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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소년 성소수자61

청소년 성소수자 운동, 이라는 꿈. 청소년 성소수자 운동, 이라는 꿈. *9월 8일 열린 서울시교육청 서울학생인권조례초안 공청회에 다녀와서 쓴 글입니다. 이른 추석 연휴가 시작되기 전이었다. 얼마 전 온갖 역경을 헤치고 주민발의 성공이라는 기적을 이룬 서울학생인권조례 주민발의안과 함께 제출될 서울시교육청의 학생인권조례 초안에 ‘성적지향’과 ‘성별정체성’ 차별금지내용과 성소수자 학생 보호 내용들이 모두 삭제되었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접했다. 이런 식으로 차별금지 사유에서 빠진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었다. 이미 성소수자들은 2007년 말에 법무부가 차별금지법안을 제출하는 과정에서 기독교 우파들의 공세에 너무 쉽게 무릎 꿇는 모습을 보아야 했다. 번번이 자신의 이름이 차별로부터 보호받아야 할 명단에서 삭제되는 상황은, 아무리 겪어도 학습효과가 .. 2011. 10. 14.
‘무지개학교놀토반’을 바라보는 성소수자로서, 혹은 기획자의 한명으로서 ‘무지개학교놀토반’을 바라보는 성소수자로서, 혹은 기획자의 한명으로서 1. 제가 게이라는 사실을 자각하게 된 이후 지난 2년, 그 중에서 동인련이라는 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한 후로 반 년 남짓. 나름대로 격렬했던 그간을 돌아봤을 때, 청소년기라는 인생의 1막은 과연 어떤 느낌으로 남았을까요. 물론 행복할수록 좋은 것이겠지요. 그리고 지금 와서 되돌아볼 때, 저는 제 지난 2년이 싫지만은 않습니다. 그 이유의 정점에는 어떤 공간이 있습니다. 그 공간이라는 곳은 특정한 실체를 가지고 있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나 그 안에 들어와 있는 와중에는 더 이상 방패를 들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혹은 더 이상 옷장으로 숨지 않아도 된다는 점에서 그곳은 다른 모든 ‘이성애적인’ 일상과 구분되는 어떤 특별한 곳이었습니다. 그.. 2011. 8. 4.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위로의 편지 - 저는 아직도 따뜻한 봄날을 기다립니다. - 이 글의 초고를 쓰는 3월 29일, 제가 있는 곳은 아직도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꽃피는 춘삼월이라 누가 그랬던가요. 작년 3월 말에도 눈이 왔다는 이곳에는 올해도 어김없이 또 눈이 올 것 같습니다. 작년 이맘 때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캠페인을 준비할 때까지만 해도 한국에 이리도 사나운 날씨가 1년 내내 이어지는 곳이 있으리라곤 생각지 못 했습니다. 제게 3월 말은 남쪽에서도 꽃이 피는 때고, 4월은 만발한 벚꽃을 아쉽게 바라보며 시험공부에 매진하고 있을 때였으니까요. 입대를 한지 어느 덧 1년에 가까운 시간이 흘렀습니다. 육우당이 떠나간 지는 8년이 흘렀고요. 제가 세상과 단절되면서 사는 동안 세상은 참 많이 바뀐 것 같은.. 2011. 4. 8.
좀 더 나아질 거야! - 참신하고 재밌었던 2월 무지개학교놀토반! 좀 더 나아질 거야! - 참신하고 재밌었던 무지개학교놀토반! 안녕하십니까? 루소입니다. 이번 ‘무지개학교놀토반(이하 무학놀)’에 키워드토크 진행을 맡았습니다. 이번 무학놀은 굉장히 친숙하고 자유로운 분위기로 진행이 됐어요. 개인적으로 이런 자유로운 분위기 너무 좋아서 편하게 진행을 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이번 무학놀의 주제는 ‘it gets better(좀 더 나아질 거야)’였습니다. 미국에서 청소년 동성애자들이 안타까운 죽음을 맞이하면서 시작된 프로젝트인데, 무학놀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동참하고자 주제를 이렇게 정했답니다. 일단, 처음 시작한 자기소개타임에서는 빙고게임을 했습니다. 서로 자신의 닉네임 또는 이름 앞에 자신을 나타낼 수 있는 명사나 형용사를 붙이고 그걸로 빙고를 하는 게임이었죠. 서로를.. 2011. 4. 7.
