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행성인여름특강2

[행성인 여름 특강 후기1] 그들만의 '공정': 공정의 해체와 재구성_공정 이후의 세계를 상상하다 슈미(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언젠가부터 너도 나도 공정이라는 단어를 숨쉬듯 내뱉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공정이라는 단어가 좋았다. 여러 은행에서 남성 노동자를 많이 합격시키기 위해 의도적으로 여성 노동자들의 채용 점수를 낮춰서 우수수 탈락시키고, 조금이라도 삐까뻔쩍한 일터엔 사돈의 팔촌까지 낙하산으로 입사하는 현실이 지긋지긋했기 때문이다. 그때 나는 공정한 세상이 도래하기를 진심으로 원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가 말하는 공정과, 저들이 말하는 공정이 어긋나기 시작했다. 점차 공정이라는 단어는 일터를 변화시키려고 열심히 투쟁하는 나와 동료의 입을 막는 논리가 되어버렸다. 마치 이런 말이 끊임없이 들리는 느낌이었다. '이 회사에 입사하기위해, 전문직이 되기 위해 노-력한 내가 누리는 특권을 (노-력도 .. 2022. 8. 29.
[행성인 연속 특강 후기2] 과거의 나로부터 떠난다는 것: 현실에도 판타지는 있다. 지오(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과거의 나로부터 떠난다는 것’이라니 강의 제목이 참으로 서정적이다. 제목은 서정적인데 내용은 격동의 드라마 한 편이다. 남의 뒤통수만 바라보며 임용고시를 준비하던 홍은전이 빼곡한 강의실을 탈출하여 노들장애인야학 교사가 되어 함께 싸우는 사람이 되기까지의 여정 끝에는 ‘당신은 차별받는 사람인가, 저항하는 사람인가’ 하는 묵직한 질문이 남는다. [사람들은 말했다. 차별이 사라져서 노들이 더 이상 필요 없는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나는 그 말에 힘껏 저항하고 싶었다. 노들과 같은 공동체가 사라지는 것이 좋은 사회라고 말할 때, 노들은 그저 차별받은 사람들의 집단이다. 그렇지만 우리는 차별받는 사람들이기만 한 건 아니다. 우리는 저항하는 사람들이다.] 최근 종영한 드라마 ‘이.. 2022. 8.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