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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 에세이] 바이를 위한 커뮤는 없다 eppe 2023 국제성소수자혐오반대의날(IDAHOBIT)에 참여하면서 영어 약자인 IDAHOBIT이 대체 무엇인가, 흔히 ‘아이다호’로 알려져 있는 행사에 뒤의 BIT는 무엇인가 궁금해서 검색을 해 보게 되었다. IDAHOBIT은 International Day Against HOmophobia, Biphobia and Transphobia의 약자로, 동성애, 양성애, 트랜스젠더 혐오에 반대하는 날을 의미한다. 뒤에 붙은 ‘바이포비아’를 확인하자 갑자기 이런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동성애 혐오랑 양성애 혐오는 조금 결이 다르지 않나? 나는 레즈비언으로 스스로 정체화하고 있다. 게이 클럽에서 남자들이 케이팝 걸그룹댄스 추는 걸 보는 걸 좋아하기는 하는데 남자에 대한 성적 매력을 느낀 적이 딱히 없다. .. 2023. 5. 27.
9월 반성폭력 교육 후기 앤디(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9월 28일 행동하는 성소수자 인권연대 교육장에서 올해 두번째 반성폭력 교육이 열렸다. 이날 저녁 총 13명의 행성인 회원들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였고, 전 한국성폭력상담소 활동가이셨던 차차님께서 강의를 진행하셨다. 참여한 회원들은 각각 3~4명으로 팀으로 나누어져 각자 받은 사례에 대해서 같이 토의를 하고 질문에 대한 답을 도출해 내는 시간을 가졌다. 강의의 내용은 단체 내의 위계, 권력 관계를 상대화하며 성평등한 문화를 모색하고 성소수자 커뮤니티, 인권단체 내에서 발생할 수 있는 다종다양한 성적침해, 폭력 등에 대한 이해와 감수성을 높이는 것을 목표로 하였다. 나아가 당사자로서, 주변인으로서 성적 폭력에 대한 대응역량을 높이기 위해서 같이 대응책을 고민해보기도 하.. 2018. 10. 25.
행성인 신입회원모임 디딤돌 in 대전 후기 돼지고양이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신입회원) 안녕하세요. 신입회원 돼지고양이입니다. (짧게 ‘돼냥’님이라고 불러주세요.) 이런 후기를 작성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었는데 어느덧 컴퓨터 앞에 앉아서 열심히 자판을 두들기고 있네요. 행성인을 알 게 된지 1년이 다 되어가지만 저는 매우 파릇파릇한 신입회원이랍니다. 퀴어 퍼레이드 전까지는 애인을 따라서 기웃거리는 정도로만 행사에 참여했었거든요. 최근 서울에서 개최된 퀴어 퍼레이드 덕분에 행성인에 가입도 해보고, 신입회원모임 후기도 작성해보고 여러모로 신선하네요! 불과 한 달 전까지만 해도 저는 행성인에 가입할 생각이 전혀 없었지만 한편으로는 행성인을 비롯한 많은 분들이 투쟁하여 이루어 놓은 업적들에 무임승차한 것이 아닌가 하는 죄책감을 느껴왔습니다. 그러나 .. 2017. 8. 21.
'핑크머니에 대한 수다회' 스케치 조나단(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지난 4월 30일 행성인 사무실에서는 행성인 소모임 ‘퀴쓰(퀴어들의 스터디)’ 가 주관한 ‘핑크머니(Pink Money)’에 대한 수다회가 있었습니다. 퀴쓰에서는 올해 초부터 맑시즘 스터디를 하며 성소수자 해방과 맑시즘의 연관 관계에 대해 공부를 해왔는데요, 스터디를 정리하는 차원에서 수다회를 준비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핑크머니와 핑크워싱(Pink Washing)이 어떻게 성소수자에게 영향을 끼치는지 어떻게 전망해볼 것인지 같이 고민하는 시간이었어요. 5월 황금 연휴의 시작임에도 30명이 넘는 인원이 참가하여 이 주제에 대한 성소수자들의 큰 관심을 엿볼 수 있었습니다. 시작은 패널 현우 님께서 맡아주셨습니다. 핑크머니가 무엇인지, 그것이 성소수자들과 어떻게 연관되어있는지 .. 2017. 5. 9.
