 임신 또는 출산, 가족 형태 및 가족 상황, 종교,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범죄 전력, 보호 처분, 성적 지향, 학력, 사회적 신분 등 차별금지법에서 차별을 금지하고자 하는 항목만 보아도 권력이 얼마나 다양한 구조로 작동하고 사람들을 그 영향 하에 있게 하는지 알 수 있다. 게다가 교차적이고 복합적인 서사를 갖기도 한다. 저학력 빈곤층 한부모 가정, 장애인 여성, 난민이면서 성소수자인 경우와 같이 말이다. 부조리한 사.. 2017. 11. 10.
행성인 교육 <성소수자 억압의 원인은 무엇일까> 스케치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10월 13일 인권재단 사람에서 행성인 회원 교육 가 열렸다. 이번 교육은 3부작 교육의 첫 번째 강연으로 지구지역행동네트워크 나영 님이 강사로 참여했다.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50명이 넘 많은 사람들이 모여, 이 이슈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을 짐작해볼 수 있었다. 강연 제목이 인 만큼 ‘무엇이 성소수자 억압인가?’, ‘성소수자라고 할 때 소수자라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라는 질문으로 강연이 시작되었다. 소수자를 이야기할 때 사회적으로 소수자라는 말을 많이 하곤 한다. 그러나 자본가처럼 소수라는 것이 반드시 약자인 위치에 처하지는 않기에, 주류 질서에서 벗어난 사람으로 나영 님은 정의했다. 주류라는 것은 사회적 규범에 덜 어긋난 이를 의미하기에, 성소수.. 2017. 11. 10.
행성인 교육 <성소수자 억압의 원인은 무엇일까> 후기 수연(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회원) 가입한지 1년 갓 넘은 신입회원인 나에게, 행성인의 2017 가을 연속 강의는 회원으로서의 정체성과 운동성, 내 삶의 단단함을 함께 찾아가고 질문할 수 있을 기회라고 생각하며 참여했다. 첫번째 강의인 나영 선생님의 을 듣기 위해 미리 앉아 기다리는 회원들의 모습 속에서 행성인만이 가질 수 있는 다양한 회원들 각자의 다른 결의 힘들이 전해졌다. 이 강의를 들으러 가기전 나를 나답지 못하게 만들고 스스로를 분열시키고 억압하고 파편화된 삶을 살게 했던 오랜 시간들을 돌이켜 보게 되었다. 그 중 두 장면, #1.내가 어렸을때다. 나와 아주 가까운 사람이 성소수자인 것이 밝혀졌고 그것을 되돌리기 위해 엄청난 일이 벌어지고 있었지만 모두가 나에게는 쉬쉬 했던 그 날을 기억한다. .. 2017. 11. 10.
행성인 교육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스케치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3부작 회원 교육의 두 번째 강연인 이 지난 10월 20일 인권재단 사람에서 진행되었다. 언니네트워크 더지님의 강연을 듣고자 40명 가량의 많은 사람들이 모였다. 행성인의 모든 공식 행사에서는 을 소리 내어 읽고 함께 약속하는 시간을 갖는다. 다양한 정체성과 연령대, 정치적인 색깔을 가진 사람들이 많이 활동하는 행성인에는 그만큼 갈등도 많을 수밖에 없기에, 평등하게 활동하기 위한 약속을 읽으며 다짐하는 것이다. 행성인 회원이기도 한 더지 님은 “평등한 약속을 읽고 시작하다니 벅차고 떨린다며, 강의가 필요 없을 정도로 이런 것이 바로 페미니즘!” 이라고 말했다. 강연이 지속될수록 그것이 어떤 의미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강연은 왜 페미니즘을 공부하러 여기에 모였.. 2017. 11. 9.