성소수자들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 서명’에 함께 해야 하는 이유! 성소수자들이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위한 주민발의 서명’에 함께 해야 하는 이유! 3월2일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경기도학생인권조례가 시행되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된 경기도학생인권조례는 강제 야간자율학습 및 보충수업, 두발 및 복장 규제를 금지하는 것은 물론, ‘성적지향’에 의해 차별받지 않을 권리와 소수 학생들을 향한 편견과 차별의식을 해소하는 데 필요한 인권교육프로그램을 실시하도록 하는 내용을 명시하고 있다. 인권침해와 차별에 노출되기 쉬운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도 굉장히 반가운 소식이다. 차별을 ‘차별’ 그 자체로서 인식할 수 있는 기초적인 환경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제는 학생인권조례가 소극적인 선언에 그치지 않고 제대로 안착될 수 있도록 더 많은 노력을 해야 한다. 또한 성소수자들도 이 조.. 2011. 3. 6.
무지개빛 학교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디딤돌을 놓다! 교사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이야기 - 무지개빛 학교를 만들기 위한 첫 번째 디딤돌을 놓다 - 2010년 9월 교사들이 반드시 알고 있어야 할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이야기 업그레이드판이 발간되었다. 2007년 처음으로 기획되어 초판으로 제작될 당시와는 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2007년은 청소년 회원도 없고 단지 필요성만으로 집필했던 것으로 기억한다. 물론 청소년들이 제작에 반드시 참여해야 올바른 책을 만드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삶의 이야기가 지침서에 온전히 담길 수 있다면 이 지침서를 접하는 독자로 하여금 진실과 감동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다고 생각했다. 지난 2년 동안 동성애자인권연대에 청소년 회원들이 많이 늘어났다. 청소년 자긍심팀도 구성하고 무지개학.. 2010. 10. 19.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 활동가로부터 듣다 - "다른 학교, 다른 교육을 위한 준비운동" 추적추적 비가 내리던 여름 밤 인사동의 한 전통 주점에서 욜과 함께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을 열심히 벌이고 있는 배경내 활동가를 만났다. ‘뭐든 하면 10년은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인권운동에 헌신했고 청소년인권운동과 학생인권조례 제정 운동 경험이 풍부한 활동가와 대화하면서 성소수자 청소년 인권과 학교의 변화를 연결시키는 활동에 대한 고민을 넓혀보려는 시도였다. 그런데 소위 ‘인터뷰’는 금방 웃고 떠드는 수다가 되었다. 우리는 경내씨의 학생인권제정운동 경험과 그로부터 얻은 교훈, 서울시 학생인권제정운동의 구상, 청소년 성소수자 활동, 교육 전반의 문제까지 다양한 주제에 걸친 대화를 나누면서 서로 배우고 공감할 수 있었다. 아쉽게도 분량 때문에 많은 내용을 생략할 수밖에 없었지만 이 인터뷰가 학생인권조례 제정.. 2010. 9. 7.
모두의 인권이 존중받는 학교를 현실로! - 서울시 학생인권조례 제정운동을 지지하며 요즘 학생인권조례가 교육 핫이슈다. 학생인권조례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진보교육감 취임 이후 조중동 등 보수 언론들과 보수 단체들은 연일 학생인권조례를 공격하고 있다. 한편에서 전교조와 청소년인권단체들을 비롯한 시민사회운동진영은 학생인권조례제정운동본부를 구성해 학생인권조례 만들기에 나섰다. 동성애자인권연대도 운동본부의 일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학생인권조례가 왜 중요한지, 특히 우리 성소수자들에게는 어떤 의미를 갖는지, 나아가 성소수자들이 안전하고 행복한 학교와 교육은 어떻게 가능할지도 함께 고민해봤으면 한다. 지난 6.2 교육감 선거에서 진보 후보들의 대거 당선은 오늘날 학교 교육 현실에 대한 대중의 불만과 반감이 어느 정도인지를 보여주었다. 우파들과 정부가 전교.. 2010. 8. 5.
