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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평등10

[행성인 성평등위원회 세미나] (1) 매뉴얼을 통한 성폭력 사건처리 대응 역량 키우기 조나단 (행성인 성평등위원회) 성평등위원회 세미나? 2023년 성평등위원회는 위원회 구성원을 대상으로 역량 강화 세미나를 계획했다. 새로 들어온 구성원들이 있어 세미나를 통해서 각자의 고민을 모아 생각의 결을 맞추고, 관심 있는 부분을 더 공부해보자는 취지였다. 그리고 세미나 결과를 웹진에 공유하며 이런 이야기들이 성평등위원회 안에서만 머무는 것이 아니라 회원들과 나눌 수 있게 하자는 계획을 세웠다. 본격적인 세미나 진행에 앞서 각자 가진 고민을 마인드맵처럼 나열하면서 서로 어떤 부분에 관심을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서로 더 공부해볼 부분을 정했는데, 이 글은 그 첫 세미나 시작을 맡은 내 고민과 그 고민을 해소하기 위한 지푸라기들 – 물에 빠진 사람 지푸라기라도 잡을 때의 그 지푸라기- .. 2024. 2. 20.
[행성인 성평등위원회 세미나] (2) 사과에 대하여 이덕현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평등위원회) 단체활동을 하면서 사과가 뭘까란 생각을 종종 했다. 성폭력이나 인권침해 사건처리 과정에서 가해자가 사과문을 작성해 피해자에게 전달하는 절차가 있었는데, 피해자가 사과문을 받고 만족하는 일은 거의 없었다. 오히려 더 큰 화를 불러일으키곤 했다. 이미 신뢰관계가 깨진 상태에서 사건으로 불거져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인지라, 사건절차라는 형식과 시간 안에서 “사과”라는 것이 가능할까 싶었다. SNS에 “좋은 사과문을 쓰는 법”이라고 돌아다니는 글을 보면서도 뭔가 찜찜했다. 이 시대에 사과는 하나의 기술이 되어버린 걸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면 흠잡을데 없는 사과문을 쓸 수 있는 걸까, 싶었다. 사건 처리를 하는 위치에서 ‘사과가 무슨 의미가 있나’란 생각을 많이 했다.. 2024. 2. 20.
[활동후기] 평등한 공동체, 이미 그곳에 서다 - 행성인 1월 회원모임을 다녀와서 - 도시사랑(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공동체가 공동화(空洞化)한다. 가족의 가치가 퇴색되고 있다. 집이 잠자는 공간의 기능으로 축소된 현대에 이웃 공동체는 ‘응답하라 1998’같은 드라마에서나 가능한 소재거리이다. 삼삼오오 모이면 부동산, 주식, 아파트 청약, 나는 솔로를 이야기한다. 슬픔도 기쁨도 가치도 나누지 못한다. 오프 모임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SNS의 관계는 더 빈약할 테다. 나의 삶도 마찬가지다. 가족도, 이웃도, 직장 관계도 소원하다. 점점 혼술이 좋다. 주식도 망했다. 손절할 수 없어 호가창만 바라본다. 이렇게 개인의 사사로운 목표에 집착하는 시대에 공동체라니. 공동체를 호명하는 누군가가 있는 것만으로도 신기한데, 공동체에서의 평등을 논하는 게 마치 농담 같기도 했다. 농담 같은 이야기를 현실.. 2024. 2. 20.
행성인 5월 정기회원모임 후기 앤디(행성인 성평등위원회) 안녕하세요! 행성인 성평등위원회에서 활동하고 있는 앤디입니다. 벌써 2022년도 어느덧 5개월이 지났는데요, 그동안 이뤄온 일은 많지 않은데 시간이 빨리 흐르는 게 한편으로는 무섭기도 합니다. 이번에 성평등위원회에서 새로운 프로그램을 구상하던 중, 성소수자들의 정신 건강 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우울증과 같은 내면의 문제에 취약한 성소수자들의 정신 건강을 어떻게 하면 서로 잘 돌봐주고 스스로도 돌볼 수 있을까 고민하다가 '마음 건강 돌보기 프로그램'을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우울증이 구체적으로 무엇이고 우리가 우울증에 걸리는 이유와 배경이 무엇인지, 어떻게 하면 우울한 증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변의 지인들이 우울증에 걸린다면 어떤 조언과 도움을 줄 수 있을지 .. 2022. 5. 29.
행성인에 성평등 위원회(준)이 생겼습니다. 조나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행성인에는 조직 내 성평등 문화를 만듦에 있어 일상적인 단체의 운영을 담당하는 ‘운영위원회’와 성폭력 사건 발생 후 사건을 처리하는 ‘조정위원회’만 존재해왔습니다. 그러나 2018년 한 해 동안 성폭력 및 위계에 의한 사건을 통해 조직을 돌아보며 사건 발생 예방을 위해 더 많은 조직적 노력이 필요함을 절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동안 행성인에서는 성폭력 예방을 위해 연 2회의 반성폭력 교육을 진행해왔으나 그것만으로는 부족했다는 평가 하에 회원 전반의 성평등 감수성을 높이기 위한 교육 확충, 일상 속 조직문화 모니터링 강화, ‘반성폭력 규약’과 ‘평등한 행성인을 만들기 위한 약속’을 통한 성평등 담론 형성을 위해 활동하는 성평등 위원회 신설을 준비하고자 합니다. 성평등.. 2019. 4. 28.