커밍아웃 경험 나눔 수다회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추석 연휴 끝무렵이던 9월 18일 저녁, 각자 명절 음식을 싸 들고 행성인 사무실로 성소수자들이 모였습니다. 바로 웹진기획팀에서 기획한 에 참여하기 위해서였는데요. 여러 성소수자 가시화 주간이 많은 9. 10월을 맞이하여 가시화를 위해 성소수자들이 필수적으로 거쳐야만 하는 관문인 커밍아웃 경험을 이야기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아마도 여러 성소수자들의 이야기를 보며 비성소수자 분들은 어떤 태도를 취하면 좋을지 생각해볼 수 있고 또 커밍아웃을 준비하는 분들은 방법상의 힌트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커밍아웃을 하며 살아가고 있는지 궁금하신 분들의 궁금증도 해소하고, 커밍아웃에 두려움이 큰 분들에게는 ‘저렇게 삶은 계속 되는구나’ 하며 .. 2016. 10. 9.
압도하는 스케일의 자긍심 행진, Taiwan LGBT Pride를 다녀오다 민수(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 필자는 비온뒤무지개재단에서 마련한 활동가생기충전기금에 이틀만에 후다다닥 작성한 신청서가 덜컥 선정이 되어 재단의 지원을 받아 해외의 퀴어 퍼레이드에 참여하였습니다. 이 글은 두번째 여정인 타이완 LGBT 프라이드에 다녀오고 나서 작성하였습니다. ** 아시아 최대 규모, 8만명의 참가자 라는 이야기를 듣고서 막연하게 한번 가보고 싶다 라는 생각을 하긴 했었습니다. 병권 님의 작년 참가기를(여기) 보면서 더욱 호기심이 생기기도 했고요. 신청했던 금액보다는 약간 적게 지원을 받아서 잠시 망설였지만 원래 계획했던 두 군데를 다 다녀오는 걸로 결정하게 되었습니다. 그리하여 방문하게 된 두 번째 여정, Taiwan LGBT Pride 입니다. 퍼레이드가 열리는 10월 31일 토요.. 2015. 12. 7.
이갈리아의 딸들을 통해 본 성소수자 운동 마롱(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지난 6월 28일 개최되었던 퀴어 문화축제와 7월 5일 열렸던 대구 퀴어 문화축제는 모두 극우 기독교 세력과의 충돌이 있었음에도 성공적이었다. 미국의 동성혼 합법화와 한국에서의 김조광수 · 김승환 부부 동성혼 소송 심리 등으로 인해 성소수자 문제는 가시화되며 대중의 관심을 받고있다. 하지만 성소수자 운동에 대한 비판과 비난 역시 눈에 띈다. 현재의 성소수자 운동과 그에 반하는 비판을 이라는 책을 통해 다루고자 한다. 은 가부장 세계의 남성과 여성이 누리는 지위가 뒤바뀐 가상의 세계관에서 맨움(생물학적 남성)이 사회와 가정의 억압으로부터 해방하기 위한 투쟁을 그리고 있다. 소설 내에서 맨움은 가부장 사회의 여성만큼이나 오랫동안 억압당해왔던 성별이지만 맨움 해방운동에.. 2015. 7. 18.
폴린 박이 말하는 미국 성소수자 운동의 오늘 오소리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폴린 박(Pauline Park)은 한국계 입양인 트랜스젠더 운동가로, 뉴욕 젠더인권옹호연합 회장이자 뉴욕 퀸즈프라이드하우스 운영위원장이다. 1997년에는 '뉴욕 이반/퀴어 한국인들'을 창립한 바 있다. 성소수자 권리 입법 및 성소수자에게 안전한 학교를 위한 다수의 캠페인을 이끌었다.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는 폴린 박의 방한을 맞이하여 이라는 강연 자리를 마련했다. 강연에서 폴린 박은 21년 동안 미국 성소수자 운동 전반에 대해서 자신이 느꼈던 통찰과 시각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폴린 박은 이러한 성찰들이 미국의 성소수자뿐만 아니라 한국의 성소수자에게도 기여하는 바가 있었으면 좋겠다며 강연의 운을 뗐다. 폴린 박은 강연에서 크게 일곱 가지의 포인트를 짚었다. 먼.. 2015. 7. 14.
