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월평동에 살고 있는 성소수자의 편지
Tei.J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편집자 주 - 본 글은 <성소수자 배제하는 대전시 성평등 기본 조례 개악 저지 운동본부 출범> 기자회견에 보내온, 대전 월평동에 살고 있는 행성인 회원의 편지입니다.
'[스케치] 대전시 성평등 조례 개악 저지 집중행동의 날' 기사를 보려면 여기를 클릭
대전광역시의 유권자이자 월평동의 성소수자로써 대전시장과 시의회에게 드립니다. 우리 시민들은 지난 8월 언론으로 부터 반가운 소식을 들을 수 있었습니다. 이른바 우리 시의 성평등 실현을 위한 성평등 기본조례에 성소수자에 대한 보호와 지원에 대한 규정이 시의회를 통과하여 시행되었다는 소식입니다. 구체적인 시행 방안이나 계획 등이 자세히 망라되지는 않았으나, 2015년 성소수자에 대한 보수 세력들의 거센 혐오의 바람 속에서 본 조례는 우리의 존재를 명시하고 선언하였다는 의미만으로도 우리 시의 곳곳에서 차별 받고 있는 보든 성소수자들에게는 자긍심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되었을 것입니다. 이 조례는 우리시를 떠나 모든 지역의 성소수자들에게는 희망의 불씨였습니다.
하지만 역시 잠시뿐이었습니다. 시장님 그리고 시의원님 무엇이 두려웠는지 궁금합니다. 일부 보수 기독교 세력이 대전의 대표 민심입니까? 여성가족부의 행정해석이 대전시민의 권리보다 중요했습니까? 시장님은 2014년 취임사를 잊으신 것 같습니다. 시장님은 "시민만 바라보겠습니다. 시민이 희망이다! 시민을 행복하게 대전을 살맛나게"라는 문구 앞에서 다음과 같이 말씀하셨습니다. "우리는 최근 많은 시련과 고통을 겪었습니다. 특히, 세월호 참사는 큰 충격을 주었을 뿐 아니라 시대정신을 바꿔놓았습니다. 국가가 무엇이고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또한 '사람'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일깨워주었습니다"
다시금 의문을 들게 합니다. 대전시민들은 그 간 국가의 방향성을 결정하는 캐스팅보드로써 정치적인 소신을 펼쳐왔습니다. 지역감정과 보수정치의 거센 공격속에서도 대전시민들은 중도/진보세력에게 표를 던짐으로써 우리의 정치적 결단을 시장님과 의원님들에게 위임했습니다.
굳이 당적을 거론하고 싶지 않습니다. 지금 시장님과 의원님들이 처리하실 바로 이 사건이 진정 "사람"을 최고의 가치라고 생각하며 시민들이 염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행복한 세상, 시민이 희망인 세상을 만든다고 이야기하고 있는 그 정당들의 작태라면 더 이상 그 정치엔 희망도 통합도 없습니다.
대전시의 유권자로써 강력히 요구합니다. 성소수자에게 시련과 고통을 안기는 성평등기본조례 개정을 철회하기 바랍니다. 시장님 말씀대로 "사람이 최고의 가치라는 것을 일깨워 주시기 바랍니다. 대전시민이 결단한 현 시의회의 구성의 의미를 다시 한 번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경고합니다. 성소수자와 우리를 지지하는 시민들의 분노는 성소수자 혐오세력의 압박보다 무서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