행성인교육 <성소수자와 페미니즘> 후기 민해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여성모임) 행성인에서 여성모임을 4년째 하며, 사회와 성소수자 커뮤니티 안에서의 여성주의 활동과 담론에 대한 갈증이 많았다. 단체에서 언제쯤 페미니즘을 다뤄주려나 싶었는데, 2017년 하반기 회원교육에 올라온 ‘성수수자와 페미니즘’ 제목을 보자마자 한동안 참여하지 않았던 행성인 교육에 참여하게 되었다. 내가 실질적으로 느꼈던 페미니즘, 여성주의 활동은 2016년 5월 17일, 강남역 여성혐오 살인사건을 시작으로 여성들의 자발적인 저항운동이 일어난 때이다. 그 안에서 새로운 방식의 다양한 연대체나 여성 활동가들이 생겨났고, 개개인이 모여 여성으로서 받는 차별과 억압, 혐오에 대한 이야기가 오갔다. 그 흐름에 힘 입어 새롭고 다양한 여성주의 커뮤니티와 활동들이 생기는 걸 보며.. 2017. 11. 9.
연대, 나와 모두를 변화시키는 행동 -행성인 교육 <연대는 뭐고 왜 중요한 걸까?> 후기 현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지난 10월 27일 저녁 인권중심 사람 한터에서 행성인 회원교육이 있었습니다. ‘연대는 뭐고 왜 중요한 걸까?’란 제목으로 이경님이 2시간 반가량 강연을 해주셨는데요. 사실 저는 아르바이트 때문에 30분 정도 늦었는데 이미 많은 분들이 조별로 자리를 채우고 계시더군요. 어디 앉을지 우왕좌왕 하다 빈자리를 찾아 앉으니 곧 바로 한 단어가 귓가에 꽂혔습니다. 바로 ‘단결’이었는데요. 정확히는 ‘연대에 대해 생각나는 단어 작성하기’에서 한 참여자 분이 적은 단어가 단결이었습니다. 그 분은 영어 단어인 solidarity(연대)에 ‘단결’이란 뜻도 있다며 비슷한 이해관계를 갖고 결속을 강화하는 측면에서 연대와 단결을 연결 지어 설명했습니다. 어떻게 보면 너무나도 당연한 관계인데요.. 2017. 11. 9.
<촛불 1주년 - 인권궐기대회> 스케치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10월 28일 가 종로 보신각에서 열렸다. 평등과 연대로 인권운동 +, 공권력감시대응팀, 차별금지법제정연대, 페미몬스터즈, 촛불청소년인권법제정연대, 성소수자 차별반대 무지개 행동, 공익인권법재단 공감,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 빈곤사회연대 등 인권 운동을 하는 여러 단위들이 공동으로 주최했고 200명 가량의 많은 사람들이 함께했다. 서울장애인차별철폐연대 유진 님의 사회, 박미애 님, 윤남님의 수화 통역으로 진행된 인권 궐기대회는, 그 이름답게 시작부터 높은 인권 감수성을 느낄 수 있었다. 작은 무대임에도 경사로가 준비되어 있었고, 묵념을 할 때, 일어서는 것이 편한 사람은 일어서거나 각자의 경건한 방법으로 하자는 제안이 있어 설 수 없는 사람을 배제시키지 .. 2017. 10. 31.
[활동가 편지] 그게 차별입니다! 현우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행성인 회원 여러분 반갑습니다. 망원동에 거주하며 이런저런 활동에 참여하고 있는 현우라고 합니다. 작년 11월 민중총궐기 때 종로 인근의 술자리에서 회원가입을 했었는데, 벌써 1년이란 시간이 흘렀네요. 지금보다 열심히 활동해야겠다는 다짐과 함께 최근 행성인과 같이한 활동의 경험과 생각을 나누는 것으로 편지를 대신할까 합니다. 한 달 전쯤이었을 겁니다. 행성인 사무국 활동가, 회원분들과 함께 광화문 인근에서 차별금지법 제정 선전전을 했는데요. 1시간 정도 리플렛을 뿌리며 법제정을 촉구하는 서명을 받는 와중에 일단의 직장인 무리가 “차별은 무슨”이란 말을 흘리고 지나갔습니다. 순간적으로 잘못들은 건가 싶어 고개를 갸웃거리다가 뒤늦게 정신을 차리고 “그게 차별입니다!”라고 답하.. 2017. 10. 30.