말! 말! 말!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합니다! 4월25일 구름한 점 없는 따뜻한 봄날.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을 지나다니는 많은 시민들과 더불어,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인권을 지지하기 위해 모인 참가자들이 꽃잎 하나 없는 앙상한 나뭇가지에 봄꽃을 피웠습니다. 앙상한 나무가 벌거벗겨진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현실을 말한다면, 그 위에 덧붙여진 꽃잎은 더 나은 삶에 대한 희망의 목소리였습니다. 약 3시간 동안 진행된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거리 캠페인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의 많은 참여로 성공적으로 치러졌습니다. 가면을 당당히 벗어던지는 모습 속에서 오히려 저와 같은 성인 성소수자들이 용기를 얻을 수 있었습니다.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준비되었습니다. 그 중 하나가 꽃잎모양의 종이에 청소년 성소수자들에게 보내는 지지의 글을 적고 지지 글을 작성해준.. 2010. 5. 26.
겨우 찾아온 봄날 올 겨울과 봄은 유난히 추웠다. 조금 따뜻해지나 싶으면 다시 추워지고, 다시 조금 따뜻해진다 싶으면 그 기대를 무참히 저버리는 날씨. 겪어왔던 수많은 겨울과 봄보다도 이번 겨울이 더 우울하고, 4월이 와도 즐겁지 않았던 것은 이 때문이었을까. 아마도 아닐 것이다. 유난히 춥게 느껴지는 날씨도, 봄이 영원히 오지 않을 것만 같은 느낌도 단지 자신의 문제일 테니. 작년에 처음 서울에 올라와서 많은 일을 겪었다. 처음엔 고민도 많았고, 나의 행동에 후회도 많았다. 혼자 괴로워하기도 했고, 방황도 많이 했다. 솔직히 말해서 지금도 방황중이다. 그러나 항상 드는 생각은, 이 모든 것이 나를 구성하는 경험이라는 것이다. 두렵고 불안하지만, 언제나 스스로를 변화시켜주는 원동력들. 이번 캠페인을 대하는 마음도 그 때와.. 2010. 5. 26.
더 당당한 청소년 성소수자 캠페인을 기약하며 2년 전 4월말쯤, 내가 처음 ‘동성애자인권연대’를 알게 된 행사가 바로 故 육우당 추모제였다. 그때는 내가 정체성을 확립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웹자보 하나만 달랑 보고 혼자 간 상황이었다. 그래서 그냥 멀리서 지켜보기만 하고 집에 돌아온 기억이 난다. 당시만 해도 4월말이었는데 날씨가 이상하게도 너무 추웠다. 그래서 야외에서 하는 추모제가 너무나 침울한 분위기였다. 촛불하나를 받아 들고 어색하게 서 있다가 돌아 온 기억이 나는데, 그래도 참 기억에 많이 남는 추모제였던 것 같다. 그 해 여름부터 곧바로 동성애자인권연대에서 활동을 시작했다. 1년이 지나고 다시 故 육우당 추모제 기간이 왔을 때는 야외 추모제가 아닌 야외 캠페인을 준비했다. 작년처럼 너무나 처지고 우울한 분위기의.. 2010. 5. 26.
사진으로 보는 '4월 25일,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4월 25일 일요일 오후 2시, 대학로 마로니에 공원이 북적거리기 시작했습니다. 작년에 이어 두 번째 고 육우당, 오세인 추모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가 열렸어요. "우리 얘기 좀 들어볼래?" 나의 성소수자 인권감수성은 어느 정도일까?는 큰 호응을 끌어냈습니다. 따뜻한 봄볕에 산책나온 시민들이 내용을 꼼꼼하게 읽어보며 프로그램에 함께했어요. 특히, 레인보우 페이스페인팅은 아이들의 폭발적인 반응이었습니다. 청소년 성소수자가 직접 예쁜 그림을 얼굴과 손등에 그려주었어요. 그리고 시민들은 청소년 성소수자의 인권을 지지하는 글을 직접 적어 주었습니다. 횅하던 나무에 예쁜 꽃잎이 한 가득입니다. (나뭇잎 같지만 꽃잎입니다!) 그리고, 군형법 92조 계간(동성간 성행위를 닭에 비유하고 동성애자를 처.. 2010. 4. 29.