스톤월 항쟁과 자긍심 행진의 정신 호림(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자긍심 행진에 참여해 본 성소수자들은 누구나 각별한 첫 행진의 기억을 가지고 있을 것이다. 처음 행진하던 날, 광장에서 거리로 첫발을 떼던 순간의 떨림, 함께 걷던 사람들의 벅찬 표정, 거리에 크게 울리던 음악소리, 울컥 눈물이 날 것 같던 순간을 나는 또렷이 기억한다. 내가 게이, 레즈비언,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 퀴어임을 한껏 드러내며, 행렬을 함께 하는 수많은 성소수자들, 성소수자 인권을 지지하는 사람들과 함께 한낮의 도심 거리를 걷는 순간의 해방감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성소수자에게 침묵을 강요하는 사회, 종교를 제 명분 삼아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과 증오를 선동하는 이들이 활개 치는 사회에서 성소수자의 자긍심 행진은 즐거운 축제 이상의 정치적 의미를 가진다. 자긍심.. 2015. 6. 10.
[2015 LGBTI 인권포럼] 결혼과 가족: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오소리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 지난 3월 21일, 2015 LGBTI 인권포럼 에서 성소수자 가족구성권 보장을 위한 네트워크(이하 가구넷)는 ‘결혼과 가족 : 우리는 무엇을 원하고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라는 토론회를 열었다. 발제는 ‘동성애 동거 커플 연구를 토해 돌아본 동성애자 커뮤니티의 동거 실천과 가족’ 라는 내용으로 이루어졌다. 본 글은 위 토론회 내용을 바탕으로 작성되었다. 성소수자들은 자기 정체화를 통해 자신이 성소수자라는 것을 인지한다. 그렇게 자신을 성소수자라고 인지한 사람들은 성소수자로의 삶과 정서적·경제적 자립 공간을 확보해간다. 그 후 만나게 된 동성애 커플은 생활을 같이 하고자 하는 생활 공동체에 대한 욕구, 그냥 오래 같이 살 수 있는 동반자에 대한 필요성.. 2015. 4. 8.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사무실 이전 집들이 조나단 (행동하는성소수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2015년을 맞아 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는 바뀐 이름부터, 사무실 이전까지 크고 작은 변화가 많았습니다. 2월 7일 토요일에는 대흥역 근처로 이전한 사무실에 회원을 초대하는 ‘회원 맞이 집들이’가 있었습니다. 손님 초대 집들이 잔치에는 역시 먹을 것이 풍성해야죠? 떡도 맞췄어요. 사무실에 높인 책들. 우리 무지개 텃밭 사무실을 함께 만들어주신 사람들 명단이 벽에 가득 적혀있습니다. 사람들이 하나, 둘씩 모였습니다. 먼저 평등한 공동체를 만들어나가기 위해 우리 스스로 정한 약속을 같이 확인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리고 회원들과 새로 바꾸려고 하는 단체명 ‘행동하는 성소수자인권연대’ 이 어떤 문제의식으로 바뀌는지, 우리가 지향하는 가치를 소개하고 공유하는 시간.. 2015. 3. 12.
대만 ‘동지’들의 자긍심 행진에 다녀오다 장병권(동성애자인권연대 사무국장) 지난 10월 23일부터 27일, 옆지기와 대만을 다녀왔다. 이번 여행은 아시아 최대 규모이자 화끈하고 화려한 파티와 퍼레이드로 소문난 ‘대만 성소수자 자긍심 행진 (Taiwan LGBT Pride)’을 구경하기 위해서였다. 작년 몇몇의 성소수자 단체 활동가들, 게이 친구들이 퍼레이드에 함께하고 SNS에 올리는 사진들과 무용담을 보고 들으며 꼭 한번 가야지라고 마음을 먹었다. 그리고 시먼 지역 홍루 극장 옆에 즐비한 게이 술집에 앉아 술한잔 마시며 ‘종삼 포차 런웨이’ 걷듯이 오가는 게이들이 보고 싶기도 했다. 몇 년 전부터 대만을 여행하는 게이 친구들을 자주 볼 수 있었다. 다양한 저가항공이 생겨나 조금은 여유있게 찾을 수 있고 여러 클럽 파티들이 열리는 곳이기도 하며 .. 2014. 11. 11.