6월 반성폭력 교육 후기 곱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0. 한국성폭력상담소의 오매님을 모시고 반성폭력 교육 시간을 가졌다. 행성인이 비상체제로 전환 된 이후, 행성인에게 반성폭력 교육은 교육 그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반성과 성찰의 시간이자, 앞으로의 각오와 긴장을 가지는 시간이기도 했다. 그 시간의 무게가 성평등을 향하고 간절히 바라는 회원들에게 최대한 전달되기를 바라며, 후기를 작성한다. 1. “왜 그랬냐면,” 오매님께서는 (성폭력 사건에 대해) 왜 그런거라고, 혹은 왜 그러지 못했냐고 묻고 말할 수 있는 ‘사람’과 ‘그 사람의 위치’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주셨다. 성폭력을 저지른 ‘그 사람’과 ‘그 사람의 위치’는 이미 ‘왜’를 감당할 수 있다. 그러나 성폭력의 피해자는 그 ‘왜’라는 말에서 소외된다. 아니.. 2018. 10. 25.
8월 회원 모임 - 평등에 대한 감수성 향상 프로그램 후기 소유(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성소수자노동권팀) 지난 8월 24일, 무지개텃밭에서는 평등에 대한 감수성 향상 교육이 있었다. 그간 단체에서 지적받은 여러 문제점들을 돌아보기 위해 진행하는 회원 프로그램의 일환이라고 한다. 지난 달에도 같은 이름의 교육이 진행되었는데, 당시 나처럼 개인 사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던 사람 때문에 한번 더 자리가 만들어진 것 같다. 1. 우리는 공동체일까? 더지님이 진행한 이번 강의는, 행성인은 공동체인가 라는 묵직한 질문으로 시작되었다. 공동체란 무엇일까? 사전에서 찾아보기로는, '운명이나 생활, 목적 등을 같이 하는 조직체'라고 한다. 모임에 온 사람들은 모두 회원이라서 친근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서로 운명을 같이한다고 말하긴 좀 어색했다. 큰 의미에서 특정한 목적을 공유하.. 2018. 10. 25.
대통령 앞에 펼친 무지개 깃발, 그래도 삶은 여전하다 마당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페트리샤 하이스미스의 소설을 각색한 영화 은 1950년대 호황기 미국에 사는 레즈비언들의 사랑을 다룬다. 전쟁과 맞물린 비약적인 경제 성장과 기술의 발전으로 역사상 유례없는 풍족함을 누리던 때, 주인공 캐롤은 백화점에서 만난 테레즈에게 첫눈에 반한다. 그녀는 어둑한 식당의 한편에서 테레즈를 유혹하고 사랑에 빠진 두 사람은 대도시의 고즈넉한 외곽 지역을 돌며 애정을 나눈다. 은밀함과 도피로 가득한 이야기. 나는 이 참으로 낭만적이고 아름다운 드라마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관람을 마치고 극장을 나온 나는 이루 말할 수 없는 씁쓸함을 느꼈다. 주인공 캐롤이 자신의 성적 지향 때문에 사회와 갈등을 빚는 부분 때문만은 아니었다. 이따금 게이들을 비롯해 성소수자들의 공간으로.. 2017. 12. 25.
<'성평등'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한 여성가족부를 규탄한다!> 기자회견 스케치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8월 13일 오전, 서울 광화문 정부종합청사 앞에서는 ’성평등’에서 성소수자를 배제한 여성가족부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이 열렸다. 지난 8월 4일, 여성가족부는 대전광역시에 성소수자 지원 조항이 모법(母法)인 “[양성평등기본법]의 입법취지를 벗어났다”는 입장을 밝히고, “조속한 시일 내에 개정될 수 있도록”요구하는 공문을 보냈다. 기자회견은 이에 항의를 표명하기 위한 목적 아래 성소수자인권운동, 여성단체, 정당, 대학 총여학생회, 여성주의 연구자/운동가, 법조인의 참여로 진행되었다. 이 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나영정(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 활동가는 1851년 여성 권리 대회에서 소저너 트루스(흑인 노예 제도 폐지론자이며 여성 권리 운동가)의 유명한 문구 “나는.. 2015. 8. 13.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며 -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위해 싸운 여성들을 기억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 3.8 세계여성의날을 맞이하며 자유롭고 평등한 삶을 위해 싸운 여성들을 기억하고 차별과 혐오에 맞서 연대하자 3월 8일은 여성해방을 위해 스스로 투쟁하며 삶을 바꾼 여성들의 역사를 기념하는 세계여성의날이다. 1908년 노동시간 단축, 투표권 등을 요구하며 여성노동자들이 벌인 투쟁을 기념하며 시작된 이 날은 이후 100년 넘게 저항하는 여성들의 역사를 대표해 왔다. 오늘날 여성들이 누리는 최소한의 법적 평등과 자유는 처음부터 당연했던 것이 아니라 투쟁의 성과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여대는 이 날의 정신이 성소수자들에게도 소중한 귀감이 된다고 생각한다. 여성에게나 성소수자에게나 차별과 혐오에 맞선 투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오늘날 여성의 삶은 여전히 해방이나 평등과는 거리가 멀다. 한국의 현실은 처참한 수준인데 .. 2015. 3. 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