민주진보 교육감이 당선되어야 성소수자 인권의 작은 불씨라도 지필 수 있다. - 민주진보 교육감 단일화 후보 시민 공천단에 참여하며 - 전교조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 있는 정부와 한나라당의 모습이 도를 넘어서고 있다. 합리적인 기준 없이 교원단체 소속 교사들의 명단을 공개할 수 없다는 법원의 경고도 무시한 채 한나라당 조전혁 의원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명단 공개를 강행했다. 교원단체 교사들의 실명을 홈페이지나 인터넷에 올릴 경우 전교조에 하루 3천만 원 배상을 해야 한다는 법원의 권고도 무시하고 있다. 심지어 100개가 넘는 학교에 비리와 스폰서로 얼룩진 검찰이 압수수색을 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고 청와대는 선거비용 운운하며 교육감 직선제 자체가 문제라고 말하고 있다. 정부와 한나라당이 反전교조 기치를 내걸고 전교조 죽이기에 혈안이 되어있는 것은 바로 6월2일 교육감 선거를 앞두고.. 2010. 4. 29.
달라진 나의 삶. “청소년 성소수자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어요” 달라진 나의 삶, 찌난, 코코샤넬, 광호와 함께 한 유쾌한 수다의 시간 2010.4.4 4월 청소년 특집호를 맞이해 청소년 자긍심팀에서 함께 활동하고 있는 찌난, 코코샤넬, 광호와 ‘달라진 나의 삶’을 주제로 유쾌한 수다를 가졌습니다. 인터뷰한 이 날도 4월25일로 예정되어 있는 ‘청소년 성소수자, 무지개 봄꽃을 피우다’ 캠페인을 준비하는 날이었습니다. 인터뷰에 응해 준 청소년들은 늘 재밌게 회의를 하고 아이디어도 풍부합니다. 활동에 대한 책임감도 상당히 높습니다. 약속시간도 어기는 법이 없습니다. 달라진 나의 삶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인권활동을 통해 자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가치관이 어떻게 변화했는지를 확인해보고자 기획되었습니다. 찌난, 코코샤넬, 광호처럼 더 많은 청소년 성소수자들이 인권활동을 통해 .. 2010. 4. 29.
2010년 첫 번째 무지개학교 놀토반 - Winter 참가 후기 1. 무지개학교에 오게 된 까닭은 뭐라고 해야 하나? 음, 갑갑함 때문이었습니다. 원래 친구들 사이에서의 커밍아웃 후 서로 간에 우정이 사라진 일은 없었지만 무언가의 답답함은 여전했습니다. 이해를 바란 적은 없지만(타인에 대해서 온전히 이해하게 되는 것이 가능할까요? 전 잘 모르겠어요.) 제대로 된 인식은 바랬는데 대부분의 경우에서는 서로 약간 빗나가는 것은 어쩔 수 없더군요. 거기다 평상시에 맞닿아 있는 공간들도 성정체성과 관련하여 별로 친하지 않았습니다. 대표적인 곳이 학교였습니다. 학교 측에 커밍아웃을 하지는 않았던지라 가시적 차별 같은 것은 말을 통한 것 이외에는 없었지만 약간 어긋나 있는 몰인식은 어쩔 수가 없었습니다. 그렇게 갑갑함에 지쳐있으면서도 참여는 미루고 미뤄왔었습니다. 어째서였는지는 .. 2010. 3. 29.
놀자. 친구야. _ 지난 8월 15일 열린 이반 놀이터 참가기입니다. 어릴 적에 나는 주택에 살았었다. 주택은 마땅한 놀이터가 없었고 나는 항상 동네 친구들과 차가 다니는 동네 골목에서 놀아야 했다. 그곳엔 놀이기구도 없었고, 보드라운 흙들도 없었지만, 우리의 골목은 우리의 공간이었다. 낮이면 우리가 맘껏 뛰어놀 수 있는 우리들만의 공간이었다. 놀이터란 뭘까. 세상을 놀이터에 비유한다면, 성소수자들은 세상의 놀이터에서 소외되어 있는 셈이다. 우리의 공개적 공간은 만들어지기도 힘들고, 우리는 일반들이 만들어놓은 놀이터 속에서 그들인 것처럼 놀고 즐겨야 한다. 물론 그들의 놀이터는 우리에겐 재미없고 심심한 공간이다. 우리는 그들과 다른 놀이터에서 우리들만의 공간을 갖고 싶다. 특히 청소년들은 더 심하지 않을까. 온통 성인들.. 2009. 9. 14.