러시아 LGBT 투쟁의 역사와 오늘: 평등과 정의를 꿈꾸는 사람들 종원(동성애자인권연대) 동성애가 비전통적이라고? 오늘날 러시아에서는 동성애자에 대해 말하거나 보도할 때 흔히 ‘비전통적 성적 지향(нетрадиционная сексуальная ориентация)’이라는 단어를 사용한다. 즉 이성애는 전통적이고 동성애는 비전통적이라는 말인데, 조금이라도 역사를 공부한 사람이라면 이 단어 조합이 사실은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가를 잘 안다. 다른 문화권과 마찬가지로 러시아 사료 중에도 동성애, 양성애, 성전환 등이 언급되는 부분은 무수히 많다. 11세기의 ‘보리스와 글렙에 관한 이야기(Сказание о Борисе и Глебе)’, ‘키예프 페체르스크 성자전(Киево-Печерский патерик)’이 대표적인 예이며, 모스크바 공국 시대에 러시아를 여행했던 유럽.. 2014. 10. 15.
[lgbt X straight]고려대학교 ‘별다른 인권문화제’를 다녀와서 이혜민(동성애자인권연대 HIV/AIDS인권팀) “여성스러워서 호모인 줄 알고 친구 안 해주려다 착해서 그냥 친구 해 줬다?!” 위의 발언은 인터넷 댓글이나 2014년 퀴어 문화축제를 반대하며 드러누운 사람들 입에서 나온 것이 아니다. 바로 고려대학교의 강의 중 나온 것이다. 고려대학교 성소수자 동아리 ‘사람과 사람( http://www.queerkorea.org/)’은 대학 강의에까지 만연해 있는 성소수자에 대한 차별 및 혐오 발언에 대응하고, 이를 뿌리뽑기 위해 지난 달 을 개시하였다. 사람과 사람은 1995년 가을 교내에서 동성애자 모임으로 처음 만들어졌고, 현재 개최, 발간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있다. 지난 10월 6~7일 이틀 동안 고려대학교 민주광장에서 열린 ‘별다른 인권문화제’(이하 인권문화.. 2014. 10. 15.
‘인권’을 말하면서 ‘폭격’을 일삼는 제국주의 깡패들에 의한 학살의 참상 - LGBT도 예외일 수는 없다 종원(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팔레스타인, 우크라이나,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시리아, 리비아, 예멘……. 지구가 뜨겁다. 이란과 북한에 대한 도발도 끊이지 않고 있다. 우리가 살고 있는 한반도에선 한미연합야전군사령부가 해체된 뒤 22년 만에 한미 양국이 전투 임무를 함께 수행하는 한미연합사단을 창설한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의 주한미군 배치 문제도 주변국들과 이 땅에 살고 있는 시민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지구 상에서 총성이 멈춘 적이 있었겠냐만은, 최근 재점화되고 있는 핵 강대국(아니면 핵 독점국?)들의 폭력적인 갈등은 전 인류를 또다시 공포에 몰아넣고 있다. 1950~1953년 한국에서의 전쟁이 그랬듯, 2014년 올해 제국주의 세력들은 우크라이나에서 대리전을 시작했다. 물론 우리는 ‘.. 2014. 9. 10.
성소수자인데 성소수자 커뮤니티가 불편하다고?! 오소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얼마 전, 평소 알고 지내던 지인(레즈비언)과 술자리를 가진 적이 있다. 공적으로만 만나오던 사이였기에 사석에서는 첫 대면이었다. 그러다보니 사적인 이야기들이 많이 오고갔다. 대화의 주제는 공통관심사인 성소수자로 자연스레 흘러갔다. 알고 보니 지인도 동성애자인권연대(이하 동인련)의 회원이었고, 다른 성소수자 단체에서도 활동한 경험이 있었다고 한다. 지금은 동인련을 비롯하여 타 성소수자 단체에도 후원만 할 뿐, 프로그램이나 행사에 참여하고 있지는 않다고 했다. 동인련 회원사업팀의 팀원이기도 한 본인은, 당연히 그리고 자연스레 지인에게 모임에 나오라고 권유를 했고, 그 권유는 이 글을 쓴 계기가 되었다. 지인이 성소수자 커뮤니티에 나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하기 그지없었다... 2014. 9. 10.