[활동가편지] 앞으로의 스무 고개도 함께 할래요 길벗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안녕하세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에서 활동하는 길벗입니다. 9월도 끝을 달리며 저물어갑니다. 추분이 지나며 차츰 낮의 길이도 짧아지고 있네요. 이제 곧 추석이지요? 오늘도 그렇고 낮은 여전히 덥지만 해가 지고 나면 급히 추워지는 요즘입니다. 일교차가 큰 탓인지 쿨럭이며 소리 짓는 기침들이 주변에 한둘 고개를 쳐듭니다. 무심코 찾아오는 감기가 무서운 계절이네요. 저의 작년 이맘때가 문득 생각납니다. 마음이 지쳐 몸져누웠던 때, 벽장 속 냉기 가득한 심연에 스스로를 가둬놓고는 저의 정체성에 대해 번뇌를 거듭하고 밤의 고독을 곱씹던 때였습니다. 제 영육에도 감기가 심하게 든 것이지요. 그렇게 시름시름 앓다 우연히 만난 게 행성인이었습니다. 당시 저는 그저.. 2017. 10. 3.
동대문구와 시설관리공단은 즉각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대관 취소를 철회하라! 루카(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한국에서 성소수자로 살아간다는 것은 결코 녹록치 않은 일입니다.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사회에서 거절당하고 내쫓길 때면, 그러한 어려움은 몇 갑절이 되어 당사자에게 돌아옵니다. 좌절과 울분, 절망, 그 밖의 언어를 모두 나열해도 온전히 담아낼 수 없는 고통의 무게는 성소수자의 존엄을 짓누르고 있습니다. 어제 오전 동료 활동가를 통해 '퀴어여성생활체육대회' 체육관 대관 취소 사실을 전해들었을 때도 저는 육중한 무언가에 짓눌린 듯한 공포를 느낄 수밖에 없었습니다. 소식을 접한 다른 성소수자들도 '성소수자라는 이유만으로 공도 마음대로 못 차는 세상'에 대한 분노와 한탄을 쏟아내며, 이러한 감정을 표출하고 있는 상황입니다. 동대문구와 시설관리공단이 가장 먼저 대관 취소 .. 2017. 9. 29.
[20주년 맞이 역대 운영위원장의 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의 20주년을 축하드립니다 - 내 삶을 바꾼 단체, 행성인 이경(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동인련, 이제는 행성인이 벌써 20주년이랍니다. 오랜 시간 회원이자 활동가로 있었다는게 특별한 일은 아니지만, 저에게 이 단체는 특별합니다. 어쩌면 20대와 30대 전부를 관통하는 유일한 공간이라고도 할 수 있겠네요. 그만큼 여기서 만난 사람들, 겪었던 일들은 제 삶을 변화시켰어요. 저 또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었을까요? 서로의 삶을 변화시킬 일들을 우리가 함께 만들어왔을까요? 행성인을 처음 만난 건 2001년 늦가을 어느 집회에서였어요. 다른 회원들도 행성인과의 첫 대면의 경험을 비슷하게 말해요. 몇 년 전에 행성인 회원들에게 설문조사를 했거든요. “거리에 오롯이 선 무지개 깃발”. 그것이 행성인의 첫인상이었어요. 광장에서 나를 알아봐주고 내가 알아볼 수 있는 시그널. .. 2017. 9. 6.
