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교1 은교- 처녀 토템과 배신자들 마롱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소나무 숲이 둘러쳐진 집에서 시인 이적요는 한은교를 처음 만났다. 이적요는 은교가 자신의 데크 위에 '놓여져' 있었다고 묘사한다. 이 소설 속에서도 은교는 '놓여져' 있는 존재다. 이적요와 서지우가 주도하는 서사 속에 은교는 놓여져 있을 뿐, 소설의 주 서사 속에서는 역할이 없다. 은교는 두 남자에 의해 창조되고 소비되는 이미지로서 존재하며 두 남자의 시야 밖에서는 의미를 얻지 못한다. 두 남자가 분출하는 끓어 넘치는 감정 사이를 가볍게 표류하는 은교는 누구였을까. 이적요에게 은교는 영원한 처녀, 순결한 신부였다. 늙은 시인이 첫 만남에서 묘사한 은교는 젊음 그 자체다. 이적요는 소설 전반에 걸쳐 처음에는 은교에게 성욕을 품지 않았다고 말하나 묘사는 솔직하다. .. 2015. 12. 5. 이전 1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