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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로의기적7

하지만 나는, 전설이 될 거야 하지만 나는, 전설이 될 거야 소설 한편을 읽은 적이 있다. 고등학교 때였거나 스무 살 무렵이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서야 그 책을 볼 리가 없었을 테니까. 소설은 외계인들이 지구를 점령하고 난 뒤의 이야기를 그렸다. 주인공은 한 여자였는데, 냉동인간이었다가 해동을 해서 다시 살아났다고 쓰여 있었다. 사람들은 지구인의 수가 줄어들자 냉동돼 있는 사람들을 하나 둘씩 깨우고 있었다. 당시 지구는 외계인이 점령하고 있었고, 지구인들은 동물원에 갇힌 채 외계인의 구경거리로서의 삶을 살고 있었다. 그 여자는 오래 전 미용사였던 것을 기억해내며 사람들의 머리를 잘라주었다. 우리 안에 갇힌 자신의 삶을 슬퍼하거나 비관하지 않고. 그리고 여자는 아무 말 없이 허공을 바라보는 눈빛이 무척이나 맑은 남자와 사랑에 빠진다... 2011. 8. 5.
감성청년,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만나다! 감성청년, 동성애자인권연대를 만나다! 처음 정욜님이 저에게 웹진에 글을 한번 써보는 것 어때요? 라고 권유하셨을 때, 응? 나한테 무슨 글을 쓰라고 하시는 걸까? 라고 약간 의아하게 생각했었습니다. 그래서 대체 무슨 글이요? 라고 반문했더니 신입회원의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 적응기 같은 주제로 한번 써보는 것 어때요? 라고 하셔서 지금 제가 이렇게 글을 적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 29살 입니다. 내년이면 서른, 계란한판의 나이가 되는 이 시기에 제가 동인련에 후원회원으로 가입하고 최근 들어 오프라인 모임에 자주 참여하게 된 것은 아마 6월과 7월에 동인련 회원이나 CMS 후원 회원으로 가입하신 분들이라면 아마도 저와 비슷한 분들이 많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아무래도 영화 을 빼고서 이야.. 2011. 8. 4.
동성애자인권연대 트위터에 도착한 <종로의 기적> 후기들. 동성애자인권연대 트위터에 도착한 후기들. 이 올해 최고의 영화라고 생각한다는 건 과찬이 아니겠죠~ 진실함이랄까, 마성의 매력이 있죠. 크크 - 쯔마 보면서 장면 하나하나 말 한마디 한마디가 감명깊게 다가왔습니다~ 주인공들의 노력과 우리들의 노력으로 종로의 기적이 대한민국의 기적으로 되기를 바랍니다! - 원더풀YH 고통받는 모든 이들을 위해 나서야겠다고 결심하게 만들고 그러한 활동이 아름답게 보이게 한 소중한 영화^^ - 김보람 에는 감동도 있고 재미도 있고 무엇보다 이 땅의 게이로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문제의식도 있고, 또 내가 늘 만날 수 있는 평범한 내 이웃의 이야기가 있다. - 이군악, 토마스 은 기쁨/슬픔/분노/희망/자신감을 느낄수 있게 해주는 리얼 게이다큐 ^^~ - 세호 이 소.. 2011. 6. 27.
[기고] 나는 ‘게이’ 황의건보다 ‘날라리 외부세력’ 김여진이 더 좋다. 황의건씨,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럽습니다. 이 글은 인터넷언론 과 블로그에 기고한 글입니다. 커밍아웃한 게이, 패션 칼럼니스트 황의건씨가 배우 김여진씨를 비난하는 글을 트위터에 올려 화제라고 합니다. 트위터를 하지 않는 저로서는 이 소식을 잘 모르고 있다가 최근 개봉한 게이 다큐멘터리 관객과의 대화 자리에서 뒤 늦게 이 이야기를 접했습니다. 혹시 영화 관객들의 조롱과 비난이 들리지 않았나요? 물론 게이라고 정치적 올바름을 모두 가질 순 없겠지만 당신의 커밍아웃이 부끄러운 건 이루 말할 수가 없었습니다. 은 당신과 같은 사회적 위치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는 아니지만 소소한 일상을 두려움 속에서도 즐겁게 살아가는 게이들이 등장합니다. 당신의 말 한마디 때문에 영화에 출연한 나조차 황의건씨의 말에 동조하.. 2011. 6. 27.