[20주년 맞이 역대 운영위원장의 글] 단체란 무엇일까 덕현(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전 운영위원장)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라는 곳에서 활동을 하면서 단체는 뭔지 궁금해졌다. 많은 사람들이 오고 가고, 주장을 하고 비판을 받고, 어떤 역할을 요구받기도 한다. 누구에게는 공동체, 누구에게는 회사, 누구에게는 투쟁의 공간일 수 있는 곳. 아직도 잘 모르겠지만 질문들을 정리하고 싶었다. 1. 내가 처음 동인련(행성인의 옛 이름)이란 단체를 찾은 이유는 성소수자 인권 활동을 하고 싶었고, 어떻게 하는지 배우고, 같이 할 사람들을 찾기 위해서였다. 나와 같은 지향을 가진 사람들이 모여있는 곳, 그곳이 단체였다. 2. 동인련 15주년 기념 행사 때 예전 활동사진들과 이곳을 거쳐간 수많은 사람들을 보면서 '저렇게 많은 사람들의 노력과 열망들이 이곳을 만들었구나' 라는 생각.. 2017. 9. 6.
‘비시스젠더 소모임 <비스켓>’ 첫 정기모임 후기 지민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비스켓 소모임) 안녕하세요. 지민입니다. 메일링 활동가 편지에 이어 이렇게 웹진에 글 기고를 하게 되어서 무척이나 기쁩니다. 이번에는 제가 이번에 소모임장을 맡은 ‘비시스젠더 소모임 ’ 첫 정기모임에 대한 내용이에요. 행성인에 들어온지 햇수로 9년째인데 제가 뭔가를 맡은 건 청소년팀 팀장 이후 처음인 것 같네요. 지난주 토요일이었던 8월 26일, 행성인 사무실에서 비스켓 첫 정기모임이 열렸었습니다. 등록부정정을 마친 트랜스젠더, 아직 호르몬 치료도 시작하지 않은 트랜스젠더, 바이너리/논바이너리 트랜스젠더 등등 정말 다양한 비시스젠더 분들이 와주셨어요. 맨 처음 자기소개를 하고 그 다음 본인이 비시스젠더로 살면서 어려웠던 점이나 공유하고 싶은 이야기들을 자유롭게 하는 시간을 .. 2017. 9. 6.
[행성인 회원의 경향신문 퀴어 백일장 당선작] 악몽 조은지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웃풍이 도는 거실 한 가운데에 박스 세 개가 놓여있다. 모서리마다 고양이 털이 나부낀다. 세 개 중 하나는 아직 입을 벌린 채로 내용물인 운동화들과 모자들을 보이고 있다. 3년 전, 기념일을 맞아 똑같이 맞췄던 운동화 중 하나를 남은 공간에 가지런히 넣는다. 이제 신발장에 남은 그녀의 신발은 단 한 켤레도 없다. 여러 가지 최악의 상황을 예상했지만 짐을 싸달라는 요구는 생각지도 못했다. 그녀가 누워있는 병실 앞에서 1층 흡연구역까지 끌려가듯 내려가는 동안, 그녀의 아버지는 고개 한 번 돌리지 않았다. 뒷모습만 봐도 나를 의식한 불편함이 느껴질 정도로 경직된 걸음걸이에 계단을 밟는 발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그는 흡연구역에 서서 담배를 두어번 깊이 들이마신 뒤에야 나를.. 2017. 9. 6.
행성인 신입회원모임 디딤돌 in 대전 후기 돼지고양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신입회원) 안녕하세요. 신입회원 돼지고양이입니다. (짧게 ‘돼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이런 후기를 작성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어느덧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열심히 자판을 두들기고 있네요. 행성인을 알 게 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저는 매우 파릇파릇한 신입회원이랍니다. 퀴어 퍼레이드 전까지는 애인을 따라서 기웃거리는 정도로만 행사에 참여했었거든요.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퀴어 퍼레이드 덕분에 행성인에 가입도 해보고, 신입회원모임 후기도 작성해보고 여러모로 신선하네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행성인에 가입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행성인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투쟁하여 이루어 놓은 업적들에 무임승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 2017. 8. 21.
