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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어영화8

애정으로 톺아보는 <너에게 가는 길>(2021) 코멘터리 남웅(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11월 17일 성적소수문화인권연대 연분홍치마 10번째 작품 '너에게 가는 길' 이 개봉했다. 성소수자부모모임과 연분홍치마와 이런 저런 인연을 맺어온 덕분에 미리 영화를 볼 기회가 생겼다. *스포주의. 영화를 보고 나서 읽을 것을 권합니다. 1. 영화를 처음 보면 퀴어영화, 두 번 보면 가족영화, 세 번 보면 여성영화, 네 번 보면 인생영화가 될 것이라는 비비안님의 언급이 여기저기 회자되었다. 아직 한번 봤지만 세 감상 모두 유효하다는 반응들이 재치 있게 따라 붙는다. 개인적으로 동감하면서도 인생영화까지는 일단 긍정적 검토 중인데 왠지 연분홍치마는 더 날을 세우면서 따뜻한 온기를 잃지 않는 시의성 있는 작품을 계속해서 보여줄 것 같다. ​2. 영화에는 나비-한결과 비비안-.. 2021. 11. 16.
무지개문화읽기- 퀴어영화 그동안 어떻게 바뀌었나. 무지개문화읽기 코너도 행성인 20주년을 맞아 퀴어영화가 어떻게 바뀌었는지, 옛날 영화 한 편과 비교적 최신 영화 한 편을 비교해 봅니다. 레즈비언 영화로 분류될 수 있는 와 에 대해 썼습니다. 영화에 대한 분석글이므로,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참고해 주세요. - 17년간 무엇이 달라졌을까.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1999)와 아가씨(2016)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아가씨 배경 20세기 한국의 어떤 여고 일제강점기 한국 감독 김태용과 민규동 박찬욱 인물 소민아(김민선 분) 유시은(이영진 분) 민효신(박예진 분) 문지원(공효진 분) 최연안(김민희 분) 고형석(백종학 분) 이즈미 히데코(김민희 분) 숙희(김태리 분) 후지와라(하정우 분) 코우즈키(조진웅 분) 사사키(김해숙 분) 복순(이용녀 분) .. 2017. 9. 6.
영화 <연애담> 리뷰 - 한 문이 열리면 다른 문이 닫힌다 겨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 편집자 주: 본 글에는 스포일러성 내용이 다소 포함되어 있습니다. 은 주인공인 윤주와 지수의 이야기이면서, 동시에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 영화는 윤주와 지수가 만나고, 사귀면서 우여곡절을 겪는 이야기를 현실적으로 비춰준다. 우리는 이성애중심적 로맨스의 정형화된 패턴을 이미 알고 있다. 영어로는 "Boy meets girl"서사라고 하기도 하는 이 전형은 소년이 소녀를 만나고, 사랑에 빠지고, 이 과정에서 소녀의 눈길을 끌기 위해 노력하는 과정을 남김없이 보여준다. 이에 비춰 보면, 은 한국사회에서 레즈비언들이 연애하는 것의 전형적 서사를 구축했다고 할 수 있다. 시작은 지수가 신분증을 놓고 와서 담배를 사지 못해 쩔쩔매는 것으로 시작한다. 윤주는 .. 2016. 12. 3.
여름휴가 때 보면 좋을 퀴어 영화/드라마 베스트 4 먕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휴가철이 다가왔지만 누구나 산 넘고 물 건너 어느 먼 나라로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건 아니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 stay와 vacation의 합성어)이라는 말이 생긴 것만 봐도 알 수 있듯, 굳이 없는 돈 들여서 관광객들로 북적이는 장소까지 가 성수기 바가지 요금만 옴팡 물다 오느니 집에서 에어컨 켜 놓고 그동안 못 읽은 책, 못 본 영화나 보며 무념무상하게 쉬는 게 낫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그래서 준비했다. 이번 여름, 침대와 혼연일체가 되고자 하는 그대에게, 안방을 떠나지 않고 마이 퀴어 스테이케이션을 즐길 수 있도록 휴가 때 보면 좋을 퀴어 영화/드라마 4편을 골라 봤다. 하기 작품들은 필자가 실제 봤던 영화와 드라마들 중 퀴어 .. 2016. 7. 2.