게이 커밍아웃 다큐멘터리 <종로의 기적> : 내 이야기를 대신해주는 영화 5월 말, 봄이 채 가시기도 전에 건강이 매우 안 좋아져서 병원에 입원했던 언니에게 위로의 한마디를 전했었다. “언니! 다 나으면 내가 영화 보여줄게” “무슨 영화?” “. 그러니까 얼른 나으삼” “ㅋㅋㅋ 오케이!” 영화보기로 약속한 날 안국역 앞. 어느 샌가 다 나아서 건강해진 언니A와 또 다른 언니 B와 저녁이 시작될 무렵 만났다. 매일 집에서 뒹굴거리는 것만 보다가 이렇게 쫙 빼입은 모습들을 보니 서로 어색하기도 하다. 삼청동의 고즈넉하고 아기자기한 길을 따라 씨네코드 선재에 도착했다. 허겁지겁 분식을 해치우고 상영관에 들어오니까 생각보다 사람이 많지 않아 슬프다. 괜히 상영관의 위치 탓을 해본다. 그러고 보니, 언니B에게 무슨 영화인지 설명을 안했다. 헉! 두 언니들에게는 커밍아웃을 한 상태였다... 2011. 6. 27.
<종로의 기적>, 그리고 ‘나와 당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열다섯 번째 발걸음 , 그리고 ‘나와 당신의 거리’를 좁히기 위한 열다섯 번째 발걸음 -서울인권영화제 활동가 일숙 씨와의 인터뷰 4월 28일 저녁, 달달한 봄 향기 가득한 딸기를 들고 인권운동 사랑방 사무실을 찾았다. 2011년 5월 19일부터 22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에서 올해 열다섯 번째를 맞이하는 서울인권영화제가 열리는데 개막작으로 다큐멘터리이 선정되었기 때문이다. 선정된 이유도 궁금했고 사무실에서 연신 바쁘게 움직일 활동가들도 만나고 싶었다. 인권영화제에서 활동하는 일숙 씨를 만나보았다. 병권_ 일숙 씨 안녕! 영화제 준비하느라 바쁜데 시간 내줘서 너무 고마워요! 일숙_ 내가 잘 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우리 인터뷰 잘 해 봅시다. 병권_ 사실 밖에서 우아하게 차를 마시거나 술을 한잔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고 .. 2011. 5. 18.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종로의 기적> ‘실제’를 넘어 ‘실재’하는 게이들을 만나다 - 이혁상 감독의 2008년에 케이블 방송국인 tvN에서 방영했던 게이 프로젝트 의 ‘한국 방송 사상최초! 100% 실제 게이 출연! 금단의 벽을 넘다!’라는 선정적인 홍보문구를 기억하는가? 이 프로그램을 보면, 카메라는 등장인물들이 ‘커밍아웃’하는 순간을 말 그대로 훔쳐본다. 그것은 선정적인 무언가를 갈구하는 관음증적인 시선에 대한 보답이다. 그들의 커밍아웃은 상대방에게서 공감의 눈물을 얻어내기도 하고 카메라를 회피하는 부정과 경악의 몸부림을 유발하기도 하며, 커밍아웃이라는 폭발적 사건의 감상적인 기록에 집중한다. 그것은 일반 시청자들이 보고 싶어 하는 것을 보여주려는 의도의 다름 아니다. 이로써 ‘독립 장편 다큐멘터리’라는 낯선 형식을 빌어 제작될 수밖에 .. 2011. 1. 1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