[LETSSAY] 9월의 렛세이 렛세이어 달 시계도 시간이 흐르면 고장이 난다. 셔츠와 넥타이와 손목시계는 어린 내가 좋아하던 것, 그리고 가지지 못했던 것. 시간이 흘러 청소년기를 맞이하며 세가지를 모두 가지게 되었다. 새하얀 셔츠의 감촉과 살짝 목을 죄는 넥타이, 손목을 감싸 무게감을 드러내는 검은 손목시계. 교복 셔츠에 교복 넥타이, 입학선물로 받은 몇만원짜리 시계였지만 그 만족감은 왜 그렇게 컸는지. 5년 반. 학교에도 사복을 입고 다니면서 셔츠와 넥타이는 멀어지고, 생활방수라지만 꼬박꼬박 정기적으로 물을 먹던 손목시계가 망가지는 시간. 지하철을 타고 도계를 넘어가 수리를 받아왔지만 원인불명의 고장이 번번히 일어났다. 손목시계에 맞닿아 있던 살갗은 반들거리게 닳아있고 타지 않아 하얗게 바래있다. 5년 반은 그렇게도 긴 시간이다... 2014. 9. 10.
당신이 성소수자 자녀를 받아들여야 하는 과학적인 이유, 그리고 당신이 할 수 있는 일들 모리 (동성애자인권연대 성소수자 부모모임) *이 글은 샌프란시스코 주립 대학 케이틀린 라이언 박사 팀이 성소수자 자녀들과 그 가족들을 대상으로 진행한 연구 ‘가족 받아들이기 프로젝트(Family Acceptance Project, 2009)’의 자료집 내용을 바탕으로 하였습니다. '가족 받아들이기 프로젝트' 자료집 번역에 기동, 모리, 서리, 혜민이 함께했습니다. 자녀가 동성애자 혹은 트랜스젠더라는 사실을 발견한 많은 부모들은 자녀가 어른으로 잘 자라 행복한 삶을 살려면 이성애자 혹은 시스젠더(트랜스젠더가 아닌 사람) 같은 “정상적인” 사람이 되어 주변 사람들과 마찰 없이 사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일 것이라 믿는다. 때로 이런 생각은 자녀의 성적지향이나 성별정체성을 바꾸려 시도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2014. 7. 17.
러시아와 포스트 소비에트 공간의 HIV/AIDS 종원 (동성애자인권연대 웹진기획팀) 러시아의 유명 록커로 성소수자들 사이에서 특히 인기가 많은 Земфира(젬피라)가 1999년도에 발표한 ‘СПИД(에이즈)’란 노래의 뮤직비디오다. 이 히트송의 후렴은 다음과 같은 문구를 반복한다. “너는 에이즈에 걸렸어, 그러니까 우리는 죽을 거야…” 같은 해에 러시아의 몇몇 에이즈 활동가들은 ‘유로 퀼트 투어(ЕвроКвилтТур)’를 조직했다. ‘에이즈 메모리얼 퀼트(AIDS Memorial Quilt)’는 고인이 된 에이즈 감염인들의 이름과 삶을 기념하기 위해 꾸민 퀼트 패널로, 샌프란시스코에서 시작되어 거대한 국제 프로젝트가 됐다. 1999년에 동구권의 활동가들은 러시아 전역의 9개 도시뿐 아니라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라트비아, 폴란드를 순회하며 에이즈 .. 2014. 5. 26.
4월의 공연관람기- ‘바후차라마타: Beyond Binary’, ‘BENT’ 웅(동성애자인권연대) 4월 한 달 동안 공연계에는 성소수자를 주제로 하는 두 편의 작품들이 선보였다. (이하 )와 가 그들이다. 한편은 창작극이고, 다른 한편은 원작을 갖고 있는 작품이다. 더불어 한편은 인도를, 다른 한편은 나치시대 독일을 배경으로 한다. 그런 점에서 둘의 감상 포인트는 다르다. 하지만 작품들을 보고 나니 둘을 나란히 놓고 비교하는 것이 무리 되지는 않을 것 같다. 특히 작품들이 성소수자를 어떤 관점과 형식으로 재현하고 있는지, 어떤 메시지를 만들어내는가를 살펴볼 수 있는데, 이는 성소수자가 사회적으로 인식되는 방식부터 재현되는 양상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연결고리를 논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한다. 경계 ‘안’에서 바라보는 경계 ‘너머’- 공연제목 때문일까? 는 공연을 소개하는 글마다 히즈.. 2014. 4. 30.