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모임 열전 2] 제가요? 여기서요? 밴드를요?- 행성인 밴드 큐레센도Qrecendo
기획의 말 2023년 3월호 웹진에 이어 소모임 열전 시즌 2를 기획했습니다. 지난번 큐리블과 쫑긋, 완독과 몸짓패에 이어 올해 신설된 T&F, 큐레센도, 큐플레이를 만나보세요! |
이안(행성인 큐레센도)
누구에게나 로망이라는 게 있다. 실현가능성을 박하게 따지지도 않고, 해내려면 나름 큰 결심이 필요하기까지 한 일들을 하고 싶어하는 마음을 아마도 모두 가지고 있다. 그리고 큐레센도는 ‘밴드’라는 뭔가 멋진 활동에 동경과 야망으로 모인 사람들이 새로이 만든 소모임이다. 큐레센도에는 행성인 안에서 노래와 합주로 사람들과 모이고자 하는 욕구를 가진 이들이 모였다. 그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자연스러운 일이다.
큐레센도Qrecendo는 연주 기호 크레센도crecendo를 사용해 지어진 이름이다. 아이디어 낸 사람이 악동뮤지션의 크레센도를 좋아하는 것 같다. '모두가 날 알아보도록, 날 알아듣도록'으로 시작하는 노래 가사처럼 큐레센도에서 퀴어들의 이야기로 곡을 만들고, 더 많은 이들이 들을 수 있도록 무대에서 연주하고자 한다. 문화제, 축제, 집회 현장 등에서 동지들에게 노래로 힘을 전하기도 할 것이다. 합주로 만들어지는 에너지로 모두를 힘차게 북돋워드리고자 하니 큐레센도에게 적극적인 공연 컨택 바란다(?).
다양한 악기와 재능, 목표와 희망사항을 갖고 여러 사람들이 모였지만 큐레센도는 지금 막 태어난 빈 도화지라 무슨 그림을 어떤 스타일로 그려나갈 지부터 다 함께 만들어가야 하는 시점이다. 해서 아직은 멤버들과 시간을 같이 많이 보내는 것이 우선이다. 3월 24일과 25일 멤버들과의 첫 모임을 통해 각자의 바람과 취향, 함께 고민을 나누고 발전적인 방향으로 의논하는 시간을 가졌다. 앞으로도 꾸준한 만남을 이어가며 이야기를 많이 나누고, 하나의 공통된 달성을 설정하면 본격적으로 합주 연습을 시작할 것이다. 사실 합주의 기승전결에서는 기가 제일 길다(고 생각한다). 그 과정 속에 음악을 매개로 사람들과 긴밀해지는 과정을 함께할 수 있게 되어 영광이다.
해본 사람들은 알겠지만(혹은 상상으로도) 누군가와 합주를 한다는 건 정말 즐겁지만 그만큼 어려운 일이다. 그래서 자신의 역할이나 실력도 그렇지만 내가 이 일에 얼마나 많은 에너지를 쏟을 수 있을까 걱정도 될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용기있게 만난 우리, 앞으로 잘 할 수 있을까? 이름처럼 점점 더 큰 소리를 내며 우당탕탕 올리게 될 첫 무대를 기다리며, 부디 지켜봐주시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