<가장 따뜻한 색, 블루> 혹은 <파란색은 따뜻하다> 한빛(동인련 웹진팀) *주의: 이 글에는 영화와 만화원작의 스포일러가 다수 포함되어 있습니다. 오늘은 토마와 데이트 하러 가는 날. 약속 장소인 공원으로 가는 길에, 아델은 예감한다. '오늘은 무척 중요한 일이 일어날거야' 그리고 횡단보도를 건너는 순간, 예감은 그녀를 덮친다. 밝은 햇살 속 눈부신 그녀의 미소와 흩날리는 파란색 머릿결. 단 한번 눈길을 주고받았을 뿐인데, 그렇게 아델은 파란머리 여인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날 일기장에 아델은 이렇게 적는다. '두 발이 한꺼번에 묶인 채 원 안에 갖혀버린 느낌' 그 뒤 아델의 머릿속은 온통 파란머리 여인으로 가득하다. 파란머리 여인은 한밤 중 꿈 속에 나타나 아델의 가슴과 음부를 애무한다. 부드럽고, 따뜻하고, 촉촉한 여인의 손길. 아델은 흥분에 몸을 떨며.. 2014. 2. 26.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영화<알이씨>를 보고 내게 사랑은 너무 써 -영화를 보고 ' height=465> 올해 3월, 부산으로 가는 버스를 탔다. 좋아하는 밴드가 부산에서 공연을 했기 때문이었다. 기차를 타고 싶었지만 그럴만한 돈이 없었다. 풍경은 보이지 않았다. “엄청난 빠순이가 된 기분이야”라고 그녀가 말했다. 나는 말없이 웃었다. 만들어진지 얼마 안 된 밴드의 공연을 보러 간다는 것은 핑계였다. 한 번도 가보지 않은 부산을 보고 싶었다. 아니, 그녀와 함께 어딘가에 가고 싶었다. 그뿐이었다. 눈이 건조하고, 입술이 도톰한 그녀는 경상도 어디 출신이어서 그런지, 말끝을 이상하게 흐렸는데, 그때마다 나는 그녀의 눈을 보았다. 렌즈를 끼는 그녀의 눈은 언제 어디서든 반짝거렸다. 손끝이 저릿저릿했다. 하지만 말하지 않았다. 말할 수가 없었다. 가끔,.. 2011. 12. 22.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2008년에 케이블 방송국인 tvN에서 방영했던 게이 프로젝트 의 ‘한국 방송 사상최초! 100% 실제 게이 출연! 금단의 벽을 넘다!’라는 선정적인 홍보문구를 기억하는가? 이 프로그램을 보면,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이 ‘커밍아웃’하는 순간을 말 그대로 훔쳐본다. 그것은 선정적인 무언가를 갈구하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한 보답이다. 그들의 커밍아웃은 상대방에게서 공감의 눈물을 얻어내기도 하고 카메라를 회피하는 부정과 경악의 몸부림을 유발하기도 하며, 커밍아웃이라는 폭발적 사건의 감상적인 기록에 집중한다. 그것은 일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다름 아니다. 이로써 ‘독립 장편 다큐멘터리’라는 낯선 형식을 빌어 제작될 수밖에 .. 2011. 1. 10.
퀴어보다 더 퀴어한- 영화<쌍화점>을 보고 기대가 너무 컸기 때문일까. 도무지 영화 은 이해할 수가 없는 그런 ‘이상한’ 영화였다. 영화를 관람한 동성애자들이 입을 모아 불쾌했다고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감독이 밝힌 그대로 은 결코 동성애를 전면적으로 다룬 이른 바, ‘퀴어영화’는 아닌 듯 하다. 영화는 동성애를 단지 소재로 가져왔을 뿐, 그 안에서 동성애자에 대한 이해를 찾아 볼 수는 없었다. 이런 상황에서 한겨레신문에 언급된 ‘멜로드라마 최후의 장애물은 성정체성’이라는 유하 감독의 표현은 절로 고개를 갸웃거리게 한다. 게다가 이것은 단지 동성애자 관객들만 느끼는 감정은 아닌 것 같다. 변심한 애인 홍림을 슬픈 눈으로 기다리는 왕이 화면에 등장할 때마다 객석 여기저기서 웃음이 터져 나왔던 것을 보면. 영화은 절대 권력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2009. 1. 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