미래로 향하는 과거와 현재 * 2009 성소수자 진보포럼 스케치 ‘꿈은, 이루어진다.’ 내가 요즘 새삼 가슴에 아로새기는 말이다. 과도한 민족주의에 대한 반감과 스포츠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취향 탓에, 2002년 월드컵의 뜨거운 열기 속에서도 심드렁하게 텔레비전을 시청하던 내 모습을 떠올려 보면 참으로 의아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꿈은, 이루어진다.’는 말이 당시 나에게 주었던 부정적 아우라를 떠나서 그 말 자체가 주는 긍정적 메시지에 더욱 기대게 된 것일까. 나는 요즘 ‘꿈은, 이루어진다.’고 믿고 싶다. 그 꿈이 이루어지긴 이루어지는 데 더디게 이루어진다거나, 꿈을 이루려면 여러 가지 험난하고 지난한 과정들을 거쳐야 한다는 것을 충분히 알지만 꿈은 반드시 이루어진다고 믿고 있다. 지난 7월 4일, 홍익대학교에서 동인련은 2.. 2009. 8. 7.
학교 가는 길 * 무지개 학교 놀이터 후기 불쑥. 예전에 학창시절에 학교 가는 길이 어땠었는지를 떠올렸다. 구불구불. 졸음 때문에 그렇게 보이던 길, 손에 쥐어진 버스표, 그리고 아직 섬유유연제 냄새가 남아있는 교복에 헉헉거리면서 투덜대게 무거웠던 가방, 다른 한손에 쥐어진 쳐다보지 않던 영어 단어장까지. 그렇게 학교 가는 길은 나에게 좋은 추억만의 길은 아니었다. 하지만, 매번 그렇게 힘든 것은 아니었다. 좋아하는 친구를 보러가는 날은, 또 재밌는 수업이 있던 날의 등굣길은 가끔 쑤욱. 힘이 나게 해주었다. 무지개 학교에 가는 길도 그랬다. 학창시절이 지나간 나이지만, 재미있는 수업과 친구들이 있을 거라는 생각은 즐거운 발걸음을 만들어주었다. 그렇게 처음 나는 무지개 학교에 등교했다. 학교에서 배우지 못하는 것들 우.. 2009. 8. 7.
청소년 성소수자 인권침해를 말하다 _ 학교 내 아웃팅 일반적으로 동성애자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무엇인가? 나는 그것이 아웃팅이라고 생각한다. 이 문제에 대해서는 청소년들 역시 피해갈 수 없는데, 청소년의 경우 성인 동성애자들보다 정신적 피해를 입기 쉽다. 나 역시 이번 6월에 학교에서 전교적인 아웃팅을 경험했다. 올해 1월 1일, 큰마음을 먹고 일반인들과 조화롭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고자 서로이웃에게만 공개했던 블로그를 전체공개로 돌려놓았다. 동성애자를 다룬 글들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도 있었고, 동인련 활동에 대해 물어보는 사람도 있었다. 2009년의 결심이 꽤나 긍정적인 결과를 내놓고 있음에 흐뭇한 마음이 들었다. 하지만 불특정 다수와 모두 소통하는 것은 역시 무리였던 것일까? 나는 학교에서 세 가지 불이익을 당해야 했다. 사건은 6월 8일, 학교.. 2009. 7. 6.
행복한 성장통 동인련 웹진 "너, 나, 우리 '랑'" 9월호 -, 테드 반 리스 하우트 지음, 양철북 내 머리에 떠오른 유일한 생각은, 정상적인 남자 아이가 되는 것이었어. 여자 아이와 사랑에 빠져서, 결혼하여 아이를 가지려고 노력하다 보면 인생이 재밌을 수도 있을테니까. 그래서 많은 노력을 기울였어, 너처럼 여자 애들에게 키스를 받으려고. 하지만 단지 겉으로만 그랬던 거야. 사춘기 시절이 주는 감성의 떨림을 나는 이제까지 혼자 겪는 고통의 순간들이라고 생각했다. 사춘기는 어느 때보다 외로운 시절이고, 사람들과의 소통보다는 자기 내부의 소통에 힘쓰느라 애썼던 시절이었다. 특히 동성애자로서 살아가는 나에게 있어서 사춘기의 내 성장통은 누구보다 아프다고 생각했고, 누구도 상상하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다. 그건 아마도, 나만.. 2008. 9.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