여성 성소수자의 산부인과 다시 만나기-7월 여성모임 후기 일월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여성이자 성소수자로 살기에 불편한 점을 열거해보라면 1박 2일 동안도 떠들 수 있지만, 그 중에도 큰 불편을 느끼는 때가 산부인과를 방문할 때이다. 진료를 시작하기 전 차트를 작성할 때, 초경을 몇 살에 했는지, 생리는 규칙적으로 하는지 등의 질문에 답하고 나면 마지막으로 간호사가 조심스럽게 묻는다. “성관계 경험은 있으신가요?” 이때부터 머릿속으로는 그 질문에 따르는 온갖 질문이 떠오르기 시작한다. 검진에 꼭 필요한 질문인지, 이 질문의 의도가 무엇인지, 임신 가능성이 조금이라도 있는지를 알기 위해 하는 질문인지 아니면 질주름이 남아있는지를 판단하려 하는 것인지, ‘성관계’는 도대체 뭘 말하는 거지? 남성 성기가 내 성기에 들어왔던 적이 있냐고 묻는 건가? 손.. 2017. 8. 3.
[편집장의 글] 7월호 '연대'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안녕하세요. 이번 7월호 주제는 행성인의 주요한 활동 원칙 중 하나이기도 한 '연대' 입니다. 사람들마다 다양한 차이가 존재하듯이 성소수자들도 노동자로, 여성으로, 장애인으로, 이주노동자로, 청소년으로, HIV/AIDS 질병당사자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또한 그 모든 차이를 가진 사람들의 가족, 친구, 동료, 이웃으로 성소수자는 존재합니다. 우리가 이렇게 여러 정체성을 가지고 교차되기에, 우리는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행복하게 살려면 서로 연대하며 반인권적이고 차별적인 세상을 바꾸지 않으면 안됩니다. 이번 7월호는 그러한 세상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았습니다. 지금 울산에서는 군형법 92조의 6 폐지 발의한 국회의원 분들이 혐오세력에 의해 고.. 2017. 7. 7.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 간담회 후기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2017년 5월 27일 11시,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이하 행성인) 사무실에서 행성인 웹진기획팀과 친구사이 소식지팀이 모여 간담회를 가졌습니다. 올해 행성인 웹진팀에서는 보다 좋은 웹진을 만들기 위해, 다른 단체에서 내는 매거진이나 컨텐츠를 참고해서 공부하고 있는데요. 여성주의 저널 에 이어 두 번째 참고할 매거진으로 택한 것은 한국게이인권운동단체 ‘친구사이’ 였습니다. 성소수자 운동을 ‘글’이라는 매개로 풍성하게 한다는 공통점을 가지고 있기에, 직접 만나서 글로는 다 담길 수 없는 고민까지 나눠보고자 간담회 자리를 마련해보았습니다. 덕분에 서로의 기사 작성 · 발행 체계와 회의 방법, 기사를 기획할 때의 고민까지 나눌 수 있었습니다. 친구사이 소식지팀.. 2017. 7. 7.
[활동가 편지] 행성인은 항상 제게 '힘'이었고 그 힘은 곧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해밀(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회원) 안녕하세요, 그림자처럼 행성인 주변을 배회하는 해밀입니다. 올해 9월 다시 공부를 하러 한국을 곧 떠나게 되었어요. 고등학교 1학년인가 2학년 때 즈음 모임에 나간 이래로, 한국을 떠났다 들어왔다, 모임에 슬그머니 나왔다 안 나왔다(!) 하면서 행성인과 인연을 이어온 지 10년이 다 되어가네요. 그 10년 동안 행성인이 제게 어떤 의미였는지 돌이켜보니까, 행성인은 항상 제게 '힘'이었고 그 힘은 곧 사람들이었던 것 같아요. 세상이 제 존재에 혐오를 쏟아부을 때, 너무나 억울하고 힘들어서 절망에 빠져있다가도 둘러보면 항상 무지개 깃발을 높이 들고 모인 행성인 사람들이 있었구요. 세상에 나 혼자 남은 것처럼 외로울 때도, 나 혼자서는 삶을 헤쳐나갈 수 없을 것 같을 때도,.. 2017. 7. 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