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섹슈얼리티6

[회원 에세이] 퀴어는 부끄러운 게 아냐 – 내 안의 수치심 넘어서기 eppe 수치심(shame)이란 감정은 우리에게 언제부터 생겼을까? 최근 이걸 자주 고민했다. 어릴 때의 나는 내성적이고, 말을 잘 못 하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는 편이었는데, 최근에는 이게 꼭 내가 원해서 그랬던 것이 아니었겠다는 생각도 든다. 내가 어릴 때 우리 집은 절대적인 기준이 엄격한 편은 아니었으나, 나의 보호자였던 부모님은 나에게 허락되는 것과 아닌 것을 확실하게 구분했다. 그리고 내가 기준을 벗어났을 때마다 반복되는 메세지는 ‘그건 부끄러운 짓이고, 다른 사람들이 싫어할 거야’ 였다. 이런 메시지를 받게 되는 행동의 범위는 꽤 넓었는데, 인터넷으로 ‘엽기’적이거나 야한 컨텐츠를 보는 일부터-지금 궁금한 것은, 동성애 컨텐츠는 ‘엽기’에 들어갔을까, 아니면 ‘야한’ 컨텐츠에 들어갔을까?.. 2023. 11. 23.
러시아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원주민들의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종원(동성애자인권연대) 오늘날 우리가 말하는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간성, 무성애 등등……. 이런 성적 다양성을 시베리아 원주민들은 어떻게 수용했을까? 동성애 욕망과 젠더 전환은 기독교를 배우지 못한 아시아 민족들의 미개함이라고 본 백인 연구자들과 원주민들의 성적 다양성 수용을 진지하게 고찰한 혁명가의 저서들을 통해 시베리아 원주민들의 세계관을 간접적으로나마 살펴보고자 한다. 시베리아와 극동 지역 원주민들 사이에서 동성 간 애정 표현이나 성별 이분법에 들어맞지 않는 행동은 매우 두드러지게 나타났고, 이런 사람들은 원주민들의 일상 생활, 특히 각종 의식을 치를 때 굉장히 중요한 역할을 해 왔다. 이 지역에서 동성애, 성전환을 비롯한 섹슈얼리티 전반은 정신적, 신비주의적인 것으로 해석돼 왔다. 남성과 여.. 2014. 10. 15.
국립국어원은 누구도 차별하지 않는 평등한 한국어를 만들라! 학기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많은 사람들이 알다시피 2014년 1월 국립국어원이 의 '사랑'의 뜻을 이성애적으로 재개정했다. 보다 포괄적이고 평등하게 정의되어 있던 '사랑'의 뜻을 퇴행적으로 개정한 것이다. (인용하고 싶지는 않지만 국립국어원에 따르면 퇴행의 뜻은 "시간적으로 현재보다 앞선 시기의 과거로 감"이다. 말 그대로 국립국어원의 행태는 보이지도 않는 까마득한 먼 과거로 가는 것이다!) 당연히 이런 국립국어원의 퇴행에 대해서 많은 사람들이 분노했다. 사랑의 뜻에서 배제된 성소수자들과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은 물론 합리적인 시민들은 국립국어원을 비판하고 재개정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성소수자 인권단체들은 지난 4월부터 사랑의 뜻풀이 재개정 철회 서명운동을 벌여 5천명 넘는 시민들이.. 2014. 5. 26.
누구를 위한 수술인가 - 성소수자 관점에서 본 한국의료의 문제점 발표: 최은경(서울대학교)정리: 이혜민(이 글은 2013년 5월 3일 "비판과 대안을 위한 건강청책학회 2013 봄 학술대회 "에서 최은경님의 발표를 정리한 내용입니다) 2006년 인도네시아 요그야카르타 주에 모인 성소수자 인권단체들과 국제법 전문가들에 의해서 ‘성적 지향과 성평등에 관한 국제법 적용에 대한 요그야카르타 원칙(이하 요그야카르타 원칙)’이 채택되었다. 이 원칙에는 ‘제18원칙 의료남용으로부터의 보호, 즉 누구도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이유로 그 어떤 형태의 의료적 또는 심리적 치료나 시술, 검진을 강제 당하거나 의료시설에 감금되어서는 안 된다. … 개인의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그 자체는 의료문제가 아니며, 치료되거나 교정되거나 억제될 수 없다.’의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 이렇듯 성소수자의.. 2013. 6. 8.
번역글 "논쟁 : 퀴어 정치학 " 이 글은 영국의 급진좌파 정당인 사회주의노동자당이 발행하는 월간지 2010년 7/8월 호에 실린 퀴어 정치를 둘러싼 논쟁이다. 퀴어라는 용어는 한국 LGBT 운동 안에서도 널리 쓰이고 있다. 퀴어라는 용어가 가진 맥락과 그것이 함의하는 성해방 전략에 관해 생각할 거리를 던지는 글이라 판단돼 번역해 싣는다. 참고로 두 글 모두 잡지의 공식 견해가 아닌 개인 의견으로서 실렸다. 원문은 http://www.socialistreview.org.uk/article.php?articlenumber=11336 에서 볼 수 있다. 퀴어 정치학은 LGBT 운동에 많은 영향을 미치고 있다. 퀴어 정치학은 투쟁을 전진시키는 데 장애물일까 아니면 환영해야 하는 것일까? 찬반 주장을 소개한다. 퀴어는 급진적이다 앨런 베일리, .. 2010. 8. 5.
LGBT 운동이 낙태를 선택할 권리를 지지해야 하는 이유 지난해부터 한국에서도 낙태 논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저출산 대책의 하나로 낙태 근절을 내놓았고 이에 힘입은 반낙태운동은 공격적인 활동을 펼치고 있다. 낙태에 반대하는 산부인과 의사들의 모임인 프로라이프의사회가 등장해 낙태 시술을 하는 병원 명단을 공개하고 급기야 낙태 시술을 한 의사와 병원을 고발하기까지 했다. 이런 공격 때문에 낙태 비용은 치솟았고, 시술을 하는 병원을 찾기도 힘들어졌다. 낙태를 하러 해외로 원정을 가는 현상도 생겼다. 며칠 전에는 낙태 비용을 마련하려고 돈을 훔친 여성이 붙잡혔다는 기사가 언론에 실리기도 했다. 낙태 불법화는 위험한 무면허 낙태 시술과 자가 낙태를 늘린다. 이것은 영화에서나 볼 수 있는 과거지사가 아니다. 낙태 합법화 이후 낙태권에 대한 공격이 끊이지 않는 미국.. 2010. 5. 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